넥슨 모바일사업본부 유휘동 실장, "그간의 경험이 도미네이션즈 성공의 원동력"

넥슨은 지난 3월. 자사 모바일게임 사업실을 모바일게임 사업본부로 승격시켰다. 이전부터 모바일게임 사업을 진행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더욱 본격적으로 모바일게임 분야에서 승부수를 띄우겠다는 넥슨의 의지표명이었다.

넥슨은 모바일게임 사업본부 승격 이후 다양한 모바일게임을 출시했다. 하지만 나름대로의 성과를 거두기는 했어도 아쉬움은 남았다. 시장에 이렇다 할 '임팩트'를 남긴 게임을 선보이지는 못 한 것이다. 그렇게 2015년 상반기가 지나갔다.

그렇기에 지난 8월 출시된 넥슨의 신작 모바일게임 도미네이션즈의 성과는 더욱 인상적이다.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순위 6위. 10위권 내에는 기존부터 서비스하던 게임들이 이미 자리를 잡고 있고, 신작 게임들은 20위권에서 순위 경쟁을 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지던 상황에서 오랜만에 '대형 신인'이 등장했으니 말이다.

물론 도미네이션즈를 완벽하게 신인에 비유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도미네이션즈는 해외시장에서 4월에 출시 이후, 8월 초에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할 정도로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하지만 해외 시장에서의 성공이 한국에서의 흥행을 무조건 보장하지 못 한다는 것은 익히 잘 알려진 일이며, 이러한 해외에서의 성공이 부담감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는 법이다.

도미네이션즈인터뷰15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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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를 위해 마주한 넥슨 모바일게임 사업본부 유휘동 실장은 인터뷰 내내 이런 부담감을 털어낸 듯 홀가분한 표정이었다. 인터뷰 내내 도미네이션즈의 성과에 대해 게이머들에게 감사를 표한 그는 단순히 도미네이션즈 뿐만 아니라 넥슨의 모바일게임 사업 전반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질: 글로벌에서 검증을 거친 게임이지만 그만큼 성적을 내야 한다는 부담도 있었을 것 같다
답: 내부적으로 글로벌 성적을 넘어서자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글로벌 서비스를 모두 담당하는 것은 아니었기에 한국이나 일본, 대만 등에 집중할 수 있던 것 같다.

질: 한국 문화를 추가하며 아시아 지역 서비스를 시작했지만, 한국만의 특색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다.
답: 도미네이션즈 커뮤니티의 반응을 살피다 보면 생각보다 세세한 부분까지 신경 써서 바라보는 분들의 의견이 있어 깜짝 놀랄 때가 많다. 한국의 이 시대에는 이러한 건축 양식이 있었고, 이런 복색이 있지만 게임에서는 고증이 제대로 안 됐다는 식의 반응이 있을 정도다. 이러한 반응을 충분히 수긍하고 공감을 하지만 게임의 개발을 미국에서 하다 보니 실제 자료를 게임 속 분위기에 녹여내기 위한 방식에서 조금 차이가 있는 것 같다. 또한 미국인들이다 보니 우리 측에서 설명을 아무리 해도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차이가 조금은 벌어지는 것 같다.

도미네이션즈1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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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한국 문명 개발 과정에서 넥슨과 협의를 진행하는가?
답: 물론이다. 게다가 개발진들이 문명이나 라이즈오브네이션즈를 개발하면서 한국 문화를 게임 속에 녹여낸 경험이 있는 이들이다 보니, 빅휴즈게임즈 측에서 먼저 "우리가 생각하는 한국의 문화는 이러한 모습이다"라고 의견을 전해왔다. 우리는 이러한 의견에 피드백을 전해주며 조언을 조금씩 더해가며 개발을 진행했다.

질: 그렇다면 한국에서 나오고 있는 반응을 지금도 개발진에게 전달하고 있는가?
답: 그렇다. 개발진 측에서도 랭킹 데이터를 보면서 우리 측의 의견을 물어오기도 한다. 마케팅 방안에 대해서는 우리가 빅휴즈게임즈에게 의견을 전하고 있다.

질: 넥슨이 전한 의견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의지가 빅휴즈게임즈 측에 있는가?
답: 의지는 충분하지만 개발 스튜디오 자체가 인원이 넉넉하지는 않아서 모든 것을 즉각적으로 반영하고 있지는 못 하고 있다. 먼저 계획한 일정에 맞춰 개발도 해야 하고 서비스 안정성 강화와 업데이트 준비도 해야 하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논의 자체는 적극적으로 진행 중이다.

도미네이션즈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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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빅휴즈 게임즈 측은 도미네이션즈의 한국 내 성적에 만족하나?
답: 이용자 층이 커지는 상황이고 이런 점이 고무적이다. 1차적으로 기뻐하는 건 물론이다. 팀 트레인 대표가 메일을 보내서 이러한 성과와 넥슨의 노력에 감사를 표할 정도다.

질: 넥슨이 모바일게임사업본부를 시작한 이후 오랜만에 등장한 '대박' 작품이다. 하지만 이 역시 퍼블리싱 작품이며, 자체개발 작품은 아니기에 아쉬운 점도 사업적인 측면에서 조금은 아쉬울 것 같다.
답: 넥슨은 포트폴리오가 다양한 기업이다. 모바일게임 시장은 어떻게 성장할지 모르기 때문에 이런 게임도 만들어보고 저런 게임도 만들어보는 것이 넥슨의 강점이라 본다. 더 다양한 작품이 출시를 기다리고 있다. 출시되서 다 잘 되면 좋겠지만, 잘 안 됐을 시에도 많은 것을 배우고는 한다. 또한 한국에서의 성과가 다소 아쉽더라도 글로벌 시장 공략이 남아있기 때문에 이런 부분에 거는 기대도 크다. 해외 출시를 위해 번역이나 운영을 어떻게 더 잘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하고 있다. 우리가 서비스 하는 게임은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에도 나간다는 기조가 있기에, 성과에 대한 판단을 일찍 내리고 싶지는 않다. 도미네이션즈의 성과도 기존에 모바일게임을 서비스하며 누적된 노하우가 적용된 결과라고 생각하기도 한다.

질: 광개토태왕이나 마비노기 듀얼은 해외 시장을 고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국내에서의 성적이 다소 아쉬운 것은 사실이다. 이들 게임의 사례를 돌아볼 때 내부적으로 어떤 점이 아쉽고 어떤 점이 부족했다고 보는가?
답: 안타까운 것은 사실이다. 사업이라는 것이 언제나 실험적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말이다. 하지만 이들 게임이 처절하게 실패했다는 생각은 하지 않으며, 이들 게임의 핵심 재미가 크게 뒤쳐지지는 않았다고 생각하며, 모바일게임 시장의 다른 게임과는 다소 다른 모습을 갖추고 있기에 충분히 좋은 경험이 됐다고 본다.

다시 한 번 글로벌 시장 이야기를 한다면, 이러한 장르들이 한국보다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 수 있다는 생각도 할 수 있다. 이들 시장을 목표로 한다면 유의미한 성과 혹은 좋은 경험을 축적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본다.

질: 이들 게임들이 기존에 없던 장르의 게임들이어서 시행착오가 많았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시행착오에 움츠러들다보면 새로운 시도를 하기 어렵게 될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러한 분위기 속에서도 새로운 시도를 계속 할 것인가?
답: 계속해서 새로운 시도를 하고 있다. 작년에는 워밍업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정 장르의 성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예를 들어 모바일 RPG의 성과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고 해서 이들 장르의 개발을 접는다거나 잘 되는 게임의 특징을 카피하자는 이야기는 나오지 않는다. 물론 개발자들은 힘들 것이다. 처음 개발을 시작할 때의 특징이 시간이 지나면서 시장의 흐름이 바뀌면서 갈 길을 잃어버리는 경우도 많으니 말이다. 하지만 쉽게 방향을 틀지는 않는 것 같다.

도미네이션즈150915_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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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다양한 게임을 준비 중이라 말했다. 하지만 다양한 게임 중 어떤 게임에 힘을 실어줄 것인지에 대한 밸런스는 어떻게 잡는가?
답: 사업본부에서 가장 중시하는 것은 완성도다. 단순히 '이 게임이 재미있다'는 것이 아니라 최소한의 지표를 갖고 이 게임이 그 지표에 준하는지, 못 하는지, 혹은 더 잘 되는지에 대한 검증을 철저히 할 것이다. 이런 것이 사업성과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또한 출시게임이 많다 보니 출시 일정을 잡는 것도 쉽지 않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도 지표가 기준이 된다. 지표를 기준으로 게임을 개선하고 보수하는 작업이 결정된다. 게임 개발과 마케팅에 대한 경쟁이 치열하지만 우리들이 만드는 지표를 기준으로 해서 이에 만족하지 못 하는 게임은 일정이 됐다고 해서 급하게 출시하지는 않을 것이다.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우선이다. 잘 만들어서 오래 서비스하는 게임을 출시하는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질: 다양한 게임이 출시되다 보니 사업팀 사이의 경쟁도 있을 것 같다. 잘 되는 게임만 된다는 불만이 나올 수도 있을 것 같기도 하다.
답: 사업팀에서 협의를 한다. '이 게임에 잘 어울리는 PM이 있다', '이 게임에 의욕을 보이는 사람을 찾자'는 식이다. 게임에 대한 기대치가 각각 높고 낮음이 다르기는 하지만, 기대치가 높다고 해서 더 힘을 실어주고, 기대치가 낮다고 해서 두 번 할 테스트를 한 번만 하는 일은 없다. 출시 이전의 모든 게임에 프로세스는 똑같이 적용한다. 물론 게임의 성과에 따라 출시 이후 마케팅 계획이 달라질 것이다. 가장 효율적이고 최적화된 마케팅이 무엇인지 고민을 한다.

질: 조조전이나 레거시퀘스트, 야생의 땅: 듀랑고처럼 잘 알려진 게임 이외에도 새롭게 준비 중이거나 퍼블리싱을 준비 중인 작품이 있나?
답: 많이 있다. 사실 이런 리스트를 보면 어떻게 예산과 리소스를 배분해야 하는 지 걱정이 된다. 많은 분들이 소싱을 위해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으며 내부 개발 프로세스를 관리하고 있다. 정확한 수량을 말하기 어렵지만, 내부 개발 이외에도 IP를 위한 소싱이나 제휴 노력도 많이 기울이고 있다. 또 한 쪽으로는 내부 개발팀과의 협력을 강화하려고 노력 중이다. 출시를 얼마 남기지 않고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좀 더 일찍 여유 있게 준비하겠다.

질: 개인적으로 가장 기대가 되는 게임은 무엇인가? 아무래도 흥행이 예상되는 게임이 있을 것 같다.
답: 공개된 게임 중에서는 포켓메이플을 먼저 꼽고 싶다. 한국 내에서도 큰 마케팅을 하지 않았는데 좋은 성과를 거뒀고 일본과 대만, 중국 등지에서도 사전 마케팅을 하지 않았음에도 좋은 반응이 나타난다. IP 파워라는 게 중요하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또한 레거시 퀘스트에도 기대 중이다. 도미네이션즈가 정체된 한국 모바일게임 시장에 새로운 충격을 준 것처럼 레거시 퀘스트도 이러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식 RPG라기 보다는 서양식 RPG이며 게임이 전하는 느낌도 다양한 연령층에게 어필할 수 있다고 본다.

마지막으로는 조조전 온라인을 꼽는다. 포켓 메이플과 마찬가지로 강력한 IP를 다루고 있기에 이에 대한 시장의 반응이 궁금하며, 우리가 자주 시도했던 장르는 아니기에 시장에서 어떤 결과를 이끌어낼 것인지 기대가 크다.

도미네이션즈150915_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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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 최근 갑자기 서비스를 종료하는 모바일게임이 늘어나고 있다. 넥슨은 모바일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할 때 어떠한 형태로 마무리를 할 것인가?
답: 종료를 각오하고 게임을 서비스 하는 경우는 없기에 이런 경우는 생각하고 싶지 않지만 생각해 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다. 게이머들을 실망시키고 싶은 생각은 없다. 온라인게임 분야를 볼 때 넥슨이 다양한 게임을 서비스 중이지만, 넥슨이 서비스 중인 한 게임을 즐기는 이들이 막상 넥슨의 다른 게임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게임 서비스가 종료된다는 것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과 서비스를 제공 받는 사람 사이가 단절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는 게임의 서비스를 종료하더라도 게이머 관리는 계속 해야 한다고 보며, 게임 서비스를 종료하게 된다면 다른 게임을 알려주고, 그 중에서 게이머들에게 어울릴만한 게임을 소개하고 싶다. 널리 알려지지 않지만 알찬 게임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방향으로 이끌어가고 싶은 욕심이 있다. 게임이 서비스를 하는 입장에서 이러한 점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것이 많이 아쉽다.
개인적인 이력을 말하자면 넥슨 아메리카와 유럽에서 일을 했으며 당시 유럽에 마비노기의 서비스를 시작하고 마무리까지 했다. 게임을 종료할 때 여러 가지 고민을 하게 된다. 어떤 보상을 해야하며, 언제 공지를 해야 할 것인지에 대한 것들을 말이다. 이러한 결정 하나하나가 모두 고민이다. 문제는 잘 되게 하기 위한 고민이 아니라 마무리를 하기 위한 고민이라는 점이다. 굉장히 색다른 경험이었고, 이러한 경험에 비추어 게이머들과 소통하고 싶다.

질: 넥슨은 다양한 온라인게임과 모바일게임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게임들 사이의 마케팅, 프로모션은 기획 중인가?

이들 IP를 활용해서 모바일게임을 개발할 수 있을 것도 같다. 무엇을 개발 중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다양한 게임을 개발 중이며 이를 위한 고민도 이어지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질: 도미네이션즈를 즐기는 이들에게 한 마디 부탁한다.
답: 개인적으로는 반응이 나쁘지 않아서 무척 기쁘다. 이용자가 늘어나고 순위가 늘어나는 것도 좋지만 게이머들의 피드백이 긍정적인 것이 많다는 점은 더 기쁜 일이다. 출시 초반의 고비를 넘기고 서버 안정화 시기를 넘기면 이용자를 더 신경 쓸 생각이다. 또한 서비스가 공고한 기반을 다지게 되면 이러한 이용자층을 대상으로 더 재미있는 마케팅을 하는 것도 고민 중이다. 새로운 사람을 유입시키는 마케팅도 중요하지만 게임을 즐기는 이들을 더 즐겁게 만드는 마케팅도 중요하다. 지금 보내주시는 사랑에 감사드린다. 아직 다양한 콘텐츠가 남아 있으니 오래오래 재미있게 게임을 즐겨주셨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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