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분야 대세장르 바뀌나..'반 RPG 동맹'의 반란이 시작되다

프렌즈팝, 도미네이션즈, 난투...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에 절대강자로 인식되던 RPG 장르가 반 RPG 동맹을 만나 휘청거리고 있다.

10월21일 국내 구글플레이 마켓의 매출 순위를 기준으로 1위부터 10위권 내에 RPG가 아닌 게임들이 6개가 포진되면서 RPG 대세론에 찬물을 끼얹고 있는 것.

모바일 랭킹
모바일 랭킹

'뮤오리진'과 '레이븐', '세븐나이츠'라는 걸출한 빅3 RPG가 여전히 강세를 띄고 있지만, 이들 게임을 제외하고 나머지 RPG들은 일찌감치 10위권 밖으로 밀려난 상태다. 대신 그 자리에 '모두의마블', '백발백중', '프렌즈팝', '애니팡2', '도미네이션즈', '클래시오브클랜' 등의 비 RPG들이 자리를 꿰찼다. 다양한 장르로 무장한 반 RPG 동맹이 제각기 대세가 되기 위해 분발하고 있어 향후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의 주도권 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 비 RPG 군단들, 제각기 막강한 영향력 행사중>

이들 비RPG 들의 성공에는 다 이유가 있다는 평가다. 먼저 프렌즈팝을 보면 육각형 블록으로 6방향으로 매칭되는 방식으로 기존의 식상함을 탈피했다. 콜렉션 기능을 더하고, 여기에 사람들이 친숙해하는 '카카오프렌즈' 캐릭터를 총출동 시킴으로써 무료 인기순위는 물론 매출 순위에서도 파란을 일으키고 있다.

카카오프렌즈팝
카카오프렌즈팝

프렌즈팝 랭킹
프렌즈팝 랭킹

최고 동접자수 130만 명, 출시 한달 여 만에 5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함으로써 국내 퍼즐 게임 분야 1위를 차지했고, 한 때 전체 순위 1위를 기록하기도 하면서 모처럼 NHN엔터테인먼트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는 후문이다. 출시 후 매출 순위 그래프를 봐도 계속 5위~ 7위권에 머물면서 퍼즐 게임을 이끌고 있는 것이 명확하다.

백발백중 이미지
백발백중 이미지

'백발백중' 또한 눈여겨봐야할 타이틀이다. 그동안 국내 모바일 시장에서 FPS 게임 장르는 미인기 분야로 인식되어 왔지만, '백발백중'은 출시 5일만에 누적 다운로드 100만 건을 돌파했고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5위권으로 뛰어오르면서 단숨에 스타 게임이 됐다. 타격감과 쉬운 조작성을 기본으로 탄탄한 게임성을 자랑하며, 팀배틀, 1대1 대결 등 새로운 모드도 인기다.

가장 중요한 점은 국내의 게임업체들중에서도 FPS 게임을 만드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최근 개최된 ACT(안양 한중 수출상담회)에서도 FPS 게임을 만드는 중소 게임업체가 대거 늘어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도미네이션즈
도미네이션즈

'도미네이션즈' 역시 전략 게임으로 RPG 장르를 위협하는 게임 중 하나다. 5개월 누적 1200만 건의 다운로드 수를 돌파한 이 게임은 아시아 지역만 한달 안에 300만 다운로드를 돌파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문명2', '라이즈오브네이션즈' 등을 개발한 브라이언 레이놀즈가 만든 모바일 게임으로 PC 온라인 게임의 장점을 대거 살렸다는 평가다.

이외에도 '모두의마블'은 전통의 RPG들을 죄다 추월하고 매출 1~2위를 기록하는 등 최상위권의 자리를 지키고 있으며, '클래시오브클랜'과 '애니팡2'도 수많은 자체 회원수를 과시하며 RPG들을 압박하고 있다.

<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 새로운 국면으로>

근 2년간 거센 RPG 열풍이 국내 모바일 게임시장을 휩쓸고 지나갔지만, 최근 인기 게임 순위와 매출 게임 순위 모두에서 반RPG 들이 활약하기 시작하면서 장르 다양화 현상이 두드러질 전망이다.

먼저 모바일 게임 분야에 전통의 강자로 꼽히는 캐주얼 게임 장르 중에서는 퍼즐 장르가 '애니팡2'에 이어 '프렌즈팝'까지 부각되면서 RPG 장르를 위협하고 있다. NHN엔터테인먼트 또한 게임사업에 새 기점을 잡았고, '포코팡'의 성공 이후 '프렌즈팝'까지 성공시키면서 캐주얼 게임의 명가로 재도약하는 분위기다. 또 이런 분위기에 맞추어 선데이토즈 등 기존 퍼즐 분야의 강호들 또한 신작을 내놓으면서 분위기를 달구고 있다.

전략 장르는 '클래시오브클랜'에 이어 '도미네이션즈'로 이어지는 라인이 분위기가 좋다. 시장에서도 전략 게임에 대한 분위기는 확연하다. RPG를 만들어 오던 게임 개발사들도 이를 인식한 것인지 자신만의 성을 구축하고 다른 게이머와 약탈을 진행하는 전략요소를 탑재한 RPG로 전향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전략과 RPG를 융합시킨 새로운 형태의 게임이 대거 시장에 등장할 모양새다.

애프터펄스 게임빌
애프터펄스 게임빌

새롭게 시작된 FPS 장르는 조만간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가능성이 높다. '백발백중'이 국내에서 인기를 얻기 전에 중국에서 이미 큰 인기를 얻고 있었기에 발 빠르게 움직이던 중소 게임업체들이 FPS 장르에 손대기 시작했고, 완성작들이 6개월 내에 대거 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게임빌에서 글로벌 앱스토어에 출시한 고퀄리티 FPS게임 '애프터펄스' 등을 보면 대작들이 대거 등장할 것임을 예측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이슈화되고 있는 맞고와 같은 '웹보드 게임 장르'도 반RPG 군단의 선봉대로 등장할 예정이다. 선데이토즈, 파티게임즈 등 1세대 '카카오 키즈'들과 함께 카카오톡 또한 웹보드 게임 장르를 성공시키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국민의 80% 가까이 이용자층을 확보한 만큼 중장년 층에게 웹보드 게임은 또 다른 반향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높다.

< RPG 투자 움직임도 주춤..춘추전국시대 예고>

이렇게 다양한 게임이 활개치면서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은 어떤 게임 장르가 대세가 될 지 안개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RPG들이 근 2년간 국내 시장을 장악해왔고, 향후에도 더욱 블록버스터 급 RPG들이 시장에 등장해 최상위권 순위에 안착하게 될 거라는 사실은 짐작하지만 타 장르의 역습 또한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투자 쪽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은 것이 포인트다. 근 2년간 많은 실패를 맛봐온 투자처나 퍼블리셔들이 이제 무턱대고 RPG만 찾지 않는 상황이 변수다.

그동안 수많은 RPG들이 양산되어온 만큼 게임을 가져가도 "또 RPG네요?"라는 반응이 나오는 경우가 허다하며, 웬만한 그래픽이나 시스템으로는 투자자들이나 퍼블리셔가 차별화로 생각하지 않는 것도 중소 개발사들을 동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

ACT2015 사진
ACT2015 사진

때문에 중소 개발사들 사이에서는 RPG를 만들더라도 전략 요소나 남들과 다른 새로운 요소를 탑재하려는 경향이 생기고 있으며 아예 RPG가 아닌 탈 장르를 선언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여기에 국내 대형 퍼블리셔들이 중국이나 동남아를 지나 북미와 남미 시장을 새롭게 개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변화의 요인이다. 북미향 게임성이나 그래픽을 갖추고 있다면 캐주얼 게임 장르 역시도 투자받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생기면서 장르별 다각화는 더욱 심화될 예정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한국 게임 시장은 전세계 유례가 없는 빠른 발전을 경험해왔고, 이에 따라 아주 빠르게 대세 장르도 변화되어 왔다."며 "향후에도 RPG가 강세를 띄긴 하겠지만, 타 장르의 도약으로 인해 장르별 진짜 전쟁은 이제부터가 시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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