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라와 치프를 위한 공간이 부족하다면, 게임 드라이브 for Xbox

현세대기인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와 Xbox One(이하 엑원)의 공통점 중 하나는 두 기기 모두 게임을 내부 저장 공간인 하드디스크에 설치해 게임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패키지를 구입해 게임을 플레이하든지 다운로드로 구매해 플레이하든지 게임이 각 기기 내 저장장치인 하드디스크에 모두 설치돼 실행된다.

그리고 최근에 1TB(테라바이트) 번들이 판매되기는 하지만, 두 기기의 첫 발매 제품과 주력 제품은 여전히 500GB(기가바이트)의 하드디스크를 탑재하고 있다. 최근 등장하는 AAA급의 게임은 적어도 20GB를 넘어서며 많게는 50~60GB를 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게임을 좀 한다는 게이머에라면 두 기기의 500GB 하드디스크 용량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도 사실이다.

게임 드라이브 for Xbox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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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문에 두 기기를 구입해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 중에는 신작 게임의 플레이를 위해서 덜 플레이하는 게임을 지워가며 하드디스크의 여유 공간을 확보해본 경험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추후에 그 게임을 다시 설치하거나 다운로드 받는 불편함을 감수하고서라도 말이다.

이러한 상황에 처한 게이머들이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은 저장장치 용량의 추가 확보다. 각 기기의 제조사들도 출시에 앞서부터 이러한 상황이 발생할 것을 인지하고 있었는지 PS4와 엑원 모두 저장공간의 추가를 위한 방법을 마련했다.

PS4의 경우에는 내부에 장착된 하드디스크를 제거하고 더 큰 용량의 하드디스크로 교체할 수 있도록 했다. 교체하고 남은 500GB하드는 외장하드 케이스 등을 구매해 PC용 외장하드로 사용할 수도 있다. 엑원의 경우에는 공식적으로 하드디스크의 교체가 불가능하다. 하지만 외장하드를 지원한다. 엑원 뒤에 마련된 USB 포트에 외장하드를 연결하면 작동하기 때문에 누구나 쉽게 추가 용량을 확보할 수 있다. 각자 일장일단이 있는 방법이기 때문에 누구의 손을 들어주기가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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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원용 외장하드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게이머라면 염두에 둬야할 부분도 있다. 바로 외장하드 내에 담긴 HPS(Hard Power Saving) 시스템인 이른바 절전모드 기능이다. 외장하드를 PC에서 사용하는 경우 절전모드가 장점이 될 수 있고,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겠지만, 게임기인 엑원의 경우에는 조금 다르다.

엑원을 켜놓고 게임을 일정 시간 플레이하고 있지 않을 경우 외장하드가 절전모드에 진입해 버리며, 다시 게임 플레이를 이어갈 경우 게임이 종료되거나, 하드디스크가 절전모드에서 일반상태로 돌아오기까지 게임이 느려지고 렉이 발생하는 등의 문제가 나타난다. 물론 해결법은 있다. 외장하드 내에 장착된 하드디스크의 제조사 등이 배포하는 전용 프로그램을 통해 절전모드 기능을 해제하면 된다. 다만 세팅용 전용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않는 곳도 존재하기 때문에 구매에 이르기까지 제품에 대해 꼼꼼히 따져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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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과정이 귀찮거나 번거롭게 느껴지는 게이머들에게 반가운 소식이 있다. 지난 8월 유럽에서 열린 게임쇼 게임스컴에서 공개돼 게이머들의 관심을 끈 엑스박스용 외장하드 게임 드라이브 for Xbox(Game Drive for Xbox, 이하 게임 드라이브)가 국내에도 정식으로 출시된 것. 게임 드라이브는 하드디스크 전문 업체인 씨게이트와 마이크로소프트의 전략적 마케팅 협업을 바탕으로 엑스박스만을 위해 탄생한 'Designed for Xbox'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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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박스를 위해 탄생한 게임 드라이브는 엑스박스 시리즈의 상징인 초록색으로 상판이 꾸며져 있으며, 외에는 검정색으로 구성된 무난한 모습을 보여준다. 초록색 상판 부분에는 엑스박스 로고와 씨게이트 로고가 음각으로 파여 있어 엑스박스 시리즈만을 위한 제품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상기 시켜준다.

제품의 크기는 성인 남성의 한손에 들어오는 크기로 길이 117mm, 너비 80mm, 높이 14.8mm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외장하드의 크기와 큰 차이가 없다. 무게는 170g이며, 하드의 용량은 2TB다. 엑원의 경우 외장하드 용량에 큰 구애를 받지 않지만 Xbox 360의 경우 최근 펌웨어 업데이트를 통해서야 2TB를 지원할 수 있었기에 Xbox 360까지 염두에둔 하드디크스 용량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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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드라이브는 엑원과 Xbox 360모두를 지원하며, 엑원에서는 USB 3.0 포트의 전송속도로 Xbox 360에서는 USB 2.0 포트의 전송 속도로 동작한다. 일반 PC에서 테스트 결과 USB 3.0 연결 시 132.1 MB/s 읽기, 133.2 MB/s의 쓰기 속도를 보였으며, USB 2.0 연결 시 32.11 MB/s 읽기, 30.49 MB/s의 쓰기 속도를 기록했다. 하드의 버퍼 크기는 32MB이며, 회전속도는 5400RPM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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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으로 제품을 사용하기 위한 설치 과정은 간단하다. 엑원의 경우 본체 뒤편에 자리한 USB 포트에 꼽으면 플러그앤플레이 방식으로 바로 인식한다. 본체 옆면 USB 포트로는 작동하지 않는다. 외장하드의 인식 후에는 외부 저장소 설치 메시지가 등장하며, 안내에 따라 차분히 설정하면 된다. 게임 드라이브의 장치 이름부터, 게임 드라이브를 기본 설치 장소로 사용할지 등을 설정하게 되며, 엑원 사용을 위한 포맷에는 몇초 가량 소요된다. 참고로 드라이브 명을 한글로 설정해도 게임 구동 및 사용에는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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혹시라도 게임 드라이브를 PC용 외장하드와 엑원의 외장하드로 동시에 겸용하고자 했던 게이머가 있다면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아둘 필요가 있다. 엑원에서 포맷한 이후에는 일반 PC 환경에서는 사용할 수 없다. PC에서 미리 설정해둔다고 해도 엑원에 연결하면 다시 포맷을 거치게 되고 포맷이후 엑스박스 전용이 된다. 물론 동시 사용만 불가할 뿐 본인이 원한다면 PC용 외장하드로도 사용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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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드라이브 설치 이후에는 내 게임과 앱 메뉴에서 저장장치의 통합 관리와 개별 관리를 진행할 수있으며, 게임의 이동과 복사도 이곳에서 진행할 수 있다. 설치한 게임들을 게임 드라이브로 옮기는 시간은 60.4GB에 달하는 '헤일로5: 가디언즈'의 경우 약 16분 36초가 걸렸으며, 20.7GB의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는 약 3분 53초, 17GB의 '피파16'은 3분 30초 정도가 소요됐다. PC 환경에서도 같은 용량을 옮길 때 파일의 개수에 따라 소요 시간이 변경되니 절대적인 기준은 아닌 만큼 참고만 하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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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드라이브를 사용하며 가장 게이머들이 반길 요소 중 하나는 로딩 시간의 감소다. 엑원 내장 하드디스크보다 게임 드라이브에 설치한 게임의 로딩이 더 짧다. 엑원 초기 구동 후 게임을 실행해 특정 버튼을 눌러 달라는 각 게임의 첫 화면까지 로딩 시간을 비교 테스트한 결과 '매든 NFL 16'은 약 52초에서 약 41초로, 헤일로는 약 39초에서 약 28초로 로딩이 줄었다.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는 약 17초에서 약 14초로, '피파 16'도 약 17초에서 약 14초로 로딩 시간이 감소했다. 로딩에 오랜 시간이 걸리던 게임에서 게임 드라이브의 효과가 더 큰 모습이다. 여기에 최근 엑원에 적용된 하위호완 게임에서도 로딩 시간 감소 효과가 나타났으며, '더트3'의 경우 약 51초에서 약 45초로 로딩 시간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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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외장하드인 게임 드라이브에 저장하면, 간편하게 게임 드라이브만 뽑아서 다른 엑원에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게임 드라이브를 게임동아 사무실에 자리한 엑원에 연결하자 다운로드 게임의 경우 라이브에 로그인하면 게임이 구동됐다. 패키지로 구입한 게임의 경우 디스크도 필요로 한다. 게이머의 플레이 저장 데이터도 함께 게임 드라이브에 저장되기 때문에 앞서 진행한 세이브 파일을 그대로 불러 올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친구나 지인의 집에 엑원이 있고 함께 오프라인에서 게임을 즐기고자 할 때 유용한 기능이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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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장점을 갖춘 게임 드라이브이지만, 아쉬운 점도 있다. 국내에 정식으로 발매된 제품임에도 불구하고 제품을 구매하기가 쉽지 않다. 현재 온라인 구매는 제공하지 않아 게임 드라이브의 유통을 담당하는 용산의 대원씨티에스를 방문해야 구매할 수 있다. 구매 대행이나 직구 등을 통해서도 구매할 수는 있지만 배송기간이 문제다. 여러모로 번거로운 것이 사실이다. 오프라인 방문의 경우 환율에 따라 변동 가능성은 있지만 15,5000원으로 판매가격이 정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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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적으로 봤을 때 엑스박스 시리즈의 전용 외장하드로 등장한 게임 드라이브는 보유한 엑스박스의 추가 용량을 확보하고자하는 게이머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최근 '포르자 모터스포츠6'를 시작으로 '헤일로5: 가디언즈', '라이즈 오브 툼레이더' 등 독점 대작들이 줄지어 나왔고, Xbox 360게임을 엑원에서 즐기는 하위호환 기능까지 업데이트 됐기 때문에 하드 용량의 부족함을 외치는 게이머라면 구매를 고려해볼만 하다.

다만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시중에서 일반적으로 유통되는 외장하드도 일부 설정만 변경하면 엑스박스 시리즈에서 큰 문제없이 사용할 수 있다. 때문에 엑스박스의 감성을 전하는 게임 드라이브와 쉽게 구매할 수 있고 용량부터 하드의 성능까지 선택의 폭이 넓은 편인 일반 시중 유통 외장하드와의 사이에서 고민과 선택은 소비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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