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작과 평작의 갈림길] 라스트 드래곤과 크로노 블레이드

[기대되는 신작 게임] 조이시티의 라스트 드래곤]

라스트 드래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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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게임 RPG를 크게 2가지로 요약하자면 수집형 RPG와 캐릭터 하나를 육성하는 형태의 액션RPG로 구분 지을 수 있을 것이다. 전자는 세븐나이츠, 영웅, 별이되어라! 등이 대표격이며, 후자는 레이븐, 뮤오리진, 히트 등 올해 시장을 휩쓴 RPG를 꼽을 수 있다. 대부분의 모바일 RPG가 이처럼 2가지 형태를 띄는 가운데 올해 초 레이븐의 활약 이후에는 시장의 대세로 후자에 가까운 액션 RPG가 자리 잡았다. 물론 이후에도 갓 오브 하이스쿨같은 수집형 RPG가 등장하긴 했으나 레이븐이 시장에 던진 충격에 비하면 다소 떨어진다.

이처럼 시장의 중심이 하나의 캐릭터를 집중 육성하고 장비를 수집하는 형태의 액션 RPG로 흘러가는 가운데 조이시티에서 수집형 RPG인 라스트 드래곤을 선보였다. 이 게임은 앞서 셀바스와 함께 모바일 RPG 용의심장을 선보인 에브리펀이 개발한 작품이다.

라스트 드래곤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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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은 용의심장을 선보인 후 에브리펀이 쌓아온 모바일 RPG에 대한 노하우가 더해진 모습을 보여준다. 용의심장에서 보여준 고퀄리티의 그래픽은 라스트 드래곤에도 그래도 이어졌고, 파티를 구성해 치르는 전투는 자칫 밋밋할 수 있었으나 스킬 연계 시스템을 더해 차별화를 꾀했다. A라는 캐릭터가 적을 석화 상태로 만들면 B라는 캐릭터가 이를 부숴버리는 스킬의 연계가 이어지는 식이다. 게임 내에 마련된 캐릭터마다 다양한 연계 스킬이 마련돼 얽히고설킨 연계 스킬을 활용하는 재미가 제법 쏠쏠하며, 기존의 유사 게임과 라스트 드래곤을 구분 짓는 가장 큰 요소 중 하나다.

아울러 게임의 구성이 도탑전기와 많은 부분에서 닮아있으나 아쉬웠던 부분을 보강하고 국내 게이머들이 좋아할 캐릭터 구성 및 시스템을 추가해 게임을 한층 강화시켰다. 단순한 도탑전기류 게임이 아니라 한층 진보한 게임의 모습이다. 특히 이미 게이머들에게도 검증 받은 모습으로 라스트 드래곤은 10일 기준 국내 구글 플레이 인기 순위 전체 3위에 올랐으며, 매출 순위도 꾸준히 상승 중이다. 이제는 라스트 드래곤이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을지 확인하는 것만 남은 셈이다.

[아쉬움이 남는 게임] 넷마블게임즈의 크로노블레이드 with NAVER

디아블로의 개발자와 GTA의 개발자가 만나 게임을 개발한다고 하면 많은 게이머들이 주목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꿈과 같은 이야기일 수 있지만, 지금으로부터 반년 전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출시된 한 게임을 통해 이 꿈 같은 이야기가 실제로 일어났다.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가 출시한 크로노 블레이드 with NAVER(이하 크로노 블레이드)의 얘기다.

크로노블레이드1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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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 블레이드는 디아블로의 아버지 스티그 헤드런드와 GTA의 아버지 데이브 존스가 만나 개발한 모바일 액션 RPG다. 두 사람의 명성만큼 게임에 대한 게이머들의 기대는 상당히 높았다. 크로노 블레이드는 3월 출시 돼 모바일 시장에 핵폭탄 급 돌풍을 불러 일으킨 레이븐보다 13일이나 빨리 50만 명의 사전 등록 신청자를 모았다. 그 만큼 게이머들의 기대와 관심이 높았다는 얘기다. 특히, 4일간 진행한 사전 테스트에 23만 명이 몰렸고, 재방문율 82%, 일일 사용자(DAU) 18만 명, 테스트 버전임에도 불구하고 구글 플레이 신규 인기 무료 게임 8위라는 진기록을 세웠다.

이처럼 출시에 앞서부터 흥행을 예고한 크로노 블레이드의 흥행은 당연한 수순이었다. 마켓 등록12시간 만에 15만 다운로드를 돌파했고, 출시 일주일 만에 양대 마켓 100만 다운로드를 넘어섰다. 매출 순위에서도 구글 플레이에서는 최고 매출 6위, 애플 앱스토어에서는 최고 매출 4위까지 올랐다. 비결은 역시 게임의 탄탄한 액션과 콘텐츠다. 크로노 블레이드는 기존 액션 RPG에서는 쉽게 만나볼 수 없었던 콤보 시스템을 도입했으며, 마치 격투 게임을 즐기는 듯한 버튼 활용을 이끌어냈다. 스마트폰에서는 쉽게 구현할 수 없을 것 같았던 버튼 활용 연계기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활용할 수 있도록 준비한 개발팀의 노고가 엿보이는 대목이다.

크로노블레이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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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12월 10일 현재 크로노 블레이드는 구글 플레이 기준 최고매출 순위 265위라는 초라한 성적을 보이고 있다. 초반의 기세를 끝까지 잇지 못하고 꾸준히 하락하며 현재의 자리까지 밀려났다. 이 과정에는 게임의 발목을 잡은 다양한 사건이 있었다. 운영 과정에서 5,000골드 지급 오류로 5,000 크리스탈이 제공됐으며, 퍼블리셔인 넷마블은 통큰 결정으로 모든 게이머에게 현금 약 50,000원에 해당하는 5,000 크리스탈을 지급했다. 대승적인 차원의 결정이지만, 이는 신규 게이머들에게 상대적인 박탈감으로 다가갈 수 있는 여지를 남겨두게 됐고 자충수가 됐다.

이와 함께 자잘한 보상 오류도 꾸준히 존재했고 버그를 악용한 게이머도 론칭 초창기에 발생했다. 넷마블이 빠르게 대처하긴 했지만 게임 운영에서는 넷마블이 그간 보여준 모습과 달리 아쉬움이 크게 남았다. 대중을 대상으로 하는 광고도 인기 배우 하정우가 그저 앉아 있는 모습으로 그려져 던지는 메시지도 잘 전달되지 않았다. 앞서 레이븐을 통해 인기 연예인 마케팅을 제대로 보여준바 있기에 더욱 아쉬운 대목이기도 하다.

개발사인 엔웨이가 보여준 모습도 아쉽다. PC 게임에서 명성을 쌓은 이들이 모바일에서도 성공하기는 힘든 것일까? 크로노 블레이드는 기본적인 기둥은 잘 만들었지만, 겉 포장에서 불량이 의심됐다. 게임 론칭 초창기부터 현재까지 게임 내 자잘한 버그가 존재한다. 기본이 탄탄하지만 각종 버그가 게임의 발목을 잡았다. 여기에 게임 내 핵심 콘텐츠인 실시간 대전에는 특정 캐릭터가 너무 좋은 모습을 보였다. 밸런스가 완전히 무너진 채로 서비스가 진행됐다. 물론 점점 좋아졌지만, 많은 게이머들이 떠난 뒤였다.

크로노 블레이드 프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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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로노 블레이드 프리뷰 이미지

이 외에도 장르적인 한계도 있었다. 크로노 블레이드와 같은 횡스크롤 액션 게임의 경우 등장한지도 너무 오랜 시간이 지난 장르이며, 시점이 사이드뷰로 고정되다 보니 적이 나올 방향도 고정돼 변수가 적다. 여기에 캐릭터가 활개칠 공간이 적어 게임의 틀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콤보 액션을 화끈하게 준비했음에도 이를 그대로 느끼기에는 사이드뷰 액션 RPG가 가진 한계에 부닥쳤다. 다소 미흡했던 운영과 개발사의 자질을 의심해볼 수 있는 게임 내 무수한 버그 등으로 결국 크로노 블레이드도 모바일 횡스크롤 액션 RPG 잔혹사를 깨지는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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