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훈 인디 개발자 "독창적 액션부터 VR까지.. '스매싱 더 배틀'을 기억해주세요."

한대훈 씨는 인디 게임 개발자 업계에서 유명인으로 통한다.

자신의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GameStudioHG)에 매주 자신의 개발 과정을 공개하는 중인데, 인디 게임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큼 알찬 내용이 많다보니 이제는 수많은 고정 관객이 생겨났다. 최근에는 북미 지역에 특화된 인디 게임 퍼블리셔인 '매직큐브'와 퍼블리싱 계약도 진행했고 PS4 버전과 VR 버전도 개발중이다.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그가 현재 개발중인 게임은 쿼터뷰 액션 게임 '스매싱 더 배틀'(https://www.youtube.com/watch?v=9EinkdevlE0). 게임 아티스트로 시작해서 8개월 째 나홀로 개발을 해오고 있는 그를 만나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사실 큰 뜻은 없었어요. 만들고 싶은 게임을 만들어봐야겠다 했던 것 뿐이죠. 3개월만 하자고 했는데 일이 커져버렸네요. 이왕 이렇게 된 거 열심히 해서 잘 마무리할 생각입니다."

한대훈 씨는 인터뷰 내내 싱글벙글이었다. 부산의 게임 개발사인 메가폴리에 처음 입사하여 '러브파르페' 등 몇가지 PC 패키지 게임을 개발했던 그는 '마비노기'와 '블레이드앤소울'에 그래픽 디자이너로 참여해 개발 노하우를 쌓았다.

그러다가 그는 올해초 회사를 그만두고 3월부터 나홀로 개발에 착수하게 됐다고 한다. 게임 개발 경력 13년 차에 이른다는 그는 혼자 일하게 된 것에 특별한 이유는 없고 나만의 게임을 만들려다보니 자연스럽게 그렇게 되더라고 설명했다.

"원래 디자인은 자신있었지만 올 해 3월까지 프로그래밍은 전혀 몰랐어요. 각종 동영상을 보면서 유니티 엔진을 독학으로 공부했죠. 많이 헤매기도 했고 힘들었지만 이제는 스트레스 받지 않고 개발할 수 있는 단계까지 온 것 같네요."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그는 주 5일 내내 프로그래밍 공부만 하다가 주말에 그동안 공부한 것을 가지고 하나씩 구현해가는 방식을 택했다고 한다. 처음엔 마음먹은대로 진행되지 않아서 잠이 안올 정도였고, 3개월 차 쯤에는 치명적인 인공지능 버그를 해결하지 못해 출시를 포기할 결심도 했었단다.

그만큼 프로그래밍 독학이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고 토로하면서 그는 "포기가 생각날 때마다 지난 노력이 아까워 이를 악물었다."고 회상했다. 정기적인 개발 포스팅 또한 노력의 의미를 찾기 위해 시작한 것이라는 말도 덧붙였다.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엔씨소프트나 넥슨 등 업계에 계신 분들도 제가 노력하는 모습을 이쁘게 봐주시는 게 힘이 됐어요. 하나씩 게임을 완성해가면서 중간에 투자 얘기가 나오기도 했구요. 초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했고, 매직큐브와 퍼블리싱 계약을 통해서 글로벌 진출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매직큐브는 북미 지역에서 나름의 성과를 내고 있는 인디 게임 전문 퍼블리셔로, 최근 불어오고 있는 인디 게임 붐 덕분인지 매직큐브를 찾는 게임 개발사도 부쩍 늘고 있는 추세다. 한대훈 씨는 매직큐브의 비즈니스 모델을 검토한 후 '이 회사다!'라고 눈이 번쩍 띄었다고 했다.

또 매직큐브와 스마트폰 게임 버전의 글로벌 판권을 계약한 후 로컬라이징 작업에 한창이라며, 개인으로써 '유의미한' 매출을 기대하고 있다고 했다.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단순히 스마트폰 버전만 개발중인 것은 아니에요. 요즘 대세인 VR 버전, 그리고 PS4 버전도 개발중입니다. 원래 저는 3인칭 쿼터뷰 게임과 VR은 전혀 매칭되는 점이 없다고 생각했었는데, 오큘러스 측 담당자의 샘플 게임을 보고 완전히 인식이 바뀌었지요. '스매싱 더 배틀'도 VR을 만나서 획기적으로 변할 수 있겠더라구요."

오큘러스 리프트
오큘러스 리프트

올해 10월에 부산에서 개최된 인디 게임 행사에서, 한대훈 씨는 오큘러스 담당자가 보여준 VR 게임들의 샘플을 보고 '스매싱 더 배틀'의 VR 버전에 가능성을 느끼게 됐다고 털어놨다. 3인칭 시점의 게임도 충분히 매력적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후 바로 개발에 착수했고, 집에서 테스트 해보고는 "사람들이 신기하게 봐줄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

1인칭 시점의 방 탈출류 VR 게임이 대거 등장하는 현재에 독특한 액션 게임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스매싱 더 배틀 한대훈

"'스매싱 더 배틀'은 현재 저에겐 인생의 방점을 찍게 해준 타이틀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정식 서비스가 되지 않아서 얼마만큼 이 프로젝트를 지속하게 될지는 잘 모르겠지만, 서비스해서 충분히 유지할 정도의 매출을 낸다면 차기작도 낼 계획입니다. VR을 활용한 끝내주는 연애 시뮬레이션 게임을 계획하고 있어요."

한대훈 씨는 지난 8개월에 대한 결실이 내년 초에 이루어진다고 했다. 또 VR 버전과 PS4 버전도 병행하면서도, 차기작에 대한 계획도 살짝 귀띔했다. 그만큼 개발에 대한 의지가 돋보였다.

"혼자서 개발하는 것은 참 외로운 과정이에요. 많은 나홀로 개발자들이 저를 보면서 힘을 내셨으면 좋겠고, 저도 더 열심히 포스팅하고 더 열심히 개발해서 좋은 성과를 내고 싶습니다. '스매싱 더 배틀'을 꼭 기억해주세요."

이른 아침, 낙성대 역 앞 커피전문점에서 막 인터뷰를 마친 뒤 한대훈 씨는 곧바로 노트북을 피고 개발에 몰두하기 시작했다. 8개월째 그의 피와 땀으로 점철된 '스매싱 더 배틀'이 내년 1분기에 글로벌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어떤 반향을 일으키게 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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