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관 의장, "게임산업 부정적 인식 개선 위해 노력...한 목소리 위해 큰 형님들 나서야"

"게임산업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본다. 인식 개선을 위해서 노력하고…(중략) 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큰 형님들이 나서야 한다"

웹젠 김병관 의장
웹젠 김병관 의장

김병관 웹젠 의장은 금일(1일) 서울 강남구 디캠프에서 기자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김병관 의장은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영입한 인물이다. 그는 이날 간담회 자리를 통해 게임업계나 IT 업계를 대변하기 위해 당에 입당한 것은 아니지만,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관련 사항에 대해서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는 뜻도 내비쳤다.

이와 함께 김 의장은 당에 입당한 배경, 평소 진행하고자 해온 장학사업과 벤처투자, 게임 업계가 처한 위기 상황 등 다방면에 걸쳐 이야기를 꺼냈다. 아래는 현장에서 진행된 일문일답.

Q. 15년여를 게임업계에 있었는데 업계가 풀어야할 규제나 문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A. 아마 게임업계에 있는 사람은 비슷하게 생각할 것이다. 게임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인식이 안좋다. 이러한 인식이 문제의 근본이라고 본다. 셧다운제도 그렇고 게임을 중독물질이나 사회악으로 보는 것도 인식에 대한 문제가 있어서 발생한 것으로 생각한다. 인식을 바꾸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 그리고 그동안 게임업계가 수동적으로 대응해왔던 것도 사실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가장 근본이라고 본다.

Q. 타 업계와 달리 게임에는 결제 한도 등의 규제도 존재한다.
A. 사행성 사업인 도박을 제외하고는 어떤 규제에 행위를 정할 때 금액으로 규제를 정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나 게임만 사행성이 없는 게임마저도 금액으로 규제를 한다. 물론 사행성과 관련해서는 어느정도 자율규제나 규제는 필요하다고 본다. 하지만 모든 게임에 걸쳐서 규제를 가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그리고 해외 게임에 대해서는 아무런 규제가 없는데 과연 이런 것이 맞는가 하는 근본적인 생각도 갖고 있다. 게임은 친구와 함께할 때 즐겁다 그러나 웹보드게임의 경우 친구와 함께 플레이하는 것이 금지됐다. 규제가 필요는 하지만 일부 잘못된 것도 있다.

Q. 게임업계나 IT 업계를 대변하기 위해서 정계에 진출할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설명을 부탁한다.
A. 사실 당에 입당한 것은 업계를 대변하기 보다는 본래 지지하던 정당이었고, 제의가 오기도 해서 많은 고민을 했다. 입당을 결정할 당시 당이 위기였다. 그리고 만약 국회에 가게 된다면 당에서도 그런 생각을 하실 것으로 아마 관련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본다. 지금까지 해온 것들이 전반적으로 IT에 관련된 일이 많았기 때문에 만약 기회가 주어진다면 관련 일을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Q. 현재 게임에 대한 규제나 스타트업 지원 정책의 경우 이해도가 떨어진 상태에서 나온 것이 많다.
A. 규제를 없애고 인식을 개선하는 것과 산업의 발전을 구분을 둬야 한다고 본다. 지금도 게임산업 진흥법이 있지만, 우리는 규제법이라 부른다. 법을 잘 보면 대부분 진흥과 관련돼 있다. 사실 규제는 몇 개 안된다. 다만 우리가 규제와 관련된 인식이 많은 것은 법안에서 좋은 부분들이 정부가 어떻게 해야한다 3~4줄만 써있다. 어떻게 해야한다. 안했을 때는 무슨 조치가 취해진다거나 등의 자세한 내용이 없다. 그리고 지금 보면 정부에서 1인 벤처 창조기업을 강조하는데, 게임도 모바일게임의 경우 소수의 인원이 개발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게임 쪽으로 흘러온 것 같다. 그러나 지금 사람 몇 명이 모여서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상당히 힘들다. 지금처럼 벤처를 강조하는 것이 옳은 방향은 아니라고 본다. 지금 게임산업을 보면 온라인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과거와 달리 글로벌 경험이 적고 경쟁상대들이 글로벌 기업이다 보니 걸림돌이 많은 국내 기업은 공정한 경쟁을 펼치기가 힘들다. 글로벌 시장 경쟁에서 공정한 경쟁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제거하고 싶다.

웹젠 김병관 의장
웹젠 김병관 의장

Q. 정치를 해야겠다고 결정한 계기에 대해서 설명을 부탁한다.
A. 이유를 딱 하나만 꼽으라면 평소 지지했던 정당이 분열되는 모습 때문이다. 그리고 입당을 하게됐는데 평소 진행하고 싶었던 사업이 2가지다. 하나는 장학사업이고 하나는 벤처 육성사업이다. 벤처 캐피탈이 될 수도 있고 엔젤투자가 될 수도 있다. 그리고 이에 대한 고민이 많았고, 이는 국가가 해야할 일이지 개인이 해야할 일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벤처투자에 관심이 있는 이유는 회사를 처음 만들고 키워오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많았다. 단순히 돈의 문제일 수도 있고, 법원에 서류접수하고 이런 것이 모두 큰 난관이었다. 과거에 한번은 서류를 접수 했다가 6개월 뒤에 취소하려고 했더니 취소는 안되고 행정 소송을 통해서 문제를 해결한 적이 있다. 특히 우리나라 벤처는 자기 일만이 아니라 모든 일을 잘해야 한다. 자잘한 행정업무부터 모든 것이 마찬가지다. 벤처에서 어려운 경험을 했기 때문에 도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모두를 정계에 입문해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Q. 당 내에서의 게임에 대한 인식은 어떤가?
A. 지금 다들 바빠서 구체적인 이야기를 해본적은 없지만, 문재인 전 당대표의 경우에는 업계를 잘 알리 못하면 모르는 용어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다. 아울러 더불어 민주당 내에는 게임산업징흥법을 발의한 의원들도 있어 과거보다는 접점이 많고 공감대가 어느정도 마련돼 있다고 본다. 물론 모든 사람들이 공통적인 시각을 가지기는 힘들어 당론으로 만들지는 못하겠지만,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개선에 힘쓸 것이다.

Q. 외부 인사 영입 계획은 없나?
A. 하고 싶은 분들이 있었고, 얘기를 해봤는데 이게 인생을 완전히 바꾸는 일이라서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 본인의 의지가 명확해야 한다.

Q. 앞으로 더 바빠질 텐데 회사 운영은?
A. 회사의 소유와 경영이 분리돼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김태영 대표가 대부분 일을 다 했다. 전에도 이사회나 자회사의 의견을 나누는 등의 일만 진행했다. 이메일이나 메신저로도 이야기를 많이 한다.

Q. 업계에서 오랜 기간 있었던 만큼, 스타트업이 살아남기 힘든 지금의 상황을 어떻게 보는가?
A. 약간 오해가 있을 수 있는 데, 지금 게임 회사가 너무 많다고 본다. 그리고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이명박, 박근혜 정부 이후에 좋은 인력들이 게임 쪽으로 들어오지 않는 것 같다. 새로운 인력이 들어오질 않으니 원래 업계에 있던 사람들 위주로 돌아가고 있다. 그리고 2000년대 초반만해도 “게임회사에 가겠습니다”하면 별말이 없었는데 “지금은 거기 왜가?”라는 의문들이 따른다. 그리고 좋은 인력들이 지금 너무 많이 분산되어 있어서 게임의 퀄리티가 크게 발전하지 못한다. 또 기존의 사람들 위주로 게임이 만들어지다 보니까 발전하지 못하기도 한다. 옆의 중국을 살펴보면 여러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데, 최근에 중국 업체들을 만나보면 CEO들도 그렇고 개발자도 그렇고 미국에서 공부하다가 중국으로 돌아간 사람들이 많다. 우수한 인력들이 중국의 자본과 시장을 보면서 돌아와 사업을 하고 있다. 결국 산업이 잘 되려면 좋은 인력이 들어와야 한다고 보는데 게임 쪽에 인력이 안 들어오고 있다.

Q. 경제 민주화를 외치는 김종인 위원장과 맥을 같이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A. 이와 관련해서 김종인 위원장이 가진 확고한 생각이 있다. 그리고 이게 당론과 크게 차이가 있고 없고의 의견 조율이 필요하진 않다. 경제 민주화라는 것이 좋은 개념인데 후보시절 내세운 것들이 많이 바뀐 것 같다. 새누리당 입장에서는 25개 중 23를 추진했으니 다 했다고 생각하는데 국민들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다. 당이 내세우고 있는 포용적인 성장과 더불어 성장에 공감한다.

Q. 만약 국회에 들어가면 어떻게 국회가 소통할 것인가?
A. 그것은 들어간 다음의 이야기다. 아무래도 지금까지 해왔던 일이 있으니 관심을 갖지 않으려고 해도 관심이 갈 것이다. 업계의 발전을 위해서 도움을 주고 인식 개선에 힘쓸 것이다.

Q. 게임업계가 한 목소리를 내기를 힘들고 정치권에 적극적으로 어필하지 못한다. 그리고 반대로 이렇게 진행할 경우 게임사의 이익만을 추구한다고 공격받을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걱정하고 계신 분들을 위해서 한마디 한다면?
A. 업계를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서로 다른 이해관계가 있다. 모바일게임이 있고, MMORPG가 있고, 웹보드게임도 있다. 다들 사업의 축이 다르다. 때문에 이런 집단들은 각각 의견이 조금씩 다르다. 그래서 목소리를 모으기가 힘들었던 것 같다. 업계의 큰 형님들이 나서서 좀 해주셔야 된다. 게임 업계는 항상 지탄 받아 왔다. 어디선가에는 계속 공격을 받았다. 사행성 이슈나 다양한 문제해결, 한 목소리를 모으기 위해서 큰 형님들이 좀 나서야 한다. 흔히 말하는 게임 1세대들 말이다.

웹젠 김병관 의장
웹젠 김병관 의장

Q. 업계에 도움을 주겠다고 했는데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갖고 있는가?
A. 셧다운제나 온라인 상에서의 실명인증, 공인인증, 액티브X, 키보드 보안, 방화벽 등 다양한 문제가 많다. 마치 액티브X만 문제인 것처럼 보이는데 모든 것이 얽혀 있는 문제이며, 모든 책임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형태다. 이를 개선해야하고, 게임업계와 정부의 대립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 청소년 보호법 등 할일이 많다.

Q. 국회의원이 된다면 의장직은 내놓는가?
A. 국회법상 국회의원은 부동산을 제외하면 영리 활동을 못한다. 국회의원이 되면 사임을 해야 한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