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영웅일리 없어' 신성걸 PD "게이머도, 개발자도 즐겁고 후회없이!"

"개발자인 저희도 게이머이기 때문에 저희부터 즐거운 게임을 목표로 삼았습니다. 그리고 이 게임을 즐기신 게이머가 수년이 지나도 후회 없도록 해드리고 싶고요"

흥행 공식이 급변하고, 승자 독식이 심해지는 중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인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개발자 스스로 좋아하는 게임 개발을 고집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하물며 수년 동안 게임 개발에 뛰어들면서 산전수전을 다 겪은 개발자라면 지금까지의 경험과 주위의 환경에 타협할 법도 하다. 하지만 걸스데이의 신성걸 PD는 '내가 영웅일리 없어'를 소개하면서 게임 개발자와 게이머가 즐거워야 한다는 신념을 강력하게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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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가 개발하고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에서 서비스 예정인 롤플레잉 모바일게임 '내가 영웅일리 없어'는 2등신 비율의 3D 캐릭터를 전열, 중간열, 후열 등에 배치해 적과 전투를 벌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라인마다 전용 스킬 및 레벨에 비례하는 능력치 보정이 존재하고, 캐릭터마다 갖춘 액티브 스킬과 패시브 스킬이 전투에 영향을 끼친다. 또한, 카툰 풍의 일러스트 및 컷인 연출, 화려하면서도 익살스러운 묘사 등이 어우러져 한 편의 애니메이션처럼 지켜보는 재미도 갖췄다.

"경제력을 갖춘 다수의 게이머를 쫓아가기보다는 저희와 같은 취향을 갖춘 게이머가 재미를 느끼고, 후회하지 않는 게임을 완성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쉽진 않죠. 캐릭터 취향부터 다양한 변수를 갖춘 전투 시스템, 카툰 풍의 그래픽 연출, 여기에 밸런스 조정까지 더해져 밤을 꼬박 새우는 것도 일상이 됐습니다. 하지만 즐겁게 개발하다 보니까 계속 도전하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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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스데이의 신성걸 PD는 씨드나인(현 넷마블몬스터)의 '토막' 프로젝트를 시작으로, 써니와이앤케이(현 플레이위드)가 개발한 '로한', 애니파크(현 넷마블앤파크) 개발작 '마구마구', 'A3' 등 15년간 MMORPG부터 스포츠, 육성 시뮬레이션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를 경험한 베테랑 게임 개발자다. 또한, 걸스데이의 개발진 역시 한 명의 이탈도 없이 신성걸 PD와 함께 7년 이상 함께한 결속력을 자랑한다.

아울러 신성걸 PD는 걸스데이를 소개하면서 게임에 대한 열정을 큰 자산이자 자부심으로 내세웠다. 이들은 '내가 영웅일리 없어'를 개발하기 전에 앞서 '세븐나이츠', '클래시 오브 클랜', '히트' 등 여러 모바일게임을 플레이하면서 성공 요인을 분석했으며, 일부는 상위 순위권에 입성할 만큼 파고들어 게임에 대한 깊은 애정을 과시했다.

"게임을 좋아하는 만큼 저를 포함해 걸스데이 개발진 모두가 너무 욕심을 부려요. 자신이 좋아하는 캐릭터를 출현시키기 위해 다른 캐릭터를 모티브로 삼은 디자인을 요구하는 건 기본이고, 남의 말을 무시하는 캐릭터니까 방어력이 높아야 한다, 남성 캐릭터는 여성 캐릭터가 공격하는 동안 참아야 한다 등등 기상천외한 주장이 나올 때마저 있어요. 심지어 외계인마저 귀여운 외모에 몬스터는 하나도 안 나와요. 이런 요구들을 어떤 형태로든 들어주려고 하다가 지금의 세계관이 완성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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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웅일리 없어' 현대 시대를 배경 삼아 외계인이 정복한 세계에 맞서 비틀린 시공간을 통해 한 시대에 모인 영웅들이 전세계 각지를 탈환한다는 내용으로 진행되며, 이처럼 현대 판타지 성격이 강한 세계관이기에 검을 휘두르는 여학생부터 과거에서 넘어온 왕세자, 기계 박사 소녀, 변신 요괴, 사이보그 등 다양한 콘셉트와 외형의 캐릭터가 출현해도 어색하지 않다는 것이 신성걸 PD의 설명이었다. 이와 함께 프로 웹소설 작가와 합심해 캐릭터와 관련된 설정과 이야기를 구성하고, 게이머가 캐릭터의 매력을 탐구할 수 있도록 게임 곳곳에 녹여낼 것이란 언급이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캐릭터 설정 구상에 난관을 겪던 작가가 나중에 특정 캐릭터에 대한 설정 추가를 개발진에게 요구할 만큼 몰입했다는 후문도 들을 수 있었다.

"게임 시스템의 경우에는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개발할 때보다 난관이 많았어요. 초기 지향점에 맞춰 개발했더니 특정 캐릭터가 지나치게 강력해지거나 전열에 위치한 높은 등급의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들을 압도하더라고요. 저희는 등급만 높은 캐릭터가 무조건 우월해지기보다는 스킬 연계성, 진형 강화와 상성 관계를 강조하기 위해 개발 막바지까지 가장 공을 들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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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웅일리 없어'의 전투 시스템은 게임 내 스토리, 일본 유명 피규어 시리즈 '넨도로이드'와 유사한 2등신 캐릭터 디자인 및 커스터마이징과 함께 신성걸 PD가 게이머들에게 가장 인정받고 싶은 세 가지 특징 중 하나다. 이 중 라인의 구분은 개발 초기에 없었으나 기존 게임에 비해 특색과 무게감이 떨어져 이를 보완하고자 도입됐다. 이어서 라인 구분에 의한 전략성을 강조하기 위해 특정 상황에서 능력치를 공유하는 아이디어 등을 모티브로 삼아 발전시킨 끝에 지금의 모습으로 완성됐다.

이와 함께 전투에 참여할 캐릭터의 경우에는 강화, 합성, 초월, 장비 확장 등 다양한 방법으로 육성할 수 있고, 장착한 아이템의 강화 정도에도 영향을 받는다. 다만, 신성걸 PD는 월별, 주간 퀘스트 보상을 통해 결제 없이 열심히 플레이한 게이머도 충분히 지원하고, 캐릭터 육성에 확률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는 등 과금을 강요한다는 오해를 피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강조했다. '내가 영웅일리 없어'가 돈을 좇는 게임처럼 보이고 싶지 않다는 이유에서였다.

이러한 바람은 퍼블리셔인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의 협조 없이는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신성걸 PD 역시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가 대부분의 게임개발 권한을 걸스데이에 일임한 점에 대해서 매우 감사하다고 밝혔다. 그뿐만 아니라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 내 다른 개발팀과의 논의도 주선해 그래픽 콘셉트의 통일성, 플레이 템포, 향후 개발 방향성 등에 대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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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는 말이 통해요. 시장 분석, 개선 의견, 이벤트 내용 등 전략적인 판단에 입각한 의견을 낼 뿐이고 개발팀이 하고 싶은 걸 대부분 허락해서 개발팀의 개성을 존중해주거든요.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 내 다른 개발팀과의 관계도 서로 이해해주고, 게임 내 리소스를 공유하는 등 소통이 잘 돼서 가족 같은 느낌마저 들어요."

그리고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의 협력 덕분에 과거의 경험을 양분 삼아 지난 실패를 만회하는 기회가 찾아왔다는 신성걸 PD의 말을 들을 수 있었다. 신성걸 PD는 지난 2012년 출시된 스튜디오위켓의 액션롤플레잉 온라인게임 '블러디헌터'를 진두지휘했으나 약 1년 후 서비스 종료란 아픔을 겪은 바 있다. 당시 개발팀의 인력 운용과 컨디션 조절 실패, 개발한 게임에 대한 스스로의 이해도 부족 등의 문제를 모두 자신의 탓이라고 한탄하면서도 그는 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단단히 준비하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서비스 초기에 과자 한 개 수준의 저렴한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패키지 상품 출시부터 게이머를 위한 기념품을 선보여 관련 이슈를 모든 게이머와 함께 공유하거나 지적재산권(IP)을 활용한 콜라보레이션에 이르기까지 여러 방법을 동원해 게이머들에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나아가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와 협력해 피규어, 캐릭터 상품으로도 게이머의 심금을 울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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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영웅일리 없어'는 오는 4월 국내 출시될 예정이며, 와이제이엠 엔터테인먼트는 게임 출시 전까지 공식 카페 등을 통해 캐릭터 일러스트, 설정 등 게임 콘텐츠에 대한 정보를 차례대로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신성걸 PD는 '내가 영웅일리 없어'에 기대하는 게이머들의 마음을 배신하지 않기 위해 출시 막바지까지 잠을 쪼개 개발에 매진할 각오를 숨기지 않았다.

"과거에는 최고가 되기 위해 노력했지만 지금은 재미있게 게이머들과 소통하면서 지속적으로 게임을 발전시키고 싶습니다. 게이머들이 돈을 모아 부활시킨 '진구지 사부로' 시리즈처럼 사랑받는 게임을 개발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할 자신이 있습니다. 앞으로도 꾸준히 지켜봐 주시고 많은 사랑과 관심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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