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밌게 하려면 키우지 마세요~' 슈로대 역대 犬사기 기체는?

[게임동아 조영준 기자] 25년간 국내에 수 많은 마니아들을 거느리며, 로봇 시뮬레이션의 재미를 일깨워준 슈퍼로봇대전 시리즈.

이 슈로대 시리즈가 오랜 시간 사랑을 받는 이유에는 원작 애니메이션에 기반한 크로스오버 세계관과 수많은 로봇과 파일럿들이 등장하고, 이들을 게이머의 취향대로 성장시키는 육성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슈로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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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워낙 많은 로봇이 등장하는 작품인 탓일까요? 조금 키웠다 하면 전체 게임 밸런스를 붕괴시키는 사기적인 능력을 지닌 기체가 간간히 등장해 게임 난이도를 급격히 낮춰 놓고는 합니다. 얼마나 악명이 높은지 몇몇 기체는 아에 "재밌게 게임하고 싶으면 키우지 마라"라고 평가를 받을 정도로 말이죠.

그렇다면 오랜 역사를 지닌 이 슈로대 시리즈 가운데 "야 이건 너무 犬사기 잖아!"라고까지 불리는 역대 사기 유닛은 무엇이 있을까요?

슈로대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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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로대 시리즈를 조금이라도 해본 게이머라면 치가 떨릴 만한 기체가 있습니다. 바로 반프레스토 오리지널 기체인 '네오 그랑존'이 그 주인공입니다. 수 많은 악역이 등장하는 슈로대에 '네오 그랑존'이 악명을 떨치는 데에는 파일럿 '슈우'의 뛰어난 능력이나 높은 방어력, 명중, 회피, 맵병기 등의 특성을 가진 것도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바로 극악의 대미지를 자랑하는 시리즈 부동의 대미지 1위 기술 ' 축퇴포(縮退砲) '죠.

이렇게 무지막지한 능력치를 가지고 있는 '네오 그랑존'이지만 극히 드물게 아군으로 등장하고는 하는데, 아군이 될 때 마다 그야말로 절륜한 능력치로 게임을 씹어먹고는 합니다. 그 중에서도 '슈로대 EX'(1994년 3월 발매)의 '네오 그랑존'은 그냥 '사기'라는 단어로 밖에 설명을 못할 정도로 역대 최고의 벨런스 붕괴 기체로 꼽히고 있습니다.

'슈로대 EX'에서 네오 그랑존은 커맨드 입력으로 아군으로 만들 수 있는데, 얼마나 강한고 하니 가뜩이나 강한 이 로봇이 적군 스텟으로 합류합니다. (전통적으로 슈로대는 적군에서 아군으로 넘어올 때 능력치가 대폭 하락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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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음표로 표시되는 막강한 HP(60,000)와 단단한 장갑 그리고 어지간한 공격은 무시하는 배리어 뿐만 아니라 무려 19,400이란 말도 안되는 공격력의 '축퇴포'까지... 이 작품에서 '네오 그랑존'은 혼자서 최종보스와 1:1 맞짱을 뜰 수 있을 정도여서 다른 기체들의 존재감을 지워버릴 정도입니다. 결정적으로 이 흉악한 '네오 그랑존'은 1화부터 등장합니다. 한마디로 처음부터 최종 보스 끌고 다니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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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로대 EX'의 리메이크가 포함된 슈로대 컴플리트 박스(1999년 6월 발매)에서는 이 사기성이 더욱 짙어져 그냥 적들 사이에 던져놔도 죽지 않는 정도라 다른 유닛을 키울 의미가 없어집니다. 한가지 주의해야 할 점이라고 한다면 또 다른 루트인 '류네편'에서 선택을 잘못하면 이 '네오 그랑존'이 아군 데이터 그대로 적으로 등장한다는 것... 그냥 공략을 보고 이 최악의 상황을 피해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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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동무투전 G건담'의 중간 보스이자 "보라! 동방은 붉게 타오르고 있다!"라는 전설의 명대사를 남기며, 주인공 못지 않은 팬덤을 지닌 '마스터 건담' 역시 슈로대에서 '네오 그랑존' 못지 않은 흉악한 기체로 유명합니다.(아군, 적군 모두 포함)

이 '마스터 건담'의 강력함은 슈퍼로봇대전A(2001년 9월 발매)에서 그 정점을 찍는데, 슈퍼로봇 못지 않은 공격력과 1만에 달하는 HP, 다른 건담 시리즈와 비슷한 수준의 '운동성'(회피를 결정하는 능력) 등의 기체 능력치와 어마 무시한 능력치를 가진 '마스터 아시아'가 만나 극악의 기체를 만들고야 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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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명마 로봇(...) '풍운 재기'와 합체하면 2인분의 정신기를 사용할 수 있고, 시리즈 2회차(엔딩을 본 이후)가 되면 다양한 능력을 지닌 '강화 파츠'를 무려 4개나 사용할 수 있어 그냥 답이 없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건담도 맨몸으로 때려잡는(!) 파일럿 '마스터 아시아'가 가진 '카운터9', '베어내기9'는 모든 공격은 베어내고, 카운터 공격의 경우 명중 & 크리티컬이 100%로 반격만 해도 적이 펑펑 터집니다. 한마디로 한대 만으로 그냥 게임을 평정할 수 있는 치트키와 같은 기체라고 할 수 있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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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범위한 적을 공격할 수 있는 맵병기는 슈로대에서 가장 유용한 기술 중 하나입니다. 때문에 맵병기가 있는 기체는 많은 이들에게 유용하게 쓰이는데, 그 정도가 너무 지나친 기체가 있죠. 바로 5단계 변신으로 체력이 낮아질 수록 공격력이 높아지는 전설의 기체 '이데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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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이데온'은 슈로대 시리즈에서 본 모습을 드러내기 힘든 유닛이었습니다. 그 이유는 체력이 깎일 때 마다 단계적으로 높아지는 공격력의 계수를 맞추기도 전에 그냥 터져버리거나 '폭주' 때문에 굉장한 제약이 걸려있었기 때문이었죠.

하지만 '제3차 슈퍼로봇대전 α'(2005년 7월 발매)에서 '이데온'은 역대급 사기 맵병기 '이데온 건'을 기어이 선보이고 맙니다. 이데온의 능력치를 끌어내기 위해서는 HP가 30%이하로 줄어들어야 하는데, HP가 하락할 때 마다 총 5번에 걸쳐 능력치가 해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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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5단계까지 해방된 이데온이 발사하는 맵병기 '이데온 건'의 능력치는.. 무려 '공격력 9,999'에 '사정거리 ∞(무한)'... 한번 쓰면 HP가 높던 낮던, 최종보스던 그냥 화면이 깨끗하게 지워집니다. 즉 맵 처음부터 끝까지 필살기를 먹이는 셈입니다. 더군다나 '이데온 건'으로 소모된 EN은 5단계 이데온의 EN 모두 회복(!)으로 다시 재생돼 그나마 남아있는 잔존 병력을 다시 지워버리니... 그야말로 제작자의 의도가 궁금한 극악의 맵병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괴랄함 때문인지 3차 슈로대를 해본 이들은 초보자들에게 '이데온을 사용하지 마시던가, 사용해도 '이데온 건'은 쓰지 마세요'라고 할 정도로, 경계하는 사상 최악의 기체가 바로 이데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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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소개한 이데온이 사기급 맵병기 '이데온 건'을 가지고 있다지만, 많은 제약이 따르는데요, 이 단점을 뛰어넘은 미친듯한 대미지를 주는 맵병기를 사용하는 기체가 있습니다. 바로 하늘의 힘을 사용하는 '명왕 제오라이머'입니다.

'이데온 건'은 HP가 감소할 때마다 능력치가 높아지는 5단계에서나 쓸 수 있지만, 제오라이머는 이 제약도 없습니다. 일정 기력이 높아지면 등장하면 발동되는 '차원연결시스템'만 있으면 사용할 수 있는, 무려 앞뒤좌우로 범위가 5칸이나 되는 맵병기 '명왕공격'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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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왕공격'은 슈퍼로봇대전 MX(2004년 5월)에서 그 진가가 발휘되는데, 공격력이 높으면 더욱 보정을 받는 MX의 시스템의 효과를 제대로 받아 '명왕공격'은 한번에 2만~3만 대미지를 쏟아 부어 기세 등등하게 몰려오는 슈퍼로봇 계열 보스를 제외한 적을 한 턴에 몰살 시킬 수 있는 극악의 기술로 탈바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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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HP, EN 회복 등의 기체 특유의 회복력과 버티기에 최적화되어 있는 파일럿들의 정신기까지 그냥 마음 놓고 맵병기 사용하라는 제작진의 배려(?)가 돋보이는 스킬 구성으로 되어 있습니다. 더군다나 슈퍼로봇대전 J(2005년 9월 발매)에서는 설정상으로 등장하는 '그레이트 제오라이머'를 등장시키며 맵병기에 평균 스킬마저 사기인 완전체 기체로 탈바꿈 시켜 주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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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듯, 슈로대에는 별 주목 받지 못하는 비주류 기체들이 있죠. 뭐 유명한 마징가의 '보스 보롯트'나 일부 게이머들에게 호불호가 크게 갈리는 여성형 로봇 '발시오네' 같은 기체 말고도 과거 슈퍼 로봇 만화들에 단골로 등장했었던 보급형 비행기들 말입니다.

하지만 이 비주류 기체가 사기 유닛으로 돌변할 때도 있습니다. '슈퍼로봇대전 IMPACT'(2002년 3월 발매)에 등장했던 '브루거'가 그 주인공이죠. 브루거는 많은 이들에게 익숙한 '용자 라이딘'에 딸려 나오는 그저 그런 보급 기체 중 하나였습니다. 하지만 슈로대 임펙트의 묘한 공격 개조 시스템이 이 환경을 완전히 바꾸어 버렸습니다.

슈로대 임펙트는 약한 기체일수록 더 많이 개조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이 결과 전통의 강캐였던 뉴건담, 마징가 등의 로봇이 아닌 '샤아 전용 자쿠2', 'G-3 건담' 등의 비주류 캐릭터들이 엄청난 공격력을 지닌 기체로 탈바꿈하는 황당한 일이 발생합니다.

이 시스템의 수혜를 가장 많이 입은 기체가 바로 '브루거'로, 무려 15번이나 무기를 개조할 수 있고(마징가는 많아야 4~7회), 막강한 능력을 지닌 W-파츠를 몰아주면, '파이어블래스터'를 뛰어넘는 공격력을 지닌 핵미사일 비행기로 탈바꿈하게 됩니다.

여기에 에반게리온의 등장 인물인 아스카나 레이로 서브 유닛을 바꿀 경우 정신기가 매우 알차게 구성됨과 동시에 기력 110부터는 매 턴 마다 모든 공격을 피하는 '번뜩임'이 자동으로 걸리니 그야말로, 공격과 수비를 고루 가진 기체로 돌변한 셈.

이렇게 금수저로 높아진 브루거의 신분 상승은 많은 스테이지와 극악의 난이도로 악명이 높은 슈로대 임펙트에서 큰 빛을 발하며, 이 소식을 들은 많은 슈로대 마니아들에게 "뭐? 브루거가 사기 기체라고? 장난치냐 지금?" 등등의 훈훈한 반응을 이끌어 내며, 이들을 다시 게임으로 이끄는 혁혁한 공신으로 등극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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