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7 등에 업은 벌칸 API, 모바일게임 그래픽 혁명 끌어낼까?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MWC 2016(Mobile World Congress 2016)에서 삼성전자가 자사의 최신 스마트폰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를 공개하며 차세대 그래픽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 응용프로그래밍인터페이스) 벌칸(Vulkan)을 지원 한다고 밝혔다.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사진
갤럭시S7과 갤럭시S7엣지 사진

갤럭시S7의 벌칸 API 지원 소식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는 가운데 일반 사용자와 게이머 입장에서는 "도대체 벌칸 API가 무엇이길래?"라는 의문이 생길 수 있다. 결론부터 간단히 얘기하면 벌칸 API는 기존의 동일한 PC는 물론 모바일기기에서도 그래픽 성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차세대 기술이다. 게이머 입장에서 살펴보면 벌칸 API의 도입을 통해 더 나은 3D 그래픽의 모바일게임과 VR(가상현실) 게임들을 만끽할 수 있는 것이다.

벌칸 API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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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칸 API 로고 이미지

벌칸 API는 삼성, AMD, 엔비디아, 소니, 구글, ARM, 인텔 등이 소속된 그래픽 관련 API 표준을 제정하기 위한 컨소시엄인 크로노스(Khronos) 그룹에서 선보인 로우레벨 API다. 오픈GL을 잇는 차세대 그래픽 API로 떠오르고 있으며, 경쟁 상대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다이렉트X, 애플의 메탈(Metal) API가 있다. 윈도우기반 3D 게임에는 다이렉트X, 애플의 기기 3D 게임에는 메탈 API가 이용된다고 이해하면 편하다.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는 주로 오픈GL이 활용됐으나 대체자 벌칸 API가 등장한 것이다.

크로노스 그룹 이미지
크로노스 그룹 이미지

벌칸 API는 윈도우 PC 기반의 다이렉트X나 애플의 기기에서만 구동되는 메탈 API와 달리 윈도우는 물론 리눅스, 안드로이드, 타이젠, 콘솔 게임기기 등 다양한 플랫폼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같은 특성 때문에 플랫폼 확장이 용이해 모바일기기에서도 콘솔급 그래픽의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데 벌칸 API가 큰 역할을 해줄 것으로 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아울러 벌칸 API는 기존의 다이렉트X나 오픈GL 등에 비해 지연시간이 적고 멀티 코어와 멀티 스레드 지원에 최적화돼 동일한 하드웨어에서도 더 나은 수준의 그래픽 성능을 끌어낼 수 있다. 특히, CPU 부하를 최소화하고 배터리 효율 측면에서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벌칸 API에 대한 더욱 자세한 내용은 크로노스 그룹 홈페이지(http://kr.khronos.org/)를 참고하면 된다.)

이 같은 장점을 가진 벌칸 API는 이미 PC 시장에서 엔비디아나 AMD 등 그래픽카드 칩셋 제조사들이 드라이버를 출시하며 지원에 나섰으며, 게임 개발사 크로팀(Croteam)은 최초의 벌칸 기반 게임 '탈로스 법칙(The Talos Principle)'을 선보이며 화제를 모았다. 다이렉트X와 벌칸 API의 로우레벨 API 대결이 벌써부터 펼쳐지고 있는 모양새다.

그렇다면 벌칸 API는 안드로이드 OS 기기에서 구동되는 모바일게임 그래픽에 어떤 변화를 불러 올 수 있을까? 이는 갤럭시 언팩 2016 행사에서 에픽게임스의 팀 스위니 대표가 소개한 테크데모 '프로토스타'에서 엿볼 수 있다.(영상 유튜브 https://www.youtube.com/watch?v=zr6u5wJEs4w&feature=youtu.be)

벌칸 API 적용 언리얼엔진4 테크데모 프로토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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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칸 API 적용 언리얼엔진4 테크데모 프로토스타 이미지

벌칸 API 적용 언리얼엔진4 테크데모 프로토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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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칸 API 적용 언리얼엔진4 테크데모 프로토스타 이미지

벌칸 API 적용 언리얼엔진4 테크데모 프로토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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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칸 API 적용 언리얼엔진4 테크데모 프로토스타 이미지

'프로토스타'는 벌칸 API를 이용해 언리얼 엔진4로 제작한 실시간 3D 테크 데모로 갤럭시S7에서 구동되는 최초의 벌칸 API 활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다. '프로토스타'에 사용된 언리얼 엔진4의 모바일 렌더링 기능은 다이내믹 평면 리플렉션 (다이내믹 오브젝트의 하이 퀄리티 리플렉션), 벡터 필드 포함 모바일 풀 GPU 파티클, 하이 퀄리티 ASTC 텍스처 압축, 풀 씬 다이내믹 캐스케이드 섀도우, 색수차 효과, 모바일 다이내믹 라이트 리플렉션, 필름 톤매핑 커브, 향상된 모바일 스태틱 리플렉션, 하이 퀄리티 모바일 뎁스 오브 필드, 템퍼럴 안티앨리어싱, 한 화면에 천 단위의 다이내믹 오브젝트를 지원하는 벌칸 API로 온라인게임이나 콘솔게임에 사용되는 기술과 견줘도 뒤지지 않는다.

에픽게임스의 설명에 따르면 지금까지의 안드로이드 기기는 최고 성능의 기기에서도 게임 등의 앱은 최대 한계치의 성능을 끌어내는데 어려움이 있었으나, 벌칸 API의 등장과 이를 지원하는 언리얼 엔진 4의 기술적 향상을 통해 앞으로는 어플리케이션에서 기기의 성능을 극한까지 끌어내 지금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고품질의 컨텐츠를 구현할 수 있을 전망이다.

에픽게임스 팀 스위니 대표는 "새로운 그래픽 표준인 벌칸 API는 모바일 기기에서도 콘솔 급의 고성능 그래픽 구현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다. 삼성은 갤럭시 S7으로 이를 선도하고 있고, 언리얼 엔진 4는 모바일 그래픽의 혁명에 대응하는 개발자들에게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 줄 것이다"고 밝힌 바 있다.

이처럼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모바일게임 그래픽의 혁명을 이끌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벌칸 API이지만, 아직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 애플은 이미 자신의 독자 규격인 메탈 API를 사용 중이며, 벌칸 API를 지원하는 모바일기기 보급이 이제 시작인 만큼 많은 수의 기기가 보급되기 전까지는 개발사들이 벌칸 API 적용에 소극적일 수 있어 아직 성공을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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