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고로 다시 만나는 영화의 즐거움 PS4용 '레고 마블 어벤져스'

게임명: 레고 마블 어벤져스
개발사: 워너 브라더스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유통사:인플레이 인터렉티브
사용기기: 플레이스테이션4(PS4)
필자명: 구석지기

레고(LEGO)가 게임으로 나오기 시작한 건 90년대부터였다. 그땐 단순히 레고의 주요 캐릭터가 등장하는 단순한 방식이었지만 지금은 웬만한 애니메이션 저리가! 할 정도로 수준이 높아졌다.

그래픽과 기술의 발전은 레고에게 생명을 불어넣었고 영화나 드라마를 재현하는 과정으로 확장됐다. 해리포터나 인디아나 존스, 스타워즈까지 유명한 영화의 레고 게임화는 당연해 보일 정도다.

레고마블어벤저스01
레고마블어벤저스01

그래서 영화 '어벤져스'를 레고 게임화 한다는 발표가 나왔을 때 은근한 기대감이 느껴졌다. 얼마나 원작을 잘 패러디하고 표현할지 말이다. 그렇게 해가 바뀌고 게임이 출시됐다.

마블의 영웅들이 모여 강력한 적과 대립하는 내용의 어벤져스 영화는 2012년 4월 개봉돼 전 세계의 마블 팬들을 들썩거리게 만들었다.

레고마블어벤저스02
레고마블어벤저스02

그리고 3년이 되는 해인 2015년 5월 후속작인 '에이지 오브 울트론'이 개봉됐다. '레고 마블 어벤져스'는 이 2개의 이야기와 사이에 나온 마블 영화들의 주요 이야기를 담았다.

- 마블 영화를 모두 모아 한 번에 보자
레고 어벤져스 게임은 단순히 2개의 영화를 묶은 게임이 아니다.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사이에 개봉한 토르나 캡틴 아메리카, 아이언맨 등의 영화도 넣었다.

이는 볼륨적 이슈보다는 어벤져스 이야기 자체를 효과적으로 풀기 위한 과정으로 보인다. 마블의 영화들은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를 위해 진행되며 작은 복선들이 모여 전체의 이야기로 연결된다.

레고마블어벤저스03
레고마블어벤저스03

게임 역시 다양한 시대관을 에피소드 형태로 풀어내고 그사이마다 새로운 영웅을 획득하는 식으로 진행 시킨다. 한 영화가 끝난 후 다른 영화가 아닌 에피소드 형태다.

그래서 게임 진행은 각각의 영화의 일부와 영웅들의 이야기, 시대, 공간, 국가를 넘나들며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영화 장면의 패러디는 물론 당시에 없던 새로운 장면들도 다수 나온다.

레고마블어벤저스04
레고마블어벤저스04

이런 방식은 꽤나 만족스럽다. 자칫 지루해질 수 있는 방식에서 벗어나 굵직한 에피소드 위주로 접할 수 있으며 특정 캐릭터에 집중되지 않고 다양한 인물들의 이야기를 보여주기 때문이다.

모든 영웅과 악당 캐릭터들에 대해서는 꽤나 공들인 흔적이 느껴진다. 아이언맨의 경우는 슈트마다 내부 UI가 다르게 설정돼 있고 특이 기술도 다르다.

레고마블어벤저스06
레고마블어벤저스06

캡틴 아메리카의 슈터 역시 꼼꼼하게 차이점을 나타내고 있으며 블랙 위도우나 호크아이, 팔콘, 윈터 솔져 등 게임 내 등장하는 인기 캐릭터들 역시 특징을 잘 살려주고 있다.

거기에 실제 영화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다양한 코스튬과 악당들의 모습은 수집 욕구를 충족시켜주기에 부족함이 없으며 의외의 인물들의 등장도 색다른 재미 요소다.

레고마블어벤저스15
레고마블어벤저스15

덕분에 마블의 팬이라면 이 게임은 보고 찾는 재미에서 충분한 만족도를 경험하게 해준다. 이 점 하나만으로도 '레고 마블 어벤져스' 게임은 구입해야 할 가치가 있다.

- 시리즈 특유의 불친절함, 편의성 강조는 왜 매번 누락될까?
그러나 이 시리즈는 전형적인 아쉬운 단점을 가지고 있다. 퍼즐에 대한 설명 부족은 물론 편의성이 많이 떨어지는 부분이 그것이다.

레고마블어벤저스05
레고마블어벤저스05

레고 게임 시리즈는 전통적으로 레고를 조립하는 퍼즐과 캐릭터를 활용한 퍼즐, 그리고 각 게임마다 다르게 적용되는 퍼즐 세 종류로 나뉜다.

앞의 두 개 퍼즐 과정은 시리즈마다 거의 고정돼 있는 기능이라 크게 놀랍진 않지만 새로운 형태의 퍼즐은 갈수록 복잡해지고 난이도가 오르는 느낌이다.

시리즈에 익숙한 게이머들이라면 어려움을 조금 덜 타겠지만 어벤져스가 좋아서 첫 시리즈를 산 게이머라면 꽤나 골머리를 앓게 만들어준다.

레고마블어벤저스07
레고마블어벤저스07

이는 친절하지 않은 UI와 익숙하지 않은 퍼즐 구성 때문이다. 레고 시리즈가 나이가 어린 게이머를 대상으로 했다고 보기 어려울 정도의 퍼즐들이 다수 나오는 건 참 아이러니하다.

예를 들어 특정 사물을 부수기 위해 아이언맨 또는 수류탄 투척이 가능한 캐릭터가 필요하다는 식의 퍼즐이 나왔을 때 이에 대한 설명은 해당 위치나 주변에서 헤매야 볼 수 있다.

그리고 버튼을 꾸욱 눌러서 나오는 동작을 이용해야 한다는 설명도 없고 어떤 영웅을 쓰라는 식의 문구 위주로 푼다. 특정 상황에서 어디로 가라는 건 짧은 초반 영상 정도로만 보여준다.

레고마블어벤저스13
레고마블어벤저스13

이러다 보니 영화나 마블 영웅들의 특징을 잘 아는 게이머도 해당 상황에서는 쩔쩔매는 상황을 겪게 된다. 꼭 자기들은 방법을 아니깐 모두가 그러겠지? 라는 식의 불편함처럼 느껴진다.

그리고 혼자가 아닌 2명이 함께 해야 빠르면서 온라인 기능이 제외돼 있다는 건 의외다. 오프라인 2인 플레이로도 할 수 있지만 온라인이 기본인 상황에서 그게 없다는 건 단점이 아닐까 싶다.

- 수집과 패러디의 즐거움, 익숙하면 좋지만 초반 답답함은 아쉽다
'레고 마블 어벤져스'는 시리즈 최초로 오픈 월드 방식을 채택했고 팬들과 게이머 모두를 만족 시키기 위한 다양한 시도가 결합된 신작이다.

레고마블어벤저스14
레고마블어벤저스14

수집 과정의 즐거움은 그냥 플레이만 해도 꾸준히 얻게 되고 조금 머리를 더 쓰면 더 많이 획득할 수 있게 돼 있다. 하나하나 채워가는 재미는 참으로 뛰어나다.

그러나 이 수집 과정보다 게임을 풀어가는 과정은 친절하지 못하고 답답하다. 1회차를 완수한 후 프리 플레이로 미션의 숨겨진 걸 풀기도 전에 게이머가 지칠 수 있다.

레고마블어벤저스10
레고마블어벤저스10

다른 부분은 다 좋다. 귀여운 그래픽과 패러디, 독특한 연출 등 모두 만족스럽다. 그러니 이제 신작에선 제발 편의성을 좀 더 높여주자. 레고의 창의성도 좋지만 우린 게이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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