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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착오적 판단에 고꾸라지다,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크로스'

김원회

[게임동아 김원회 기자] 컴퓨터 음악 제작을 위해 야마하가 개발한 음성 합성 엔진 '보컬로이드'. 이 '보컬로이드'의 마스코트 캐릭터로 출발한 '하츠네 미쿠'는 여러 작곡가의 창작 활동, 팬들의 홍보에 힘입어 지금은 해외 콘서트까지 열리는 등 국제적인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서적부터 애니메이션, TV 프로그램, 게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매체에서 얼굴을 비치는 중이다.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시리즈'는 이 '하츠네 미쿠'란 캐릭터와 관련 음원들을 활용한 리듬게임 연작으로, 국내에는 플레이스테이션 포터블(PSP)용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플레이스테이션 비타(이하 PS VITA)용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에프'(이하 '디바 에프') 등이 출시된 바 있다. 그리고 지난 2012년 이후 정식 발매 소식이 끊겼던 이 시리즈가 2016년 들어서 PS VITA용 '하츠네 미쿠: 프로젝트 디바 크로스'(이하 '디바 크로스')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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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제목이 '디바 에프'에서 '디바 크로스'로 일신되면서 콘셉트도 대폭 바뀌었다. 먼저, 스토리 모드가 추가됐다. '라이브 퀘스트 모드'란 이름으로 진행되는 스토리 모드를 통해 게이머는 '하츠네 미쿠'외에 '카자미네 린', '레구리네 루카', 'MEIKO' 등 총 5종의 보컬로이드 캐릭터들과 노래의 힘을 모은다는 이야기를 확인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캐릭터 개성도 더 두드러져 '라이브 퀘스트 모드' 중 여러 보컬로이드 캐릭터와 대화를 나눌 수 있게 바뀌었다. 선물을 주고 미니게임을 즐겼지만 간단한 호감 여부만 알 수 있었던 '디바 에프'보다 더 생동감이 넘치고, 게이머와 함께한다는 캐릭터의 입지도 더욱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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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플레이 방식 역시 변화가 생겨 십자키와 우측 버튼을 조합해 입력하는 노트, 터치 스크린을 손으로 그어야 하는 스크래치 노트 외에 특정 버튼을 연타하는 러시 노트가 추가됐다. 또한, 플레이 화면 배경에서 나오던 영상도 '디바 크로스'의 방향성에 맞춰 서사가 담겨있던 뮤직비디오 방식 대신 콘서트 연주와 유사한 묘사로 바뀌었다.

'라이브 퀘스트 모드' 중 무작위로 획득할 수 있는 모듈 및 게임 아이템은 플레이 성적에 영향을 주는 효과를 갖춰 게이머가 캐릭터를 어떻게 꾸미느냐에 따라 같은 곡, 같은 판정일지라도 최종 판정에서 차이가 난다. 특히, 이번 작은 정해진 조건을 달성하는 퀘스트 중심으로 진행되며, 클리어 조건 중에는 특정 모듈을 착용해 정해진 곡을 클리어하는 것도 포함돼 단순히 노트만 잘 맞추면 그만이었던 전작보다 신경 써야 할 요소가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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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까지만 보면 '디바 크로스'는 새로운 콘셉트를 성공적으로 정착시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은 하루만 플레이해도 180도 뒤집힌다. 시대착오적인 결정으로 인해 리듬게임으로서도, 캐릭터게임으로서도 '디바 크로스'는 대차게 고꾸라졌다.

먼저, 24곡에 불과한 음원 수록 분량이 치명적이다. '디바 에프'의 32곡과 비교해도 명백히 적은 수다. 출시 전에는 50곡 이상 수록됐다고 광고했으나 이는 여러 곡의 하이라이트만 모은 메들리 음원에 수록된 곡들까지 집계한 것으로, 메들리 음원 한 곡만으로 다수의 곡을 플레이했다는 만족감을 느끼긴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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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수록곡 대부분이 '하츠네 미쿠' 관련 음원이어서 다른 보컬로이드 캐릭터를 좋아하는 게이머는 소외감을 느끼기 쉽다. 수록곡을 카오스, 쿨, 큐트, 뷰티 등으로 구분하는 과정에서 이에 부합하는 음원을 찾지 못한 탓에 음원 종류가 줄어든 것 아닌가 싶을 정도다. 전작과 겹치는 수록곡이 적다는 점을 위안으로 삼을 수밖에 없다.

모듈 등의 게임 아이템의 경우, 중복 획득 가능성이 존재해 갈수록 스트레스가 쌓인다. 프리 플레이에서는 아이템을 획득할 수 없어 게임 모드 하나가 버려진 것은 덤이다. 이와 함께 퀘스트 클리어를 위해 효과 위주로 모듈과 아이템을 장착하다 보면 캐릭터의 모습은 게이머가 바라는 모습과 멀어질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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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밖에 모처럼 스토리 모드가 생겼으나 보컬로이드 캐릭터들의 매력들을 제대로 살리지 못한 '라이브 퀘스트 모드'의 스토리 내용, 게이머를 골탕 먹이려고 작정한 듯한 일부 고난이도 노트 패턴 등 역시 아쉽기는 마찬가지다. 해상도나 로딩 등의 퍼포먼스가 개선됐지만 이런 장점을 치켜세우기에는 게이머가 감수해야 하는 불편한 요소가 너무 많다.

결국 '하츠네 미쿠'라는 강력한 지적재산권을 활용했음에도 불구하고 '디바 크로스'는 좋은 평가를 받기 어려운 평작에 그쳤다. 이는 잘못된 게임 설계와 방향성을 고집한 개발진들의 책임이다. 과연 게이머들이 이런 모습의 '하츠네 미쿠' 게임을 바랐는지 의문이며, 향후에는 게임을 바꾸기에 앞서 재미를 먼저 생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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