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인 정신을 2D 애니메이션에 쏟아붓다, '프로젝트 뫼비우스'

[게임동아 김원회 기자] 2D 애니메이션 연출은 모바일게임 개발의 난이도를 높인다는 것이 개발자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3D 그래픽을 사용했을 때보다 저장용량과 RAM 소모가 많고, 데이터 수정 작업도 번거로워 효율이 떨어지는 등 빠르게 변화하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불리한 요소가 많다.

프로젝트뫼비우스리뷰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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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3D 그래픽이 보편화되기 전부터 존재했던, 2D 애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게이머 입장에선 2D 그래픽의 입지가 좁아지는 현실이 아쉬울 수 있다. 2D 애니메이션 특유의 부드러운 움직임과 화풍은 3D 그래픽과는 분명 차별화되기 때문이다. 내꺼에서 개발 및 서비스 중인 액션롤플레잉 모바일게임 '프로젝트 뫼비우스'는 이러한 게이머를 위해 출시됐다고 말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로젝트 뫼비우스'는 횡스크롤 진행 방식의 스테이지, 공격과 스킬을 조합해 콤보를 이어가는 연계 시스템,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부드러운 2D 액션 연출 등이 특징이다. 고전 게임을 기억하는 게이머라면 캡콤이 개발한 아케이드게임 '던전 앤 드래곤 시리즈'를, 온라인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네오플이 개발하고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던전앤파이터'를 떠올리기 쉽다.

프로젝트뫼비우스리뷰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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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프로젝트 뫼비우스'의 캐릭터들은 모바일기기라는 한계에 도전하는 듯한 부드럽고 역동적인 움직임을 선보여 게이머의 시선을 끈다. 캐릭터 하나당 약 300여 장의 전신 삽화를 통해 구현된 전투 모션은 초당 약 30장 내외의 그림을 사용하는 TV 애니메이션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이와 함께 화려한 3D 그래픽으로 구현된 특수효과나 효과음도 타격감을 강조해 굳이 캐릭터의 목소리가 없더라도 게이머는 충분히 박력을 느낄 수 있다. 비록 전투 종료 직후의 클로즈업이나 강력한 기술을 사용할 때 나타나는 2D 애니메이션 컷인, 대기 화면의 캐릭터 모습 등 해상도 열화가 눈에 띄지만, 최적화를 위한 고육지책에 가까워 단점이라고 꼬집기 어렵다.

프로젝트뫼비우스인터뷰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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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화려한 2D 애니메이션 연출만큼이나 조작 체계도 개발진들의 장인 정신이 엿보인다. 점프, 대시 겸 회피, 일반 공격과 스킬의 활용이라는 기본 패턴 위에 정해진 순서에 맞춰 기술을 쓰면 발동되는 연계 스킬의 추가 효과, 대미지 배수가 더해지는 공중 콤보 및 백 어택, 모션 캔슬 등 다양한 테크닉이 녹아들어 재미를 더한다. 이 중 연계 스킬의 경우, 능력치 향상과 회복 등 부가 효과를 갖춰 전투용 소모 아이템이 없는 '프로젝트 뫼비우스'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리고 치유, 방어, 상태이상 공격 등 독특한 전투 패턴을 갖춘 몬스터들을 공략하는 재미 역시 준비됐다. 특히, 보스 몬스터들은 땅에 숨거나 화면 바깥에서 폭격, 분신 생성처럼 개성적인 공격을 선보이기 때문에 게이머에겐 최적의 공략법을 찾는 눈썰미, 조작 실력이 요구된다. 또한, 같은 스테이지라 해도 조작 캐릭터마다 콘셉트 및 장점이 확연히 달라 자연스럽게 다양한 플레이 패턴을 즐길 수 있다.

프로젝트뫼비우스16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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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일(8일) 기준 생성할 수 있는 조작 캐릭터는 튼튼한 방어력과 호쾌한 근접 공격 기술에 특화된 '크루세이더', 원거리 공격 및 날렵한 몸놀림이 특기인 '레인저' 두 종류로, 배경 설정부터 성격, 퀘스트 스토리까지 여러 요소가 상반돼 이를 비교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인벤토리 및 재화만 공유해 한 번 클리어했던 스테이지에 다시 도전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크게 지루하진 않으며, 삽화만 공개된 안드로이드 격투가 캐릭터도 기대하게 만든다.

다만, 전투 시스템과 캐릭터를 제외하면 차별화 요소는 생각보다 적다. 재료를 소모해 강화시키는 무기, 장신구와 조각을 모아 레벨 및 등급을 올리는 복장, 캐릭터 레벨에 따라 강화 한도가 해금되는 스킬, 요일 던전과 자원 수집용 특수 던전, 업적 달성에 따른 추가 보상 등 보편화된 시스템이 많이 보인다. 굳이 차별점을 찾아보자면 일일 퀘스트 보상으로 주어지는 캐시 재화 덕분에 느긋하게 플레이한다면 과금 필요성이 적다는 사실 정도다.

프로젝트뫼비우스인터뷰07
프로젝트뫼비우스인터뷰07

이 밖에 무기의 속성을 바꿀 수 있는 대장간, 보스 레이드, 길드 등 구현되지 않은 시스템도 많아 직 미완성이라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미구현 콘텐츠에 아쉬움을 나타내기엔 이미 구현된 콘텐츠에서 발생하는 문제부터 짚어야 할 필요가 있다.

먼저, 사용자 인터페이스의 완성도가 떨어진다. 종합 전투력 외에는 세부 능력치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없어 게이머가 직접 장비의 능력치 가중 효과를 일일이 더해야 한다. 또한, 능력치 합산을 통해 결정되는 전투력 수치에서 공격력의 비중이 큰 점도 수긍하기 어렵다. 덕분에 레벨과 등급이 같더라도 방어력 특화 복장보다 공격력 특화 복장의 전투력 향상 폭이 더 높은 아리송한 상황이 발생한다.

프로젝트뫼비우스리뷰06
프로젝트뫼비우스리뷰06

전투 중에는 자주 터치해야 할 스킬 버튼이 너무 작고, 좁게 붙어 있어 원하지 않는 스킬 혹은 일반 공격이 발동되는 경우가 잦다. 정해진 순서대로 공격해 연계 스킬의 효과를 얻어야 하는 '프로젝트 뫼비우스'에서 터치 실수는 꽤 뼈아프다.

이와 함께 한 번 공격 당하면 빠져나갈 방도가 없어 순식간에 체력이 줄어드는 일부 구간이나 4장 이후 급격하게 높아지는 난이도, 어린아이가 조종하는 것처럼 우왕좌왕하는 자동전투의 인공지능 등을 주요 문제점으로 꼽을 수 있겠다. 잦은 업데이트와 새로운 오류 발생 등 운영 부문 역시 현재까지 좋은 점수를 주기 어렵다. 이로 인해 행동력과 골드가 항상 부족한 문제는 상대적으로 대수롭지 않게 느껴진다.

프로젝트뫼비우스리뷰08
프로젝트뫼비우스리뷰08

이 게임에 대한 혹평은 힘든 길을 선택한 인디게임 개발사에게 가혹한 내용일 수도 있다. 하지만 정식 출시된 이상 게임의 개성만을 치켜세우며 세부적인 완성도 문제를 외면할 수 없는 노릇이다. 여러 게이머가 기다렸던 '남들과는 다른' 모바일게임이 출시된 만큼 현재의 성장통을 극복하고, 안정적인 운영을 통해 게이머들에게 사랑받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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