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모바일게임 연이은 언리얼 엔진 선택, 왜?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에 온라인게임 못지않은 방대한 콘텐츠와 거대한 규모로 무장한 대형 게임들이 연달아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특히, 해당 게임들이 게임의 개발 엔진으로 언리얼 엔진을 채택하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집중 된다.

국내 모바일게임 시장을 대표하는 강자인 넷마블게임즈(이하 넷마블)는 오는 9월 중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개발 중인 '리니지2: 레볼루션'의 첫 CBT를 진행한다. '리니지2: 레볼루션'은 엔씨소프트의 대표 온라인 게임 중 하나인 '리니지2'의 IP를 활용한 게임로, 리니지2의 다양한 콘텐츠와 감성을 모바일에서도 그대로 구현한 것이 강점이다.

리니지2: 레볼루션 이미지
리니지2: 레볼루션 이미지

또한,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이하 위메이드)도 자사가 가진 IP를 활용해 모바일 RPG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 주인공은 위메이드를 대표하는 온라인게임인 '미르의 전설' 시리즈와 '이카루스'다.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는 자회사를 통해서 '이카루스 모바일'과 '미르 모바일'을 개발 중에 있으며, 두 작품 개발에는 모두 언리얼 엔진4가 활용되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지난달 30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자사의 RPG 라인업 6종을 공개한 게임빌은 엑스엘게임즈와 협력해 개발 중인 '아키에이지: 비긴즈'의 개발 엔진으로 언리얼 엔진4를 채택했으며, 넥슨도 레고의 IP를 활용한 모바일게임을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일찌감치 언리얼 엔진을 활용해 성공작을 쏘아 올린 액션스퀘어의 '삼국블레이드'와 '블레이드2'도 모두 언리얼 엔진4 기반이다.

히어로즈 제네시스 이미지
히어로즈 제네시스 이미지

이외에도 모비릭스에서 서비스 예정인 스튜디오G9의 대표작 '히어로즈 제네시스'도 일찍부터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개발됐으며, 지난달 첫 CBT를 인상적으로 마쳤다. 여기에 아직 외부에 공식적으로 아직 공개하지 않은 대형 게임사들의 언리얼 엔진4 프로젝트 등까지 합치면 이미 국내에서만 수십종의 언리얼 엔진4 기반의 모바일게임이 개발 중에 있는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대형 게임사들이 연이어 언리얼 엔진4를 채택하고 있는 것에 대해 언리얼 엔진을 활용한 성공 작품의 등장, 경쟁 엔진과 비교해 뛰어난 그래픽 퀄리티와 작업 효율, 과거에 비해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된 점 등을 그 주요 포인트로 꼽았다.

스마트폰게임 초창기 시절만 해도 언리얼 엔진으로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기는 쉽지 않다는 평가가 주를 이뤘다. PC나 온라인게임, 콘솔게임 그리고 그중에서도 트리플A급의 게임 개발에 사용됐기 때문에 성능이 뒤처지는 모바일기기에서는 제대로 된 성능을 보여주지 못할 것이라는 이유 때문이었다.

하지만, 2014년 액션스퀘어가 언리얼 엔진3를 활용해 개발 액션 RPG '블레이드 for Kakao'가 큰 성공을 거두고, 모바일게임에 더욱 최적화한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개발한 '히트'의 성공 이후에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모바일게임 개발이 급물살을 탔다. 모바일 디바이스의 성능이 어느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오면서 퀄리티에서 큰 강점을 가진 언리얼 엔진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이다.

언리얼엔진 벌칸 API 데모
'프로토스타'
언리얼엔진 벌칸 API 데모 '프로토스타'

기존의 모바일 3D게임에 비해 뛰어난 퀄리티를 보여주는 것도 언리얼 엔진4의 연이은 채택의 대표적인 이유 중 하나다. 언리얼 엔진4는 모바일기기에서도 물리기반렌더링(PBR)을 지원하기 때문에 한층 사실적인 빛 표현과 한층 더 살아있는 질감의 그래픽을 만끽할 수 있다. 최적화된 PC에서만 PBR을 지원하는 경쟁 엔진보다 모바일 기기에서 더욱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보여주는 데 유리하다.

이와 함께, 중소 게임사나 인디 게임사도 엔진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물론 풀 소스코드를 제공하는 점도 언리얼 엔진4 채택의 또 다른 이유 중 하나다. 현재 모바일 게임은 예전처럼 6개월이나 1년 등 짧은 시간 동안 서비스하는 것이 아니라 다년간 서비스를 이어간다. 이때 신규 모바일 디바이스 및 OS버전의 지원은 필수다. 신규 디바이스나 OS버전을 위해서 새롭게 업데이트를 하는 방식은 신규 버전에 있는 문제도 함께 적용될 수 있어 위험이 발생할 수 있다. 언리얼 엔진 4는 풀 소스코드를 제공하기 때문에 신규 모바일 디바이스나 OS에 필요한 코드만 수정하면 된다. 개발사 입장에서는 큰 위험이나 어려움 없이 서비스를 이어갈 수 있다.

실제로 현재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해 대형 RPG를 개발하고 있는 한 개발자는 "캐주얼 게임이나 작은 게임을 개발 중인 경우 다른 엔진을 사용하는 것이 나을 수 있으나, MMORPG 등 대형 게임을 개발한다면, 언리얼 엔진4가 작업 효율이 뛰어난 것이 사실이다"라며, "아울러 경쟁 엔진의 경우 게임의 덩치가 커지면 커질수록 모바일기기의 램 관리에서 애로 사항이 있는데, 언리얼 엔진4의 경우 훨씬 수월하다"고 밝히기도 했다. 대형 게임을 개발할수록 언리얼 엔진4가 더욱 적합하다는 이야기다.

과거에 비해 언리얼 엔진을 다룰 수 있는 모바일게임 개발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언리얼 엔진 채택의 배경으로 한몫했다. 모바일게임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온라인게임 시절부터 언리얼 엔진을 만져본 개발자들이 모바일게임 시장으로 자연스럽게 뛰어 들며 모바일게임 개발을 위한 언리얼 엔진 채택도 자연스레 늘어난 셈이다. 아울러 각종 게임 관련 교육 기관은 물론 에픽게임스코리아도 적극적으로 세미나와 컨퍼런스 등을 진행해 언리얼 엔진 개발 인력 확충에 매진하고 있다.

지난 5월 진행된 언리얼 서빗 2016
현장
지난 5월 진행된 언리얼 서빗 2016 현장

익명을 요구한 교육 기관의 한 관계자는 "개발자는 물론 대형 게임사들도 언리얼 엔진을 활용하겠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지금은 언리얼 엔진도 경쟁 엔진처럼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게 됐다"라며, "모바일 게임 시장이 고 퀄리티로 무장한 3D 게임으로 흘러가고 있으므로 언리얼 엔진의 채택이 점점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외에도 전세계에서 우리나라가 언리얼 엔진4를 활용한 게임 개발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에픽게임스코리아의 적극적인 비즈니스와 빠른 후속 대응 등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언리얼 엔진4 로고
언리얼 엔진4 로고

에픽게임스코리아 관계자는 "한국은 전세계에서 가장 앞선 모바일게임을 개발하고 있기에 한국 개발사들의 피드백은 굉장히 중요하다. 그래서 에픽게임스코리아는 지사 내 모바일 엔지니어를 두고 한국 개발사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렴하여 모바일 기능 개선 및 업데이트를 주도하고 있다. 엔진의 장점을 넘어 이런 노력들이 인디, 소규모 그리고 대형 개발사까지 언리얼 엔진 4를 대거 채택하는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하며, 언리얼 엔진 4를 이용해 주시는 모든 분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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