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브로스, "우리 게임 콘셉트는 '관음', 새로운 SNG 기다려 주세요"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우리 게임의 콘셉은 '관음'입니다. A.I로 움직이는 아바타를 관찰하고 엿보며 상호작용하는 것이 게임의 핵심 입니다"

엔브로 장영국 개발이사(좌) 나동훈
대표(우)
엔브로 장영국 개발이사(좌) 나동훈 대표(우)

이는 현재 개발 중인 게임의 콘셉트가 무엇이냐고 묻자 엔브로스의 나동훈 대표와 장영국 개발이사가 입을 모아 답한 말이다. 엔브로스는 피쳐폰 시절부터 모바일게임 사업 영역에서 역량을 뽐내온 나동훈 대표와 '마이독스', '프로젝트 퍼피' 등 감성적이고 교감을 전면에 내세운 게임을 개발해온 개발자들이 뜻을 모아 지난 2015년 8월 설립한 회사다.

이들이 뭉쳐 개발 중인 개발 중인 SNG '더 라이프'는 우리가 흔히 접하는 농장 경영형태의 일반적인 SNG와 달리 MBTI 테스트를 기반으로 준비된 설문에 답해 아바타를 생성하고, 해당 아바타가 각 성격에 맞춰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월드 내에서 활동하는 것이 특징인 게임이다.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게이머는 해당 아바타가 자신의 월드에서 성격에 맞춰 활동하는 모습을 엿보고 관찰하고 또한, 이들과 상호작용하면서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배가 고플 때 음식을 주고 소망을 해결해주기도 하면서 게이머는 신의 입장에서 아타바를 육성하는 것이다. 아울러 단순과 관찰과 엿보기를 넘어 아바타를 육성하고 그들이 결혼하고 아이를 낳는 과정까지 옆에서 함께할 수 있다.

MBTI 성격 기반 테스트 설문에 맞춰 생성한 인공지능 아바타는 4개의 뿌리에서 시작해 또 4개의 갈래로 나뉘어 크게 16개 성격으로 나뉜다. 이들은 각기 다른 행동 패턴을 보여주며 게임 속 여기저기에서 활약한다. 예를 들면 사교성이 뛰어난 아바타는 옆 동네 게이머의 월드에 놀러가 다른 아바타와 관계를 쌓으며 실제 게이머들끼리 관계를 쌓아갈 수 있도록 중매쟁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반면, 게으른 성격의 아바타는 방안에만 박혀서 느긋한 생활을 하는 등 성격마다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관찰의 재미를 전한다.

엔브로스가 기존의 농장형 SNG와 달리 인공지능 기반의 아바타를 관찰하고 육성하는 것을 게임의 콘셉트로 잡은 것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숨어 있다.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스마트폰 게임 시장의 붐은 SNG가 일으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리고 시장이 엄청나게 팽창했지만, 더 이상 SNG 시장이 커지지 않고 모습에는 게임의 속은 바뀌지 않고 소재만 바뀌는 SNG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빵집이 슈퍼마켓으로 마을이 도시 등으로 겉모습은 달라졌지만, 게이머들이 느끼는 감각은 똑같았습니다"

나동훈 대표는 SNG 시장이 더 이상 팽창하지 않고 있는 문제는 겉모습만 바뀌고 똑 같은 게임성을 유지중인 현재의 농장 경영 형태의 SNG의 모습에서 왔다고 분석했다. 나 대표의 말처럼 현재 SNG는 게이머의 마을을 키우기 위해서 무엇을 심고 수확하고 만들고, 다른 게이머가 내 마을에 놀러와서 일부 노동을 도와주는 품앗이 형태의 SNG가 여전히 주를 이루고 있다. 때문에 처음에는 다른 사람, 친구, 지인들과 게임을 즐기면서 신기했지만, 지금에 와서는 자신의 농장이나 마을 경영 혹은 노동에 도움이 안되는 친구는 가차 없이 목록에서 삭제하는 모습이 등장하며 SNG가 SNG답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며 자리를 잃어가지 않았냐는 얘기다.

이에 엔브로스는 인공지능 아바타를 전면에 내세우는 소셜 게임의 요소를 구성했다. 기존 게임이 나의 노동력에 도움이 되는 친구와 친구를 맺고 서로 마을을 방문해 터치를 몇 번하는 것에 그쳤다면, '더 라이프'에서는 인공지능 아바타가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맺기 위한 중간 매개체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내 아바타가 월드를 자유롭게 돌아 다니며 다른 게이머의 아바타와 관계를 맺는다. 이들 아바타가 친해지면 내 아바타는 B라는 게이머의 C라는 아바타를 보고 싶어하게 되고 이를 통해 게이머는 B라는 게이머와 자연스럽게 관계를 쌓아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서로 부족한 것을 주고 받을 수도 있고, 자신이 필요한 무엇을 배우기 위한 요청도 진행할 수 있다. 아바타가 중매쟁이로 나서 색다른 소셜 게임의 재미를 전해줄 수 있는 것이다.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아바타가 행동하고 만들어가는 관계가 게임의 소셜 요소를 만들어가는 핵심인 만큼 엔브로스는 일반적인 SNG처럼 다른 게이머의 아이디를 검색해 일방적으로 검색해 친구를 추가하는 방식의 소셜만 추구할 계획은 아니다. 아바타가 관계를 이어주는 것을 기반으로 만들어가는 관계의 시작이 훨씬 더 재미있게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며, 이 관계를 만들 수 있는 매칭 엔진에 노력을 더 기울일 계획이다. 아바타가 마치 아이디를 검색해 마음에 드는 친구를 찾아 친구를 맺는 과정이 헌팅에 가깝다면, 아바타가 중매쟁이 역할을 하는 소셜 관계는 소개팅에 가깝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인공지능 아바타를 관찰하고 이들이 연결해주는 관계에서 오는 재미를 핵심에 내세운 '더 라이프'는 이 외에도 일반 농장 경영 SNG 못지않은 다양한 즐길거리를 준비했다.

"아바타의 행동을 관찰하고 하는 것도 재미있지만, 게임이라는 특성상 상호작용이 꼭 필요합니다. 게이머는 아바타와 상호작용하며 게이머의 월드를 꾸미고, 다른 게이머와 관계를 만들어갈 수 있으며, 마치 RPG를 즐길 때 내가 경쟁에서 우위에 있다는 것을 장비로만 보고 알 수 있는 것과 같은 재미도 '더 라이프'에서 느낄 수 있을 것 입니다"

장영국 개발이사의 이야기처럼 게임 내에는 관찰 외에도 다양한 즐길거리가 마련됐다. 일단 게이머들은 기존의 농장형 SNG처럼 자신의 월드를 키워 나가는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게이머는 처음에 작은 아파트와 상점, 관리사무소 정도만 있는 월드에서 아바타를 입주하며 게임을 시작하게 된다. 이 과정을 발전시키며 아바타의 직업 숙련도를 올리고 행복도를 올리면서 도시를 더욱 발전 시켜 나갈 수 있다. 현재 기준으로 약 36개의 아바타를 한번에 관리 및 관찰하며 육성할 수 있을 예정이다.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아바타들은 월드에서 다양한 경험을 쌓으며 직업 숙련도를 올리고 행복도를 올릴 수 있으며, 아바타의 행복도가 높아야 월드도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아울러 대부분의 SNG가 추후 설치된 방향이나 위치만 다르고 운영하는 건물이 똑 같은 것과 달리 '더 라이프'는 게임 내에 마련된 건물 중 3분의 1정도만 자신의 월드에 지을 수 있도록 했다. 아바타가 자신의 월드에 없는 원하는 것을 찾아 다른 게이머의 월드를 넘나들며 다른 아바타와 관계를 쌓아가고 게이머는 그 관계를 기반으로 다른 게이머과 관계를 다질 수 있도록 한 것이다.

경제 시스템도 기존의 SNG와 다르다. 게이머가 씨를 뿌리고 수확하고 무엇인가를 제작해 수익을 얻는 것인 일반적인 SNG라면 '더 라이프'는 아바타가 활동하며 돈을 벌어온다. 예를 들면 식당에서 조리사를 모집 중일 때 해당 아바타를 추천하면 가서 일을 하고 돈을 벌어오며, 숙련도도 함께 올라가는 식이다. 물론 인공지능에 기반한 아바타는 게이머가 공고를 보고 이를 추천해도 자신의 스케줄에 따라 거절하기도 한다. 매번 돈을 벌기 위해서 수확과 제작을 반복하기만 했던 게임들과는 다른 방식의 접근이다. 아바타의 소망을 해결 해주기 위한 돈은 아바타가 스스로 벌어온다는 형태로 인식하면 편하다. 이 외에도 친구들과 미니 게임을 통해 즐기는 랭킹전도 마련됐으며, 돌발성 이벤트 등도 염두에 두고 있다.

"게임 개발을 위한 엔진을 만드는데 많은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해당 엔진은 특허 출원 중에 있으며, 기획자가 프로그래머에게 필요한 것을 이야기하면 기능을 개발해주고 기획자가 그 기능을 활용해 게임의 씬 구성부터 모두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더라이프 게임 이미지

기존 SNG와 다른 콘셉트와 즐길거리로 무장한 '더 라이프'는 개발 환경도 특별했다. 기획자가 프로그래머에게 개발을 요청해 결과물이 나오는 것과 달리 프로그래머가 기능을 만들어주면 기획자가 직접 자신이 상상했던 것을 그려 낼 수 있는 방식으로 준비한 것이다. 마치 인기 전략게임인 스타크래프트의 캠페인 에디터처럼 프로그래머가 아닌 기획자나 디자이너들도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업데이트 등의 대응에도 유리한 장점까지 갖췄다. 나동훈 대표는 해당 엔진은 인공지능 기술부터 지금 개발하는 게임의 장르에 어울리는 모든 기능을 갖춘 엔진이라고 덧붙이며 엔진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엔브로스 나동훈 대표 장영국 개발
이사
엔브로스 나동훈 대표 장영국 개발 이사

"'더 라이프'는 RPG와 전략 게임들의 틈새에서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소셜게임이 될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게임은 게임에 접속 할 때마다 새로운 재미를 전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바타가 만들어온 새로운 관계와 재미가 '더 라이프'를 그런 게임으로 만들어 줄 수 있을 것입니다"

나동훈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며, 게이머들에게 많은 기대와 관심을 부탁했고, 내년 상반기 게이머들과 정식으로 만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더 라이프'는 빠르면 내년 1분기 CBT를 통해 만나볼 수 있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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