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시작된 쿠키들의 무한질주. 쿠키런 오븐 브레이크

쿠키런으로 런게임 장르에 정점을 찍은 데브시스터즈가 오랜 침묵 끝에 쿠키런의 뒤를 잇는 신작 쿠키런:오븐브레이크를 출시했다.

쿠키런: 오픈브레이크
쿠키런: 오픈브레이크

전작 쿠키런이 국민 게임으로 불릴 만큼 많은 인기를 얻은 게임인 만큼 후속작에 대한 기대가 높았지만, 그만큼 우려의 목소리도 많았던 것이 사실이다. 쿠키런 이후 런게임 장르 자체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었으며, 경쟁작이라고 할 수 있는 윈드러너의 후속작이 기대 이하의 게임성으로 혹평을 받으면서 런게임의 한계가 드러난 것일 수도 있다는 얘기가 많았기 때문이다. 데브시스터즈도 고민이 많았는지 계속 개발 기간을 늘려서 더욱 불안한 마음이 들게 했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예상보다 더 긴 개발 기간으로 게이머들, 특히 데브시스터즈 주주들을 애태우고 등장한 쿠키런:오븐브레이크는 전작과 같은 2D 기반의 런게임이다. 전작에서 귀여움을 뽐내던 쿠키들도 여전하고, 게임 방식 자체도 점프와 슬라이딩 액션을 상황에 맞춰 선택하는 전작의 그것을 똑같이 가져왔기 때문에 언뜻 봐서는 전작이랑 큰 차이를 느낄 수가 없다. 솔직히 스크린샷 한장으로만 판단하라고 하면 구별 못하는 사람이 대부분일 것이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하지만,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하면 전작과 확연히 달라진 부분을 체감할 수 있다. 게임의 핵심요소라고 할 수 있는 경쟁 방식이 완전히 달라졌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카카오톡으로 연결된 친구들과 점수가 초기화되기 전까지 일정 기간 동안 무한 반복하면서 랭킹 경쟁을 하는 방식이었다. 자신의 랭킹이 한 눈에 보이기 때문에 보상이 주어지는 상위권에 오르기 위해 계속 도전하는 재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 방식은 몇 명이 말도 안되는 실력을 보여서 상위권을 독차지해버리면 그냥 포기하게 되어버리는 문제가 있었다. 어느 정도 가시권이라면 도전해볼만 하지만, 아예 꿈도 못 꾸는 수준의 점수라면 갑자기 이 게임을 왜 플레이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되는 현자타임이 오기 때문이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이번 작품에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 경기마다 10명의 다른 게이머들과 매칭하고, 제한 시간 동안 경쟁하는 방식으로 변경했다. 죽어도 제한 시간이 남아 있다면 몇 번이고 다시 도전할 수 있고, 시간 내에 기록한 최고 기록으로 순위가 결정된다. 기존처럼 계속 순위가 유지되는 것이 아니라, 12분 동안만 유지되는 방을 파서, 그 방에 들어온 사람들끼리 경쟁을 하고 최종 순위에 따라 보상을 지급하는 방식인 것이다. 그리고 반복 플레이를 통해 일정 수 이상의 트로피를 획득하면 좀 더 높은 난이도로 구성된 다음 맵에 도전할 수 있게 된다. 즉, 자신의 실력에 걸맞는 맵에서 자신과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만 모여서 순위 경쟁을 하도록 만들었다. 현재 오픈된 맵은 총 7개이지만, 전작과 마찬가지로 향후에는 계속 새로운 맵이 추가될 것으로 보인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재미있는 점은 높은 순위를 기록하면 트로피 점수와 보상을 획득할 수 있지만, 절반 이하의 낮은 순위를 기록하면 오히려 트로피 점수를 뺏기게 된다. 즉, 실력에 맞는 맵에서 충분히 반복 연습을 한 후 좀 더 난이도가 높은 상위 맵에 도전하라는 것. 실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매칭이 되도록 설정되어 있으니 매번 플레이마다 긴장감을 주고 싶다는 의도로 보인다. 열심히 트로피를 모아서 다음 맵에 도전했는데 꼴등을 해서 트로피가 줄어드는 것을 보고 조금 당황하긴 했지만, 다음 판부터는 이 것 때문에 좀 더 집중해서 게임 플레이를 하게 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었다. 다만, 초보 맵에 와서 날뛰는 고수들 때문에 초보들이 시작부터 트로피를 뺏기고, 게임에 대한 흥미를 잃어버리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을까 살짝 걱정이 되긴 한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다양한 능력을 가진 쿠키들과 펫을 수집하고 업그레이드하는 요소는 전작에도 있었지만, 이번에는 좀 더 세련된 방식으로 변경됐다. 기존에는 특정 조건을 만족시킨 후 게임 머니로 구매하거나, 뽑기로 얻는 방식이었지만, 이번에는 높은 순위를 기록했을 때 받을 수 있는 보물 상자를 개봉해서 획득하는 방식이다. 상자를 열면 펫, 쿠키, 게임머니 등 다양한 보상이 들어있으며, 펫과 쿠키의 경우 일정 수 이상의 조각을 획득하면 상위 등급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물론, 보물 상자에는 등급이 있으며, 높은 등급일수록 개봉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시간을 단축시키고 싶으면? 결제하면 된다.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방식이라는 생각이 들 텐데, 지금도 많은 이들이 즐기고 있는 슈퍼셀의 클래시 로얄과 거의 동일한 방식이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클래시 로얄과는 전혀 다른 장르이긴 하나, 매번 다른 게이머들과 실시간으로 경쟁을 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이 지급되는 게임의 흐름이 동일하다보니 마치 쿠키런:오븐브레이크를 위해 기획된 보상 시스템인 것처럼 생각될 정도로 매우 잘 어울린다. 게다가 전작처럼 특정 조건을 달성시키기 위해 지루한 반복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라, 매번 상자를 열 때마다 어떤 보상이 나올지 알 수가 없으니 두근두근하는 맛이 있다. 물론 후반부에 가서 본격적으로 고수들과 맞붙게 되면 상자 하나 먹는 것이 하늘의 별따기가 되겠지만, 적어도 초반 지역에서는 순위 경쟁이 치열하지 않기 때문에 상자를 획득하고, 그것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캐주얼 게임인 만큼 결제가 필수라는 생각이 들도록 만들면 반발이 있을 수 있으니, 개인의 선택에 맡긴 셈이다. 게다가 동영상 광고를 시청하면 게임 캐쉬를 주는 요소도 있다. 이 정도면 착한 게임이라는 평가를 충분히 받고도 남아 보인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사실, 런게임은 직접 조작을 해야만 하는 장르의 특성상 잠깐 잠깐 즐기거나, 자동 전투로 알아서 성장을 해주는 게임들이 대부분인 요즘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트렌드와는 맞지 않는 편이다. 게다가 쿠키런은 런게임의 정점을 찍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2년이 넘는 시간 동안 꾸준히 사랑을 받아왔으며, 오랜 기간 동안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콘텐츠를 추가했기 때문에, 신작으로 얼마나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었다. 하지만, 데브시스터즈는 오랜 고민을 통해 런게임의 정통성을 그대로 지키면서도 요즘 트렌드에 맞는 새로운 경쟁방식을 찾아냈다. BM요소가 강한 RPG가 대세인 요즘 모바일 게임 시장의 분위기 상 전작만큼 매출로 두각을 나타내기는 쉽지 않겠지만, 적어도 모 게임처럼 전작의 명성을 망친 게임으로 기억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쿠키런오븐브레이크
쿠키런오븐브레이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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