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게임업체 전망] 자체 IP 강화 선언한 네오위즈게임즈. 퍼블리셔에서 개발사 중심으로 변신

2016년 네오위즈게임즈는 많이 불안했지만, 그만큼 기대도 컸다. 이미 예고된 크로스파이어 중국 퍼블리싱 계약 만료로 인해 하반기부터 매출이 대폭 줄어들 것이 확정적이었지만, 7년간 준비한 대작 MMORPG 블레스, 그리고 신규 FPS 게임 아이언사이트가 새로운 미래가 되어 줄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로운 성장동력이 되어줘야 할 블레스는 초반에만 반짝 했을 뿐 네오위즈게임즈가 바라는 간판 게임으로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뛰어난 그래픽은 인정받았으나 높은 사양과 서버 불안, 콘텐츠 부족 등 대부분의 대작들이 겪은 문제점들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다. 아이언사이트는 서든어택2와 오버워치 때문에 눈치를 보다가 출시일이 밀렸으며, 연말에 출시하긴 했지만 아직은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자체 엔진을 쓴 뛰어난 그래픽과 드론이 등장하는 색다른 게임성 등 장점이 많은 게임인 만큼 잘 관리하면 아바의 뒤를 이을 게임으로 성장시킬 수 있겠지만, 서든어택을 무너뜨리고, LOL의 독주를 견제하는 게임으로 성장한 오버워치를 견제하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최근 몇 년 동안 크로스파이어 이은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면서 애스커, 블레스, 아이언사이트 등 PC 온라인 게임 분야에 집중 투자했지만, 기대만큼 폭발력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블레스 업데이트 프리뷰
블레스 업데이트 프리뷰

물론 해외 진출이 있으니 아직 실패를 말할 단계는 아니다. 테라, 아키에이지, 검은사막 등 근래 기대를 받았던 대작 MMORPG들 모두 초반에는 부진했으나 착실한 업데이트로 해외에서 인정을 받고, 다시 국내에서 재평가되고 있는 상황이니 말이다. 블레스 역시 기본 토대는 탄탄한 만큼 앞으로 어떻게 개선되는지, 그리고 해외 시장 공략을 얼마나 잘 하는지를 봐야 하는 상황이다. 다만, 이미 700억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한 네오위즈게임즈 입장에서는 매우 힘든 여정이 될 것이 분명하다. 현재 시장 상황에서 대작 온라인 게임에 도전하는 것이 얼마나 험난한 일인지를 네오위즈게임즈가 온 몸으로 증명한 것이나 다름없다.

아이언사이트
아이언사이트

다만, 해외 쪽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보여 국내 부진을 어느 정도 만회했다. 크로스파이어 계약 종료로 인해 대폭 하락이 예상됐으나, 일본 자회사인 게임온의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둬 감소된 매출을 만회했기 때문이다. 게임온은 검은사막, 테라, 아키에이지, 붉은보석 등 인지도 있는 대작 MMORPG의 일본 서비스를 대부분 장악하면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다. 현재 일본 진출을 고려하는 국내 게임사 입장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파트너라고 볼 수 있다.

많이 부진했던 PC 온라인 분야와는 달리 모바일 게임쪽은 선방했다. 물론, 넷마블, 넥슨처럼 매출 1위를 찍을만한 대표 게임을 선보인 것은 아니지만, 규제 완화 바람을 타고 모바일 웹보드 게임 시장을 장악했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 게임 시절부터 라이벌이었던 한게임과 플랫폼을 내세워서 모바일 웹보드 게임 시장을 장악하려고 한 카카오와의 경쟁에서 승리를 거뒀다는 것이 고무적이다. 작년 한해 많은 모바일 웹보드 게임이 등장했지만, 그 중에 의미 있는 매출을 기록한 게임은 네오위즈게임즈의 피망포커와 뉴맞고 뿐이다.

피망포커
피망포커

모바일 웹보드 게임을 제외한 나머지 모바일 게임은 아쉽게도 부진했다. 블루홀피닉스와 손잡고 리우 올림픽 공식 라이선스를 획득해서 만든 리우2016 올림픽 게임즈는 글로벌 1000만 다운로드라는 눈부신 성적을 거뒀지만, 이것이 매출로 이어지지 못했으며, 뉴에프오와 손잡고 만든 마음의 소리 with 네이버웹툰은 캐주얼 게임이라는 것을 감안했을 때는 선방했다고 볼 수 있지만, 네이버 웹툰 중 가장 강력한 IP로 평가받는 마음의 소리의 명성에 걸맞는 성적을 거뒀다고 보기에는 힘들다. 두 게임 모두 IP를 확보한 후 전문 개발사에 개발 의뢰를 한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애매하게 개발팀을 꾸리는 것보다는 전문 개발사와 손을 잡고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긴 하다. 다만, 중요한 IP를 믿고 맡길 수 있는 자체 개발팀이 없다는 것은 모바일 대세로 변한 국내 시장 상황에서 약점이 될 것 같아 우려가 된다. 현재 모바일 게임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회사들은 모두 믿을 수 있는 자체 개발팀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마음의소리 시즌2 업데이트
마음의소리 시즌2 업데이트

그나마, BBM 게임 플랫폼 개발로 인도네시아 공략의 활로를 뚫었다는 것은 희망적인 소식이다. BBM은 인도네시아에서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플랫폼으로,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이 중국에 이어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앞으로가 더 기대된다고 볼 수 있다.

이렇듯, 네오위즈게임즈의 2016년은 기대했던 게임들의 부진이 아쉬움을 남기기는 했으나, 해외 시장 매출과 모바일 웹보드의 선전 덕분에 그나마 큰 충격없이 넘어갈 수 있었다. 특히, 게임온이 일본 온라인 게임 시장을 장악했다는 것과 인도네시아 BBM 게임 플랫폼 개발은 향후 성장성을 봤을 때 굉장히 긍정적인 요소다.

올해 네오위즈게임즈는 지난해 아이언사이트를 출시하면서 신경써야 할 대형 퍼블리싱 게임들이 정리된 만큼 올해는 블레스와 아이언사이트 등의 해외 진출과 자체 IP를 기반으로 한 신작 게임 개발에 전력을 다할 계획이다.

이미 블레스는 러시아 정식 서비스를 시작했으며, 일본, 중국, 북미/유럽, 대만도 계약된 상태다. 아이언사이트도 태국 서비스 계약을 시작으로 여러 국가들과 협상 중이다. 러시아에서 흥행한 아키에이지나 북미, 유럽에서 성공을 거둔 검은사막처럼 블레스도 해외에서 인상적인 성적을 거둔다면 다시 분위기를 반전시킬 가능성이 있다.

또한, 블레스 IP를 활용한 모바일 게임을 룽투코리아와 계약했기 때문에 올해 내 블레스 모바일의 출시도 기대해볼 수 있다. 리니지2 레볼루션의 돌풍이 거세긴 하지만, 룽투 역시 검과 마법으로 모바일MMORPG 개발 실력을 인정받은 회사인 만큼 중국과 한국 모두에서 성적을 기대해볼만 하다.

룽투코리아, 네오위즈게임즈 블레스 ip
계약
룽투코리아, 네오위즈게임즈 블레스 ip 계약

퍼블리싱 게임이 줄어든 만큼 자체 개발작의 비중도 늘릴 계획이다. 네오위즈게임즈를 대표하는 모바일 게임 IP인 탭소닉의 후속작 탭소닉2를 준비중이며, PSP로 등장해 국산 리듬 액션 게임의 대명사로 군림한 디제이맥스 시리즈의 후속작 디제이맥스 리스펙트를 PS4로 출시한다. 작년에는 시즌 중반에 출시돼 별다른 관심을 받지 못했던 슬러거 모바일도 올해는 시즌 개막에 맞춰 대형 업데이트를 선보이면서 제대로 경쟁해볼 생각이며, 네이버 인기 웹툰 노블레스를 기반으로 한 모바일 게임 노블레스 with 네이버웹툰도 외주가 아닌 자체 개발 스튜디오에서 개발 중이다. 노블레스는 와이디온라인과 망고스틴도 동시에 준비중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서로 경쟁하면서 노블레스 IP에 대한 관심을 더 불러일으킬 수도 있다. 이 외에도 미공개 모바일 신작을 2~3종 준비중이라고 한다.

노블레스 이미지
노블레스 이미지

아무래도 7년간 회사의 모든 힘을 쏟아 부은 블레스가 기대만큼 성공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 것은 무척 아쉬운 일이지만 아직 해외 시장이 남아있다. 그리고 모바일 웹보드 시장의 장악과 일본, 인도네시아 등 든든한 해외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네오위즈게임즈의 2016년은 나쁘지 않은 한해였다고 볼 수 있다. 최근 몇 년간 크로스파이어의 빈자리를 걱정하며 전전긍긍해왔지만, 이제는 그 빈자리를 실제로 경험해봤다. 더 이상 회사의 발목을 잡을 악재가 없는 만큼 2017년에 해야 할 일은 탄탄한 게임 라인업을 늘려가는 것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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