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논란이 된 내규의 자발적 참여도 거짓..성과급도 고생한 순서대로

위메이드 아이오가 약 8개월 간의 장기간 크런치 모드 도입, 게임 미 출시 시 수당 반납 등의 비인간적인 노동 착취에 가까운 내부 정책으로 물의를 일으킨 가운데, 위메이드 아이오 측이 해당 내규를 개발자들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했다고 주장했으나 본지의 취재 결과 거짓인 것으로 드러났다.

내부 취재결과 이번 내규는 직원들 간에 상당한 반발을 불러일으켰고, 그런 반발에도 불구하고 강압적으로 이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취재 결과는 직원의 자발적 참여였다는 위메이드 아이오 측의 주장과 상반되는 것이어서 논란을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위메이드 아이오 PPT 발표 사진(사진제공 = 익명의
제보자)
위메이드 아이오 PPT 발표 사진(사진제공 = 익명의 제보자)

< 비인간적 내규..직원 반발하자 수차례 면담 강행 >

이번에 문제가 된 위메이드 아이오의 노동착취급 내규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상당한 반발이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본지 조사에 따르면, 위메이드 아이오의 내부 개발자들은 "정당하게 일해서 받은 수당을 반납하는 것이 말이 안되는 것 아니냐."며 격하게 반발했지만, 윗선에서는 관련 내용을 관철시키기 위해 몇 날 며칠 동안 면담을 계속했고, 개발자들은 수 차례의 면담에 시달린 나머지 나중에는 자포자기 식으로 이에 응할 수 밖에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본지가 입수한 정보에 따르면, 면담의 대상이 되지 않은 직원의 경우 내규 PPT를 발표한 날 "동의를 하고 말고 할 게 아니라 그냥 이렇게 진행하는 것."이라고 통보를 받았다며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 계약서에 수당반납은 넣고, 성과급은 빼고 >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수당반납'과 관련된 내용이 계약서에 특별 조항으로 명시될 예정이었다는 점이다.

본지의 입수 자료에는 "아무리 반대해도 수당 반납에 대한 사항을 내규에서 절대 빼지 않았다."라는 내용과 "계약서에도 특별 조항으로 넣을 것이라고 했다."라는 내용이 명시되어 있다.

이 자료처럼 수당 반납의 내용이 계약서에 들어갈 예정이었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사측에서 '수당반납'을 진지하게 검토했을 것이라는 점을 예상할 수 있다.

반대로 사측에서는 성과급의 경우 계약서 명시를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제보자는 "계약서에 인센티브 명시를 하자고 했다가 큰 반발이 있었다."라며, "계약서에 없으니 나중에 인센티브는 안 줘도 그만이고, 잘라버리면 끝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 눈속임에 그치는 자율제, 살인적 업무는 그대로 >

위메이드 회의록
위메이드 회의록

위메이드 아이오는 해당 내규가 논란이 되자 크런치 모드의 도입을 철회하고 즉각 자율제 도입을 선언한 바 있다. 자유롭게 출퇴근할 수 있게 한다는 방침이지만, 이 마저도 눈속임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위메이드 아이오 내부의 개발자들은 이번 위메이드 아이오의 '자율제' 발표가 말장난에 불과하다고 토로했다. 할 일이 그대로 남아있고 일정이 그대로여서 강제 야근이나 주말 풀근무가 불가피한데, '자율제' 도입이 보도되며 마치 업무 여건이 개선된 것처럼 보여지는 것에 대해 불만을 표출하고 있는 것.

실제로 본지에서 확인해본 바에 따르면, 이번 노동착취 파문 이후에도 '이카루스M'의 출시 기한이나 작업량은 전혀 줄지 않았으며, 여전히 '크런치 모드' 수준으로 일해야 간신히 일정을 맞출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발 인원 추가가 유일한 답변인데, 관련된 내용도 현재까지는 파악된 바 없다.

심지어 21일 게임동아가 입수한 '이카루스M'팀의 회의록을 보면 '외부 발설금지', '향후 인센티브는 고생한 순서대로' 등 여전히 강도높은 노동 기조를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당장 자율제를 시행한 지난 토요일 일요일 역시 상당수가 내부 근무를 지속한 것으로 밝혀졌다.

노무법인 지상의 이윤미 노무사는 "근로기준법 제53조 (연장근로의 제한)당사자간 합의하면 1주간 12 시간을 한도로 근로시간을 연장할수 있는데, 근로자의 동의를 얻지 않아 동법 위반이며, 동의가 있다 하더라도 주 크런치기간 중에는 주 12시간을 초과할 수밖에 없는 시스템이므로 동법 위반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이와 같은 부분에 대해서 위메이드 아이오 관계자는 "크런치 모드 도입을 자발적으로 했다는 부분도 당시에 만장일치가 아니었을 수도 있지만, 현재는 크런치 모드 철회와 자율제 전면 도입이 사실이며, 주말 출근도 자율제 하에 진행됐다"라며, "크게보면 수당 반납, 저녁 식사 30분 제한 등 강제적인 부분을 모두 뺐고, 현재는 대표 지시하에 모든 업무를 자율제로 진행하기로 했으며, 혹시라도 앞으로 문제가 발생하는 부분이 있다면 모두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게임동아 조광민 기자 jgm21@gamedonga.co.kr, 조학동 기자 igelau@gamedong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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