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카카오 야심작 '음양사', 눈과 귀가 즐거운 연극 같은 RPG

오는 8월 출시를 앞둔 카카오의 하반기 야심작 음양사가 1만명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테스트를 최근 종료했다.

음양사는 중국 넷이즈가 일본 음양사 IP를 활용해 만든 수집형RPG로, 벌써 전세계 2억 다운로드를 기록할만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서비스를 맡은 카카오는 국내 최상급 성우 40명을 기용한 한국어 더빙과 인기 가수 아이유와의 콜라보레이션을 준비하고 있는 등 엄청난 공을 들이는 중이다.

물론, 현재 국내 시장을 강타한 리니지 형제들이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긴 하나, 경쟁이 치열한 모바일MMORPG에 지친 사람들을 모두 사로잡겠다는 전략이다.

음양사 사전예약 포스터
음양사 사전예약 포스터

출시를 앞두고 테스트를 통해 모습을 드러낸 음양사는 짧은 테스트 기간이 아쉬울 정도로 놀라움으로 가득했다. 사실 중국 게임이라면 콘텐츠는 많아도 그래픽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음양사에서는 그런 모습을 전혀 찾아볼 수 없기 때문이다. 오히려 중국 개발사에서 만들었다는 것을 사전에 알지 못한다면 일본 개발사가 만들었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로 음양사 IP의 매력을 제대로 살렸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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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의 가장 큰 특징은 개성 있는 캐릭터들이 연출하는 깊이 있는 스토리라고 할 수 있다. 주인공 세이메이 뿐만 아니라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스토리를 가지고 있으며, 식신(귀신)들조차도 배경 스토리를 가지고 있어 수집의 재미를 더하고 있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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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스토리가 전개되는 방식이 컷신만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가 세이메이를 조작해서 다른 캐릭터들과 만나고, 대화를 하는 식으로 전개되기 때문에 마치 일본 가부키(전통연극)을 보는 듯한 기분이 들게 한다. 음양사 세계관의 깊이 있는 스토리와 고대 일본의 신비로운 분위기를 표현한 화려한 색감의 그래픽, 영화 화양연화OST로 유명한 음악감독 우메바야시 시게루가 맡은 아름다운 배경음악이 잘 조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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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보는 듯한 기분을 더욱 강조하고 있는 것은 카카오가 공들여 준비한 한국어 더빙이다. 한국어더빙은 김영선(세이메이), 최덕희(카구라), 박성태(히로마사), 이주희(야오비쿠니), 정혜원(코하쿠) 등 40여명의 국내 최정상급 성우진들이 참여했으며, 캐릭터의 매력을 제대로 살린 수준 높은 더빙으로 귀를 즐겁게 만든다. 글로벌 서비스 버전에 참여한 일본 성우들도 굉장히 유명한 편이지만, 자막으로 스토리를 접하는게 아니라 직접 귀로 듣고 이해할 수 있기 때문에 더욱 스토리에 빠져드는 느낌이다. 다른 게임이었으면 바로 스킵하고 넘어갔을 부분까지 계속 듣고 있게 만든다. 이는 전세계 서비스 버전 중 유일하게 국내 버전에만 적용된 것으로, 원작의 분위기를 그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일본어 더빙 버전도 선택할 수 있게 했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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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터의 수집과 육성은 세븐나이츠나 별이 되어라 같은 게임을 즐겨봤다면 그리 어렵지 않게 적응할 수 있는 수준이다. 다만, 식신 수집과 육성 뿐만 아니라 주인공 캐릭터도 육성해야 하기 때문에 신경쓸 부분이 더 많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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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 주어지는 세이메이 외에 레벨이 오르면 카구라, 히로마사 등 사용할 수 있는 주인공 캐릭터들이 늘어나며, 방어에 특화된 세이메이와 공격에 특화된 카구라 처럼 캐릭터마다 각기 다른 스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자신의 파티 조합에 따라 캐릭터를 교체해가며 싸우는 것이 유리하다.

식신들의 수집은 뽑기가 기본이지만, 던전 클리어나 백귀야행 등을 통해 조각을 수집해서 소환할 수도 있다. 획득한 식신들은 전투를 통해 경험치를 획득해서 최대 레벨로 올린 후 합성을 통해 상위 등급을 향상시킬 수 있으며, R, SR, SSR 등 태생 등급이 높을수록 더욱 강력한 위력을 발휘한다. 아무래도 수집형RPG는 뽑기 위주가 될 수 밖에 없지만, 음양사는 조각 수집만으로도 상위 등급의 캐릭터를 획득할 수 있으며, 상위 등급으로 올리는 것은 전적으로 게임 플레이로만 해야 하기 때문에 이용자들에게 과도한 뽑기를 유도하지 않는다. 게다가 뽑기로 중복 캐릭터를 뽑더라도 합성하면 스킬 레벨을 올려주기 때문에 그냥 버려지는 경우가 없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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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팔괘 같은 느낌의 어혼이라는 요소가 있어, 식신에 장착하면 여러가지 부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총 6부위에 장착할 수 있지만, 세트 효과는 2부위와 4부위만 적용되므로, 어떤 어혼 세트로 조합하는가에 따라 같은 식신이라도 다른 위력을 발휘하기도 한다. 게다가 주인공 캐릭터를 보완하는 소환수의 레벨을 올리는데도 사용되기 때문에, 게임 플레이로 얻어지는 모든 자원들이 효율적으로 활용된다는 느낌을 준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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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이용자들과의 협력과 경쟁 콘텐츠는 밸런스가 적절히 조절되어 있다. 일반적으로 수집형RPG는 치열한PVP 경쟁을 유도해 뽑기 매출을 극대화시킨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 편이지만, 이 게임은 각종 던전들도 협력을 통해 자신의 능력치보다 상위 던전까지 노릴 수 있도록 만들었다. 파티는 현재 접속중인 이용자 누구나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파티를 개설하고 다른 이용자를 초대하거나, 다른 이용자가 만든 파티에 참여해서 도움을 줄 수도 있다. 이런 던전들은 식신 육성에 필수적인 재료들을 얻는 곳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협력을 유도한다. 게임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돈을 많이 쓰면 강해진다가 아니라, 효율적으로 게임을 열심히 해야 강해질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하는 느낌이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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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운 점은 캐릭터의 성장이 생각보다 더디다는 점이다. 보통 수집형RPG는 이용자들의 편의를 위해 스테이지 반복 사냥 등의 기능을 지원하는데, 이 게임은 자동전투를 지원하긴 하지만, 필드에 입장하고 몬스터를 클릭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전투가 시작되기 때문에 다소 번거로운 느낌이 있다. 켜 놓고 다른 일을 하다가 얼마나 레벨업했는지 지켜보는 것이 안된다는 얘기. 요즘 RPG들이 게임인지 관전인지 모르겠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자동 요소가 많다는 지적이 많으니 장점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귀찮음을 줄여주는 반복 전투의 필요성을 느끼는 사람도 많다. 호불호가 갈리는 부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적용된 카카오 카페톡은 매우 흥미롭다. 기존 모바일 게임들도 네이버 카페 등 여러 커뮤니티를 통해 게임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신선한 요소라고 볼 수는 없으나, 음양사에 적용된 카페톡은 인터페이스가 게임 안에 자연스럽게 녹아 들어 있어 외부 커뮤니티를 불러오는게 아니라 게임의 일부인 것 같은 느낌이다. 게임이 오랜 기간 서비스될수록 더 빛이 나는 서비스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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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양사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한국 게이머들을 위한 가장 일본스러운 중국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글로벌 2억 다운로드가 증명하듯 원작 자체의 완성도도 뛰어나고, 쿵푸팬더3에서 이미 실력을 증명한 카카오의 현지화 작업이 게임의 가치를 더하고 있다. 현재 모바일 게임이라고 하면 MMORPG가 최상위 장르로 인식되고 있긴 하나, 수집형RPG 장르도 공을 들여 만들면 얼마나 고급스러워질 수 있는지를 음양사가 보여주고 있다. 하반기에 리니지 형제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모습이 기대된다.

음양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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