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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슬라임이 아니라 검볼! 재기발랄한 로그라이크 게임 검볼앤던전

김남규

방대한 세계관과 화려한 그래픽을 가진 대작 게임들이 많지만, 가끔은 투박하지만 재기발랄한 아이디어가 돋보이는 인디 게임이 생각날 때가 있다. 게다가 기존에 보기 힘들었던 참신한 장르에다 완성도까지 뛰어나다면 금상첨화다.

최근 일렉트로닉 소울 네트워크 테크놀로지에서 출시한 검볼앤던전이 딱 이런 게임이다. 판타지세계관에서 슬라임을 연상케 하는 검볼들이 활약하는 퍼즐, 어드벤처, 방치형 등 최신 유행 장르가 복합되어 있는 인디 종합선물세트 같은 게임이니 말이다. 뉴욕 타임 스퀘어에 광고까지 했다고 하니 인디 게임의 규모를 넘어선 것 같기도 하지만, 플레이해보면 게임 곳곳에서 인디 게임 특유의 재치를 발견할 수 있다.

검볼앤던전

검볼앤던전은 용사에게 쫓기다 절벽에서 떨어진 검볼(슬라임처럼 생기긴 했지만 검을 들었으니 다르다고 해주자)들이 주인공으로,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여러 종류의 검볼들을 육성해서 던전을 탐험하는 것이 이 게임의 목적이다.

검볼앤던전

여기까지만 들으면 주인공만 약간 특이한 RPG라는 생각이 들겠지만, 실제 게임을 시작해보면 처음부터 예상을 깨는 전개가 이어진다. 사람에게 쫓긴 주인공 검볼이 절벽에서 떨어져서 광산을 발견하게 되고, 이 광산에 검볼들을 배치해두면 알아서 자원을 수집하는 방치형 게임이 시작되는 것. 수집한 자원으로는 더 다양한 자원을 획득할 수 있도록 광산을 업그레이드하고, 자원을 수집하는 검볼들을 추가로 고용할 수 있으며, 던전 탐험을 하게 될 주인공 검볼의 능력치를 업그레이드시킬 수 있다.

검볼앤던전

방치형 게임 형태로 구성된 광산을 벗어나 던전에 입장하게 되면 이번에는 타일 형태로 구성된 맵이 나타난다. 타일을 뒤집으면 몬스터들이 등장하고, 그들을 물리치면서 열쇠를 찾으면 다음 층으로 내려갈 수 있다. 요즘에는 보기 힘든 로그라이크 형태의 RPG다.

검볼앤던전

로그라이크 장르는 여러 층으로 구성된 던전을 탐험하는 게임으로, 이전 모험에서 얻은 경험치, 아이템 등이 다음 던전으로 이어지지 않아서 제한된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검볼앤던전에서는 몬스터들 뿐만 아니라 물약, 마법, 장비 등 다양한 아이템이 등장하며, 가끔 벌집처럼 피해를 입지 않고 적을 제거할 수 있는 장치들도 있기 때문에, 이들을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던전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시작 초기에는 몬스터를 클릭만 해도 사라지니 별거 아닌 것처럼 느껴지겠지만, 상위 던전으로 갈수록 적들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주변 장치들과 아이템을 효율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금방 게임 오버 화면을 보게 된다.

검볼앤던전

검볼앤던전

로그라이크 게임인 만큼 던전에서 얻은 경험치가 다음 던전으로 계속 이어지지는 않지만, 검볼 자체를 더욱 강력한 존재로 육성, 진화시켜서 다음 던전에 도전할 수 있다. 맨 처음에는 모험가 검볼만 나오지만, 이것을 연금사 검볼 등 다양한 검볼로 진화시킬 수 있으며, 오딘 검볼, 날카로운 발톱 검볼 등 미궁 탐험을 통해 획득할 수 있는 검볼도 있고, 또한, 조각을 모아서 진화시키거나, 상점에서 구입할 수도 있다. 게임 내에 등장하는 140여종의 검볼들은 각기 다른 스킬과 특성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수집하는 재미를 느낄 수 있으며, 확률형 뽑기가 아니기 때문에 과금 스트레스도 거의 없는 편이다.

검볼앤던전

게임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다양한 형태의 던전에 도전하는 솔로 플레이 중심이지만, 다른 게이머들과 대결하는 멀티 플레이 요소도 가지고 있다. 던전 탐험을 통해 수집한 검볼들로 함대를 구성해 다른 이용자들의 함대를 습격해 자원을 약탈하고 파괴시킬 수 있다. 특히 지역별 경쟁을 지원하기 때문에 서울과 경기, 부산, 강원 등 자신이 속한 지역의 이용자들과 함께 모여 전국 타 지역의 이용자들과 경쟁하며 전국 랭킹에 도전할 수 있다.

검볼앤던전

사실 검볼앤던전은 대형 퍼블리셔가 아니기 때문에 적극적인 마케팅이 없었고, 국내 이용자들이 다소 생소할 수 있는 로그라이크 방식의 게임이다보니 흥행이 기대되는 게임은 아니었다. 하지만, 요즘 나오는 식상한 게임에 지쳐 참신한 것을 찾는 이용자들에게 ‘혜자게임’이라는 입소문이 퍼지면서 원스토어 정식 출시 2일 만에 신규 인기 순위 1위를 기록하는 등 서서히 인기가 오르는 중이다. 게다가 한국 이용자들과 함께 만들어가는 게임이 되겠다는 취지로 한국형 검볼을 제작하는 이벤트를 개최하는 등 게임성 뿐만 아니라 운영적인 측면에서도 이용자들에게 호감을 주고 있다. 장르적 특성상 TV에 광고로 도배를 하는 대작 게임처럼 매출 순위가 팍팍 오르는 모습을 보이기는 힘들겠지만, 이용자들의 지지를 받으면서 꾸준히 인기를 유지하는 게임이 될 수 있는 자격은 충분해 보인다.

 검볼앤던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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