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 좀비왕 "창의적 콘텐츠가 왕인 세상, 저희 플랫폼을 기대해주세요"

서울시 영등포구 당산로 부근의 한 건물 4층. 들어서자마자 말쑥한 차림의 청년이 반겨주었다. 20대 중반이나 됐을까 싶은 이 청년에게 "사장님이신 좀비왕님을 좀 불러달라"고 했더니, 대뜸 "제가 좀비왕인데요."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94년생 양정훈 대표와의 첫 만남은 그렇게 어색하게 시작됐다. 젊은 층에게 인기있는 일러스트레이터와 스트리머를 대거 확보하고 있는 창의적 콘텐츠 집단 '채널 좀비왕'의 대표가 이렇게 젊었다는 놀라움도 잠시, 더없이 진지하게 대답하는 양 대표에 맞춰 자연스럽게 인터뷰가 시작됐다.

채널 좀비왕
채널 좀비왕

"처음 이쪽 일을 시작한 건 2008년이에요. 중학교 2학년때인데, '좀비킹의 영상제작소'라는 카페를 만들어서 게임 길드 마크와 홍보영상을 만들어주는 일을 했었죠. 중학생이지만 100만 원 넘게 벌어들였고, 만화나 영상이 게임 홍보에 얼마나 효과적인지 알게 됐죠."

언제부터 일을 시작했냐는 질문에 양정훈 대표는 중학교 2학년때부터라고 말했다. 영상제작소 카페 개설 이후 양 대표는 '카운터 스트라이크 온라인' 최고의 만화가 카툰 이벤트에서 최고상을 수상했는가 하면, 게임언론사 '게임포럼'에서 일하기도 했다가 2014년 12월에 본격적으로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채널 좀비왕'을 설립했다고 한다. 겨우 3년이 안되는 기간에 놀라운 성장이 아니냐는 질문에 양 대표는 "아직 멀었어요. 이제 시작인데.."라고 대답했다.

채널 좀비왕
채널 좀비왕

"채널 좀비왕이라고 하면 아직 어떤 업체인지 잘 이해를 못하시는 분이 많더라구요. 저희는 많은 작가분들 및 스트리머 분들과 함께 사업을 진행하고 있어요. 톡톡 튀는 주제로 창의적이고 독자적인 콘텐츠를 제작해서 트래픽을 늘리고, 게임에 마케팅을 해주거나 외주 용역을 붙여주기도 하죠. 특정 콘텐츠를 의도적으로 띄우기도 하고요."

양 대표가 말하는 '채널 좀비왕'이란 특정 콘텐츠의 엑셀러레이터이자 창구, 그리고 MCN 업체이자 인력 매니지먼트이기도 한 업체였다. 채널 좀비왕의 사업 분야에 대해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아재' 분들이 이해를 못할만 했다. 기존의 사업 영역과 전혀 다른 비즈니스 영역을 통째로, 또 여러 분야를 담당하고 있으니 기반 지식이 없는 경우 이해할 수 있을리 만무했다.

채널 좀비왕
채널 좀비왕

'채널 좀비왕'의 어떤 콘텐츠가 인기가 있나 봤더니 주로 게임 쪽 콘텐츠들이었다. 사이트에는 '오버워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인기 게임들을 인기 스트리머들이 코믹하게 풀어낸 동영상들이 쌓이고 있었고, 공감을 얻을 수 있는 4컷 만화 등도 높은 조회수를 자랑하며 인기를 얻고 있었다. 페이스북 외에도 CJE&M DIA TV, 네이버TV, 네이버 포스트 등 다양한 노출 공간들도 확보해놓은 것이 보였다.

"저희는 파트너 게임사들에게 공짜 마케팅을 많이 진행해줘요. 요즘 게임 출시때 만화나 스트리머분들을 동원해서 마케팅하려고 해도 3백만 원에서 1천만원 이상의 비용이 들어가잖아요. 저희는 그냥 해줘요. 창의적인 콘텐츠도 확보하고 게임사와도 관계가 좋아지고 일거양득이죠. 비즈니스는 그 다음 얘기고요."

대뜸 공짜 마케팅을 주로 한다는 양정훈 대표에게, 그럼 돈을 어떻게 버냐고 물었더니 "다른 사업 쪽으로도 충분하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소속된 스트리머 분들이 만드는 방송의 광고비도 확대되고 있고, 외주 인력 매니지먼트 쉐어로도 건물 임대비와 인건비로 충분하다는 것. 양 대표는 그런 운영 비용 이슈 보다, '더 재미있고 공감되는' 영상이나 만화 같은 콘텐츠를 더 많이 효과적으로 만드는데 더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채널 좀비왕
채널 좀비왕

"채널 좀비왕은 이정도로 멈추지 않아요. 지금은 중간 단계일 뿐이고, 거대한 하나의 플랫폼을 만들어나갈 거에요. 창의적인 콘텐츠가 모이는 곳. 젊은 문화가 대표되는 곳을 만들어나갈 거에요. 아직 정확히 어떤 것이라고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2년 뒤에 한 번 더 와보세요. 저희가 꿈꾸던 콘텐츠 세상을 보여드리겠습니다."

1시간 여의 인터뷰. 양정훈 대표는 매 질문 마다 열정적으로 대답하면서 추진력있게 시장에 대응해나갈 것임을 자신했다. 함께 하는 스트리머나 작가들도 늘고 있고, 조금만 더 하면 자신이 원하는 플랫폼도 본격화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그에게는 젊음이 있었고 젊은 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센스가 엿보였다.

돌아오는 길에 채널 좀비왕이 있는 건물을 바라보았다. 저 건물에서 카카오나 라인같은 플랫폼이 등장할 수도 있고, 혹은 DC인사이드 같은 대형 커뮤니티가 탄생할 수도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콘텐츠가 왕인 세상으로 가는 현재, 그 콘텐츠를 매니지먼트하는 신생기업 채널 좀비왕을 꾸준히 지켜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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