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딴지곰 겜덕연구소] 엄마! 게임 속 좀비가 무서워요! 공포게임 특집!

(해당 기사는 지난 2017년 8월 17일 네이버 포스트 게임동아 꿀딴지곰의 겜덕연구소을 통해서 먼저 소개된 기사입니다.)

안녕하세요! [꿀딴지곰 겜덕 연구소]를 운영하고 있는 조기자입니다.
이번에도 지식인에서 고전게임 전문 답변가로 활동하고 계신 꿀딴지곰님을 모셨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늦여름의 마지막 더위를 확 날려버릴 수 있는, 레트로 게임 속 무서운 공포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늦여름, 마지막 더위를 물리치기 위해 공포물을 살펴보자!]

조기자 : 안녕하십니까. 꿀딴지곰님. 사실 저희가 꿀딴지곰 연재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아 공포 특집을 다룬 적이 있지요. 그런데 벌써 1년이 지나 여름이 왔고..공포 특집을 한 번 더 진행하게 되었네요.

꿀딴지곰 : 저희 시리즈를 한 번 둘러보니 2016년 7월29일부터 연재를 시작했군요. 벌써 1년이라니 세월이 참 빠릅니다. 휴우... 여튼 아직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데요, 싸악 더위를 날려버릴 공포 게임 특집을 한 번 더 해서 더위를 식혀볼까 합니다.

조기자 : 지난 번 포스팅 주소는 이것이지요.

http://naver.me/xrFf9juv

이번 편은 같은 공포 테마라고 해도 좀 달라지는 것인가요?

꿀딴지곰 : 일단 공포 게임에 촛점을 맞췄다기 보다 좀비나 크리처 등 무서운것들이 출연하는 게임들 위주로 선정을 해봤구요, 이전에는 '바이오하자드'까지의 내용을 다뤘지만 이번에는 플스2나 (구)엑스박스 시절 게임까지 폭을 넓혀보았습니다. 다만 소재가 소재다 보니 지난 번 포스팅에 등장했던 게임들도 일부 등장하긴 합니다. 참고해주셨으면 좋겠구요.

조기자 : 네에. 알겠습니다. 그럼 시작해보시죠~.

[섬뜩하다, 무서운 크리처(생물)가 잔뜩 등장하는 게임들!]

조기자 : 좀비같은 크리처가 잔뜩 등장하는 게임.. 일단 처음 진행해야 할 게임은 정해져 있는 것 아닐까요?

꿀딴지곰 : 뭐 일단은 좀비하면 이 게임을 빼고는 논할수 없겠죠.. 지난 공포특집에서 맨 마지막에 언급되었던 게임인 '바이오 해저드'를 그 시작점으로 출발하시죠~ =ㅂ=

조기자 : 네에~ 일단 지난 포스팅 때는 생각보다 너무 짧아서 아쉽기도 했었죠. 그래서 처음 등장해야 하지 않았나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플레이스테이션1으로 처음 등장한 공포 호러 시리즈 '바이오 해저드')

꿀딴지곰 : '바이오해저드'는 캡콤에서 1996년에 출시한 호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당시에는 캡콤 내부에서도 기대를 하지 않았던 게임이어서 소리 소문없이 등장했었죠. 하지만 등장하자마자 큰 반향과 함께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갔고, 이제는 캡콤의 메인 시리즈 중 하나가 된 게임이기도 합니다. 이 게임에 몰입하면서 즐기던 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0년이 넘게 지났군요. 참 세월이 빠르다는 걸 느끼네요.

기존의 2D 도트로 이루어졌던 게임과 달리 '바이오해저드'는 PS1의 3D 그래픽 능력을 앞세워 흡사 영화같은 연출과 으스스한 사운드, 그리고 높은 게임성으로 사람들에게 '호러 게임이란 이런 것이다'라는 것을 제대로 각인시켜주었습니다. 입소문을 타서 순식간에 100만 장 넘게 팔려나간 것만 봐도 첫 작품부터 무지하게 잘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겠습니다.

조기자 : 시리즈가 계속 될 수록 점점 커지는 게임이었죠?

꿀딴지곰 : 시리즈 뒤로 갈수록 스케일은 점점 커졌지만 일단 첫 작품은 폐쇄된 저택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시작되죠. 이 부분은 '바이오 해저드'의 공동 프로듀서이자 바로 ‘마계촌’과 '스윗홈'의 디렉팅을 맡았던 후지와라 토쿠로 (藤原得郎) 프로듀서의 영향이기도 하죠.

사실 처음엔 캡콤에서 후지와라 프로듀서의 예전 작품인 '스윗홈'의 후속작을 기획하던 차에 미카미 신지 프로듀서의 기획과 맞물려서 탄생하게 된 것이 본 작품인지라, 여러모로 예전작품의 영향을 받은 흔적들이 보이고 있죠.

물론 게임 시스템중 상당 부분(카메라 시점 및 조작, 퍼즐 해결과 아이템 조합 등)은 이전에 언급했던 DOS용 게임 ‘어둠속에 나홀로(Alone in the Dark)’에서 그대로 차용해 오고 있기 때문에 '스윗홈의 3D화' 기획이라는 점에서는 딱 적합한 오마쥬였다고 생각됩니다.

많은 분들이 이 부분을 표절이라고 평가절하 하시곤 하지만.. 글쎄요 3D 서바이벌 호러장르 대중화의 공은 '바이오 해저드'의 역할이 일단 컸으니까요.. –ㅂ-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실사로 제작된 오프닝 영상)

조기자 : 저는 오프닝 영상이 계속 기억에 남더군요. 바이오해저드일본판인 바이오 해저드의 오프닝은 특이하게도 실사로 촬영된 영상으로 만들어졌는데, 북미판 레지던트 이블에서는 삭제되었구요..(크리스의 흡연씬 등 때문인지) 당시 가장 충격적이었던 씬은 역시 시체를 먹고 있다가 뒤돌아보는 좀비가 나오는 장면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게임 시작 얼마 지나지 않아 등장하는 좀비 씬. 큰 반향을 일으켰던 오프닝 데모라 할 수 있다)

꿀딴지곰 : 아악.. 좀비가 돌아보는 저 장면! 당시엔 상당히 무섭다고 생각했는데 지금보니 그래픽이 구려서 많이 어설프게 보이는군요. -_-; 그나마 저 장면은 플레이스테이션의 3D 표현력이 부족해서 프리 렌더링된 영상으로 처리된 부분입니다. 지금 해보면 게임 내 폴리곤들은 전부 상당히 각져 있어서 나무토막들이 움직이는 것 같죠..

게임 진행을 보면 흡사 방탈출 처럼 생존을 위해 노력하는 게임인데,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몰입감을 게임이 능가하게 되는 계기를 만들어준 게임이 '바이오 해저드'라고 생각합니다. 영화처럼 감독의 연출을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능동적으로 상황을 개선시켜나간다는 점이 '게임의 진정한 강점이구나' 라고 느끼게 해준 작품이라고 하겠습니다.

또 플레이스테이션1의 한계라고 할까요, 느린 로딩이나 투박한 그래픽이 더욱 게임의 분위기를 음산하게 해준 것 같습니다. 특히 다음 장면으로 넘어갈때 로딩이 있었는데, 그 로딩 시간을 기다리기 지겹지 않게 문을 여는 연출을 삽입했었죠.. 문이 열리고 나면 뭐가 튀어나올까 싶어 두근거리며 마음 졸이던 기억이 선 하네요. 문을 열자마자 갑자기 좀비 개라도 불쑥 튀어나오면 ㅜㅜ

조기자 : ㅋㅋ 저희가 열광했던 만큼 다른 사람들도 열광했고.. 초반 밀리언셀러도 모자라서 지금은 시리즈 누적으로 거의 1천만 장 가까이 판매량을 달성했다고 들었습니다. 개인적으로 PS1으로 시작하긴 했지만, 드림캐스트, PS2, 게임큐브 등으로 시리즈가 계속 뻗어나가는 상황에서 게임큐브 판이 완성판 같아서 가장 소중히 보관하고 있지요.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게임큐브로 출시된 '바이오해저드' 시리즈. 닌텐도의 휴대게임기에 진출하기 위해 캡콤 측이 내놓은 성의라 할 수 있다)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게임큐브 판으로 넘어와서는 거의 현세대기 못지않은 그래픽을 뽐낼 수 있게 되었다)

꿀딴지곰 : '바이오 해저드' 시리즈는 현재 7편까지 나와있고, 건 서바이버 시리즈까지 나열하면 정말 끝도없이 많이 출시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심지어 3DS와 같은 휴대용 게임기에도 철저하게 이식이 되었으니까요. '스트리트 파이터' 시리즈에 이은 또 하나의 걸쭉한 사골 작업이 이루어진 것이라 할 수 있지요.

또 4로 넘어와서는 3인칭 시점 뷰를 활용하여 FPS느낌의 TPS를 만드는 등 파격적인 변신도 했고, PC로도 1~6까지 출시되는 등 이제는 공포 게임을 좋아하는 게이머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거나 플레이해봤을 대중적인 게임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시리즈를 거듭할수록 그래픽도 HD 버전으로 고급화되고, 적들의 기괴함도 섬세하게 표현된다)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아름다운.. 크리처의 모습...)

꿀딴지곰 : 특히 최근에는 PS4 용 VR 게임으로도 출시되기도 했지요. 몇 안되는 PS 진영의 즐길만한 VR 게임이니 만큼 VR를 즐기시는 분들은 꼭 한 번 즐겨보시길 바랍니다. 다만 멀미에 내성이 없으신 분들은 역시나 조심하셔야 할 겁니다 ^^ 이 게임도 멀미에 대한 명쾌한 해답을 제시하지는 못한 것 같거든요.

바이오 해저드
바이오 해저드

(최근에는 VR 버전도 나왔으니 PS4와 PS VR을 보유하신 분이라면 꼭 즐겨보시기를!)

조기자 : 휴우 간단히 '바이오 해저드'에 대해서 알아보았는데요, 아예 '바이오 해저드' 특집이라면 모를까.. 여전히 아쉽긴 하군요..

꿀딴지곰 : 뭐 이런 대작 게임 시리즈를 맛만 보고 가자니 아쉽긴 합니다. 그래도 이번엔 갈 길이 머니 다음으로 넘어가시죠. 개인적으로 '바이오 해저드' 시리즈에 필적하는 공포게임 시리즈가 있는데.. 이것은 반드시 언급하고 넘어가야 하죠.. 바로 '사일런트 힐' 시리즈 입니다!

조기자 : 코나미의 '사일런트 힐'!! 이 시리즈도 대단한 명작이지요.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바이오 해저드의 영향은 받았지만 아류작 취급을 받지 않을 만큼 독보적인 명성을 유지하고 있는 게임)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자욱한 안개는 '사일런트 힐'의 트레이드 마크와도 같았다)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시리즈를 더해갈수록 오컬트적 세계관이 자리를 잡아간다..)

꿀딴지곰 : '사일런트 힐'은 1999년도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명작 서바이벌 호러 게임입니다. 행방불명된 딸을 찾아 마을에 들어온 주인공이 시간을 추월한 공포를 경험한다는 이야기를 다룬 게임이죠. 안개로 인해 좁은 시야, 소름 끼치는 사운드, 한 편의 드라마를 보는 듯한 스토리가 특징입니다.

조기자 : 아~ 저도 이 게임 너무 좋아했지요. 안개로 가득 차 시야를 가리면서 괜히 조마조마한 분위기를 만들고, 시야를 가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변하는 배경음과 요란한 라디오 소리.. 특히 상황에 맞춰 최적의 구성을 보여주는 카메라 시점은 그야말로 예술에 가까웠습니다.

실제로 작품 발매 이전에는 저 조차도 '바이오 해저드'의 아류작이 아닌가 싶었는데, 웬걸.. 공포라는 테마가 이런 분기로도 뻗어갈 수 있구나 라고 떠올렸던 게임이죠.

꿀딴지곰 : '사일런트 힐'이 말하는 공포는 피가 튀고 무서운 생물이 마구 몰려오는 식의 공포가 아니죠. 알수없는 것에 대한 막연한 공포감? 무언가 정체를 알수 없는 두려운 것이 나를 공격할 것 같다는 인간 내면에 잠재되어 있는 공포심을 자극하죠.

저절로 인상이 찡그려지는, 고요한 가운데 귓가를 스치는 섬뜩함이 게임 내에 녹아져 있는 것입니다. 알 수 없는 장소, 불안정한 곳에서 안개 같은 걸로 시야도 가려져 있고, 뿌옇게 다가오는 미지의 불안감.. 그것들이 극대화되는 느낌은 '바이오 해저드'의 아류라는 주장을 말끔히 날려보내주었습니다.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플레이 내내 불안감은 커져가기만 하고.. 내면적인 공포를 잘 다룬 게임이다)

조기자 : 이 게임 역시 1천만 장 가까이 팔려나갔고, 후세의 공포 소재의 게임들에게 큰 영감을 준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다만 아쉬운 점은 주요 개발자들이 다 떠나고 더 이상 차기작을 보기가 어려워졌다는 점이겠네요.

꿀딴지곰 : 당시 주요 개발자들의 이탈로 더 이상 새 시리즈를 볼 수 없을 거라는 전망이 있어 섭섭하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시리즈가 진행되면서 2가지의 특징을 느꼈는데요, 하나는 극한까지 몰린 인간들의 심리 상황을 캐치할 수 있었다는 점.

즉, '정말 무서운 것은 인간이 아닌가..'라는 질문을 던지게 되었던 점과 또 하나는 어느 순간 크리쳐를 찾아다니는 저를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공포를 극복하기 위하여 스스로 폭력에 빠져들게 되었다고나 할까요? 마치 만화 "드래곤헤드"에 나오는 캐릭터처럼 어둠과 하나가 되는 심정이었죠..

손노리에서 제작한 '화이트데이'라는 게임처럼 아예 대응 방법이 없다는 것에서 오는 심리학적 공포심도 있는데, 이 게임은 약간이나마 반격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어느 순간 사냥이 되더군요. ^^; 다만 삼각두 같이 죽일수 없는 크리처들의 등장은 상대적으로 압박감을 느낄수 있어서 더욱 무섭더군요..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의 트레이드 마크 중 하나가 된 '삼각두')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

(사일런트 힐의 명물 간호사. 뒷태는 훌륭하지만 뒤돌아 보는 얼굴을 한번 보신다면..)

조기자 : 삼각두라든지 간호사 누님은 이제 '사일런트 힐'의 상징처럼 되지 않았습니까? 기괴한 컬트적인 모습이 트레이드 마크랄까.. 여튼 이 게임이 공포 게임의 인지도를 이만큼이나 올릴 수 있던데는 이런 컬트적인 요소들도 한몫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꿀딴지곰 : 그렇죠. '바이오 해저드'와 '사일런트힐'을 얘기하니 또 다시 게임을 해보고 싶기도 하고 분위기가 다소 쳐지기도 하네요. 그래서 다음은.. 조금 신나는 게임으로 가 볼까 싶네요. 좀비가 많이 나오기로는 둘째 가라면 서러운 게임이 있죠. 바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시리즈입니다.

조기자 : 크으. 아직도 게임센터에서 데이트 용 게임으로 인기를 얻고 있는 유명 게임 시리즈죠.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좀비 호러 건슈팅 게임의 시작은 이때부터!)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큰 인기를 얻은 1에 이어 2도 출시되었다. 현재는 4까지 출시된 상태)

꿀딴지곰 : '하우스 오브 더 데드'는 세가에서 모델2 기판을 통해 1996년에 내놓은 명작 건슈팅 게임입니다. 아시다시피 세가는 이전부터 3D 명작 건슈팅 게임을 여럿 출시한 바 있는데요, 대표적인 게임이 '버추어 캅' 시리즈죠. 화면 연출이라든지 긴장감을 주는 요소, 시점 관리 등 '버추어 캅' 시리즈에서 얻은 노하우를 통해 '하우스 오브 더 데드'는 초반부터 엄청난 완성도와 몰입감을 가지고 등장하게 됩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백신을 만든 한 연구자가, 아들은 완치시켰지만 그동안 만들었던 백신의 휴우증으로 돌연변이(좀비)들을 양산하게 되었고 주인공 AM연구소의 토마스 로건이라는 친구가 이들 돌연변이를 물리친다는 내용입니다. 최종적으로는 매지션이라는 최강의 살인병기를 물리치게 되는 것이죠. 뭐 아케이드 건슈팅에 내용이 중요한 건 아니지만요.. -ㅂ-;;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초록색 피를 흘리며 다가오는 좀비떼들.. 총알을 뿌리면 시원하게 터져나간다)

조기자 : 사실 이때의 건슈팅이라는 게, 상당히 발전 단계에 있었습니다. 실제로 집에 들어가서 싸우는 것처럼 시각적인 부분 등이 현실감을 극대화 시킬 수 있게 되어 있었고, 수많은 좀비들이 석달 그뭄 굶은 거지떼들 처럼 달려들기 시작하는데 정신없었죠. 그런 가운데 총으로 팡팡 쏴대면서 경쾌함 같은 것도 느낄 수 있었고, 또 오락실에서 즐기다 보면 뒤에는 10여 명이 구경하고 있는데 그 자체가 뿌듯하기도 했죠.

꿀딴지곰 : 대형 보스들과의 대결도 멋졌습니다. '하우스오브데드' 시리즈는 4까지 모델기판을 업그레이드해 가면서 만들어졌는데요, 그래서인지 시리즈 마다 압도적인 그래픽 품질을 보여줬습니다. '버추어파이터' 시리즈 처럼 시리즈 별로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죠.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2의 마스코트 캐릭터 같은 느낌의 쌍도끼 좀비. 1에 비해 대폭 그래픽의 발전이 눈에 띈다)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2로 넘어와서 보다 리얼해진 그래픽)

하우스 오브 더 데드
하우스 오브 더 데드

(4로 넘어와서는 영화와 겨룰 정도로 대단한 연출들이 이어졌다)

꿀딴지곰 : 아울러 '하우스오브더데드4'의 경우는 2005년에 출시되었는데, 12년이 지난 지금도 현역이라고 할만큼 오락실의 인기 타이틀로 손꼽히고 있습니다. 린드버그 기판(버추어파이터5이 개발된 기판)으로 제작되었는데 지금 봐도 '그래픽 좋다'고 느낄 정도로 훌륭합니다. 세가의 개발력이 2000년대 초에도 이미 현재 시점에도 통할 정도로 우수했다는 것을 말해주는 반증이죠.

게임은 린드버그 기판의 성능에 힘입어서 아예 기관총을 들고 나오기도 하는데요, 헤드샷의 위용이 더 커져서 이를 노리는 것으로 점수를 올려 등급이 달라지니 도전정신으로 무장한 유저분들이 아직도 많이 즐기시는 것 같습니다.

조기자 : '하우스 오브 더 데드'를 떠올려보니 저도 갑자기 SNK의 좀비 건슈팅 게임이 하나 떠오르는데요? 3D는 아니지만 나름 매력이 있었던 2D 건슈팅 게임이요.

꿀딴지곰 : 으흐흐 SNK에서 앞서 만들었던 '비스트 버스터즈'를 말씀하시는 거군요.. -ㅂ-a

조기자 : 네 맞습니다. '비스트 버스터즈'. 나름 '하우스 오브 더 데드'의 원조격 게임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스트 버스터
비스트 버스터

(SNK에서 제작한 괴물 건슈팅 게임. '비스트 버스터')

꿀딴지곰 : '비스트 버스터즈'는 1989년도에 SNK에서 게임센터 건슈팅 게임으로 출시한 게임입니다. 좀비나 다양한 괴물들을 마구 쏘며 나아가는 게임이지요. 재미난 점은 등장하는 좀비들이 총을 쏜다는 점입니다. 보통 좀비들은 마구 달려들어야 하는데 하나같이 총을 들고 쏘려고 합니다. 그래픽 리소스를 줄이려고 했던 건가 싶기도 하고요.

반대로 개는 좌우로 뛰다가 달려드는데, 아주 산산조작이 나죠; 여러가지로 경쾌한 느낌도 있습니다만 괴물들이 줄지어 나오기 때문에 좀 찝찝하기도 하죠. 그런 점에서 '하우스오브더데드'의 원조격이라는 조기자님의 말씀에 동의하게 됩니다.

조기자 : 전 이게임.. 스크롤이 한 쪽 방면만 있는 게 아니라 앞으로 가기도 하고 엘리베이터 타고 위로 올라가기도 하고 나름 식상해지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썼다는 점에 점수를 주고 싶더군요. 그리고 총알이 무제한이 아니라는 거~ 하늘에서 뜬금없이 총알이 떨어지는데 잘 주워 먹어야 한다는 점도 당시에 참신했습니다 ㅎ

비스트 버스터
비스트 버스터

(좀비가 총을 쏠 준비를 하고 개도 달려든다. 잠시 후 산산조각이 난다..)

비스트 버스터
비스트 버스터

(앞으로 진행하는 쪽으로 스크롤이 바뀌기도 한다)

비스트 버스터
비스트 버스터

(특유의 다관절 보스들. 독특하다 못해 괴이하다)

비스트 버스터
비스트 버스터

(보스의 근엄한 표정을 보라... 나중에 한 번 더 등장하는 이색적인 보스이다)

꿀딴지곰 : 특유의 보스들도 이 게임만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근엄한 표정으로 고개를 마구 돌린다던지.. 괴상한 포즈를 취한다든지 하죠. 저 얼굴이 크게 확대되어서 다가오기도 하고요. 여러 모로 공포 소재로는 특이한 게임 중 하나라 하겠습니다.

조기자 : 개인적으로는 비슷한 세계관으로 네오지오포켓 용으로 나온 액션RPG도 재미있게 했습니다. ^^ 여튼 '비스트 버스터'에 대해 궁금하신 분은 이 영상을 참조하시면 되겠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icx8H7rOk70

꿀딴지곰 : ㅋㅋ 오랜만에 2D로 만들어진 좀비들을 실컷 본 느낌이네요. 이왕 그렇게 본 김에 2D 좀비들을 더욱 구경해보시죠. 벨트 스크롤 게임에서 소개를 하기도 했었죠. '나이트 슬래셔즈' 입니다.

나이트 슬래셔즈
나이트 슬래셔즈

(데이타 이스트의 수작 '나이트 슬래셔스')

꿀딴지곰 : ‘나이트 슬래셔즈’는 1994년도에 데이타이스트에서 만든 오컬트 호러풍의 벨트스크롤 액션게임입니다. 벨트스크롤 장르에는 진짜 흔치 않은 호러 컨셉이지만, 화려한 그래픽과 잔인한 연출들이 매니아 층을 만들어준 게임이죠.

커맨드 입력기 포함해서 기술도 다양하게 존재하고 타격감도 찰진 것이 꽤나 경쾌한 액션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운 공격과 대시 공격, 기 모으기 등 다양한 기술에서 오는 재미도 좋았죠~

캐릭터 디자인은 어딘지 모르게 알파전자를 생각나게 해서 개인적으로는 좋아하지 않았습니다만, 코나미의 심슨 가족처럼 캐릭터간 협동기도 존재해서 다양한 루트로 적들을 공략할 수 있습니다.

나이트 슬래셔즈
나이트 슬래셔즈

나이트 슬래셔즈
나이트 슬래셔즈

(주인공의 공격에 속절없이 튕겨져 나가는 좀비들)

조기자 : 좀비가 주인공의 발차기 하나에 오체분시 되는군요.. 크..

꿀딴지곰 : 저런 호쾌함이 이 게임의 아이덴티티인지라.. ^^;

사실 '나이트 슬래셔즈'는 호러 장르라기 보다 오컬트 테마의 적들이 등장하는 벨트스크롤 게임이라고 봐야하는데요, 게임 내에 오컬트 장르에 단골손님으로 나오는 좀비 및 프랑켄슈타인, 드라큐라 등이 다수 나옵니다. 그리고 파편을 튀어가며 열심히 해치울 수 있는, 경파한 벨트스크롤 아케이드 액션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나이트 슬래셔즈
나이트 슬래셔즈

(하루종일 좀비들을 실 컷 볼 수 있고 부술 수 있다!)

꿀딴지곰 : 자아 말이 나온김에 앞서 설명한 '바이오 해저드'의 아버지 격인 게임이라고 할까요. '스윗 홈'에 대해서도 언급해볼까요?

조기자 : '스윗 홈'.. 제목과 게임이 매치가 안되는 대표적인 사례의 게임이죠. 굳이 비교해보자면 한국 소설 중에 '운수 좋은날' 같은 느낌이라고 생각이 듭니다.

스윗홈
스윗홈

(스윗홈 표지. 단란한 가족의 모습이 떠오른다.....하하)

스윗홈
스윗홈

(집에 다양한 괴물도 등장하고.. 어찌나 스윗한지 모릅니다)

꿀딴지곰 : 스윗홈(Sweet Home)은 패미콤으로 1989년에 출시된 공포-호러 테마의 RPG로,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시스템으로 유저들의 반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일본풍 턴방식 RPG에 어드벤쳐 요소 등을 부여하였고, 등장인물 중 한 명이라도 죽으면 그사람은 다시 부활하지 못하는 등 리얼함을 더했죠. 플레이어의 선택이 최종 엔딩에도 영향을 미쳐서 각기 다른 엔딩을 보게 되는 멀티 엔딩을 갖추고 있는 등 당시로서는 꽤나 참신한 시도를 많이 했습니다.

조기자 : 분명히 제목은 스윗홈인데..... 처음 이 게임을 해보고 참 난감했었죠.

꿀딴지곰 : 기본적인 스토리라인과 소재들은 원작영화를 베이스로 하고 있지만 공포 장르의 서바이벌과 탈출이라는 부분과 각 플레이어들을 조종하며 맨션 내부를 탐험하고 제한된 인벤토리와 아이템을 사용해서 문제를 해결하는 부분은 이후 '바이오 해저드' 제작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조기자 : 확실히 '바이오 해저드'에 영향을 미쳤겠네요. 지금 다시 생각해보니 시스템이 비슷하네요.

꿀딴지곰 : 이걸 제작한 프로듀서가 같은 제작사의 서바이벌 호러 게임 '바이오 해저드'에 게임 컨셉이나 시스템적으로 크게 영향을 미쳤다고 직접 언급을 했으니까요. 이것 말고도 이후 등장했던 수많은 서바이벌 컨셉과 호러게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친 선구자격인 게임이라고 할 수 있죠.

조기자 : 크.. 새삼 패미콤이 대단한 게임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꿀딴지곰 : 자아 그러면 이번엔 조금 라이트하게 가 볼까요? 좀비와 괴물들이 득실득실한 게임이 또 하나 있죠.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괴물들과의 사투를 다루는 이야기 '마계촌' 입니다.

조기자 : 헉 마! 계! 촌! 너무 유명해서 포스팅이 따로 필요치 않음직한 게임이죠! 하하

마계촌
마계촌

(등장과 동시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던 마계촌. 한때 캡콤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던 게임)

마계촌
마계촌

(화면 내내 좀비와 같은 괴물들이 등장한다)

마계촌
마계촌

(이 무시무시한 괴물들이 한 눈에! 특유의 bgm은 뭇 남성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고...)

마계촌
마계촌

(앞으로 나아갈수록 점점 상대하기 어려운 몬스터들이 잔뜩 튀어나온다)

꿀딴지곰 : 무섭지는 않지만 공포장르에 딱 맞는 크리쳐들이 잔뜩 나오는 게임이죠.. 무덤에서 솟아 올라오는 좀비는 기본이고.. 각종 눈이 하나 달린 도깨비라던가, 박쥐괴물이라든가.. 붉은몸뚱아리에 악마의 날개가 달린 레드아리마 역시..

조기자 : 이걸 한번도 무서운 게임이라고 생각해본적이 없지만 듣고 보니 내용물 자체는 호러라 칭해도 남음이 없군요 ㅎㅎ

꿀딴지곰 : 사실상 생긴게 귀엽게 생겨서 그렇지 제가 주인공 아더가 된다면 1초도 살아남지 못했을거 같군요.. 하긴.. 실제 마계촌을 해도 오래가진 못하니.. 플레이 그 자체가 공포네요.. ㅠㅠ

조기자 : 난이도가 높은 게임의 대명사 중 하나죠. 공략 영상이 유튜브에 떠도는 지금도 직접 해보면 클리어가 쉽지 않은 초고난이도 게임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대마계촌
대마계촌

(대마계촌. 초자력 충전의 황금갑옷으로 주인공의 공격력도 대폭 업그레이드!)

꿀딴지곰 : 후속작인 '대마계촌' 역시 난이도는 비슷했지만 그나마 개인적으로 메가드라이브판의 난이도가 약간 낮아서 엔딩을 봤었네요.. 아.. 물론 진엔딩을 보기 위해서 2주차 도전을 했었지요..

조기자 : 개인적으로 황금갑옷 덕분에 초필살기를 쓰는 묘미가 쏠쏠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꿀딴지곰 : 마계촌 못지 않게 대마계촌에 등장하는 크리쳐들도 하나같이 무섭고 기괴했었죠. 무덤에서 솟아나오는 낫을 든 사신(?) 해골들이라든가 자신의 목을 들고 움직이는 첫판 보스부터 온몸이 불덩이로 되어있는 2판 보스 등등.. 루시퍼 바로 직전에 등장하는 파리떼 보스인 벨제브브도 인상적이었어요.. 네임드 악마지만 게임에 등장하는건 거의 못본거 같은데.. ^^;

조기자 : 마계촌 하니까 레드아리마의 인기가 상당했는지 이후 레드아리마를 소재로 외전격인 게임들이 나왔던 기억이 있군요..

꿀딴지곰 : 네~ 제목 자체가 레드아리마였죠.. ^^ 북미에서는 가고일이라고 불렀지만..

레드아리마
레드아리마

(레드 아리마가 주인공인 게임이 별도로 존재하기도 했다)

가고일즈 퀘스트
가고일즈 퀘스트

(게임보이용으로 등장했던 '가고일즈 퀘스트'. 상당한 수작이었다)

가고일즈 퀘스트
가고일즈 퀘스트

(흑백이었지만 게임성만큼은 굿굿. 당연히 끝까지 클리어했다)

데몬스 블레이즌
데몬스 블레이즌

(슈퍼패미콤으로 그래픽이 일신해서 등장했던 데몬스 블레이즌)

꿀딴지곰 : 흐흐 '레드아리마'가 적 일때는 참 까다로웠는데, 직접 조종하다보니 재밌고 은근 친근해지긴 하더군요. 저도 이 시리즈 참 좋아했습니다.

조기자 : 그나저나..'바이오 해저드'의 원조격인 '스윗홈'도 등장하였으니 '바이오 해저드'의 시스템에 사실상 가장 큰 영감을 준 게임인 어둠속에 나홀로(Alone in the Dark)를 언급 안할 수가 없겠군요?

꿀딴지곰 : 물론입니다 -ㅂ- '어둠속의 나홀로'야 말로 세계관부터 연출까지 바이오해저드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친 게임이었죠..

어둠속에 나홀로
어둠속에 나홀로

(286 세대들에게는 추억이 새록새록한 게임 중 하나인 '어둠속에 나홀로')

꿀딴지곰 : 사실상 이후 제작된 거의 모든 3d 호러 장르 게임에 영향을 미친 3D 연출 호러게임이죠..

조기자 : 맞아요 바이오 해저드에서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하면서 이후 많은 호러 장르 게임들이 연출면에서 영향을 받았죠..

꿀딴지곰 : 일단 등장하는 크리쳐들도 호러문학의 아버지라 불리우는 HP 러브크래프트의 세계관에서 차용해 왔으며 좀비처럼 생긴 녀석들을 비롯한 크출루의 수하들이 곳곳에서 플레이어를 괴롭혔죠.

조기자 : 전 개인적으로 창문 뚫고 뛰쳐들어오는 개새.. 아 죄송합니다.. 그 개처럼 생긴 크리쳐가 정말 무섭고 짜증났네요.. 유리창 깨지는 소리만 들으면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_-;

무시무시한 크리처들의 등장
무시무시한 크리처들의 등장

(무시무시한 크리처들의 등장. 지금 보면 우스꽝스러운 수준이지만 당시에는 상상력이 자극되어 더 무서웠다)

괴물
괴물

(주인공을 습격하는 개처럼 생긴 괴물.. 나의 발차기를 받으라고!)

꿀딴지곰 : 바이오 해저드보다도 먼저 시도했던 고정된 카메라 시점의 연출이 좋았습니다. 보이지 않는 사각지대에서 적이 슬금 슬금 다가올 때는 정말 심장이 멎는 줄 알았죠.. 초반부에 문을 열어놓고 방에 있는 상자를 찾고 있었는데 갑자기 좀비의 팔이 문 바깥쪽에서 서서히 다가오는 게 보였을때는 정말이지..

좀비의 모습
좀비의 모습

(좀비의 모습. 예전엔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조기자 : 여러가지 기믹들도 훌륭하지 않았나요? 전 깜짝 깜짝 놀랐었는데요.

꿀딴지곰 : 바닥이 꺼진다거나.. 창밖에서 창을 깨고 괴물이 뛰쳐들어온다거나.. 각종 즉사트랩 등 이후의 호러 게임들이 이런 연출들을 그대로 사용했었죠.

조기자 :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서 더욱 눈빛이 초롱초롱해지시네요 꿀곰님. 하하.

그럼...이번에는 제가 콘솔 쪽 게임을 하나 추천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두말 하면 잔소리인 게임이죠. '디의 식탁'!

꿀딴지곰 : ㅋㅋㅋ 디의 식탁이라.. 지금은 작고한 이노 겐지 프로듀서가 생각나는군요.. 사실 당시 공포스런 연출면에서는 독보적이었던지라.. 이번 특집에 꼭 나와야 하는 게임이지요.

디의 식탁
디의 식탁

(3DO로 처음 모습을 드러낸 '디의 식탁' 표지의 음산한 분위기가 여기까지 느껴진다)

꿀딴지곰 : 디의 식탁(Dの食卓) 은 1995년에 3DO로 처음 출시된 후 새턴, 플스, PC까지 이식된 3D 호러 어드벤처 게임입니다. 원래 3DO는 일렉트로닉 아츠에서 야심차게 발매했다가 그야말로 쫄딱 망한 게임기 아니겠습니까. 그런 3DO에서도 60만 장 이상의 판매량을 올렸으니 디의 식탁이 가진 파괴력이 어느정도인지 알 수 있겠죠. 심지어 다른 콘솔로 등장해서 누적 판매량이 100만 장이 넘었다는 것도 체크해야할 포인트구요.

조기자 : 예전에 동경게임쇼에 취재를 가서 제작사 워프의 대표인 이노 겐지를 직접 만난 적이 있죠. 게임에 대한 철학이 아주 분명한 사람이었고.. 향후 플스 진영에서 빠져나와 새턴 진영으로 넘어온 건 아주 유명하죠. 디의 식탁 이후 '에너미 제로'를 제작하다가, 소니 측의 갑질에 못이겨 새턴 진영으로 돌아서버려 큰 화제를 몰고 왔었죠.

상도의를 어겼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지만, 그만큼 당시에 소니의 갑질이 심했었으니까요. (판매 수량을 자기네 마음대로 정하고 만약 재고가 남을 것 같으면 그걸 다 개발사 보고 떠안으라고 하기도 했음.) 이노 겐지 파장 이후에 소니가 정신차리고 갑질을 멈췄다고 하니 이노 겐지가 게임업계에 큰 선물을 해준 셈이기도 하지요. ^^

디의 식탁
디의 식탁

(청초함마저 느껴지는 우리의 여 주인공 로라 해리스. 당시 100만 폴리곤이라는 선전 문구도 기억이 난다..지금에 와서는 주인공이 가장 공포스럽다고 평가하는 분들도 있었지만, 당시에는 미인으로 통했다)

디의 식탁
디의 식탁

(2는 기대 만큼의 반향을 일으키지는 못했다)

디의 식탁
디의 식탁

(징그럽게 등장하는 식물 스타일 이형(異形)의 괴물들)

꿀딴지곰 : 살인자 아버지와 그런 딸을 설득하려는 딸. 음산한 저택 한가운데에서 시간 제한은 단 2시간 뿐이었죠. 실시간 렌더링이 아니라 이미 만들어진 스토리를 진행하는 방식이었기 때문에, 정작 지금 해보면 호러게임이라는 느낌보다는 정해진 루트에서 몇 가지를 선택할 수 있는 인터랙티브 무비쪽에 가까웠습니다.

오히려 LD용 게임의 3D 그래픽 버전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더군요.. 하지만 당시에는 풀 3D의 그래픽으로 화려하게 보여지는 비쥬얼에 혹한 플레이어들이 많았던 거 같습니다. ^^

조기자 : 2는 어떻던가요?

꿀딴지곰 : 2는 1999년에 드림캐스트로 출시되었습니다. 전편처럼 인터랙티브 무비 방식이 아니라 실시간 렌더링 방식으로 변경되었죠. 주인공 '로라'는 2에서도 그대로 등장하는데요, 다만 1에서는 '로라 해리스', 에너미 제로에서는 '로라 루이스' 였는데 2에서는 '로라 파튼'이라는 이름으로 등장하죠. 즉 이름만 로라지 알고보면 동일 인물은 아니었죠..

스토리는 캐나다 상공의 비행기에서 시작합니다. 어머니의 유품인 컴팩트가 있고, 한 남성이 감싸듯이 달려드는 가운데 운석이 비행기에 명중되면서 설원 속에서 시작되죠. 기관단총을 들고 전투를 해나가면서 경험치도 올리고 고기도 습득하고.. 하나의 RPG로 장르가 바뀌었다고 해야 할까요.

별개로 대정원의 평야를 바라보는 것도 좋았습니다. 게임적으로는 깊은 스토리에 강점이 있긴 하지만 게임에 재미 자체는 큰 인정을 받지 못했죠.

조기자 : 저는 GD 라는 매체가 용량이 크진 못해서 그런지 4장이나 되는 GD가 번거롭고 좀 부담스럽기도 했었네요.

꿀딴지곰 : 음.. 너무 포스팅이 우중충해지는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괴물들이 잔뜩 나오는 포스팅이어서 그런지 몰라도 우중충하네요; 분위기를 좀 바꿔보겠습니다. 귀여운 좀비들이 나오는 게임으로... 사실 고전게임은 아니지만 제가 참 재밌게 했던 게임이라서.. ^^;

조기자 : 귀여운 좀비들이요? 귀여운 좀비라면.. 흠.. 그 게임 말씀하시는 것 같습니다. 팝캡의 '플랜츠 VS 좀비'.

꿀딴지곰 : 보통 식물대 좀비.. 줄여서 '식대좀'이라고도 불리우죠.. ㅋㅋ 레트로 게임도 아니고 공포 게임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귀여워서 다소 무리가 있는 게임이지만 포스팅의 분위기를 밝게 만들기 위해 특별히 추가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암튼 제가 너무 좋아했던 게임인지라.. ^^;

플랜츠 VS 좀비
플랜츠 VS 좀비

(귀여운 식물과 좀비들의 싸움을 다룬 '플랜츠 VS 좀비')

꿀딴지곰 : '플랜츠 VS 좀비'는 집을 습격하는 좀비떼를 식물들이 막아낸다는 컨셉을 가지고 있습니다. 으으~ 하고 소리를 내면서 다가오는 귀여운 좀비들을, 마당의 식물들을 이용해서 격퇴하는 것이죠. 흔히 이런 게임들을 디펜스 게임이라고 하는데, '플랜츠 VS 좀비'는 전형적인 디펜스 게임이면서도 유닛간 밸런스를 잘 잡아 현재까지도 큰 인기를 얻고 있죠.

조기자 : 유닛 간 밸런스라면 어떤 부분인가요?

꿀딴지곰 : 특정 메타가 존재하지 않는달까요. 효과적으로 좀비를 해치울 수 있는 방법을 유저 스스로 고안해서 찾을 수 있지요. 저같은 경우는 처음엔 해바라기로만 필드를 가득 채운후 자원을 모아서 버섯과 옥수수 대포만으로 적들을 쓸어버리곤 했지요.. 이 테크트리로만 서바이벌 100일 이상을 성공했었습니다. 물론 이 방법 말고도 재밌는 방법이 꽤 많은편이죠 ㅋㅋ

조기자 : 유저에 따라 전술이 정해지지 않고 창조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이군요.

꿀딴지곰 : 바로 그겁니다. 자원인 태양을 뱉아내는 해바라기를 어떻게 잘 활용하느냐가 핵심이기도 하고, 밤이라든지 안개라든지 물속이라든지 공중 습격이라든지 많은 경우의 수를 둬서 지루하지 않게 만든 것도 좋습니다. 스테이지 별 난이도도 아주 적당하구요. 게다가 또 하나의 강점은!

조기자 : 강점은?

꿀딴지곰 : 스마트폰이든 조이패드든 스틱이던 어떤 조작체계로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도록 조작이 최적화됐다는 점이죠. 스마트폰으로도 해도 재미있고 PC나 콘솔로 해도 재미있고 다 재미있습니다. ^^

조기자 : 흐흐. 이 게임에 대한 꿀교수님의 애정이 묻어나네요.. 그리고 확실히 포스팅 분위기가 확 밝아진 느낌이 듭니다.

플랜츠 VS 좀비
플랜츠 VS 좀비

(게임화면. 좀비들을 열심히 물리치는 식물들. 개인적으로 장대높이뛰기 좀비가 초반엔 좀 짜증나는 존재였다)

플랜츠 VS 좀비
플랜츠 VS 좀비

(후반부 지붕 스테이지. 골리앗 크기의 맷집 좋은 좀비는 옥수수로 행동을 느리게 만드는 게 효과적이다)

플랜츠 VS 좀비
플랜츠 VS 좀비

(서바이벌 모드의 최종형이라 불리우던 "옥수수대포 보라버섯 수박진" 100일 이상 생존도 가능하다)

꿀딴지곰 : 다음 게임으로 가 볼까요? 호쾌한 액션이 일품인 게임이죠.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입니다.

조기자 :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일종의 괴물 사냥 같은 게임 아니었나요. ㅎㅎ

꿀딴지곰 : 네에 그렇습니다. 조기자님이 좋아하실만한 액션 류 몬스터 잡이 게임이라고 하면 딱이네요.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개발은 Kalisto Entertainment, 발매는 액티비전)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자아 사냥감 등장이요~ 검으로 조각 조작 내보자!)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나이트메어 크리쳐스

(플레이하다보면 괴물들을 산산조각 내는데 아무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게 된다...)

꿀딴지곰 : 이 게임은 액티비전에서 1997년도에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하고 PC와 다른 콘솔 등으로 컨버젼되어 출시된 액션 활극입니다. 스토리는 인간을 괴물로 만드는 계획을 저지한 후 170년의 시간이 지난 후, 비밀결사단이 이런 괴물들을 부활시켜 런던을 암흑의 도시로 만들었는데, 주인공이 이를 저지하는 내용을 가지고 있습니다.

펜티엄 시절에 기본적으로 많이 깔려있던 게임이기도 해서 주변에도 해본 분들이 많이 계시더군요. 그리고.. 보통 남녀 캐릭터 중에서 남성 캐릭터를 선택하는 분은 거의 못봤습니다. 매력적인 여전사분을 많이들 선택하셨죠. ㅎㅎ

조기자 : 저는 특유의 세기말적인 느낌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경쾌한 액션이 좋았네요. 눈 앞에 뭐가 있든 산산조각내는 그 방식도 시원시원해서 마음에 들었습니다. 이렇게 생각해보니 이 게임을 공포물로 생각해본 적은 없네요;;

꿀딴지곰 : 저도 이 게임은 액션게임이라고 생각해왔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공포장르에 가깝습니다. 어두운 도시의 배경이라든가 BGM없이 효과음만 나와서 음산한 분위기는 좋았죠..

조기자 : 일단 이 게임에 대해 추억이 떠오르지 않으시는 분이라면 이 동영상을 보고 떠올려보시면 좋겠네요.
https://www.youtube.com/watch?v=DIij3Fy-GNQ

꿀딴지곰 : 이번에 소개해드릴 게임은 '쉐도우 맨' 입니다. 2000년도에 국내에 정식 출시된 쉐도우맨은 '부두교'를 테마로 한 영웅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습니다. 한 손에 해골을 들고 , 한 손에 무기를 들고, 가슴에는 부두 마스크가 새겨진 주인공은 죽음의 사신이자 불멸의 존재로 알려져 있지요.

기본적으로 섀도우맨은 무적에 가깝습니다. 불에도 타지않고 물에서도 익사하지 않고.. 무기인 쉐도우 건으로 상대방의 정신을 빼앗아버리죠. 다크소울을 얻어서 더욱 강력한 공격을 쓸 수도 있고요.

쉐도우 맨
쉐도우 맨

(주인공이 특이하게도 대머리 흑형.. 게다가 주된 소재는 부두교.. 지금 생각해봐도 독특한 시도였다)

조기자 : 윈도우95에서 98로 넘어오는 시기에 이 게임도 굉장히 많이 플레이를 했었던 기억이 납니다. 당시에는 이런 변신물 + 세기말 적인 분위기의 게임들이 많이 있었으니까요. 무엇보다 캐릭터들이 각지고 적당히 텍스처로 발라놓은 경우가 많아서, 나중에는 이런 류의 그래픽 게임들을 식상하게 보기도 했었던 것 같습니다.

꿀딴지곰 : 확실히 이 시즌에 이런 저런 게임들이 많이 등장하긴 했었는데요, 컨셉이 가장 중요했었던 것 같습니다. 어떻게 공포 분위기를 이끌어내느냐, 어떤 컨셉을 가지느냐, 말이죠 여러 컨셉 중에 특이하게도 부두교 컨셉도 있었던 것이고요..

https://www.youtube.com/watch?v=dCa2UdjhQ88

그러고 보니 지금부터 소개할 '딥 피어'도 참 특이한 세계관을 가진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특이하게 해저의 고립된 상황을 다루고 있으니까요.

조기자 : 세가새턴용으로 출시한 '딥 피어' 말씀이시군요. 이 게임은 사실상 '바이오 해저드'의 아류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요?

꿀딴지곰 : 헉.. 새턴에 은근히 팬들이 계시지 않았던가요.. -_-;;

딥 피어
딥 피어

(우주 생명체와 해저의 고립상황을 다룬 딥 피어)

꿀딴지곰 : 이 게임은 1998년도에 세가에서 세가새턴으로 야심차게 출시한 호러 탈출 게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해저의 잠수함 내에서 바이러스에 감염되어버린 미지의 크리처들과 사투를 벌인다는 내용이지요.

3D 그래픽이 약한 세가새턴이지만 이 게임 만큼은 할 만 했다는 느낌이고 완성도도 높은데, 96년도에 나온 '다이나마이트 형사' 등에서 쌓여진 개발 노하우가 집대성되었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딥 피어
딥 피어

(등장하는 이형의 괴물들..)

딥 피어
딥 피어

(그래픽이나 연출면에서 새턴 후기의 명작 게임이라고 할만하다)

꿀딴지곰 : 그리고 앞 서 조기자님이 말씀하셨듯, 만약 '바이오 해저드'가 나오지 않았다면 '딥 피어'가 나오지도 않았겠죠. 그만큼 어느정도 영향을 받은 건 틀림없지만, '딥 피어'는 딥피어 나름대로의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우선 해저라는 특이한 고립 환경입니다. 요즘 유저 분들이야 '바이오 쇼크' 등으로 익숙하시겠지만 당시에 해저라는 특별한 조건은 산소 게이지 등 여러가지 부대 상황을 만들어내서 '딥 피어'만의 개성을 뚜렷이 했습니다.

조기자 : 저도 앞서 '바이오 해저드'의 아류작 아니냐고 말하긴 했지만, 새턴 후반기에 등장한 3D 게임으로는 몇 없는 수작이기 때문에 꼭 해보시길 권해드리고 싶네요. 게다가 이 게임은 몇 년 전에 무려 '유저 한글화'가 되었습니다. 때문에 공포 어드벤처 물 게임들을 좋아하신다면 한 번쯤 권하는 게임이기도 합니다. ^^

꿀딴지곰 : 자아 이번에도 세기말적인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겠습니다~ 공포와 호러를 다루는 게임에는 늘 나오는 게임이죠. 공포 게임계의 터줏대감 같은 게임! '스플래터 하우스' 입니다!

조기자 : 아하! 이전 공포 포스팅 편에도 등장했던 바로 그 게임이로군요!

스플래터 하우스
스플래터 하우스

(스플래터 하우스. 괴기한 괴물들과 주인공 괴물이 격돌한다!)

꿀딴지곰 : 사실 이 게임은 잔인할 정도로 리얼하게 묘사되고 있는 괴물들의 모습과 그로테스크한 연출들로 아케이드 게임 업계에 맘먹고 성인풍으로 접근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 게임 중 하나입니다. 등장하는 괴물들이 하나같이 끔찍했죠..

조기자 : 당시 나온 오락실 게임치고는 정말 쇼킹했죠.. 그래픽도 충격적이었지만 사운드마저 소름돋았어요.. -_-; 배경은 온통 피투성이에 괴이한 소리들이 가득..

꿀딴지곰 : 각종 공포영화에서 모티브를 따온듯한 소재의 집합체였다고나 할까요? 13일의 금요일의 주인공.. 아.. 아니 살인마인 제이슨에서부터.. 눈도 안달린 이빨달린 크리쳐라든가.. 좀비개라든가.. 허공을 떠다니는 액자와 칼 같은 폴터가이스트적 소재들도 그렇구요..

스플래터 하우스
스플래터 하우스

(갈비뼈가 드러난 들개, 각종 시체들, 귀신 등 그로테스크한 연출이 한가득하다)

스플래터 하우스
스플래터 하우스

(게임 내내 이런 분위기.. 구경하던 조카가 울고 도망갈 것만 같은 분위기다)

꿀딴지곰 : 뼈와 살이 분리되어 있는듯한 괴물들이.. 마계촌에 등장하는 전통소재들을 뛰어넘은듯한 모습을 취하고 있어서 어린 마음에 충격을 먹었던 기억이 있네요..

조기자 : 흐흐흐 당시 오락실에서 이정도의 시리어스한 공포가 가능한 게임은 없었죠. 꿀곰님도 많이 충격을 받으신 듯 합니다 ^^

꿀딴지곰 : 휴우.. 슬슬 삭신이 쑤셔오는군요.. ^^;; 다음은 클락타워(Clock Tower)로 한 번 넘어가보겠습니다. 이 게임은 1995년도에 슈퍼패미콤용으로 등장한 어드벤처 게임으로 공포영화 페노미나라든가 서스피리어 등 다양한 영화속 모티브를 오마쥬하고 있죠. 이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자리를 옮겨서 후속작을 내었으며 플스2의 3편은 한글화 정식 발매되기까지 했어요.. 2002년 이후 현재까지 후속작이 안나오고 있어서 명맥이 끊긴것 같지만 좋은 소재인지라 앞으로 또 나올것이라 기대중입니다.

클락타워
클락타워

(슈퍼패미콤 용 공포 어드벤처 게임 '클락타워')

클락타워
클락타워

(후속작은 3D 연출로 바뀌더니.. )

클락타워
클락타워

(3편은 플스2로 나오면서 일신된 그래픽으로 바뀌었다)

게임은 제니퍼 심슨(모델은 제니퍼 코넬리)이라는 소녀를 조종해 가위를 든 살인마 시저맨을 피해 달아나며 살아남는 것인데요, 기존 공포장르 게임과는 다르게 물리칠 수 없는 적이 등장하며 공격할 수 없기 때문에 회피하기 위해서는 숨어야 한다는 아이디어가 매우 신선하게 작용했었습니다. 이후 이런 시스템은 ‘화이트데이’ 등 이후에 출시되는 공포 게임에 주로 적용되기도 했었죠. 플레이어를 극단적인 공포에 몰아넣기 위해서는 대항하지 못하고 숨어야 한다는 개념을 낳게 한 장본인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클락타워2
클락타워2

(이후 플레이스테이션으로 클락타워2가 출시되었고)

클락타워3
클락타워3

(국내에서 코코캡콤을 통해 클락타워3가 정식발매되기도 했다)

꿀딴지곰 : 클락타워가 95년도에 출시되고 클락타워2가 96년도에 출시되었습니다만.. 안타깝게도 원 개발사인 휴먼이 도산으로 문을 닫고 말죠. 때문에 클락타워3는 캡콤에서 개발되어 국내에 정식 출시되게 됩니다. 3로 넘어오면서 전작과 많이 달라졌지만, 플레이 자체는 비슷합니다. 여전히 술래잡기를 하는 것이고, 영혼의 빛을 모아서 살인마를 물리치는 방식이지요.

그래도 살인마들을 잠시나마 무력화 시키는 요소들도 있기 때문에 전작 보다는 훨씬 플레이하기가 수월하다 하겠습니다. 주인공인 아리사가 미인이기도 하고요 ^^

조기자 : 흠.. 꿀곰님.

꿀딴지곰 : 네 조기자님?

조기자 : '클락타워3'를 떠올려보니, 플레이스테이션2로 출시된 명작 호러 게임들을 소개하지 않고 그냥 넘어가기 어렵겠는데요 ^^

꿀딴지곰 : 헙 그런 겁니까. 하하. 사실 플레이스테이션2에 정말 명작 호러 게임들이 많죠. 이번 기회에 한 번 간단하게나마 다뤄보도록 하지요. 어떤 게임이 먼저 생각나시는지요?

조기자 : 흠.. 당연히 PS2라 하면 '령제로' 시리즈 아니겠습니까. ㅎㅎ

꿀딴지곰 : 아 '령~' 명작이죠. 사실 '령제로'는 한국에서 '령제로'이지.. 일본에서는 령 자체가 제로라는 뜻이기 때문에 좀 말하기 애매하긴 합니다. 일본어로는 '제로 제로' 이런 느낌이라서요.

령제로와 후속작 령제로:
붉은나비
령제로와 후속작 령제로: 붉은나비

(플레이스테이션2로 출시된 령제로와 후속작 령제로: 붉은나비)

꿀딴지곰 : '령제로'는 귀신을 봉인할 수 있는 사진기로 의문의 실종과 과거에 있던 비밀에 대해 풀어나가는 게임으로, 보기 싫은 것을 봐야 한다는 설정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큰 인기를 누렸었죠. 동양적인 배경과 정말 보기 싫은데 억지로 봐야하는 상황, 그리고 몰입감을 높여주는 사운드, 그리고 그 속에 갇힌 미소녀라는 점이 꽤 매력적인 소재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기자 : 저는 이 게임이 가진 동양적 공포에 주목을 하고 싶네요. 예전에는 호러영화라고 하면, 미친 살인자가 등장하여 사람들을 칼로 죽이며 희생자들의 피를 즐기는 장면이나, 드라큐라 또는 늑대인간이 사람들을 잔혹하게 죽이는 장면이 많았지만, 동양의 공포 정서와는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었거든요.

꿀딴지곰 : 그렇긴 하죠. 그렇다고 '사일런트 힐' 같은 게임도 동양적 정서는 아니고요..

조기자 : 네에. 그런데 령 제로는 플레이하면서 그런 동양적인 정서가 물씬 풍겨났습니다.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까 하는 의혹은 증폭되고, 뒤에 귀신이 따라오면서 공포감은 극대화되고요.. 어두컴컴한 분위기와 장면이 바뀔 때마다 들려오는 괴이한 소리들. 그리고, 과거를 회상할 때 나오는 거친 흑백 톤의 동영상 등.. 그리고 표정 연출도 참 잘 만들어져 있죠. 퍼즐적인 요소도 나름 재미있었구요.

령 제로
령 제로

(표정연기가 살아있는 귀신들)

꿀딴지곰 : 흐흐흐 영제로는 2편도 재밌었죠..

조기자 : 2편인 붉은 나비 역시 귀신과 같은 실제로 보이지 않는 영혼들을 등장시켜 동양적인 공포를 강조한 것이 특징이죠. 구식 사진기처럼 생긴 사영기에 보이지 않는 것이 보이며 필름으로 귀신을 찍음으로써 제령하는 힘을 가지게 된다는 설정인데, 결국 사영기를 이용해 귀신을 정면으로 보며 사진을 찍어 물리쳐야 된다는 거 아니겠습니까. 그런 설정 자체가 무서웠던 것이죠.

꿀딴지곰 : 귀신이 눈 앞에 보이지 않는데 카메라로만 보인다는 설정 덕분에 플레이어는 무서워도 어쩔수 없이 귀신을 쳐다볼 수 밖에 없었죠. 붉은나비 역시 사령기로 귀신들을 촬영하여 제령이란 것을 해야 하는데, 잘 찍어야 합니다. 영파계로 귀신을 감지하고 색이 노랄 때 찍어야 했던.. 개인적으로 발컨이라 쉽지는 않더군요. 꽤 연습해야 했습니다. ㅋㅋ

조기자 : 저는 개인적으로 컨트롤러의 진동도 무서운 요소더군요. 붉은 나비의 진동은 타 게임과는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섬세하게 조율되어 있는데 이는 긴장감을 극대화 시켜주는데 큰 역할을 했던 것 같습니다. 사람의 심박수와 비슷한 진동은 귀신이 나타날 때 변화를 보이는데, 귀신과의 거리에 따라 변화하는 진동은 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대단한 공포감을 주게 되더군요.

령제로: 붉은나비
령제로: 붉은나비

(장소에 구애를 받지 않는지라 벽을 뚫고서도 나타나는 귀신들)

령제로: 붉은나비
령제로: 붉은나비

(시리즈는 위유까지 이어진다. 주인공의 미모는 덤이라고 생각하시길.. 험험..)

꿀딴지곰 : 다음은 '사이렌2'로 넘어가 볼까요? 이 게임 또한 상당히 인기 있었던 호러 게임이 아닌가 싶습니다.

조기자 : 사이렌2. 좋지요 ^^

꿀딴지곰 : 사실 전작 '사이렌'은 호러 게임이라기 보다는 잠입 게임에 가까운 편이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테마만 귀신일 뿐 '스플린터 셀'이나 '히트맨2' 같은 느낌을 받았죠. -_-;;

좀비들은 한 번 쓰러뜨려도 시간이 흐르면 다시 부활하고(하지만 플레이어도 시간이 흐르면 체력이 조금씩 회복된다), 권총을 쏘는 좀비도 모자라서 아예 높은 곳에 올라가 플레이어를 저격하는 스나이퍼 좀비들까지 있는 등.. 좀비라는 설정과 잠입액션 게임이라는 설정이 좀 엇박자가 있다는 생각을 했었거든요.

조기자 : 아 그런가요? 저는 나름 재미있게 했었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그다지 무서웠다는 기억은 없군요. 다만 실제 배우들의 표정과 얼굴을 모델링하고 이를 맵핑 기술을 통해 캐릭터화한 독특한 기법을 사용해 좀비를 보다 현실감 있게 그려낸 점은 점수를 주고 싶은데요.

꿀딴지곰 : 일단 '사이렌'은 다소 약했지만 '사이렌2'는 나름 공포스러운 분위기가 느껴지는 수작 호러 게임으로 탈바꿈하는 느낌이었습니다.

사이렌2
사이렌2

(당시 SCEK에서는 다양한 공포 게임을 한글화해주었다)

사이렌2
사이렌2

(당시 '사이렌2' 홍보 이미지)

꿀딴지곰 : '사이렌2'는 확실히 많은 부분에서 개선이 되었습니다. 전작에 있었던 '뷰 재킹 모드'(특정 대상의 시각을 통해 사물을 보는 시스템)가 월등하게 개선되었고, 게임 속 현재 위치 표시, 힌트 표시 등 사용자의 편의성도 대폭 향상된 것이 특징이었죠.

다양한 등장인물을 통해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진행할 수 있었고 액션 커맨드를 이용해 다양한 아이템 활용하는 등 새로운 요소들이 대거 등장을 해서 인기를 모았습니다.

사이렌2
사이렌2

꿀딴지곰 : '사이렌 2'는 음산한 분위기의 무인도인 야미 섬을 무대로 주인공들이 겪는 기괴한 이야기를 그리고 있습니다. '사일런트 힐' 처럼 안개가 낀 배경은 기분 나쁜 끈적임과 음산함이 느껴지게 하지요. 개인적으로 캐릭터들의 다양한 표정 변화도 상당히 인상적이었습니다.

조기자 : 저는 개인적으로 적재적소에 배치된 사운드가 마음에 들더군요. 좀비들의 신음소리, 발자국 소리 등 효과음을 효과적으로 사용하기도 했지만, 사운드가 네비게이션의 임무도 수행했거든요. 굉장히 어두워 시야가 좁다보니 좀비나 적들이 어디 있는지 찾아내기 어려운데 그 부분을 사운드가 보강해주고 있어 밤 중에 헤드폰을 끼고 게임을 즐기곤 했습니다.

꿀딴지곰 : 확실히 잘 만들긴 했는데..다만 전작에도 있었던, 좀비를 쓰러뜨려도 잠시 뒤에 다시 일어나는 게 좀 짜증나더군요. 적의 시야로 주변을 관찰하는 뷰 재킹을 통해 적의 위치를 대략적으로 확인할 수 있고 특별한 퍼즐도 풀 수 있지만 체력을 많이 깎는다는 점도 짜증나는 점 중 하나였습니다. 공포를 느끼기 전에 편의성 부분에서 좀 점수를 깎는 요인이라고 말하고 싶네요. -_-;

사이렌2
사이렌2

(기묘하다 기묘해.. 인어 아가씨..)

사이렌2
사이렌2

(잠입 액션 게임의 특징은 그대로 이어진다)

꿀딴지곰 : 다음은 '옵스큐어2'를 보도록 할까요?

옵스큐어1
옵스큐어1

(청소년들과 괴물의 사투를 다룬 옵스큐어1)

꿀딴지곰 : 원래 '옵스큐어1'은 끝까지 살아남기 위한 틴에이저 서바이벌 게임으로, 풋풋한 청소년들이 즐거운 고교 생활을 하던 가운데 끔찍한 괴물들과 조우해 사투를 벌이는 과정을 담고 있습니다.

머리가 쭈뼛쭈뼛 서는 몬스터들이 대거 등장하고, 특히 남녀 둘이 돌아 다니는 설정이나 문을 열고 들어가고 나갈 때의 문소리와 애니메이션이 '바이오 해저드'를 많이 닮았죠. 다만 1편은 고등학생이라 18세 이상만 가능했지만, 2편은 주인공들이 대학생이 되어 청소년이용불가가 되어도 상관없게 되었습니다.

옵스큐어1
옵스큐어1

(등장하는 이형의 크리처들)

옵스큐어1
옵스큐어1

(에일리언 비슷하게 생겼다)

꿀딴지곰 : 게임은 현실과 허상의 공간을 넘나들게 되는데, 항상 두 명의 주인공들이 움직이게 되는데, 둘 중 하나라도 죽으면 게임은 끝나 버리니 조심해야 합니다. (1편은 혼자서도 플레이가 가능했지만) 그리고 주인공 캐릭터 중 하나인 코리와 메이가 나와서 액션을 펼치다가도 장면이 바뀌면 다시 다른 캐릭터인 케니와 애미가 난데없이 장면을 이어가는 등 뚝뚝 끊어지는 연출이 거듭되니 어색함도 다소 있지요.

공포적인 측면으로는 나름 밤에 혼자 하면 꽤 중압감 높은 공포감이 느껴지기 때문에 부담스러운 측면이 있던 게임입니다. 아주 공포스럽다가도 틴에이저 영화처럼 풀어주기도 하는 등 색다른 느낌을 얻으실 수도 있을 겁니다.

조기자 : 저는 이 게임, 이야기 전개의 영화적인 연출로 인해 게임 속에 쉽게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 가장 주목할만한 점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편의 공포 영화를 본다는 느낌으로 플레이 하면서, 숨겨진 각종 비밀들을 캐 내는 재미까지 즐겨보겠다고 생각한다면 괜찮지 않나 싶습니다. ^^

꿀딴지곰 : 자아 이제 슬슬 끝나가는군요~ 다음 게임으로 넘어가시죠. 다음 게임은 바로 '구원' 입니다.

구원
구원

(ybm시사에서 출시한 '구원'. 시작하면 쓸쓸한 노래자락이 공포감을 조성하기 시작한다)

꿀딴지곰 : 사실 이 게임의 제작사인 프롬소프트는 '아머드 코어' 시리즈를 출시한 개발사로 이름이 높았죠. 그 당시에는 메카닉 게임에 집중하던 프롬소프트가 갑작스럽게 호러 게임을 출시해서 나름 이슈가 되었었지요.

'구원'에서도 이야기의 중심에는 두 명의 여성이 있습니다. 음의 장 우츠키와 도만이라는 스승 아래에서 음양사 역할을 하고 있는 양의 장 사쿠야죠. 이 둘은 게임 내에서 한가지의 이야기를 두 명의 눈으로 풀어 나가는 역할을 하게 되는데요, 1평 정도의 공간만 보이는 제한된 시야에서 '구원'은 한 발짝 한 발짝 나아가는 것 만으로도 섬뜩한 분위기를 자아내 줍니다.

개인적으로는 걸어가는 도중에 바닥에 고인 피나 천장에서 떨어지는 시체, 그리고 구석에 살짝 보이는 잘린 시체 등 심리적인 공포를 어둠이라는 요소와 부합해서 상당히 무섭게 표현하고 있고 특히 구멍 속 귀신은 너무 무서운 연출 중 하나였다고 생각이 되네요.

구원
구원

(등장하는 이형의 귀신들)

구원
구원

(크게 무섭게 생기지 않은 것이 단점이라면 단점)

조기자 : 휴우.. '구원'을 끝으로 오늘도 이렇게 다양한 공포 소재의 게임들을 다루게 되었네요. 오늘 어떠셨는지요?

꿀딴지곰 : 늦더위에 공포 소재의 게임들을 한 번 더 다룰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귀신이라든지, 좀비라든지 나오는 게임들이 아직도 엄청나게 많은데, 늘 이런 시간 제약이 아쉽기만 하네요. 다음에 공포 장르를 다른 시각으로 한 번 더 다뤄보면 좋겠습니다. ^^

조기자 : 크~ 알겠습니다 꿀곰님.. 앞으로도 기회는 얼마든지 있지요. 오늘도 수고하셨습니다. 이번에는 '이형의 크리처들이 나오는 공포적인 게임'에 대해 알아보았는데요, 혹시나 더 궁금한 점이 있다면 조기자 (igelau@donga.com)나 어릴적 추억의 고전게임 이름이 궁금할 때 꿀딴지곰 지식인 질문하기 http://kin.naver.com/profile/valmoonk 로 문의주시면 해결해드리겠습니다!

꿀딴지곰 소개 :

꿀딴지곰
꿀딴지곰

레트로 게임의 세계란 '알면 알수록 넓고 깊다'며 더욱 매진해야겠다는 레트로 게임 전문가. 10년째 지식인에서 사람들의 잊어버린 게임에 대한 추억을 찾아주고 있는 전문 앤서러이자 굉장한 수준의 레트로 게임 헌터이기도 하다.

꿀딴지곰의 고전게임블로그 http://blog.naver.com/valmoonk 운영중

조기자 소개 :

조기자
조기자

먼산을 보고 있다가 정신을 차리고나니 레트로 게임에 빠지게 되었다는 게임기자. MSX부터 시작해 과거 추억을 가진 게임물이라면 닥치는대로 분석하고 관심을 가지며, 레트로 게임의 저변 확대를 위해 레트로 장터나 네오팀 활동 등을 하고 있다. 다양한 레트로 게임 개조를 취미삼아 진행중이며 버추어파이터 쪽에서는 igelau로 알려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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