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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영준의 게임 히스토리] 강호의 도리를 알라! 한국의 무협 게임들

조영준

광활한 대륙을 무대로 벌어지는 문파들의 싸움과 음모와 암투, 우정 그리고 사랑. 동양 판타지로 불리는 '무협'은 다양한 인간군상의 등장과 현실과 판타지를 넘나드는 설정으로 오랜 시간 사랑 받아온 장르 중 하나다.

무협의 매력적인 요소는 바로 무공이다. 하늘을 날고, 땅을 달리며, 무기를 사용하는 등 인간을 초월한 수준의 체술을 사용하는 무공은, 판타지 세계의 마법처럼 다양한 스타일로 등장해 작품의 몰입감을 높인다.

여기에 작품마다 해석의 차이는 있지만, 소림, 무당, 아미 등의 정파와 배화교, 황교, 마교 등의 사파와 같은 특색 있는 문파들과 문파 사이에서 벌어지는 거대한 이야기와 기이한 사연을 지닌 인물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하나의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것도 무협 소설이 가진 재미 중 하나다.

천애명월도

이러한 무협은 판타지 위주의 국내 게임 산업에도 영향을 미쳐, 소설, 만화 등의 원작을 바탕으로 게임으로 재 탄생되었고, 유명 소설을 원작으로 한 다양한 무협 스타일의 웹게임들이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물론, 무협의 전성기였던 2000년대 이후에는 판타지 게임들과 새로운 스타일의 작품들에 밀려 "아저씨들이나 보는 낡은 장르"라는 선입견이 생기기도 했지만, 최근 넥슨에서 서비스하는 '천애명월도'가 큰 흥행을 거두며 다시 무협 장르가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 이에 이번 히스토리에서는 국내 게임 시장에 굵직한 발자취를 남긴 무협 게임을 소개하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다.

영웅문

국내 게임시장에서 가장 먼저 '무협'이라는 장르에 큰 영향을 주었던 게임은 '영웅문'이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1년전인 97년 12월 서비스를 실시한 이래 지금까지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영웅문은 김용 원작의 세계를 배경으로, 다양한 스타일의 캐릭터와 무공이 등장해 당시 게이머들에게 무협 게임의 향수를 짙게 남긴 게임이다.

이 게임이 이토록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올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독특한 문파 시스템이었다. PK(플레이어 킬링)가 마을에서도 벌어질 수 있었던 시스템 덕에 게임 곳곳에서는 무분별한 PK가 벌어졌고, 이에 게이머들이 서로를 지키기 위해 문파를 결성하고, PK 게이머들과 맞서 싸우기도 했다. 이러한 영웅문의 인기는 후속작인 신영웅문에도 이어졌으며, 지난 2002년 수출 선수금만 100만 달러를 달성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천상비 천하지존 이미지

게임온스튜디오에서 개발한 천상비도 빼놓을 수 없는 작품이다. 올해로 서비스 16주년을 맞은 천상비는 하위 스킬과 상위 스킬이 구별된 지금의 온라인게임과는 달리 하나의 무공(초식)을 꾸준히 사용하면 상위 무공 못 지 않은 강력한 무공으로 성장하는 수련 시스템을 도입하여 게이머들이 스스로 초식을 만들어 나가는 독특한 재미를 선사했던 작품이다.

물론, 이 초식 레벨은 엄청난 반복 플레이 이른바 '노가다'를 필요로 했지만, 스스로 캐릭터를 만들어간다는 매력에 매료된 게이머들이 마치 무협 영화의 한 장면처럼 나무 인형을 때리며 무공 레벨을 높이는 광경이 쉽게 목격되기도 했을 정도였으며, 전성기 당시 동시접속자 1만 5천명을 기록하는 등 큰 성공을 거두기도 했다.

천년 이미지

이전까지 무협 게임들이 중국을 배경으로 했다면 액토즈소프트에서 2000년 서비스를 실시한 무협게임 '천년'은 고려 시대를 배경으로 무협의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천년의 가장 큰 특징은 자유롭게 옷이나 무공을 만들 수 있다는 것으로 NPC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채팅으로 이를 아이템을 만들어(!) 얻을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을 비롯해 문파 별로 무공을 만들 수 있어 엄청난 센스의 무공이 화제가 되기도 했었다.

열혈강호 온라인

이러한 초창기 온라인게임 시기를 거쳐 무협 장르는 보다 다양해졌으며, 용천기와 구룡쟁패 그리고 열혈강호 온라인 등의 게임에서 선보인 보스 레이드, 인스턴스 던전이 등장하는 지금의 MMORPG와 유사한 스타일로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중 엠게임에서 개발한 열혈강호 온라인의 경우 대만, 중국 등의 글로벌 시장에 큰 성공을 거두어 '열혈강호' 원작 만화가 글로벌 시장으로 진출하는 긍정적인 성과를 내기도 했으며, 이들 게임은 현재까지도 꾸준한 서비스를 이어오고 있는 중이다.

그리고 시작된 2010년. 무협 장르는 웹게임 등을 통해 꾸준히 등장했지만, 천편일률적인 스토리와 WOW, 아이온 등으로 대표되는 판타지 장르에 크게 밀리며, 신규 게이머들의 유입에 어려움을 겪으며, 서서히 쇠퇴하는 장르로 인식되기 시작했다.

블소 레볼루션 티징영상 캡쳐

바로 이러한 시기에 모습을 드러낸 게임이 엔씨소프트의 '블레이드&소울'이었다. 2012년 6월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블레이드&소울'은 리니지를 개발한 엔씨소프트와 국내 인기 일러스트레이터 김형태의 만남으로 개발 초기부터 지대한 관심을 받았다.

더욱이 당시 사양을 모두 끌어낸 듯한 극강의 그래픽과 세밀하게 나눠진 직군과 전투 시스템 그리고 무협 소설 못 지 않은 배신과 음모가 게임 속에서 펼쳐지며, 2만 3,000원이라는 월정액 요금에도 불구 서비스 시작 이후에도 디아블로3를 밀어내고 PC방 서비스 1위를 기록하는 등의 기록을 세웠다.

블소

여기에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은 섹시함과 귀여움을 모두 만족시키는 다양한 캐릭터 조합군으로 캐릭터를 만드는데 몇시간이 투입될 정도로 주목을 받았으며, 다양한 의상 역시 등장해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 게이머들의 시선을 사로잡기도 했다.

하지만 '블레이드&소울'의 흥행에도 불구하고, 무협장르는 기존 게임들만 서비스를 이어갈 뿐 이렇다 할 히트작이 등장하지 않으며, 또 다시 침체기에 빠졌다. 화려한 무림의 세계를 선보인 '블레이드&소울' 이후 이러한 만족감을 줄 수 있는 게임이 부재했고, 온라인게임을 제치고 게임시장의 중심으로 성장한 모바일게임 시장이 서양 판타지 게임이 강세를 보인 것도 이러한 무협 장르의 침체를 부채질 했다.

천애명월도

이러한 무협 게임의 흥행에 다시 불을 붙인 게임이 지난 1월부터 서비스에 돌입했다. 바로 넥슨에서 서비스 중인 천애명월도가 그 주인공. 중국 텐센트 산하의 오로라스튜디오에서 개발된 '천애명월도'는 중국에서 일 최고 매출 130억 원, 월 최고 매출 417억 원을 기록한 대작 게임으로, 한국에서도 출시와 동시에 PC방 점유율을 빠르게 높이며 기세를 높여 나가는 중이다.

중국서 김용과 쌍벽을 이루는 고룡 작가의 동명의 소설을 기반으로 한 '천애명월도'는 중국 내에서 소설과 드라마로 먼저 인기를 끈 이후 게임으로 개발한 독특한 스토리를 가졌다. 여기에 영화 '첨밀밀'의 첸커신 감독과 메트릭스, 일대종사, 와호장룡2의 제작에 참여한 위안허핑 무술 감독, 그리고 '황후화'의 의상을 디자인한 시종원 미술감독 등이 개발에 참여하는 등 게임 곳곳에 수려한 그래픽을 선보이며, 현재 PC방 순위 상위권에 오르며 무협 게임의 흥행을 이끌고 있는 상황이다.

천애명월도 스크린샷

이처럼 국내 온라인게임 시장의 성장과 쇠퇴를 함께하며 굴곡을 겪은 무협 장르의 게임들은 오랜 시간 서비스를 이어가는 중이다. 과연 이 무협 장르가 어떤 새로운 변신으로, 게이머들을 강호의 세계로 이끌지 앞으로의 모습이 기대된다.

: 블소 블레이드&소울 영웅문 열혈강호온라인 히스토리 천상비 천애명월도 천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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