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부자 백수의 꿈 게임에서라도! '코인킹'

지난해 국내를 강타한 가상화폐 열풍이 게임 업계에도 이어지고 있다. 피스티 랩(Pisty Lab)이 가상화폐를 소재로한 인디 게임을 출시한 것. 게임의 이름은 '코인킹'이다. '코인킹'은 피스티랩의 관계자가 실제 가상화폐 투자를 통해 손해를 보면서 그 과정에 겪은 재미요소들을 게임으로 풀어낸 작품이다. 게임이 안드로이드 버전으로만 출시된 이유도 가상화폐 투자로 iOS버전 개발을 위한 맥을 구입할 돈을 날렸기 때문이라는 슬픈 이야기도 있다.

코인킹
코인킹

'코인킹'의 주인공은 20대 중반으로 회사를 다니던 중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재미를 보면서 과감하게 회사를 관두고 신용대출까지 받아가며 가상화폐 투자에 뛰어든다. 역시 사람일은 모르는 법인 만큼 처음에 순조롭던 투자는 점점 어려워져만 가고 결국 손에 남은 것은 300만 원이 전부다. 신용 대출로 빌린 5억 원의 이자와 생활비 등을 생각하면 한달 생활도 쉽지 않은 상황. 결국 주인공은 이 300만 원으로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기회를 잡기 위해서 가상화폐 투자에 다시 발을 담그게 된다.

실제로 어디선가 있을 법한 이야기로 시작되는 '코인킹'은 가상화폐를 쌀 때 사서 비쌀 때 팔아 시세차익을 거두는 것이 핵심인 게임이다. 시세 차트를 보는 것이 거의 전부인 게임이 무슨 재미가 있을 것인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지만, 불어나는 사이버 머니를 보고 있으면 뿌듯한 마음이 드는 것은 마찬가지다. 피스티랩이 찾아낸 재미 포인트도 이러한 부분에 있지 않았을까 한다.

게임에는 게임에는 어디선가 본 듯한 이름들의 다양한 가상화폐가 등장하며 게이머가 게임에서 진행하는 일의 대부분은 가상화폐의 구매와 판매다. 심플한 게임 방식이지만 실제 가상화폐 투자처럼 절대 만만치 않다. 시세는 알고리즘에따라 쉴 틈 없이 변하며, 각종 악재와 호재도 끊임 없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인킹
코인킹

때문에 게이머는 제공되는 정보를 활용해 가상화폐 거래로 최대의 수익을 거둬야 한다. 게임 내에는 게임 속 가상화폐와 관련된 정보들이 제공되며, 이를 기반으로 게이머는 투자를 진행하면 된다. 물론 정보가 있다고 해도 무조건 돈을 번다는 보장도 없다. 게다가 이자와 생활비는 꼬박꼬박 빠져나가기 때문에 게임 초반에는 거래를 통한 수익으로 생활을 이어가는 것 조차 쉽지 않다.

어느정도 게임에 익숙해져 수익을 조금씩 거두다 보면 게이머는 더욱 다양한 활동을 진행할 수 있다. 시세차익을 노리는 것이 핵심이지만, 가상화폐와 관련된 다양한 활동도 함께 진행할 수 있는 것이다. 대표적인 것이 가상화폐를 직접 채굴하는 채굴기의 운영이며, 자동 거래를 통해 작지만 꾸준한 수입도 노려볼 수 있다. 더 많은 정보를 얻어 거래에 유리할 수 있는 정보의 구독도 가능하다. 가상화폐와 관련된 대부분을 간접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결국 모두 게임 내 머니가 소모된다. 채굴은 당연히 전기료를 많이 내야하고, 채굴량이 많을수록 들어가는 전기도 많아 전기료 관리에도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절전 장비 세팅도 당연히 돈이 든다. 남들보다 더 앞서가기 위해서 더 많은 정보를 구독하고자 해도 돈이 필요하다. 게이머는 이처럼 쉽지 않은 과정을 겪어가면서 돈을 벌어 대출금도 갚아가고, 부자 백수의 꿈도 함께 이뤄야 한다. 이 것이 실제 상황이라면 상상만해도 끔찍하지만, 게임에서는 편하게 즐겨볼 수 있어 다행이다.

코인킹
코인킹

그리고 '코인킹'은 게임 인만큼 게임적인 요소가 가미됐다. 빚에 시달려 이자도 못 갚는 상황이라도 회생의 기회를 계속해서 제공한다. 가지고 있는 자산이 나가야할 생활비나 이자보다 부족하다면, 게임 속 주인공은 자정에 택시를 불러 양화대교로 향하게 된다. 모든 것이 끝 일거라 생각한 순간 광고를 보면 게임 머니가 제공되며 게이머는 게임을 이어할 수 있다. 쉽게 포기하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는 듯 하다.

실제로 피스티랩은 게이머들의 요청으로 '한강 가기'라는 일종의 게임 리셋 버튼을 추가했지만, 게임 초반에는 누를 수 없도록 했다. 게이머들이 포기하지 말고 계속해서 도전하길 바라는 모습이다. 혹시라도 가상화폐를 통한 일확천금을 꿈꾸는 게이머가 있다면, '코인킹'으로 간접 체험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적어도 게임인만큼 현실 속 피해는 없으니 말이다.

흔히 인디 게임은 상업용 게임들이 쉽게 도전하지 못하는 소재를 활용해 게임을 개발하고 현실을 꼬집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러한 측면에서 봤을 때 적어도 '코인킹'은 인디 게임사가 보여줘야할 모습 중 하나는 보여준 작품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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