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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해적질도 재미가 있어야 하지. '씨 오브 시브즈'

조광민

지난 2015년 E3 엑스박스 진영의 발표행사. '헤일로5', '기어스오브워4, '라이즈오브툼레이더', '포르자모터스포츠6', '페이블레전드(빛도 보지 못하고 사라졌다)' 등 엑스박스 진영의 대형 독점작이 대거 발표됐다.(라이즈오브툼레이더는 당시 엑스박스 기간 독점) 특히, 하위 호환까지 발표되며 현장은 그야말로 열광의 도가니였다.

이처럼 강력한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기자의 눈을 끄는 또 한가지 게임이 있었다. E3 2015를 통해 처음 공개된 엑스박스 원용 신규 독점 라인업인 '씨 오브 시브즈'다. 디즈니나 픽사의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3D 그래픽과 바다를 자유롭게 누비는 해적의 모험과 해상전 등을 다룬 트레일러 영상은 기자를 비롯해 현장에 자리한 여러 게이머와 관계자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씨 오브 시브즈 리뷰 이미지

< 씨 오브 시브즈 >

MS에서도 신규 독점 라인업인 '씨 오브 시브즈'에 많은 공을 들였고, '씨 오브 시브즈'는 공개 이후 여러 게임 전시회의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며, 기대감을 높여왔다. 그리고 지난 3월 20일 게임이 드디어 정식으로 출시됐다.

게임의 출시 이후 기자도 들뜬 마음으로 오랜 만에 엑스박스의 전원을 켰다. 먼지만 쌓여가던 엑스박스 원도 오랜 만의 전기 밥에 기쁜 모습을 보이는 듯 했다. 게임의 첫 인상은 역시 합격점을 줄 만했다. 해적의 모험이야기를 다루는 듯한 로딩화면이 지난 후 트레일러를 통해 만났던 특유의 그래픽 그대로 화면에는 나를 대신해 바다를 여행할 해적 아바타를 만드는 화면이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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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무리 돌려도 별 다른거 없다. 대충 아무거나 선택하자 >

해적이라기 보다는 거지꼴에 가까운 모습을 자랑하는 다양한 캐릭터들이 화면을 가득 채웠고, 별다른 커스터마이징을 지원하지 않아 랜덤 생성 버튼을 몇 번 누른 뒤 적당한 녀석을 골라 게임을 시작하고자 했다. 평소 온라인게임을 즐겨도 커스터마이징에 노력을 기울이지 않기에 별 문제의식 없이 넘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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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험에는 동료가 필요하다. '친없찐'은 게임하기 힘든 세상이다. >

게임을 시작하려는 순간, 기자를 당황하게 하는 화면이 등장했다. 해적을 꿈꾸는 이의 로망인 대형 범선의 운항을 위해서는 동료가 필요했다. '씨 오브 시브즈'는 '해적들'의 모험을 그린 게임인 만큼 함께할 동료들이 필요했던 것. 원피스의 루피처럼 모험을 떠나며 “너 내 동료가 돼라”를 외칠 수 있을 것 같았던 기자의 생각은 해적을 만화책으로 만난 철없는 생각이었다. '씨 오브 시브즈'에서 동료는 처음부터 함께 해야하는 세션제 방식의 게임이었던 것이다.

엑스박스를 함께 즐기는 친구가 없는 기자로서는 당황할 수 밖에 없었다. 이후 고민을 거듭한 끝에 결국 대형 범선의 꿈을 포기하고 소형 범선을 혼자 운행하는 것을 택했다. 최근 등장하는 게임들의 멀티 플레이 비중이 높아지면서 '친없찐(친구 없는 사람을 낮춰 부르는 유행어)'은 게임을 즐기는 것이 점점 힘들어 지는구나라며 엑스박스와 플레이스테이션을 동시에 낳은 하늘을 통탄하면서 말이다. (최근에는 '씨 오브 시브즈'의 한국 이용자들이 모인 디스코드 등이 개설되어 있다. 이 곳을 통해서 함께할 사람을 찾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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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름 다운 풍경 그래픽을 자랑한다. 다만 초당 프레임이 문제 >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 게임에 접속하자 특유의 그래픽이 기자를 반겼다. 석양이 지는 아름다운 풍경도 감상할 수 있었으며, 해가 지고 나서의 아름다운 밤 하늘 등 게임 내에 구현된 풍경은 아름잡기만 했다. 다만 문제가 있다면, 게임의 초당 프레임이 30프레임 수준으로 고주사율 모니터에 적용된 눈에는 부족해볼 수 밖에 없었다. '씨 오브 시브즈'는 엑스박스 진형 독점작인만큼 플레이 애니웨어를 통해 PC로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떠올랐고, PC앞으로 이동해 게임을 설치했다. 플레이 애니웨어 만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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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정만 된다면, PC로 즐기는 것이 더 쾌적하다. >

PC 버전은 엑스박스 버전보다 오히려 최적화에 공을 들인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로 쾌적한 환경을 제공했다. 엑스박스 원 엑스의 경우에도 그래픽의 품질과 별개로 프레임에는 큰 차이가 없어, PC가 '씨 오브 시브즈'를 즐기기에 최적의 플랫폼인 듯 했다. 게다가 PC로 즐기면 골드를 구독하지 않아도 멀티 플레이를 즐길 수 있다는 강점까지 있다.

어쨌든 도둑들의 바다에 들어왔으니 항해를 떠나야 했고, 아웃포스트라 불리는 정박지에서 간단한 초기 항해(Voyage)를 3개 받아 바로 바다로 여행을 떠나고자 했다. 게임 내 항해는 크게 보물 찾기와 무역, 보스 사냥 등이 준비됐으며, 해당 항해를 클리어하고 아웃포스트에 돌아와 전리품을 전달하면 골드를 획득하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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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맵은 선장실에서만 볼 수 있다. >

수주 받은 항해를 위해 바다로 떠나고 싶었지만, 문제가 발생했다. 목적지나 진행해야 할 퀘스트가 등장하지 않았다. 이유는 항해를 수주한 뒤 해당 항해를 배의 선장실 책상에 올려 두어야 퀘스트를 받아 진행할 수 있는데 이 과정을 진행하지 않은 것. 게임이 별도의 튜토리얼도 제공하지 않고, 해당 과정도 초반에 잠깐 스쳐가는 팁으로만 알려주기에 별달리 신경 쓰지 않고 넘어갔던 부분이기도 하다. 게다가 전부 영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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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람의 방향에 맞춰 돛을 세팅 해야 한다. >

힘든 과정을 거쳐 드디어 떠나는 첫 항해. 역시 또 문제가 발생했다. 키를 아무리 돌려도 배가 움직일 생각을 하질 않았다. 이유인 즉 '씨 오브 시브즈'의 배 운항은 여러 게이머가 동시에 협력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으며 제법 사실적으로 준비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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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렵게 출발에 성공했다 >

먼저 닻을 감아 올려야 했고, 돛도 내려야했다. 바람이 불어오는 방향에 맞춰 돛을 맞춰야 속도가 올랐다. 배의 방향 전환을 위해서는 키를 잡고 돌려야 했으며, 목적지로 찾아가기 위한 지도는 오직 선장실에 배치된 지도를 통해서만 볼 수 있었다. 글로 쓰니 매우 수월한 것처럼 보이지만, 혼자 갑판과 선실을 오가며 돛을 조정하고 목적지로 나아가는 과정은 결코 쉽지 않다.

원하는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배를 세우는 것도 쉽지 않았다. 돛을 접어 속도를 줄인 뒤 닻을 내려 섬 목적지 인근에 정박해야 하는데, 역시나 혼자서는 이 과정이 문제였다. 마음이 급해 일단 목적지 근처 연안에 뛰어 내렸지만, 더 큰 문제가 발생했다. 배의 닻을 내려 두지 않아 배가 나를 두고 먼 바다로 떠나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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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날 두고 배가 혼자 떠나 버렸다. 톰행스크가 이런 기분 이었을까...>

게임을 시작 할 때만 해도 원피스나 영화 캐리비안의 해적에서 만날 수 있는 멋진 해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했지만, 현실은 캐스트 어웨이의 톰행스크였다. 섬에서 구할 수 있는 포탄에 윌슨이라도 그려야 할 처지에 놓였다.(다행히도 배가 침몰하거나 너무 멀어지면 배로 돌아갈 수 있는 기능이 준비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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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 근처로 보내주는 인어, 게임을 하다보면 꼭 만나기 마련 >

이후에도 혼자서 떠나는 바다 여행은 너무나도 위험했고 고난의 연속 이었다. 특단의 조치가 필요했다. 동료를 영입해야 했다. 엑스박스 원은 홈 엑스박스 기능이 있어 게임을 구입하지 않더라도 홈엑스박스 계정을 설정해둔 게이머의 계정에 게임이 있다면, 다른 계정으로 접속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쉽게 말해 게임을 하나만 구매해도 PC와 엑스박스로 2명이 동시에 플레이할 수 있는 것. 이에 지인을 초대해 함께 하기로 했다. 홈 엑스박스 만세! (물론 이과정도 설명할 것이 많지만, 게임과 직접적인 관계는 없기에 생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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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료와 함께라면 다양한 항해 퀘스트도 거뜬 >

이렇게 기자의 바다 모험은 다시 시작됐고, 이번에는 든든한 동료도 함께했다. 확실히 동료가 있으니 모든 면에서 편했다. 지도만 보면서 방향을 알려주자 동료가 돛을 조정하고 키를 돌려가며 목적지에 정확하게 도착할 수 있도록 배를 운항했다. 때로는 반대가 되기도 했으며, 혼자 게임을 플레이할 때와는 완전히 다른 쾌적함에 게임에 빠져들 수 있을 듯 했다. 닻을 감아 올리는 별거 아닌 일도 함께하니 재미가 배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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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가 새로운 섬에 리스폰 됐다. 사실 고치는 것보다 침몰 시키는 것이 편하다. >

지도를 확인(뒤로 가면 지도가 아닌 힌트만 제공)해 보물을 성공적으로 찾았으며, 강력한 보스도 힘을 모아 물리쳤다.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붉은 반점의 닭을 찾기 위해서도 여러 섬을 여행했다. 이 과정에서 난파된 배에서 제법 고급스러워 보이는 퀘스트 아이템을 얻어 순식간에 골드를 벌어들이기도 했다. 이 때까지 만 해도 게임의 진면목을 보게 된 것처럼 즐겁게 게임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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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에 구멍이 나면 당연히 수리를 해야한다. 덤으로 배에찬 물도 양동이로 빼야...>

게임 내에 마련된 연주 기능을 통해 모닥불 앞에서 연주를 함께 진행해 해적의 자유로움을 만끽 했으며, 화면이 돌아가는 연출과 입을 통해 이물질을 쏟아내는 연출이 나올 때까지 술을 마시며 그날 얻은 골드의 기쁨을 누리기도 했다. 하지만, 보물찾기나 보스를 물리치는 것이나 어디 있는지도 모르는 동물을 철창에 담아 잡아오는 것도 초반 몇 번만 재미있지, 반복하니 금방 질린 것이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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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기도 연주하고 술도 마실 수 있다. >

게다가 이 게임은 한 세션에 많지는 않지만 여러 게이머들이 함께하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다른 게이머의 배를 한 번 보는 것도 힘들었다. 특정 이벤트가 발생했을 때나 다른 게이머를 볼 수 있는 수준이며, 해상전을 펼쳤을 때 배가 난파되어도 금방 근처에 리스폰되기 때문에 큰 의미도 없었다.(패치 예정) 포격 당해 배에 구멍이 생겨 물이 찰 때 배를 수리하는 입장에서는 오히려 그냥 배가 침몰하는 것이 더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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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파선에서 아이템을 찾는 콘텐츠 정도는 있다. >

게다가 더 큰 문제는 게임의 콘텐츠가 이게 전부였다는 것이다. 물론 항해의 난도가 올라가면서 좀 더 고민해야 하는 부분도 있지만, 어차피 큰 틀은 변하지 않는다. 반복의 연속이다. 보상으로 주어지는 골드로는 꾸미기 아이템을 구매하는데 그쳐 별다른 동기부여도 되지 않는다. 함께했을 때 전해주는 재미가 혼자 플레이 했을 때 보다 더 크긴 하지만, 플레이를 지속할 만큼의 매력을 느끼긴 힘들다. 친구 또는 지인 등과 함께하면 가위바위보만 해도 재미있다.

전체적으로 '씨 오브 시브즈'는 미완성의 게임의 모습을 보여준다. 좋게 말해서 미완성이지 있는 그대로 보면 게임을 만들다 만 느낌이다. 물론 과거 몇몇 사례처럼 '씨 오브 시브즈'도 앞으로 업데이트로 게임이 변할 수 있는 가능성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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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이름들을 잊지 말자.>

'씨 오브 시브즈'는 게임이 가진 콘셉트가 확실해 얼마든지 더 나은 게임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처음부터 완성도 높은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더 옳은 일일 것이다. '노맨즈스카이'급 우주적 아쉬움이 몰려오는 대목이다. 개발사인 레어의 빠른 대처가 절실하다. 앞으로 '씨 오브 시브즈'에 대격변급 변화가 아니라면, PC의 SSD 용량은 다른게임에 양보해야하고, 엑스박스 원은 또 한동안 먼지만 쌓여가는 물건이 될 것 같다.

: MS 마이크로소프트 씨오브시브즈 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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