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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뷰] 이 시리즈는 언제까지 계속될까? '슈퍼로봇대전X'

조영준

슈퍼로봇대전(이하 슈로대) 만큼 게이머들의 가슴을 울리는 게임도 드물다. "마징가와 건담이 싸우면 어떻게 될까?"에서 출발한 이 시리즈는 1991년 4월 20일 게임 보이로 발매된 이후 무려 27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90편이 넘는 작품을 쏟아내며 현역으로 활동하고 있는 중이다.

슈퍼로봇대전X 이미지

슈로대의 매력은 애니 혹은 만화나 소설로 등장한 별개의 스토리를 가진 작품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하는 '크로스오버'를 통해 장대한 스토리로 묶어 낸다는 것에 있다. 마징가Z, 겟타로보, 철인28호 등의 70~80년대를 수놓은 추억의 애니메이션부터 오랜 역사를 지닌 건담 시리즈 그리고 수많은 로봇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아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주는 것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이다.

더욱이 지난 2016년 2월 슈로대의 오리지널 시리즈인 '슈퍼로봇대전 OG 문 드웰러즈'가 정식 한글화를 통해 대 한글화 시대를 열었으며, 지난해는 '슈퍼로봇대전V'(이하 슈로대V)가 정식 넘버링 타이틀 중 최초로 한글화로 출시되어 국내 슈로대 팬들을 열광케 했다.

슈로대X 이미지

하지만 '슈로대V'는 비록 흥행은 성공했을지 모르나 여러 부분에서 의문점을 남긴 작품이었다. 이전 시리즈 보다 참전작이 크게 줄어든 것은 둘째 치고라도, VR시대에 접어 들고 있는 2017년에 어울리지 않는 PS2 시절 수준의 3D 맵 퀄리티와 몇 년째 같은 캐릭터의 연출 그리고 정신기를 방어에도 사용할 수 있는 등 기존 팬들이 아무 생각없이 플레이해도 엔딩을 볼 수 있을 정도의 낮은 난이도 등이 그 이유였다.

이러한 의문점을 딛고 지난 3월 슈퍼로봇대전X(이하 슈로대X)가 출시되었다. 슈로대X는 지혜의 신 엔데가 창조한 세계 '알워스'를 배경으로 다른 차원에서 모인 이들(작품)이 한데 모여 싸워 나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슈로대X 이미지

게임의 시스템은 전작인 '슈로대V'와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이다. 게임 모드는 초심자모드, 기본 모드, 숙련자 모드 중 하나를 선택해 진행할 수 있다. 먼저 초심자나 게임을 부담없이 즐기고 싶은 사람에게 맞는 모드인 '초심자 모드'는 SR 포인트의 획득이 없고, 난이도는 노멀로 고정되며, 전투 맵을 클리어하면 보너스 자금과 보너스 'Tac' 포인트를 얻을 수 있는 모드다.

아울러 '기본 모드'는 SR 포인트 획득 조건이 존재하고, 획득 상황에 따라 난이도가 변화하며, '숙련자 모드'는 난이도가 하드로 고정되고, 적들의 개조 수준 및 능력치 수치가 크게 증가하게 되는 차이점이 존재한다.

슈로대X 이미지

전작에서 처음 등장한 '스킬루트'와 '액스트라 액션'도 동일하게 적용됐다. 유닛을 격추하거나 파일럿이 레벨업을 했을 때 생성되는 액스트라 카운트(ExC)를 소모해 '부스트', '다이렉트 어택', '스매시 히트' 등의 효과를 추가로 얻을 수 있으며, 이 특성을 활용해 보다 원활하게 플레이를 펼칠 수 있다.

물론 슈로대X만의 시스템도 존재한다. 전투에서 EN, 잔탄수를 소비하지 않는 EX 액션 '트릭 어택'과 주위 4칸 내의 유닛이 격투, 사격, 회피 + 10, 방어 + 15가 증가하는 '주변 지휘'가 추가되었고, 주인공 기체에서 사용할 수 있는 '도그마'의 경우 'M커스터마이즈'를 해제 하면 단계별로 사용할 수 있다.

슈퍼로봇대전X 이미지

참전작은 '마신영웅전 와타루'(국내명: 슈퍼 씽씽캅)과 '건담 W', '성전사 단바인', '코드 기어스' 등 8종의 작품이 새롭게 등장한다. 특히, 국내에도 방영된 '신비한 바다의 나디아'와 소설 속 설정으로 등장하는 '역습의 사야 벨토치카 칠드런'이 출전하는 것에 이어 '마징카이저'도 새롭게 모습을 드러내 이번 슈로대X에 마징가 시리즈만 무려 5기체가 등장하는 기록을 남겼다.(마징가, 그레이트 마징가, 진마징가, 마징카이저, 마징 엠퍼러)

다만 게임의 진행은 매우 아쉬운 부분이다. 슈로대의 가장 큰 매력은 개발사 반프레스토의 오리지널의 세계관과 사건 사고에 기존 작품이 절묘하게 어우러지는 스토리였다. 하지만 이세계인 알워스를 배경으로 하는 이번 슈로대X는 모든 사건 사고가 '이세계 전이'로 이뤄지며, 스토리 또한 여러 작품의 세계관이 난립하는 등 다소 난해한 구성으로 되어 있다.

여기에 앞서 언급한 '연출 재탕'도 여전해 새로운 연출을 기대했던 이들은 어느 정도 각오를 하고 봐야하는 수준이며, 기존 팬들을 위한 숙련자 모드가 새롭게 등장했지만, 체감하기 어려워 게이머들이 기체 개조를 하지 않는 등 스스로 난이도를 조절해야 할 정도다.

물론, 신규 게이머의 유입을 위해 난이도를 낮추기 위한 노력으로 비춰지기도 하지만, 슈로대가 이미 '하는 사람만 하는 게임'으로 자리잡은 지 오래된 상황에서 이런 난이도 조절 실패는 앞으로 시리즈에서 고민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슈로대X 이미지

이 게임을 플레이하면서 느낀 가장 큰 의문점은 "이것이 과연 7만 원을 호가할 만한 작품인가?"하는 부분이다. 물론, 슈로대는 이미 시장에서는 그 존재를 찾기 힘든 턴제 방식의 2D 시뮬레이션 장르의 게임인데다 서브컬쳐 색이 강한 로봇이 전면에 등장한다는 점에서 특정 계층을 노리는 게임이다. 한마디로 '애정하기 때문에 애정하는 게임'인 셈이다.

이점을 감안한다 해도 PS4로 등장하는 것이 어색할 정도의 낮은 3D 그래픽과 계속 줄어만 가는 참전작과 신작조차도 연출이 부실하며, 이전과 발전이 없는 시스템, 갈수록 어색해지는 스토리 등은 '슈로대 알파'부터 빠지지 않고 슈로대를 즐겨온 기자에게도 이 게임이 'GTA', '파크라이', 어새신 크리드' 등의 AA등급 게임과 같은 수준의 값어치를 하는지 의문을 남겨줄 정도였다.(PS4 게임이 PS비타와 비슷한 수준의 그래픽을 보여준다는 것도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다)

슈로대X

이처럼 슈로대X는 한글화 된 두번째 타이틀이라는 점 이외에 전작과 거의 동일한 시스템과 부실한 연출, 빈약한 스토리 등 여러 가지 숙제를 많이 안겨준 게임으로 남았다. 앞으로도 슈로대가 꾸준히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단순히 애니, 만화, 소설 등의 작품을 등장시키는 것을 넘어 하나의 좋은 작품으로 탄생시키는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2000년대에 등장했던 '알파 시리즈'처럼 말이다.

: 슈퍼로봇대전 반다이 PS4 슈로대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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