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대한민국의 규제 "국내 기업 살리고, 구글세 만들어야..."

한국 인터넷 기업협회가 주관한 '2000 인터넷강국 vs 2018 규제강국' 토론회가 금일(19일) 선릉에 위치한 스타트업 얼라이언스에서 개최됐다.

인터넷 강국에서 규제 강국으로 전락한 한국 IT 정책을 짚어 본 이번 행사에서는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 경인교대 심우민 교수, 인터넷기업협회 박성호 사무총장, 성균관대 이대호 교수, 테크앤로 구태언 변호사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들이 모여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규제강국 토론회
규제강국 토론회

심우민 교수의 진행으로 시작된 이번 토론회에서 가장 먼저 말문을 연 이는 자유한국당의 박성중 의원이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위원으로 활동 중인 박성중 의원은, 4년전 규제 완화를 위해 '규제 프리즘' 법안을 통과시키려 했지만, 당시 야당의 반대로 무산되었는데, 이제야 '규제 샌드박스'라는 유사한 정책을 들고 나왔다고 현 정부의 실태를 비판했다.

아울러 드론 하나 날리는데도, 기관과 시기가 모두 정해져 있을 만큼 현 정책 규제는 매우 심각한 상황이며, 규제도 매우 복잡해 맞물려 있어 전반적인 재구성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아울러 박의원은 구글은 5조, 유튜브는 3조 5천억 이나 되는 수익을 한국에서 거뒀지만, 이에 대한 세금은 전무한 상황이며, 국내 기업에 부과된 세금에 비해 이는 역차별이고, 유럽의 '구글세' 같은 해외 기업에 대한 조세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
자유한국당 박성중 의원

테크앤로의 구태언 변호사는 정부의 대응은 '만시지탄'(때늦은 한탄)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이미 늦은 상황이며, 플랫폼에 과도한 업무를 부과하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말했다. 구 변호사는 현재 외국 기업들과 국내 기업 간의 구제 격차가 심하다고 해서 외국 기업의 규제를 늘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오히려 국내 기업을 외국 수준으로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고 전했다.

특히, 한국 산업은 70~80년대 제조업으로 지금의 수준에 이르렀지만, 지금은 새로운 게임의 룰에 적응해야 하는 상황이며, 이는 축구 선수에게 야구를 시키는 모양새라고 역설했다. 이에 구 변호사는 이러한 일이 가능하려면, 혁신을 진행하는 이들에게 인센티브를 줘야하며, 인터넷 실명제로 무너져 버린 '다음 TV 팟'과 같이 규제 하나가 산업의 트렌드를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이를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과거 한국의 UCC와 유튜브의 수준이 비슷했지만, 유튜브는 불법 저작권에 대해 행위를 한 사람을 처벌하는 해외 저작권 법의 힘으로 급속해 성장했고, 한국은 방조죄가 적용되어 플랫폼 기업을 경찰이 수사해서 초토화를 시키니 영상이 활발해 질 수가 없어 UCC는 그대로 저물었다고 말했다.

이를 비추어볼 때 중계자 역할을 하는 플랫폼 기업에게 삭제, 모니터링의 의무를 강제로 부여하는 것은 비용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이어져 경쟁력을 떨어트린다고 구 변호사는 지적했다. 이에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은 지금 규제를 다시 새롭게 만들어야 하며, 플랫폼 사업자를 글로벌 진출 자체, 제조, 철강, 자동차 같은 수출 산업으로 구분해 법적인 규제를 완화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인터넷기업협회의 박성호 사무총장은 정부가 나서서 무엇을 하기보다 관여를 하지 않는 것에 주력해야 하며, 민간의 자율에 맡기는 것이 현 시대의 흐름이라고 말했다. 박성호 사무총장은 '전가의 보도'처럼 모든 상황에 통하는 방법은 없지만, 빠른 변화에 법이 대처하기는 힘든 것이 지금의 현실이며, 네이버, 카카오, 넥슨, 엔씨를 제외하고는 아이콘이라고 불릴 만한 회사가 없다는 것이 그 증거라고 전했다.

여기에 현재 상황은 제조업에서 IT로 전환되는 과도기이며, 정부는 강력한 의지를 지니고, 기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여 규제 때문에 성장이 막히는 대다수의 기업의 현실을 파악하고,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균관대 이대호 교수는 불공정 경쟁을 막을 수 있는 법안을 제외한 정부의 규제 대다수를 없애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인터넷이라는 유통 채널 때문에 한계를 지닌 공중파 채널이 크게 축소되고 있지만, 인터넷 포털도 뛰어난 콘텐츠를 지닌 공중파 프로그램들이 필요하듯 산업은 서로 상호 관계를 지닌다고 전했다.

또한, 싸이월드가 페이스북보다 뒤처진 시스템이 아니었지만, 유행에 따라 페이스북이 인기를 얻고, 또 지금은 인스타그램이 페이스북을 제치는 등 유행은 매우 중요한 것이며, 이는 혁신에 따른 결과물이지만, 현재 한국 기업들은 규제 때문에 혁신이 정체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국내 기업과 해외 기업의 역차별을 해소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잡고, 한국의 우수한 플랫폼 및 기업들이 해외로 나가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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