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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워도 다시 한번..” 애증으로 구매하는 게임들

조영준

미움과 사랑이 공존하는 감정 그것을 우리는 흔히 애증이라 부른다. 남녀 간의 복잡한 관계나 오랜 세월 쌓인 국가 간의 갈등 등 이 애증은 아마도 감정을 표현하는 단어 중 가장 정의하기 어려운 표현이라고 할 수 있다.

이 애증은 게임에도 적용된다. 어린 시절 너무나 재미있게 즐겨온 게임이었지만, 갑자기 어느 시점부터 기대 이하의 콘텐츠를 보여주거나, 게임의 시스템이나 콘텐츠가 변하지 않아 마치 가루가 될 때까지 우려낸 사골같은 지루한 게임 등 다양한 사례가 존재하는 것이 사실.

그럼에도 게이머들이 이 게임을 구매하는 이유는 "이번에는 다르겠지.."라는 한줄기 실낱 같은 희망과 "그래도 계속 해온 게임인데"하는 측은지심 때문인 경우가 많다. 세계를 구하는 영웅의 이야기에서 학원물로 전환되어 중2병 가득한 대사가 난무하는 '영웅전설 섬의 궤적' 시리즈나, 15년의 세월을 무색케 할 정도로 변하지 않는 언제나의 모습으로 감탄을 자아내는 '진 삼국무쌍 시리즈'가 그 대표적인 예다.

슈퍼로봇대전T 이미지

애증의 게임하면 얼마전 신작이 공개된 반다이의 슈퍼로봇대전(이하 슈로대) 시리즈를 빼놓을 수 없다. 일본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는 ‘D건담 G제네레이션’ 시리즈와 같이 최신작이 등장하고 있는 몇 안되는 게임인 슈로대는 지금까지 등장한 게임만 90편이 넘을 정도의 장수 게임이기도 하다.

슈로대의 매력은 애니 혹은 만화나 소설로 등장한 별개의 스토리를 가진 작품들을 하나의 작품으로 연결하는 '크로스오버'를 통해 장대한 스토리로 묶어 낸다는 것에 있다. 마징가Z, 겟타로보, 철인28호 등의 70~80년대를 수놓은 추억의 애니메이션부터 오랜 역사를 지닌 건담 시리즈 그리고 수많은 로봇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아 중장년층에게는 추억을, 어린이들에게는 새로운 즐거움을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시대가 거듭되어 CD에서 블루레이로 저장매체가 변하고, 나무 판자 같던 게임 속 나무들이 이슬이 맺혀 바람에 흩날릴 정도로 기술이 발전해 갔지만, 슈로대는 2010년 이후 한결 같은 모습을 지켜 왔다.

슈로대V 스크린샷

더욱이 한글화로 출시된 슈로대V부터는 시스템과 각종 콘텐츠가 대거 추가된 것과 반비례하여 참전작이 크게 줄은 것은 물론, 이전 시리즈의 연출 그대로 등장하는 이른바 ‘연출 재탕’을 보여줌에도 위쳐3, GTA5 같은 S급 게임의 가격인 7만 원 수준으로 등장해 또 다시 게이머들을 놀라게 한 것이 사실.

하지만 이럼에도 불구하고, 지난 19일 공개된 최산작 슈로대T는 용자왕 가오가이가의 참전과 무려 카우보이 비밥이라는 엄청난 카드를 꺼내 들어 등장해 본 기자를 포함한 많은 이들에게 또 다시 구매 욕구를 불러 일으키고 있는 중이다.

콜오브듀티: 블랙옵스3 이미지

액티비전의 유명 FPS 게임 콜오브듀티 시리즈도 그 예다. 콜오브듀티 시리즈는 영화와 같은 연출과 2차 세계대전의 사실감 넘치는 현장을 그대로 재현해 게이머들의 깊은 인상을 남겼으며, 영화에 등장한 장소를 게임 속에 적용시키고 하는 등 기존 FPS 장르의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드라마' 적인 요소를 도입해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시리즈 사상 가장 큰 성공을 거둔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의 후속작인 '콜오브듀티:모던워페어3'의 경우 전편과 큰 차이가 없는 그래픽과 부실하게 구성된 멀티플레이요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스토리라인 등의 요소 때문에 시리즈의 이름에 걸맞지 못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더욱이 '콜오브듀티: 블랙옵스2'과 '콜오브듀티: 고스트'에서도 이런 비판은 이어져 부실한 스토리와 최신 게임으로는 부족해 보이는 그래픽 등의 이유로 전세계 많은 게이머들에게 비판을 받기도 했다.

콜오브듀티4

하지만 배틀로열 시스템과 다양한 코옵모드로 무장한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는 전면 한글화로 국내 PC방에까지 진출해 상위 등급에 오르는 등 이전 게임과는 차별화된 모습으로 등장해 대중적인 인기를 한 몸에 받고 있는 중이다. 물론, 기존의 블랙옵스를 기억하는 게이머들에게는 이건 “블랙옵스가 아니야!”라고 할 정도로 호불호가 갈리지만 말이다.

풋볼매니저 2019

수 많은 게이머들에게 '악마의 게임'이라고 평가받는 풋볼매니저(이하 FM) 시리즈도 마찬가지다. FM은 실제 나만의 축구 팀을 만드는 재미를 잘 구현해 가장 성공한 매니지먼트게임 중 하나로 평가받고 있으며, 그 특유의 몰입감 덕에 게이머들에게 '손대선 안될 게임' 중 하나로 불리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FM 시리즈도 매년 출시될 때마다 게이머들에게 비판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 역시 달라지지 않는 게임 플레이 때문이다.

물론, 매 시리즈마다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모드가 추가되고, 인터페이스 역시 변화하며, 축구 흐름에 맞춘 시스템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이게 영화인지 게임인지 모를 3D 폴리곤이 엉켜 있는 실시간 3D 중계 화면과 점점 늘어나는 전략 탭을 보노라면 절로 한숨이 나올 정도다.

풋볼매니저2017

더욱이 축구 매니지먼트 게임임에도 유명 클럽의 로고나 선수 사진 등이 수록되어 있지 않아 따로 모드를 구해서 다운 받아야 하는 등 불편한 시스템은 여전하며, 에이전트의 수수료 때문에 이적이 불발되는 현실감 넘치는 이적 시장 때문에 고통받기도 일쑤다.

하지만 이러한 불편함에도 불구하고 FM 시리즈는 팬티를 뒤집어 입는 단계까지 게임에 몰입한 이들로 가득하며, 중남미에서 제2, 제3의 어린 호날두와 메시를 찾아 비싼 값에 파는 알찬 하루를 보내는 이들로 가득하다. 때문에 FM은 패키지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스팀에서 서비스 되는 게임 중 도타2나 배틀그라운드와 같은 온라인게임과 경쟁할 정도의 사용시간을 기록하는 중이며, 악마의 게임으로 명성을 이어가는 중이다.

: 풋볼매니저 슈로대 콜오브듀티 블랙옵스4 애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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