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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 붙은 스팀과 에픽의 플랫폼 전쟁, 결국은 독점 콘텐츠 싸움이다

김남규

전세계 PC 다운로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밸브의 스팀과 포트나이트를 앞세운 에픽게임즈의 새로운 게임 플랫폼 에픽스토어의 대결이 전면전으로 치닫고 있다.

이전까지는 압도적인 점유율을 자랑하는 스팀 밑으로, 유플레이, 오리진 등 각 개발사 전용 플랫폼이 공존하는 형태였지만, 새롭게 출범한 에픽스토어는 스팀과의 공존 대신 전면전을 선택했다.

이전에도 GOG와 배틀넷 등 스팀과 별개로 움직이던 게임 플랫폼이 있긴 했으나, GOG는 고전 게임 중심이고, 배틀넷은 블리자드 게임만 즐길 수 있었기 때문에 스팀과 전면전을 벌이지는 않았으나, 스팀과 에픽스토어는 파트너사 게임 위주의 다운로드 플랫폼인 만큼 서로 개발사와 고객 뺏기 전쟁에 돌입한 상태다.

에픽스토어

이미 유비소프트의 대표작 중 하나인 디비전2는 스팀과 유플레이로 출시됐던 전작과 달리 에픽스토어와 유플레이로만 출시된다고 발표했으며, 최근 딥 실버의 신작 메트로 엑소더스 역시 에픽스토어 1년 독점을 발표했다. 기존 스팀 사전예약자들만 플레이를 할 수 있고, 다른 이들은 출시 후 1년 뒤에야 스팀에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다. 갑작스런 발표에 충격을 받은 밸브는 메트로 엑소더스 스팀 예약을 중단하고, 관련 페이지를 통해 딥 실버에 대한 유감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메트로 엑소더스

여전히 스팀이 가장 강력한 플랫폼이긴 하나, 에픽스토어 역시 전세계 1위 배틀로얄 게임에 등극한 포트나이트 덕분에 스팀 못지 않은 이용자 층을 확보하고 있으며, 스팀보다 수수료를 낮춘 점이 개발사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 스트라이크와 도타2 등을 앞세워 전세계 1위 플랫폼에 등극한 이후로 계속 승승장구 하던 스팀 입장에서는 처음 겪는 위기다.

스팀

이처럼 에픽스토어가 독점 게임을 늘려가며 스팀에 대한 공세를 확대해가고 있는 것은, 결국 플랫폼의 미래는 독점 콘텐츠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PC게임 시장보다 이전에 플랫폼 전쟁을 한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도 수많은 개발사들에게 지원금까지 줘가면서 독점 콘텐츠 확보에 열을 올렸다. 플레이스테이션의 갓오브워, 라스트오브어스, 언차티드, 그리고 엑스박스의 헤일로, 포르자 시리즈 등 현재 양 진영의 기둥이 되고 있는 콘텐츠들은 모두 퍼스트 파티에서 만든 독점 콘텐츠들이다.

서드 파티들의 경우에는 플랫폼 독점으로 만들기 힘든 만큼, 기간 독점으로 출시 시기를 조절하고 있다. 지난해 엑스박스로 먼저 발매되고, 1년 뒤 플레이스테이션으로 출시된 배틀그라운드가 바로 이런 사례다. 게다가 플랫폼이 아예 달랐던 플레이스테이션과 엑스박스의 경쟁과 달리 스팀과 에픽스토어는 플랫폼도 PC로 동일하니, 더욱 경쟁이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갓오브워

게임 분야는 아니지만 요즘 전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고 있는 넷플릭스도 독점 콘텐츠의 위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례다. 영화 한편값으로 한달을 구독하면 모든 콘텐츠를 볼 수 있는 넷플릭스의 구독 모델은, 너무 저렴해서 영화, 블루레이 등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는 기존 콘텐츠 제작자들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지만, 자금력을 앞세운 넷플릭스가 하우스 오브 카드 등 강력한 독점작을 무기로 전세계 구독자 1억5천만명을 돌파하니 무시할 수 없는 플랫폼으로 변신했다. 디즈니, 워너 등이 자신들의 독점 콘텐츠를 앞세워 넷플릭스에 대항하는 플랫폼을 준비중인 만큼, 넷플릭스의 독점 콘텐츠 확보를 위한 노력은 앞으로도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넷플릭스 로고

아직까지는 스팀의 점유율이 압도적이긴 하지만, 에픽스토어가 공격적인 투자로 독점 콘텐츠 확보를 늘려간다면 스팀도 지금 같은 상황을 그냥 좌시하고 있지는 않을 전망이다. 서드 파티들은 수수료나 지원금에 따라 움직이기 때문에 확실한 아군이 될 수 없으며, 에픽스토어가 조건이 좋다고 하더라도, 스팀을 무시할 만큼 간 큰 개발사는 많지 않다. 결국 스팀과 에픽스토어 모두 확실하게 믿을 수 있는 독점 콘텐츠는 자체 개발 뿐이다.

현재는 에픽게임즈의 포트나이트가 더 강력해보이지만, 밸브 역시 카운터스트라이크와 도타2라는 확실한 카드를 만든 저력이 있다. 그동안 방심하고 있던 밸브가 에픽게임즈의 강력한 도전 때문에 팬들의 강력한 요청에도 불구하고 무시하고 있던 3이라는 숫자를 쓰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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