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꽃과 자동차가 넘실대는 핵전쟁 이후의 세계 '파크라이5: 뉴던'

매번 파크라이 시리즈의 스핀오프 작품을 선보이던 유비소프트가 이번에는 시리즈의 최신작 파크라이5의 후속작을 내놓았다. 바로 지난 2월 15일 정식 발매된 '파크라이5: 뉴던'이 그 주인공이다.

이번 작품과 같이 파크라이 시리즈의 스핀 오프는 전통적으로, 마초 냄새 가득한 80년대 스타일의 사이버 세상을 그려낸 '파크라이3: 블러드 드래곤'부터 기원전으로 돌아가 원시시대를 그린 '파크라이4: 프리이멀'까지 매번 좋은 평가를 받아 왔던 것이 사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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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파크라이5: 뉴던'의 평가는 앞서 등장한 작품들과 비교해 좋지 않은 모습이다. 미국의 시골을 배경으로 광신도들과 싸움을 다뤘지만, 부실한 엔딩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던 파크라이5의 후속작이라는 영향도 있을뿐더러 무엇보다 게임 내 콘텐츠의 볼륨이 떨어진다는 것이 그 대표적인 이유다.

하지만 실제로 본 기자가 플레이해 본 '파크라이5: 뉴던'의 세계는 분명 다른 작품에 비해 단점이 여럿 보이긴 하지만, 나름의 재미를 가진 오픈월드 FPS라는 느낌이었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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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게임의 배경은 전작인 파크라이5에서 핵전쟁이 일어난 뒤 15년 뒤의 세계를 다루고 있다. 게이머는 미국 전역을 횡단하며, 문명을 재건하는 '분견대' 중 한명으로, 호프 카운티를 점령한 노상강도들의 리더인 미키와 루 쌍둥이 자매에 맞서 사람들을 모으고 불의에 맞서 싸워야 한다.

게임의 시스템은 전작과 거의 유사하다. 게이머는 미션이나 보물 사냥, 전초기지 점령 등을 통해 특성과 재료를 모을 수 있으며, 무엇보다 에탄올이라는 연료를 모아 핵심 거점인 프로스패러티를 성장시키고, 아이템을 해금시킬 수 있다. 문명이 파괴된 세계를 다루고 있는 만큼 전편에 등장했던 자금이나 비용은 모두 재료로 대체되어 있기 때문에 아이템을 제작하고, 총알을 구매하는 등의 성장 요소는 모두 재료를 소비하게 되어 맵 곳곳을 탐험하며, 재료를 모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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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성의 경우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단순화되었다. 암살이나 사냥 등으로 나뉘었던 특성 포인트 분류는 따로 없지만, 재료 수집에 필요한 탈취, 아이템 총량 증가, 투자하면 할 수록 암살할 수 있는 등급이 높아지는 제압 등 여러 기능을 모아 놓은 특성이 존재한다. 여기에 전작의 최종보스인 조셉을 만난 이후로는 '에덴의 선물'이 추가되는데, 이단 점프나, 은신 강화, 근접전 강화 등 거의 밸런스 붕괴 급의 특성이 등장하기 때문에 이에 투자하면 게임 진행이 훨씬 수월해 진다.

이는 암살 루트나 사냥 루트를 별도로 선택할 필요없이 하나의 특성으로 게임의 진행이 달라지는 결과로 나타나는데, 좋게 말하면 특성이 간소화된 것이지만, 반대로 게임의 플레이가 지나치게 단순해지는 부작용이 생기기도 했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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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기 시스템 역시 간소화된 모습이다. 뉴던의 무기 중 가장 효율이 좋은 것은 의외로 '컴파운드 보우'(활)로 같은 정예 등급의 무기를 놓고 볼 때 대미지는 저격소총이 앞서지만 대부분 헬멧을 착용하고 있기 때문에 한방 헤드샷이 불가능하다. 활의 경우 몸에 빠르게 두 대를 쏘면 바로 사망할 정도로 대미지와 속도가 발군인지라 암살이 아닌 전면전에서도 매우 유용하게 사용된다.

실제로 플레이 패턴 대부분이 활로 암살을 하다 적발되면 발사기인 'M79'를 쏴 넉백을 시키고, 활로 마무리하는 경우가 계속 반복되었으며, 위급한 상황에서는 에덴의 선물 특성인 '분노'를 활용해 빠르게 근접하여 적을 처치하는 등의 플레이만 반복해도 3등급 전초기지를 큰 무리 없이 제압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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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전작까지 등장했던 무기 커스터마이징 기능이 삭제되었는데, 이 때문에 하나의 무기를 끝까지 업그레이드하는 방식이 아닌 등급에 맞추어 새로운 무기를 제작해야 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가장 흥미로운 무기는 새롭게 추가된 '톱 발사기'로, 톱을 발사하여 다른 적에게 튕기거나, 폭발하는 등 매우 다이나믹한 전투를 펼칠 수 있어 성능을 떠나 게임 내내 애용하는 무기로 사용했을 정도였다.

무기 제작은 총 일반부터 정예까지 총 4단계로 나뉜다. 제작할 수 있는 무기 등급은 본거지인 프로스패러티의 레벨에 따라 높아지는 작업대의 등급에 따라 결정되며, 상당히 많은 양의 에탄올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전초기지 공략을 필수로 진행해야 한다.

아울러 높은 등급의 무기 일수록 장전 시간이 줄어들고, 대미지가 엄청나게 높아져 중반부를 넘어서면, 우선 정예 등급의 무기를 제작하는 것을 추천한다. 무기 제작에는 상당히 많은 재료를 필요로 하는데, 고급 아이템의 경우 정예 동물을 사냥하는 방법도 있지만, 탐험을 통해 모으는 것이 가장 효율이 좋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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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던'에 새롭게 추가된 탐험은 총 7종의 맵에서 패키지를 획득해 헬기가 오는 시간까지 버티며, 탈출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잠입을 하던, 전면전을 벌이던 패키지를 획득하는 순간 적들이 몰려오기 때문에 일단 패키지를 확보하고, 전투를 벌이는 것이 시간을 아끼는 방법이다.

용병 시스템은 특수 미션 이후 캐릭터를 영입하는 전작의 모습 그대로 도입했다. 파크라이3부터 등장해 이제는 중년이 된 '허크 드럽맨'이나 파크라이5에서 등장한 '제롬 목사' 등 반가운 얼굴과 어디 한군데 나사 빠진 듯한 인물이 다수 등장한다. 이중 조셉을 만난 이후 영입할 수 있는 심판자의 경우 마을이나 NPC가 많은 곳에 입장하기 전 꼭 데려가는 것을 추천하는데, 전작을 해보았다면 꽤나 충격적인 사실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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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 8명으로 등장하는 용병 중 가장 효율이 좋은 용병은 다름아닌 견공(犬)인 '팀버'다. 팀버의 능력은 아이템 및 적 표시와 무기 회수인데, 망원경으로 확인하지 못한 적을 확인시켜 주거나 아이템 수색에 정말 유용하며, 무엇보다 게이머가 빈사상태에 빠졌을 때 누구보다 빠르게 회복시켜주는 용병이기도 하다. 때문에 무장이 강력해지는 후반부에는 굳이 다른 용병을 데려갈 이유가 없을 정도로 '팀버'의 위치는 확고한 수준이다.

이처럼 나름의 시스템을 갖춘 뉴던이지만, 스토리는 여러모로 호불호가 갈리는 모습이다. '뉴던' 은 조셉 시드가 초래한 핵전쟁 이후 문명이 무너져 버린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다루고 있지만, 정작 게임 속 세게는 꽃이 가득하고, 자동차가 곳곳에서 질주하는 다소 이질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아울러 보스로 등장하는 미키와 루 쌍둥이 자매 역시 게임 내내 존재감이 미력할 뿐더러 이렇다할 모습을 보여주기 전 갑자기 최종 전투가 진행되어 사망하는 등 매번 강력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던 파크라이 시리즈 악당 계보를 잇기에는 다소 부족해 보였다.

여기에 두 자매를 물리친 이후 진 최종보스가 등장하기는 하지만, “아니 이런 반전이?”라기 보다 게임 내내 존재감이 없던 캐릭터가 갑툭튀한 느낌이라 무미건조하게 최종 보스전 역시 아쉽게 다가왔다.

차라리 원시시대로 돌아간 '프라이멀'처럼 별도의 스토리를 구축해 과거의 잿더미 속에서 새로운 시대를 다루는 이야기를 넣었다면 좋았겠지만, 이미 혹평을 받았던 전작의 부실한 스토리를 억지로 끌고 가려 해 이도 저도 아닌 작품을 만들어낸 느낌을 지우기 힘들 정도였다.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파크라이5 뉴던 이미지

'파크라이5: 뉴던'은 간편해진 특성과 색다른 콘텐츠인 '모험', 전초기지 탈환을 통한 아이템 수집의 즐거움과 후반으로 갈수록 강해지는 적을 상대하는 재미 등 나름의 장점을 가진 게임이다. 하지만 개편된 특성과 무기 시스템 때문으로 인해 단순해진 플레이와 그다지 와닿지 않는 스토리 등 분명한 단점 역시 존재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파크라이 시리즈 특유의 방대한 맵과 독특한 시나리오 그리고 낚시 및 사냥의 즐거움은 여전해 파크라이5의 엔딩에 찝찝함을 느낀 게이머나 방대한 오픈월드 세계에서 수집의 재미를 느끼는 게이머라면, '파크라이5: 뉴던'은 좋은 선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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