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상해진 중국 모바일 게임, 연예인만 보이네

요즘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이 중국 게임사들의 공습에 초토화되고 있다.

매출 상위권은 엔씨, 넷마블, 넥슨 등 대형 게임사들의 MMORPG가 완벽히 장악하고 있으나, 중위권으로 내려가면 엄청난 수의 중국산 게임들 때문에 오히려 한국 게임을 찾는게 더 어려울 정도다.

예전에는 몇몇 퍼블리셔들이 수입해오는 중국 게임들이 가끔 보이는 수준이었으나, 요즘은 중국 게임사들이 한국 시장 직접 진출을 시도하는 경우가 늘어나면서, 이름도 처음 들어본 게임사의 게임들이 매출 순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모에 소녀전선
모에 소녀전선

예전에는 중국 게임의 수준이 낮다는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 등장한 중국 게임들은 한국 게임사들에게서 볼 수 없는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기 때문에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 미소녀 게임 열풍을 일으킨 XD글로벌의 소녀전선이나, IGG.COM의 로드 모바일 같은 게임이 대표적인 예이다.

다만, 요즘에 등장하는 중국 게임들은 시장의 다양성을 더해주는 참신한 작품보다는 무문별한 광고로 논란을 일으키거나, 연예인만 앞세우는 전형적인 양산형 게임들이 많아지고 있어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추앙 쿨 엔터테먼트의 왕이되는자는 성상품화를 조장하는 무분별한 광고로 여러 번 논란이 됐으며, 요타게임즈의 마피아 시티 역시 실제 게임 내용과는 전혀 다른 광고로 여러 번 논란이 됐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개선되지 않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중국게임
중국게임

지난해 말 출시된 나이스플레이의 모바일 무협MMORPG 검은강호는 유명 배우 김갑수를 홍보 모델로 내세웠으며, 곧 출시를 앞둔 시선게임즈의 무협 MMORPG 영웅신검은 프리미어리그에서 활약중인 손흥민 선수를, 이유게임즈의 신작 MMORPG 무형검M은 인기 배우 박성웅을, 레인보우홀스의 방치형 MMORPG 레전드 오브 블루문은 인기 배우 설경구를 홍보 모델로 선정했다.

검은강호
검은강호

다들 홍보 모델만 다를 뿐 게임성은 거의 별 차이를 느낄 수 없는 수준이며, 게임 광고도 홍보 모델의 얼굴만 전면에 내세울 뿐 실제 게임 화면은 거의 노출되지 않고 있다. 초반에 등장했던 중국 게임들은 한국 게임사들이 다루지 않은 장르였기 때문에 참신한 느낌을 줬지만, 요즘은 매출이 높게 나오는 모바일MMORPG 장르에 집중되면서, 아무런 정보 없이 게임 화면만 보여주면 무슨 게임인지 도저히 구별할 수 없는 게임들만 쏟아져 나오고 있다.

영웅신검
영웅신검

과거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모바일 게임 시장으로 넘어가던 과도기 시절에, 치열해진 마케팅 경쟁 때문에 게임성이 아니라 홍보 모델로만 경쟁하다 모두 외면 당했던 것을 떠올리게 만드는 모습이다.

게임이 성공하는 것은 전적으로 소비자들의 선택에 달린 문제인 만큼, 좋은 게임이라면 유명 연예인을 쓰지 않더라도 성공할 것이고, 나쁜 게임이라면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을 쓰더라도 실패할 것이 뻔하다.

레전드 오브 블루문
레전드 오브 블루문

문제는 사전 심의를 받지 않아도 되는 한국 모바일 게임 시장의 특성상 지사도 없이 해외에서 직접 서비스하는 중국 게임사들이 늘어나다 보니 지켜야 할 원칙을 무시하며 시장 분위기를 해치고 있다는 것이다.

계속 논란이 되고 있는 왕이되는자처럼 선정성 논란은 기본이고, 게임 산업 인식 개선을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확률형 아이템 자율 규제도 대부분 무시하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은 게임산업 인식 개선을 위해 이 원칙들을 철저히 지키고 있으니, 안방에서 오히려 역차별을 당하고 있는 셈이다.

무형검M
무형검M

또한, 이들의 과도한 마케팅 경쟁으로 인해, 정작 마케팅이 절실한 국내 중소 게임사들은 마케팅을 포기하게 만들고 있다. 자금력이 충분한 대기업들의 마케팅 도배 전략으로 인해 마케팅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게임사들까지 마케팅 경쟁에 뛰어들면서 단가가 오르다보니, 중소 게임사들이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한국 게임사들도 적극적으로 해외 진출을 추진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 게임사들의 한국 진출을 막을 명분은 없다. 수준 높은 중국 게임의 한국 진출은 시장의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측면에서 환영할만 일이다. 다만, 시장의 분위기를 헤치는 무분별한 게임들의 진출을 막기 위해 어느 정도 규제는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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