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DONGA

아껴주고 사랑 주는 게임 속 스승들

조영준

최근 학교폭력, 교권 추락 등과 같은 이슈 덕에 스승과 제자의 관계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여전히 스승이라는 단어는 누군가에게는 따뜻했던 학창 시절의 기억을, 다른 이에게는 사회에 나가서도 종종 찾아 뵙는 든든한 존재로 남아 있는 경우가 많은 것이 사실.

게임 속에서도 이런 스승과 제자의 모습을 찾아볼 수 있다. 이들은 주인공이 겪게 되는 사건의 원인이 되기도 하고, 제자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치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기도 하며 때로는 중요한 반전의 주인공이 되기도 한다.

이렇듯 게임의 스토리텔링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는 게임 속 스승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한번 알아보도록 하자.

김갑환, 최번개, 장거한

<악은 용서치 않겠다! 죄수들을 갱생의 길로 이끈 김갑환>

지금이야 전세계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BTS를 필두로 한 K-POP과, 화장품, 드라마 등이 세계 각국에서 각광을 받으면서 한류가 대세를 이루고 있지만, 90년대 당시 한국의 문화 파급력은 없다고 해도 무방할 정도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디오 게임 역사상 최초로 한국 캐릭터로 등장한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아랑전설2에서 처음 등장한 김갑환이다.

태권도 사범이라는 당시로써는 매우 독특한 컨셉으로 등장한 김갑환은 처음 모습을 드러낸 아랑전설2부터 엄청난 인기를 얻어 이후 SNK의 간판 대전 격투 게임 킹오브파이터즈(이하 KOF)에서 한국팀으로 출전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 문제는 김갑환을 제외한 한국팀 두 명의 인물 장거한, 최번개가 모두 악질 범죄자라는 것.

김갑환

답답할 정도로 고지식하고, 정의를 추구하는 앞뒤 꽉막힌 캐릭터인 김갑환은 정거한이 형무소에서 탈옥하자 그를 제압하는 대신 본인이 데리고 다니며, 갱생시키는 조건으로 경찰의 체포를 막았고, 그 와중 묻지마 폭행을 하던 최번개도 잡아와 직접 옆에 두고 단련시키기 시작한다.

이 갱생의 길은 참으로 길어 94년 발매된 'KOF 94'부터 가장 최신작인 'KOF 14'까지 무려 20년이 넘도록 진행됐고, 엄격한 수련과 귀에 못이 앉을 정도로 반복되는 정신 교육으로 기어이 장거한과 최번개를 일반인(?)으로 탈바꿈 시켰다. 이러한 설정은 KOF 팬에게 김갑환을 일반 캐릭터 이상의 존재로 부각시켰고, 조금만 행동이 불량해도 자신의 도장으로 불러와 갱생시키려하는 일종의 '정의로운 꼰대 캐릭터'와 같은 컨셉으로 자리잡게 만들어 흥미를 더하고 있다.

철권 백두산

<말년에 영창 가려던 제자를 구해낸 사범, 철권의 백두산>

대전 격투 게임에는 김갑환과 더불어 대전 격투에 태권도 열풍을 불러일으킨 선구자 격인 캐릭터가 또 한 명 존재한다. 바로 반다이남코의 간판 격투 액션게임 철권의 백두산이 그 주인공이다.

철권2에서 처음 등장한 백두산은 초보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콤보와 태권도를 이용한 발차기 공격으로 당시 오락실을 드나들던 초등학생들에게 널리 사랑받았던 캐릭터다. 이후 철권 시리즈에서 백두산은 역시 태권도를 사용하는 캐릭터 화랑에게 기술을 전수한 사범으로 등장하며, 자신의 제자를 엄격히 다루는 스승의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게임 속에서 화랑이 특수부대에 입대 후 제대가 멀지 않은 이른바 '말년'시기 탈영을 해 영창에 갈 위기에 빠지자 군대에서 근무한 경력이 있는 백두산이 이를 막아주었다는 설정이 등장한다는 것. 군대 말년 영창에 갈뻔했던 화랑이 스승인 백두산의 하늘과 같은 은혜에 어떤 기분이었는지 궁금해지는 부분이다.

스트리트파이터 고우켄

<전설이 된 그 이름 파동권을 전수해준 스승, 스트리트파이터의 고우켄>

80~90년대에 한 번이라도 게임센터에 가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두 손을 모아 쏘는 파동권(장풍), 이른바 '아도겐'을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지금은 전설이 된 격투 액션게임 '스트리트파이터' 시리즈의 주인공인 류와 켄에게 파동권을 전수해준 스승이 바로 고우켄이다.

고우켄은 암살권이라 불리는 문파 풍림화산을 이끌며, 스트리트파이터의 주인공 류와 켄에게 암살권을 전수해준 인물로 등장한다. 그러나 동생인 고우키가 살의의 파동에 눈뜨면서 자신의 스승인 고우테츠를 암살하게 되고, 이에 분노한 고우켄과 고우키가 맞붙지만 오히려 고우켄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자신의 제자인 류와 켄을 대피시키게 된다.

고우켄은 다정하고 인자한 스승의 이미지와는 거리와 먼 건장한 체격과 거친 언행을 일삼는 캐릭터이지만 제자인 류와 켄을 아끼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으며, '스트리트파이터4'에 정식으로 등장해 많은 격투게임 마니아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기도 하다.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

<스승이자 철천지 원수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의 다스베이더>

지금은 게임은 물론 본진이라 할 수 있는 영화부터 설정붕괴로 이전과 같은 영광을 찾아보기 어려운 스타워즈지만, '포스 언리쉬드'는 스타워즈 시리즈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은 게임으로 꼽힌다.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에서 주인공 스타킬러의 스승으로 등장하는 다스베이더는 위에서 소개한 스승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바로 제국에 반대하는 제다이를 암살하기 위해 제자를 육성한 것이다.

게임 속에서 다스베이더는 스타킬러의 어린 시절 부모를 살해한 후 포스의 어두운 면인 다크사이드를 가르친 스승이며, 강력한 포스를 지닌 스타킬러를 이용해 제국을 자신의 것으로 만들려고 하는 음모를 꾸미는 인물로 등장한다.

'스타워즈 포스 언리쉬드'는 강력한 포스를 이용한 다양한 액션과 박진감 넘치는 전투 이외에도 다스베이더가 주연으로 등장해 원작 팬들의 큰 지지를 받기도 했다. 특히 자신의 부모를 암살한 다스베이더에게 복수하기 위해 처절한 싸움을 이어가는 스타킬러의 모습은 많은 게이머들에게 스타워즈에 새로운 주연급 캐릭터가 탄생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지만 후속작의 불발로 아쉽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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