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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데 매력 있다. 패스오브엑자일 돌풍 계속 이어질까

김남규

카카오게임즈가 선보인 패스오브엑자일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오랜만에 등장한 PC 신작이고, 국내에 팬층이 두터운 핵앤슬래시 장르라서 어느 정도 선전은 기대됐지만, 서비스 한달도 안된 상황에서 벌써 PC방 5위까지 치고 올라왔다. 다양한 캐릭터 육성법과 불친절한 시스템 때문에 초기 진입 장벽이 높을 것이라는 출시 전 우려가 무색해질 정도다.

패스오브엑자일

같은 핵앤슬래시 장르인 스마일게이트의 로스트아크도 출시 초반에 엄청난 상승세를 보였던 만큼, 패스오브엑자일도 아직 상황을 낙관할 수는 없지만, 현재 커뮤니티 반응을 살펴보면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로 이어지는 PC방 3대장에 이은 또 다른 강자가 탄생한 것 같은 분위기다.

사실 패스오브엑자일은 이미 해외에서 서비스된지 6년이 넘은 게임을 들여온 만큼, 요즘 트렌드를 충실히 반영한 신작이라고 보기 힘들다. 99년도에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던 디아블로2에 심취한 개발자들이 그 시절의 감성을 반영해 만든 작품이기 때문에, 이용자 편의성을 중요시 여기는 요즘 기준으로 보면 한없이 불편함이 가득한 게임이다.

패스 오브 엑자일

아이템 부피 개념, 각종 스킬젬, 아이템 제작에 필요한 큐브들 때문에 인벤토리 관리가 굉장히 불편하며, 아이템 거래는 물물 교환, 심지어 경매장 개념도 없어서 홈페이지 내 거래소에서 아이템을 검색한 후 상대에게 귓속말을 보내고, 게임에서 만나서 거래를 해야 한다. 포탈 주문서, 아이템 감정 확인서는 애교로 보일 정도다.

패스오브엑자일

또한, 거의 별자리 만큼이나 복잡한 패시브 스킬 트리 때문에 포인트 한번 잘못 찍으면 다시 키워야 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캐릭터 육성이 쉽지 않으며, 아이템 소켓에 각종 스킬젬을 삽입해서 자신에게 꼭 맞는 아이템을 만들어가는 구조이기 때문에, 고수들의 빌드를 보면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최고 레벨까지 키우는 것도 만만치 않다. 요즘 게임들의 필수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초보들을 위한 편의성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패스오브엑자일

하지만, 현재 패스오브엑자일을 즐기는 이용자들은 이런 요소들에 불편함을 느끼면서도 패스오브엑자일이 가진 매력에 열광하고 있다. 오히려 개발진들이 불편함을 감수하면서까지 고집을 꺾지 않은 과거 디아블로2 시절의 특징들을 추억을 되살려주는 매력 포인트로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패스오브엑자일

굉장히 다양한 육성 빌드 때문에 다른 이들의 빌드를 참고하기 위해 커뮤니티가 활성화되고 있으며, 최강 아이템이라는 개념이 없이 자신에게 맞는 아이템과 스킬을 찾아가는 형태이기 때문에, 각종 아이템 거래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공부를 해야 하는게 진입 장벽이 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며, 함께 공부하는 과정 자체를 재미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퀘스트 기반의 기본 육성을 마친 후 아이템 파밍의 재미를 추구하는 핵앤슬래시 장르의 특성상 인기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결국 서비스가 지속될수록 반복 플레이가 주는 지루함이 발목을 잡기 때문이다.

패스오브엑자일은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마다 데이터가 초기화되고 캐릭터를 새로 키워야 하는 3개월 단위의 시즌제를 도입해 이 문제를 보완한 상태다. 열심히 키운 캐릭터가 사라진다는 것은 기존 MMORPG에 익숙한 이용자들에게는 어색할 수 있지만, 핵앤슬래시 장르 팬들은 디아블로2의 래더, 디아블로3의 시즌을 경험하면서 시즌제에 어느 정도 적응을 한 상태다.

특히, 굉장히 복잡한 육성 빌드가 특징인 패스오브엑자일은 육성 기간이 길고, 매 시즌 다른 성향의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기 때문에, 시즌 시작 하루만에도 최고 레벨을 달성할 수 있는 디아블로3와 달리 지루함을 느끼게 되는 구간이 늦게 찾아올 것으로 예측된다.

패스오브엑자일

현재 디아블로3를 보면 새로운 시즌이 시작될 때 PC방 순위 10위권 안으로 상승했다가 한달 정도 지나면 다음 시즌이 시작될 때까지 순위가 하위권에 머무르는 패턴을 보이고 있다. 패스오브엑자일은 디아블로3보다 육성에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한 만큼, 시즌 중반 순위 하락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패키지 한번만 구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디아블로3와 달리 계속 지출을 해야 하는부분유료화로 서비스되고 있긴 하지만, 캐시 아이템이 대부분 꾸미기와 편의성에 집중되어 있어 이용자들의 부담이 크지 않은 편이다. 거래를 위한 각종 큐브들을 보관하기 위한 보관함 정도만 구입하면 별 문제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에, 다른 부분유료화 게임처럼 캐시 상품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글을 찾아볼 수가 없다. For Kakao 시절부터 뽑기형 부분유료화 게임의 대명사로 불리면서 온갖 비난을 받아온 카카오게임즈 입장에서는 회사의 이미지까지 바꿔준 효자 게임이 생긴 셈이다.

패스오브엑자일

현재 카카오게임즈는 오랜 기간 회사의 간판 게임이었던 검은사막을 잃었지만, 새로운 간판이 된 배틀그라운드에 이어 패스오브엑자일까지 성공작 반열에 오르면서 든든한 두개의 기둥이 생긴 상황이다. 게다가 크래프톤의 야심작 에어도 올해 안에 정식 서비스가 예상되고 있다. 올해가 카카오게임즈가 국내 PC방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기업으로 자리잡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 카카오게임즈 핵앤슬래시 패스오브엑자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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