쉴 틈 없는 대작 릴레이. 물 들어올 때 노 젓는 카카오게임즈

지난해 내실을 더 다지기 위해 코스닥 상장 계획 철회를 발표했던 카카오게임즈가 일보후퇴 이보전진이라는 말을 증명하듯 연이어 성공작을 배출하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3월 프린세스 커넥트:리다이브로 미소녀 게임 열풍을 다시 일으키며 기분 좋게 한해를 시작하더니, 6월에는 패스오브엑자일이 대박을 쳤으며, 지난해 품에 안은 크래프톤의 에어도 최근 테스트에서 확연히 달라진 모습으로 정식 출시를 기대하게 만들고 있다.

또한, 하반기에는 전세계 2500만명이 즐긴 테라 IP를 활용한 모바일MMORPG 테라 클래식과 12년간 연재된 인기 웹소설 달빛조각사 IP를 활용한 모바일MMORPG 출시도 예정돼 있다. 매달 A급 대작 게임을 하나씩 선보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공격적인 라인업이다.

카카오게임즈 미소녀 게임 라인업의 마지막 주자로 등장한 프린세스 커넥트:리다이브는 출시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여전히 분위기가 뜨겁다. 애니메이션을 연상케 하는 완성도 높은 게임성은 물론이고, 발 빠른 업데이트와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막 퍼주는 이벤트까지 3박자가 갖춰지면서 미소녀 게임 장르를 대표하는 게임으로 완벽히 자리를 잡은 상태다.

요즘 무서운 신작들의 등장으로 인해 출시 초기만큼 매출 순위가 높게 유지되고 있지는 않지만, 확률형 아이템의 대명사로 불리며 부정적인 인식이 강했던 카카오게임즈의 이미지를 변신시킨 것만으로도 엄청난 이득이다.

다소 실험적인 시도에 가까웠던 패스 오브 엑자일은 로또 당첨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옛날 감성을 담은 독특한 시스템 때문에 마니아들만 즐기는 게임이 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지만, 출시 한달이 지난 현재도 동시접속자 8만명으로 기록할 정도로 대세가 되면서 배틀그라운드와 더불어 카카오게임즈의 간판 게임으로 자리잡았다.

업데이트가 중단된 디아블로3가 하락세를 보이면서 로스트아크가 핵앤슬래시 장르를 지배할 줄 알았는데, 갑자기 튀어나온 중고 신인이 시장을 장악한 것이다. 특히, 해외와 마찬가지로 편의성 위주의 착한 과금 모델 덕분에, 이용자들의 호평이 이어지면서 카카오게임즈에 갓카오라는 새로운 별명이 생겼다.

현재 PC온라인 게임 시장은 리그오브레전드의 독주가 계속되면서 넥슨, 엔씨 외에는 기를 못 펴고 있는 상황이지만, 배틀그라운드, 패스오브엑자일, 그리고 올해 하반기 출시 예정인 에어까지 기대에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카카오게임즈가 PC방 시장을 주도하는 새로운 큰 손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

하반기에 출시 예정인 테라 클래식과 달빛조각사 역시 기대가 크다. 플랫폼 특성상 라인업이 캐주얼 장르에 집중되어 있어 매출 부분에서 아쉬움이 많았던 카카오게임즈에 드디어 간판 게임이 생기는 것이기 때문이다.

물론, 리니지M, 검은사막 모바일,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리니지2레볼루션, 그리고 최근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로한M까지 MMORPG 장르에 워낙 강력한 게임들이 많기 때문에 신작이 상위권에 오르는 것은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넥슨이 전력을 다해 밀었던 트라하 조차도 출시 초기의 기세를 계속 이어가지 못하고 밀려났을 정도이니 말이다.

하지만, 테라 클래식과 달빛조각사 모두 강력한 IP를 기반으로 만든 게임인 만큼, 카카오게임즈의 공격적인 마케팅이 더해진다면 새로운 다크호스로 떠오를 가능성이 높다.

테라 IP의 위력은 넷마블이 지난 2017년에 선보인 테라M으로 이미 증명된 바 있으며, 특히 테라 클래식은 원작과 다른 시간대의 새로운 이야기를 다루고 있어, 원작 팬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달빛조각사는 아직 구체적인 게임 정보가 공개되지는 않았으나, 리니지와 바람의 나라로 유명한 송재경 대표의 모바일 도전작이라는 것만으로도 엄청난 화제가 되고 있으며, 원작 역시 최근 12년간의 대장정을 마치고 마무리가 되면서 원작 팬들의 관심이 게임으로 이어지고 있다. 창사 이래 최고의 상반기를 보낸 카카오게임즈가 하반기까지 성공을 거두면서 코스닥 상장까지 순탄대로를 만들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