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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KER만 있냐? 매력적인 게임 속 악역

조영준

2019 하반기 영화 시장의 화두는 국내에서만 4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 '조커'다. 처음 조커의 단독 영화가 촬영된다고 했을 당시 많은 이들이 다크나이트 시리즈에서 히스 레저의 조커를 넘을 수 있을지와 연달아 처참한 성적을 거둔 DC 영화에서 시도하는 ‘피카레스트’ 즉 악역이 주인공이라는 점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조커 그 자체로 분한 듯한 호아킨 피닉스의 압도적인 연기와 미국 사회가 우려할 정도의 사실감 넘치는 연출 등 조커는 이 모든 예상을 뒤엎었고, 제76회 베니스 영화제에서 대상인 '황금 사자상'을 수상하며, 히어로 장르의 작품이라고 불리기 아깝다는 극찬을 받는 중이다.

미국 코믹스의 대표적인 악역인 조커의 탄생과 기원을 다룬 영화가 엄청난 흥행을 거둔 것처럼, 스토리가 진행에 매우 중요한 게임 역시 스토리의 중요한 축을 차지하는 악역이 강렬한 매력을 내뿜으며, 게임의 흥행을 이끈 경우가 많은 것 사실. 그렇다면 조커 못지 않게 매력적인 게임 속 악역은 무엇이 있을까?

파크라이3 스크린샷

- 히스레저의 조커가 생각나는 게임 속 최고의 사이코패스 '바스 몬테네그로'

파크라이 시리즈는 대대로 주인공(게이머)의 대척점에 서는 악역들의 개성넘치는 매력으로 큰 인기를 얻고 있는 유비소프트의 대표 게임 중 하나다. 파크라이4의 페이건 민, 파크라이5의 조셉 시드 등 시리즈 마다 인상적인 악역이 등장하지만, 가장 큰 인상을 남긴 캐릭터는 바로 파크라이3의 진정한 주인공으로 불리는 바스 몬테네그로다.

납치, 인신매매, 약탈을 서슴치 않는 해적의 중간 보스인 바스는 열대 휴양지로 놀러 온 주인공 일행을 사정없이 짓밟으며, 등장부터 엄청난 충격을 준다. 이 중에서도 친구와 함께 탈출하려는 주인공 일행을 본 후 일부러 몸값에 상관없이 친구를 살해하고, 주인공을 일부러 풀어주며, "달려라! 정글로 달려!"를 미친 듯이 외치는 장면은 몇 번을 플레이해도 소름 끼치는 장면 중 하나다.

파크라이3

온갖 악랄한 범죄자들을 휘어잡는 강력한 카리스마와 범상치 않은 사상과 발언 그리고 주도면밀한 계획까지 바스는 파크라이3를 플레이하는 내내 게이머를 괴롭히며, 제갈량과 맹획의 칠종칠금처럼, 게이머를 붙잡아도 광기에 찬 대사와 함께 다시 살려 보내는 일반적으로는 이해할 수도 없고, 이해해도 안되는 광기에 찬 모습을 게임 속에서 여실히 보여준다.

물론, 바스는 중간 관리직 정도이고, 실제 조직의 보스는 따로 존재하지만, 게임 내내 게임 전체를 이끌어갈 만큼 엄청난 영향력을 미쳐 실제로 게임의 엔딩을 보고 나서는 보스는 이름도 생각안나지만, 바스라는 이름은 강렬히 남을 정도.

한가지 재미있는 것은 처음 게임을 구상했을 당시 이 바스는 평범한 중간 보스 정도 되는 악인 캐릭터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목소리와 얼굴을 연기한 배우 마이클 만도가 워낙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 제작진이 큰 감명을 받아 배우의 연기대로 캐릭터를 재창조 해내 지금의 바스를 창조하기에 이르렀다.

파크라이3

게임의 배경이 열대 우림이라며, 몇 개월을 연락도 없이 실제 열대 우림 지역에서 기거하며 게임 콘텐츠를 제작하는 기괴한 개발 방식으로 명성을 높인 파크라이 제작진과 배우의 열연이 합쳐진 매우 좋은 결과라 할 수 있겠다.

콜오브듀티: 모던 워페어2

- 게임 역사상 가장 숨막혔던 배신으로 충격을 준 '셰퍼드' 장군

등장과 함께 실제 영화와 같은 뛰어난 연출과 반전있는 스토리로 FPS에 새로운 장을 연 콜오브듀티 시리즈에는 유난히 인상 깊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 중에서도 전세계 FPS 게이머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안겨준 캐릭터가 있으니 바로 콜오브듀티의 외전인 블랙옵스2에서 등장한 ‘허셸 폰 셰퍼드 3세’ 이른바 ‘셰퍼드’ 장군이다.

작중에서 미 육군의 장군으로 등장하는 ‘셰퍼드 장군’은 주인공 소프와 언제나 복면을 쓰고 다니는 든든한 아군 고스트, 그리고 프라이스 대위가 소속된 특수부대 ‘테스크 포스 141’의 사령관이기도 한 인물. 아프가니스탄에서부터 전장마다 맹활약을 펼치며 장군의 자리에 오른 그는 전쟁영웅으로서 미국 국방부의 신뢰를 얻게 된다.

콜오브듀티 모던워페어2

하지만 그 이면에는 엄청난 비밀이 숨겨져 있으니 바로 미국을 침공하는 테러리스트들을 방조하고 내부의 세력을 숙청함으로써 이후 벌어지는 세계 3차대전의 발발을 이끈 장본인이라는 것. 그는 러시아 자카에프 국제공항에서 일어난 민간인 학살 테러(‘리멤버 돈 러시안’의 그 미션)을 사전에 알고 있으면서도 묵인하여 러시아와 미국이 극한의 갈등을 빚는데 일조하며, 전세계에 전쟁의 불씨를 심기 시작한다.

더욱이 러시아의 공수부대의 침공으로 미국 백악관이 쑥대밭이 된 틈을 타 자신이 지시한 비밀작전을 수행한 ‘태스크 포스 141’ 부대원들을 함정을 판 사지로 몰아 넣어 입막음을 하려고 했다. 특히, 이 작전이 함정인 줄 몰랐던 로치와 고스트가 간신히 적진을 뚫고 정보를 획득한 채 복귀 지점으로 돌아왔을 때 도착했다는 안도감이 가시기도 전 아군이라 생각한 셰퍼드에게 살해당하는 장면은 게임을 진행하던 FPS 팬들 모두에게 엄청난 충격을 받게 만들었다.

콜오브듀티: 모던 워페어2

이후 끝까지 그의 존재를 의심한 ‘프라이스’ 대위와 간신히 지옥에서 살아남은 ‘소프’가 대원들의 죽음에 복수하기 위해 셰퍼드를 쫓고 이후 정글에서의 끊임없는 추격 끝에 도망치는 그를 따라잡았지만 예사롭지 않은 격투실력으로 둘을 제압하고 프라이스 대위를 죽이려는 순간, 소프가 던진 나이프에 눈이 찔린 후 사망하게 된다.

비록 미국의 입장에서는 역적이나 다름없지만, 전작인 블랙옵스에서 벌어진 핵폭발로 휘하 부대 3만명을 모두 잃고 이를 묵인하는 세계에 복수하겠다는 일념으로 음모를 꾸미는 셰퍼드는 FPS 장르를 넘어 스토리가 중요시되는 RPG에서도 보기 드문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로 손꼽히고 있기도 하다. 특히, 고스트가 사망하는 충격적인 장면에 이어 게임의 클라이맥스에 등장하는 흔들리는 상태의 ‘나이프 던지기’는 게임 역사상 가장 극적인 장면 중 하나로 손꼽히는 순간이기도 하다.

바이오쇼크

- 독선적인 의도로 지옥의 유토피아를 만든 ‘앤드류 라이언’

어둡고, 절망적인 세계를 다룬 ‘포스트 아포칼립스’를 표방한 작품은 많지만, 2K 게임즈의 ‘바이오쇼크’처럼 이를 현실적이고, 실감나게 다룬 게임도 드물다. 해저도시 ‘랩터’에서 벌어지는 기괴한 사건을 다룬 1편과 2편 그리고 천상의 세계 같지만, 온갖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한 기이한 공중도시 컬럼비아를 배경으로 하는 ‘바이오쇼크 인피니티’ 등 바이오쇼크 시리즈는 독재와 차별 그리고 한 지도자의 잘못한 선택이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를 다룬 심도 깊은 스토리로 게이머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이 바이오쇼크 시리즈가 시작된 무대 해저도시 ‘랩처’를 설계하고 수 많은 사건의 원인이 된 인물이 바로 앤드류 라이언이다. 러시아 혁명에서 도망쳐 온 미국에서 사업을 일으켜 억만장자가 되었으나, 미국의 사회 복지주의 정책에 불만을 품은 앤드류 라이언은 개개인의 발전이 ‘위대한 사슬’을 이룬다는 극한의 자유주의 사상을 주장하며, 자신의 재산을 쏟아 부은 해저도시 ‘랩처’를 설계하고 이를 새로운 유토피아라고 칭한다.

바이오쇼크의 빅대디

사회 엘리트 계층과 수 많은 시민들과 함께 ‘랩처’에 입주해 자신들 만의 국가를 선포한 그는 법과 종교, 세금 그리고 도덕에 이르기까지 모든 것을 사람들의 자유에 맞기는 극한의 자유주의에 입각한 정책을 실시하기에 이른다. 하지만 ‘무한의 자유’는 ‘무한의 경쟁’을 의미했고, 곧 경쟁에서 실패한 사람들이 속출하지만 실패한 이들을 구제해줄 사회 보장 장치가 없어 이들은 곧 하층민으로 전락해 비참한 생활을 하기에 이른다.

더욱이 ‘프랭크 폰테인’이라는 인물이 지상의 물품을 제공하는 밀수업으로 큰 성공을 거둔데 이어 ‘폰테인 미래회사’를 설립하고, 복지제도를 펼치며 하층민들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으며, ‘랩처’의 2인자로 거듭 나게 되자 앤드류 라이언’과의 갈등이 심각해진다. 더욱이 폰테인이 환각과 함께 상처를 치유하는데 탁월한 ‘아담’이라는 물질을 ‘바다 민달팽이’에서 발견하고 이를 판매하며 전 랩터가 '아담'의 탐욕에 빠졌으며, ‘바다 민달팽이’를 사람에게 심어 넣을 경우 통상의 20배가 넘는 아담을 추출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자 반 인륜적인 신체 실험을 계속하는 등 랩처는 서서히 광기에 휩싸이게 된다.

바이오쇼크 더 컬렉션

결국 폰테인을 제거하기 위해 군대를 동원한 ‘앤드류 라이언’ 때문에 온 도시가 쑥대밭으로 되고 계속 내전에 휩싸이며 랩처는 결국 완전히 와해되고 만다. 더욱이 아담의 부작용으로 온 몸에 변이가 생기고 미치광이가되는 ‘스플라이서’가 속출한 데 이어 어린 소녀들에게 ‘바다 민달팽이’를 삽입시켜 ‘아담’을 생산하는 도구로 만든 ‘리틀시스터’와 이를 지키기 위해 신체의 장기를 제거하고 강화복에 집어넣어 만든 ‘빅대디’가 등장하는 등 유토피아를 꿈꿨던 도시 ‘랩처’는 괴물들과 반인륜적인 실험이 자행되는 지옥으로 변하고 만다.

앤드류 라이언 한명의 잘못된 사상으로 인해 사회에서 경쟁에 실패한 이들은 앞으로도 영원히 실패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했고, 이는 절망에 빠진 군중이 사회가 혼란해지자 폭도로 바뀌는 결과로 이어져 유토피아를 꿈꾼 ‘해저도시 랩처’는 곧 절망에 빠진 실패한 도시로 남게 된다.

: 바이오쇼크 콜오브듀티 블랙옵스2 파크라이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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