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춤한 VR 콘텐츠 시장, 다양한 전략과 신기술로 극복나선 업계

VR 콘텐츠 시장이 주춤하다. 5G시대와 4차 산업혁명의 꽃으로 분류되던 VR 콘텐츠 시장은 국내에서 콘텐츠 제작 붐과 VR방의 약진으로 호황을 누리는 듯 했으나 재방문율의 하락과 함께 인기가 사그라들고 있다.

특히 그동안 대형 체감형 기기로 선회했던 국내 VR 콘텐츠 시장은 코로나 19에 직격탄을 맞았다. 타인이 썼던 헤드마운트를 착용해야하는데다 강렬한 경험으로 인해 타인의 비말이 튀기 쉽고, 상대적으로 단가도 높다보니 VR방을 찾는 사람이 급격히 떨어진 것.

이런 시장 상황에서 VR 콘텐츠 시장을 활성화시킬 방법이 과연 있을까. 콘텐츠 개발사들의 VR 시장에 대한 비전은 무엇일까.

드래곤플라이
드래곤플라이

먼저 국내 VR 게임 시장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회사 중 하나인 드래곤플라이(공동대표 박철승, 박인찬)는 전연령화와 타 플랫폼과의 접목으로 VR 시장 개척을 해나가겠다는 각오다.

지난 해에 다양한 VR e스포츠 대회 유치 등으로 국내 시장을 선도했던 드래곤플라이는 CJ ENM의 '신비아파트', 영실업의 ‘또봇’ 등의 IP를 활용하여 저연령층 게이머들을 위한 VR 양산화 기기를 제작중이다.

체감형 VR게임의 재미는 동일하게 유지하면서도 키즈 카페나 마트, 쇼핑몰에 판매할 수 있는 저가의 양산화 버전을 출시하여 실적을 현실화한다는 전략으로, 코로나19가 잠잠해지는 시점에 전국적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드래곤플라이 2020 경영 비전
제시
드래곤플라이 2020 경영 비전 제시

또 드래곤플라이는 PC온라인 및 모바일 게임과 VR 게임의 결합도 진행하고 있다. VR을 주로 즐기는 게이머들이 PC온라인 게이머와 모바일 게이머들과 함께 만나 겨루는 멀티플랫폼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드래곤플라이 측 관계자는 "하나의 게임으로 여러 플랫폼을 통하여 플레이를 같이 할 수 있도록 구현하여 게이머가 즐기고 싶은 환경에서 게임을 즐기고, 시장과 실적의 확대를 함께 기대할 수 있어서 일타삼피의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현재 드래곤플라이가 유니티 엔진으로 개발중인 이 멀티 플랫폼 게임은 '스페셜포스 리마스터'로 밝혀졌으며, 처음엔 PC와 모바일이 연동되고, 이후 VR 버전까지 붙게 된다. PC와 모바일 출시 시기는 올해 상반기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VR버전은 4분기에 붙을 예정이다.

비전VR 로고
비전VR 로고

VR 콘텐츠 크리에이터 기업인 '비전 VR'도 독자적으로 개발한 실사베이스의 '딥 인터렉티브 기술'과 '가상현실 상영시스템'의 특허를 출원하며 VR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비전 VR은 자체 개발한 '초고화질 VR이미지 프로세싱' 기술과 장편 인터랙티브 드라마 'HANA type B'와 '스타데이트-손나은' 등을 통해 '2019년 대한민국 우수기업대상'을 수상한 기업으로, 최근 사용자의 '터치'에 반응하는 '딥 인터렉티브' 기술을 내놨다.

지난 1년간 연구·개발하여 출원한 이 기술은 실사로 촬영한 VR 영상컨텐츠 속의 인물 및 사물과 사용자가 자연스러운 상호작용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예들 들어 시청자가 VR영상 속 인물을 만지면 자연스럽게 반응하거나, 음성으로 건낸 대사에 반응하여 실제로 대화를 하는 듯한 체험을 제공하는 식이다.

비전VR 딥 인터랙티브
비전VR 딥 인터랙티브

기존 VR 영상 컨텐츠는 게임 컨텐츠에 비해 상호작용이 제한적이어서 '반쪽짜리 가상현실'이라는 평가를 받아 왔으며, 이를 해소하기 위해 선택지를 화면에 삽입하여 피드백 영상을 호출하는 등의 시도가 있었으나 오히려 사실감을 해친다는 평가가 많았다.

하지만 비전 VR은 '음성인식' 기반의 '딥 인터렉티브' 실현을 위해, 구글 Dialog Flow, 아마존 Alexa, 네이버 Clova 등 빅데이터 기반 AI를 사용하며 사실적 대화 전개를 위해 비선형적 대화체계를 구축했다.

비전VR 김동규 대표는 "비전VR은 VR영상의 초고화질을 실현과 함께 위화감이 없는 상호작용이 되도록 비쥬얼 내러티브(narrative)를 구축해냈다."며 "이같은 기술은 각각의 피드백 영상이 앵글이나 샷의 변경없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블랜딩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에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는 또 "이번에 출원한 기술들은 아이돌과의 강한 판타지를 실현하는 팬덤 컨텐츠나 교육 컨텐츠 및 VR전용 극장과 테마파크에서의 활용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kt vr 대만통신사 FET
kt vr 대만통신사 FET

마지막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한 비 대면 방식의 VR 콘텐츠도 약진하고 있다. 지난 7일 KT는 대만 통신사 FET와 5세대 서비스 공동 개발 협약식을 VR로 진행하면서 화제를 모았다.

또 폭스바겐은 VR 기술을 활용한 '버추얼 모터쇼'를 오는 17일까지 운영하기로 했다. 가상 공간에서 360도로 차량의 내외부를 살펴보거나 외장 색상과 휠 등 옵션을 바꾸는 것도 가능하도록 구현하면서 VR 콘텐츠의 가능성을 열어냈다.

SKT의 VR여행 콘텐츠도 1월 대비 3월의 이용량이 41.7%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으며, 덴마크에서는 환자의 절단 부위의 통증을 느끼는 '환상통'을 VR기술을 활용해 억제하는 실험이 진행되는 등 다양한 방식의 접근이 이루어지고 있다.

하프라이프 알릭스
하프라이프 알릭스

이외에도 손가락을 전부 활용해서 실제 게임을 즐기는 '하프라이프 알릭스 VR'이 1만8천 카피 이상 팔려나간 것도 VR 콘텐츠 시장의 가능성을 높여주는 요소가 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오프라인 VR 매장에 치명타를 준 게 사실이지만, 반대로 다양한 VR 콘텐츠에 대한 발전을 이룰 계기를 마련한 것도 맞다."며 "특히 게임 분야에서도 손가락의 섬세한 컨트롤이 가능한 환경이 더 갖춰진다면 VR 게임은 독보적인 영역을 구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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