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감성 충만한 콘솔 게임 시장

지난해 말부터 온라인상에서 90년대 인기가요 프로그램의 온라인 재방송, 90년대 스타 양준일 씨의 복귀 등으로 90년대 문화가 주류로 떠올랐다. 많은 누리꾼이 온라인과 노년층이 자주 모이는 탑골공원을 합쳐 탄생한 단어인 '온라인 탑골공원'에서 그때 그 시절 추억을 나누고 있다.

콘솔 게임 시장에서도 마찬가지다. 90년대를 장식한 게임들이 2020년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와 90년대 감성을 선사하고 있다. 이미 '바이오하자드3', '파이널판타지7' 등 유명 게임 리메이크 버전이 출시됐으며, '성검전설3', '캡틴츠바사'와 같은 게임도 출시를 앞둔 상황이다.

먼저 지난 3일 1999년 발매 이후 누적 350만 장의 판매고를 올린 '바이오하자드3 라스트 이스케이프'가 '바이오하자드 RE:3로 돌아왔다. 이 게임은 공포보다 액션의 재미를 살린 것이 특징으로 이번 리메이트 작품도 원작 특유의 회피 액션을 더욱 발전시켰다.

또한, 게임 내 괴물로 등장하는 네메시스의 끈질긴 추격전을 RE 엔진을 통해 새롭게 완성해냈다. 아울러 캡콤은 이번 작품을 선보이며 멀티 플레이 전용 게임인 '바이오하자드 레지스탕스'도 선보였다. 다만 6~7시간에 불과한 본편 게임 플레이 타임이 게이머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지난 2015년 e3에서 발표 이후 전세계 팬들이 손꼽아 기다려온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도 지난 10일 전 세계에 발매됐다. 원작은 1997년 발매된 작품으로 플레이스테이션이 게임 시장의 강자로 우뚝 설 수 있는데 1등 공신이 된 작품이기도 하다. 아시아 시장은 물론 북미와 유럽에서도 큰 사랑을 받았다.

돌아온 스퀘어에닉스의 '파이널판타지7 리메이크'는 원작의 일부 구간만 다루지만, AAA 급 게임 한편을 즐기는 플레이 타임으로 무장해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1997년 당시에는 못했던 표현을 영화 같은 연출로 완성해냈다. 다만, 플레이스테이션1 원작을 떠올리게 하는 텍스쳐 수준과 성의 없는 NPC 표현, 기약 없는 분할 판매 등이 문제가 되고 있다.

스퀘어에닉스는 또 다른 선물을 준비했다. 슈퍼패미컴으로 1995년 발매된 명작 RPG '성검전설3' 리메이크 작품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성검전설 3 트라이얼즈 오브 마나'가 그 주인공 이다. 게임은 오는 28일 출시 예정이다.

이 게임은 6명의 캐릭터 중 주인공과 동료를 선택해 다양한 조합으로 모험을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합에 따라 이야기가 변화해 여러번 게임을 즐겨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특히 2편의 리마스터 작품이 게이머들 기대에 미치지 못해 많은 비판을 받았으나, 3편 체험판이 보여주는 수준이 뛰어나 게이머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90년대 전성기를 누린 만화 '캡틴츠바사' 신작 게임도 나온다. '캡틴 츠바사'는 국내에서도 '축구왕 슛돌이(원제 타올라라! 톱 스트라이커) 쥐라기 월드컵(원제 드래곤 리그) 만큼 큰 사랑을 받은 축구 만화다. 캡틴츠바사 게임은 패미컴, 슈퍼패미컴, 플레이스테이션1, 게임보이 등 다양한 게임기기로 발매된 바 있다. 아울러 최근 일본에서 애니메이션이 리메이크되어 방영되기도 했다.

이번에 발매 예정인 '캡틴 츠바사 라이즈 오브 뉴 챔피언스'는 높은 퀄리티의 비주얼을 바탕으로 그려낸 축구 액션 게임이다. 누구나 쉽게 축구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캡틴 츠바사'의 인기 요소 중 하나인 '슈퍼 플레이'를 실시간으로 체험할 수 있도로 했다. 게임은 올해 영어 버전으로 발매 예정이다.

업계 관계자는 "90년대 인기 게임들이 리메이크로 돌아오는 것은 그 시절에 추억을 가진 게이머에게 큰 선물이다. 하지만 동시에 창작이 중요한 게임 시장에서 마저 새로운 창작이 아닌 기존 IP를 재활용하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