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분-30분-20분’ T1, LCK 9회 우승 위업 달성

코로나의 여파로 사상 첫 무관중 결승전이라는 방식으로 진행된 '2020 스무살우리 LoL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스프링'(이하 2020 LCK 스프링) 결승전의 승자는 다전제의 제왕 T1이었다.

LCK의 새로운 성지로 떠오른 LOL 파크에서 진행된 이번 결승전은 T1의 지각 사태로 1세트 벤픽 카드 2장을 잃어버리는 등 시작부터 변수가 발생하는 등 다양한 이슈 속에서 진행됐다.

특히, 친정팀을 결승에서 만난 젠지의 정글러 클리드(김태민), 후반 원딜 캐리의 정석을 보여주는 테디(박진성)와 룰러(박재혁)의 대결 그리고 현존 최고 미드라이너의 자리를 놓고 벌이는 Bdd(곽보성)와 페이커(이상혁)의 격돌 등 다양한 이야깃거리로 기대를 모았던 것이 사실.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결승의 운명을 가를 수 있는 1세트. 젠지는 아펠리오스, 유미라는 바텀 조합을 꺼내들었고, 오른과 렉사이 그리고 아지르 등 후반을 중점으로 한 조합을 꺼내들었다. 이에 맞선 T1은 벤카드 2장을 잃어 버렸지만, 사일러스, 그레이브즈, 코르키와 바루스, 쓰레쉬로 이어지는 공격력 위주의 조합으로 경기에 나섰다.

경기 시작 직후 T1은 2분만에 커즈(문우찬)의 그레이브즈와 페이커(이상혁)의 코르키의 협공으로 Bdd(곽보성)를 잡아냈지만, 젠지 역시 곧바로 칸나(김창동)의 사일러스를 처치하며 팽팽한 경기 분위기를 이어갔다.

젠지는 사일러스와 그레이브즈를 잇따라 잡아내며 분위기를 묘하게 만들었지만, T1은 페이커의 코르키 그리고 바텀 라인의 우위를 바탕으로 젠지의 챔피언을 밀어내며 타워, 용, 전령 등의 오브젝트를 잇따라 가져가 경기를 자신들의 흐름으로 만들었다.

흐름을 잡은 T1은 19분경 벌어진 용싸움에서 바람 용을 넘겨주었지만, 오른을 잡아내며 스노우볼을 빠르게 굴렸고, 끊임없이 바루스의 꿰뚫는 화살과 코르키의 폭격을 활용해 대치구도에서 체력을 깎아내, 한타에서 지속적으로 승전보를 이어갔다.

뛰어난 기동성과 화력을 앞세운 T1과 오른을 앞세워 결사 항전을 이어가는 젠지. 젠지는 3억제기를 잃어도 치명상은 피하며, 경기를 40분까지 끌고가며, 경기를 자신들의 흐름으로 만드는 듯 했으나 44분경 바론 지역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오른과 렉사이가 사망하며, 그대로 밀고들어오는 T1의 챔피언을 막지 못했다. 화력과 기동력을 앞세운 T1의 승리였다.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1세트 승리를 거둔 T1과 역습을 노리는 젠지의 2세트. T1은 사일러스, 올라프, 코르키로 상체 라인업을 구축했고, 바텀 라인 역시 바루스와 카르마라는 조합을 꺼내들었다. 이에 맞선 젠지는 단단한 오른과 다재다능한 자르반, 질리언 그리고 룰러의 마스코트 챔피언 이즈리얼과 갈리오로 경기에 나섰다.

초반부터 인베이드 시도가 벌어지는 등 치열한 눈치 싸움을 벌인 두 팀은 T1이 올라프의 맹렬한 돌진을 앞세워 잇따라 이득을 챙겼지만, 젠지 라스칼의 솔킬과 함께 10분경 바텀 라인으로 과감한 4인 다이브를 감행하며, 바텀 듀오를 잡아 내는 등의 반격으로 맞섰다.

T1이 이득을 보려고 하면 젠지가 곧바로 반격하며, 팽팽한 구도를 이어가던 상황. 페이커의 코르기가 무럭무럭 성장한 T1은 미드 타워를 먼저 격파한 뒤 용싸움도 우위를 가져가려 했으나 클리드와 Bdd의 맹활약 속에 젠지가 맹렬히 저항하며, 경기를 다시 백중세로 몰아가는 듯 했다.

그러던 23분경 미드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젠지는 점멸이 빠진 테디의 바루스를 노리고 맹렬히 돌진했으나 코르키와 올라프의 화력에 순식간에 Bdd와 룰러의 이즈리얼이 사망하는 대 참사가 벌어졌다. 이에 젠지는 한타 대승 후 바론을 먹던 T1의 챔피언을 잡아내 재기를 노렸지만, 텔레포트로 다시 돌아온 바루스에 의해 탑, 원딜, 서포터가 사망하는 등 급격히 경기가 T1 쪽으로 기울었다.

거칠 것이 없어진 T1은 미드 타워를 공략하며, 올라프를 앞세워 곧바로 한타를 걸었으며, 한타 대승 후 엄청나게 성장한 코르키와 사일러스, 바루스의 화력에 속절없이 무너지며 30분경 경기를 그대로 마무리 지었다. 리그에서의 위용을 보여주지 못한 젠지와 다전제의 제왕 T1의 경기력이 극심하게 드러난 한판이었다.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마지막이 될 수 있는 마지막 3세트. T1은 오른, 사일러스, 아지르, 아펠리오스와 쓰레쉬 등 한타 위주의 조합을 내세웠으며, 젠지는 제이스, 세주아니, 질리언, 칼리스타 그리고 볼리베어라는 깜짝카드를 꺼내들어 무조건 돌진하는 돌진 조합의 힘을 극대화시켜 경기에 임했다.

경기는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흘러갔다. 칸나의 오른을 노리려던 젠지의 갱킹은 오른의 대활약으로 1:1 교환으로 끝이 나버렸고, 이후 잇따라 T1에게 오브젝트를 뺏기고, 챔피언이 같이 사망하는 등 계속 손해를 봤다. 결국 9분경 벌어진 전령 앞 한타에서 전령을 빼앗긴 것을 비롯해 테디의 아펠리오스에게 3킬을 헌납하며, 경기는 급격히 T1의 흐름으로 이어졌다.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2020 LCK 스플릿 결승 이미지

세주아니와 제이스의 2:1 협공에도 제이스를 잡아버리는 오른의 엄청난 성장을 앞세운 T1은 20분경 바론을 사냥하면서 젠지의 반격을 무력화 시켰고, 22분경 벌어진 용 앞한타에서 또 한번 대승을 거두며 킬 스코어를 17:7까지 벌려놓았다. 상대의 손발을 완전히 묶어놓은 T1은 젠지의 움직임에도 아랑곳 없이 젠지를 몰아부치며, 29분 경기를 마무리 지으며, LCK 9회 우승이라는 또 한번의 금자탑을 쌓았다.

1세트 40분, 2세트 30분, 3세트 20분대로 경기를 마무리 지은 완벽한 경기력을 선보인 T1은 LCK 스프링 우승 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이 되었으며, 커즈 문우찬 선수가 파이널 MVP로 선정되었다.

게임동아의 모든 콘텐츠(기사)는 Creative commons 저작자표시-비영리-변경금지 라이선스에 따라 이용할 수 있습니다.
의견은 IT동아(게임동아) 페이스북에서 덧글 또는 메신저로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