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게임, 모방은 이제 그만!'

모바일 게임이 처음 등장한지 어언 8년, 수많은 모바일 게임이 등장했고 또 여전히 개발되고 있다. 하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는 이들 게임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있다. 바로 독창성의 부재와 낮은 퀄리티, 그리고 법적인 문제 이전에 도덕적이지 못한 개발 마인드가 그것이다. 특히 모바일 게임 시장은 다른 업계에 비해 제작 기반이 열악하고 서비스 1~2주만에 이익을 노려야 하는 시장이다 보니 해외 게임을 그대로 베끼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이번 테마 연재에는 이러한 모바일 게임만의 독특한 문제점에 대해 짚어본다. 초창기의 모바일 게임 모방 실태 모바일 게임의 초창기인 흑백 폰 시대. 당시에는 지금처럼 모바일 게임 시장이 크지도 게이머층이 두껍지 않았으며 단말기의 성능 또한 열악한 시기였다. 이때 등장했던 모바일 게임은 흑백 도트의 단순한 환경에서 단기간에 이익을 올려야하기 때문에, 일본 인기 게임을 그대로 모방한 것이 대부분이었다.


위 화면은 '너구리' 라는 일본 게임을 그대로 베낀 사례. 문제는 이런 게임이 상당히 인기를 끌고 있으며,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다음 '청기 백기'를 보자. '청기 올려' '백기 내리지 말고' 등 순간적인 순발력을 요하는 이 게임 역시 라이센스 없이 제작된 게임이며, 후에 정식 라이센스를 얻은 업체와 마찰을 빚게 된다.


이런 현상의 이유는 모바일 게임의 특성상 잘 알려진 타이틀명이라야 게이머들이 다운받기 때문인데, 결과적으로는 오리지널 게임보다 더 많은 판매 수익을 가져다 주기도 했다. 당시에는 규제하는 기관도 없었기 때문에 더욱 이런 게임들이 기승을 부렸다. 라이센스 업체의 반란 얼마간의 시간이 지났을까, 지난 00년부터 불법 라이센스의 무단 도용에 대해 일침을 가하는 일이 벌어졌다. 엠드림(현 이오리스)을 포함한 일부 업체들이 라이센스 및 게임 판권을 사들이기 시작한 것이다. 이를 시작으로 모방 게임들은 점차 정식 라이센스 업체의 강력한 대응으로 그 모습을 감추게 된다. 당시는 라이센스 게임이 모바일 게임을 거의 지배하다시피 한 시기이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의 시장 확대에 큰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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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화면은. 엠드림의 라이센스 게임들. '갤러그', '버블버블', '킹오브 파이터즈', '제비우스' 등 유명 일본 게임들이다. 엠드림은 일본 고전 게임 대부분의 라이센스를, 컴투스, 웹 이엔지 코리아, 라이온 로직스 등 다수의 업체들 역시 다양한 해외 라이센스를 확보하고 있다. 이러한 업체들은 철저히 라이센스 권리 주장과 이동통신사와의 연계로 모방 게임들을 배제시켜 나갔다. 라이센스의 법망을 피하는 업체들 최근에는 단말기의 성능이 향상됐으며 모바일 게임의 시장도 커지고, 게이머들의 인식 역시 많이 향상됐다(다수의 모바일 게임 게이머 커뮤니티도 생기고 있는 추세). 게다가 요사이에는 SK 텔레콤 등 이동통신사들이 철저한 게임 사전심사를 두어 표절 및 모방 게임을 사전에 막아내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완벽한 것은 아니다. 그래픽과 몇몇 부분을 살짝 바꿔놓았을뿐, 교묘하게 법망을 벗어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하단 사진은 최근에 큰 이슈(?)가 되었던 '미니 게임 100' 이란 게임. 휴대용 게임기 '게임보이어드밴스(GBA)'용인 '메이드 인 와리오'와 흡사해 제작사가 직접 사과 공지를 올리기도 했다. 문제는 이런 게임이 인기를 끌자 이후 유사한 게임들이 줄줄이 출시되었다는 것이다.


모방작 '미니게임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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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BA 용 '메이드 인 와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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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유명 게임만 카피가 벌어지는 것은 아니다. 많은 게임들이 기존 인기 플래시 게임들을 모방해 나오는 경우도 허다하게 많다.


다양한 '타이쿤' 시리즈. 한 개의 시리즈가 인기를 얻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면 같은 장르의 게임을, 이처럼 비슷하게 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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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컴투스에서 내놓은 '헐크'다. 이 게임이 출시되자 마자 2-3달 안에 유사 게임들이 등장했다. 모바일 게임이 두 세 달이면 제작 가능하다는 점이 이런 결과를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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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와 같은 게임들은 흑백 휴대전화 시대처럼 아예 100% 게임을 베낀 건 아니다. 하지만 그 컨셉과 게임 진행에 있어 기존 게임들과 너무나도 흡사하기에 이를 알고 있는 일부 게이머들에게 비판을 받는 것이다. 이러한 게임은 국내 모바일 게임의 발전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모방에서 창조의 길로 하단 사진은 KTF 의 인기 게임인 '다크 슬레이어'. 일본 코나미 사의 '악마성 드라큐라'와 유사하다는 비판을 많이 받았지만 뛰어난 개발력과 퀄리티로 호평을 받고 있다. 모방하면서 쌓인 노하우를 인정할만큼 좋은 퀄리티를 보이는 게임이다.


모방을 거듭했기 때문인 것은 아니지만, 국내의 모바일 게임은 전체적으로 높은 개발력을 보유하고 있다. 그리고 최근에 와서는 모방작보다 훨씬 독창적이고 인기를 끄는 게임도 개발되고 있다. 컴투스의 사내 공모전에서 만들어진 '크레이지 버스'. 음악과 함께 어울러지는 색다른 감각의 게임으로 해외시장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게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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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빌에서 개발된 '놈'. 다소 엽기적이지만 깜찍한 컨셉과 개성있는 캐릭터는 저절로 웃음을 자아내게 한다. 이러한 게임들을 양산해 국가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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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바일 게임, 모방은 이제 그만! 국내의 모바일 게임 시장은 점차 포화상태에 이르고 있다. 국내의 저변 확대를 통해 더 큰 수요를 창출할 수도 있겠지만, 점차적으로 훨씬 큰 해외 시장을 바라봐야 한다. 모방만으로는 해외시장을 노릴 수 없다. 지금까지의 여러 모방 게임이 판치는 모바일 게임의 현실과 비교해 다행스러운 것은 개발사들이 창조적인 게임을 만들고자 노력한다는 것이다. 모바일 게임의 수명이 짧고 제작 환경이 열악한 군소 업체가 많다고는 하나, 이제는 더 이상 베끼는 게임은 시장에 통하지 않는다는 것과 이러한 베낀 게임은 업체 자신에게도 크나큰 상처로 남을 수 있다는 것을 모든 모바일 제작 업체들은 인지해야 할 것이다. 창작에 대한 고통은 크나 그걸 견디고 좋은 게임을 도출해낼 수 있는 인내와 노력이 있다면 우리 나라의 모바일 게임의 수준은 그만큼 격상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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