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노브이 '전문 게임테스터 들어보셨나요'

게임시장이 패키지 게임에서 온라인 게임으로 변화되면서 게이머들의 의견이 게임 개발에 반영되는 비중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영화처럼 제품을 찍어내야만 게이머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패키지 게임과는 달리 온라인 게임은 시범서비스를 통해 게이머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정된 기간 동안 온라인을 통해 수집하는 의견만으로는 게이머들의 의견이 다 반영됐다고는 볼 수 없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일정기간 동안 평가단을 모집, 회사에 출근시키는 회사가 있어 화제가 되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은 '샤이야 온라인'을 개발 중인 소노브이다. 소노브이에서는 2달 동안 회사에 출근해 일을 하는 게이머 평가단인 '프론티어'들을 지난달 뽑아 현재 운영중에 있다.

이에 본지는 6명의 소노브이 프론티어 1기(김승정, 박주연, 안소현, 윤현기, 이형민, 최순만)

와 그들을 담당하고 있는 이경은 팀장을 만나 일에 대한 소감을 물었다.


왼쪽부터 이형민, 최순만, 박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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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안소현, 윤현기, 김승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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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동아 : 만나서 반갑습니다. '샤이야'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어서 '프론티어'에 응모하게 됐나요?

박주연 : 지금까지의 게임들은 대부분 PK(플레이어 킬러)에 대한 제한이 많았는데 '샤이야'는 자유로운 PK가 되기 때문에 그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가 좋아하는 게임의 제작에 참여하는 것은 흔치 않은 기회잖아요.

김승정 : 저 같은 경우에는 '샤이야'에 대한 관심보다는 기존에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취업을 준비하던 도중에 '프론티어'에서 실적이 좋으면 입사도 가능하다는 말을 듣고 응모하게 됐습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면서 산다는 것이 상당히 매력적으로 느껴져서요.

게임동아 : 현재 하고 있는 일이 무엇인가요? 그리고 출근한지 한 달이 지났는데 그동안 일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김승정 : 다른 회사로 말하면 일종의 '품질 보증팀'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회사에서 개발 중인 버전을 계속 테스트하면서 개선해야 할 점을 찾는 거죠.

윤현기 : 현재 서비스되고 있는 다른 온라인 게임들도 플레이하면서 '샤이야'에 접목할 수 있는 좋은 시스템이 있는지를 찾는 일도 같이 진행하고 있는데요, 총괄 감독님이 편하게 대해주셔서 재미있게 일하고 있습니다.

안소현 : 게임의 제작에 직접 참가한다는 게 신기하기도 하고 서로 안면이 없었던 사람들이라 서먹할 줄 알았지만 게임이라는 공통적인 관심사가 있기 때문에 금방 대화가 잘 통해서 좋았어요. 친구들이 게임을 잘 몰라서 게임 얘기를 하는 게 힘들었거든요.

'프론티어' 멤버들은 회사 회식을 제외하고도 일주일에 두 번씩 자체적인 회식을 진행할 정도로 사이가 좋은 편이다. '프론티어'팀을 관리하는 이경은 팀장의 말에 따르면 좌석을 PC방처럼 배치하는 등 최대한 편하고 자연스러운 분위기에서 일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고 한다.

게임동아 : 게이머들은 게임 개발자들의 생활에 많이 궁금해 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옆에는 박카스와 컵라면이 쌓여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하는데요, 실제로 옆에서 본 소감은?

안소현 : 헛소문이에요. 상당히 깨끗하던데요.

윤현기 : 저도 폐인의 이미지를 생각했었는데요, 처음 회사에 출근하니 사무실도 깔끔하고 개발자부들과 얘기를 해보니 일반인하고 다른 점이 없더라고요. 단지 차이점이 있다면 아무래도 일이다보니 게임을 분석적으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게임동아 : 일하면서 에피소드 같은 것은 없었나요? 예를 들면 개발자분들이 옆에 계신 소현씨한테 반해서 일이 잘 안됐다거나...

안소현 : 제가 매력이 없는 건지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개발자 중에서 '프론티어' 멤버와 비슷한 외모를 가지신 분이 있어서 형제라고 놀리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이형민 : 개발자분들은 게임에 대한 완벽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더라고요. 그냥 지나가는 투로 예전 어떤 게임의 시스템이 좋았다고 하면 정말 멋진 의견이라고 감탄을 하는 경우가 있어서 조금 놀랐습니다.

이경은 팀장의 말에 의하면 150명의 면접 인원 중에 여자는 단 2명뿐이었는데 여자분이 한명 뽑혔다는 말을 듣고 기존 개발자분들이 상당히 좋아했다고 한다. 프론티어 멤버 출근 후 출근시간이 빨라진 직원이 생길 정도.

게임동아 : 아무래도 개발자분들이 만든 것에서 단점을 지적하는 입장이니 난처한 상황이 많았을 것 같은데 아닌가요? 아무래도 밤을 세가며 만들어낸 시스템을 잘못 만들었다고 말하면 기분 나쁘잖아요.

안소현 : 물론 마주보면서 말하기는 힘들죠. 모든 것을 문서로 처리해서 넘기기 때문에 일반 게이머의 마인드를 끝까지 유지하면서 자유롭게 지적하고 있습니다.

김승정 : 아무래도 문서로 주고받다보니 개발자분들과는 문제가 별로 없었고요, 대신 '프론티어'팀을 관리하시는 이경은 팀장님과 한번 문제가 있었습니다. 엉뚱한 의견을 제시하지 않으려면 전체 기획을 조금은 알아야 하는데 전혀 정보를 안주시더군요. 원래 저희를 직접 관리하시는 분이 한분 더 계시는데 그분을 거치지 않고 이경은 팀장님한테 직접 항의한 적이 있었죠.

이경은 팀장은 아무래도 보안의 문제로 인해 곧 공개될 '사투' 이벤트의 내용 외에는 전혀 공개를 할 수가 없어서 생긴 문제였다고 했다. 때문에 이경은 팀장님이 꼭 필요한 내용을 공개하면서 문제를 해결했지만 현재까지도 구체적인 기획안은 전부 공개되지 않는 상태. 하지만 게임 기획팀과 같이 일을 하면서 모든 정보를 알게 되면 일반 게이머들의 진솔한 의견을 듣지 못하는 문제가 생길수도 있기 때문에 문서를 통해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하는 것이 더 나은 결정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다.

게임동아 : 그럼 '프론티어'팀에서 제시한 의견이 실제 게임에 반영된 것이 있나요?

김승정 : 반영된 것이 몇 가지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만 어떤 것이 어떤 시점에 반영되는지는 말씀드리기가 힘드네요. 아무래도 기밀이니까요.

현재 '프론티어' 멤버들은 각자 한 개의 캐릭터를 맡아서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는 중. 보안문제 때문에 다른 멤버가 어떤 점을 지적했는지, 또 어떤 의견이 채택됐는지도 알지 못한다고 한다.


PC방과 같은 편안한 분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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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일을 할때는 프로나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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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동아 : 자료를 보니까 게임 기획을 공부하시는 분도 있던데 '샤이야'에 점수를 매긴다면 몇 점이나 나올 것 같나요?

최순만 : 제가 MBC 아카데미에서 수강중인데요, 게임이 지금 이 순간에도 계속 변하고 있기 때문에 점수를 매긴다는 것은 별로 의미가 없는 것 같습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더 점수가 좋아지겠죠.

안소현 : 제 생각에는 10점 만점에 한 7점정도. 하지만 벌써 공식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경쟁 게임에 비해서는 시간이 많이 있기 때문에 그 게임들을 분석해서 훨씬 더 좋은 게임이 될 것이라 기대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 저희도 노력해야죠.

'프론티어' 멤버들은 보통 자신이 관계된 일에는 점수를 후하게 주는 편인데도 불구하고 거침없이 7점이라고 얘기할 정도로 철저히 일반 게이머 마인드에서 게임을 분석하는 편이다. 하지만 그들의 활약에 의해 게임이 계속 발전할 것이라고 자신 있게 얘기하는 당찬 모습도 보였다.

게임동아 : 마지막으로 개발자의 입장을 경험해본 사람으로서 일반 게이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형민 : 게시판을 보면 운영자를 욕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게임은 운영자가 다 만드는 것이 아닙니다. 여러 명이 함께 일을 진행해야 하기 때문에 생각지 못한 여러 문제가 생기기도 하니 조금만 더 이해심을 가지고 지켜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김승정 : 게임의 일부, 즉 몇 가지 단점만을 가지고 게임을 판단하는 일은 없었으면 합니다.

처음 갖는 인터뷰라 상당히 어색해하기는 했지만 게임의 발전에 힘이 되고 있다는 자부심이 엿보이는 그들. 뛰어난 창의력으로 개발자들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의견을 많이 내놓아 많은 도움이 되고 있다는 이경은 팀장의 말처럼 그들로 인해 더욱 멋진 모습으로 등장할 '샤이야'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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