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3D게임 개발과정을 가르쳐주마'

(1) 모바일 게임계에 3D로의 진화가 시작되다.

2003년 10월말 SKT가 국내 최초로 3D게임의 서비스를 시작했다. 당시 출시된 몇몇 게임들은 핸드폰에서 3D데이터가 구현된다는 것만으로 모바일 업계에 커다란 화제가 되었었다. 하지만 그 시기의 핸드폰 성능으로 개발된 이 게임들은 캐릭터 1개를 3D로 겨우 구현할 수 있는 정도였기 때문에 PC나 콘솔 3D게임에 익숙해진 게이머들에게 게임성면에서 인정받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후 1년의 시간이 지나 ARM9칩을 탑재한 단말기들이 시장에 풀리면서 핸드폰의 연산속도가 급격하게 올라가게 됐으며 바야흐로 핸드폰에서도 게이머들이 만족할 만한 수준의 3D게임을 제작할 수 있게 됐다.(ARM칩은 컴퓨터의 CPU와 비슷한 기능을 하는 칩으로 ARM7에서 ARM9으로의 변화는 게임의 질적 성장을 가져왔다.) 그리고 최근에는 ARM9 프로세스에 그래픽연산가속칩을 탑재한 고성능 게임폰의 등장으로 모바일 3D게임은 한 번 더 진화를 예고하고 있다.

(2) 모바일 3D게임 기획의 Point

모바일 3D게임 제작은 기존 모바일 게임 제작과 어떻게 다를까? 모든 게임 제작이 그렇듯이 전체적인 제작 프로세스는 모바일 3D게임이라 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 가능한 한 적은 리소스로 최대의 효과를 내야 한다는 점과 핸드폰의 입력방식을 고려해야 한다는 점이 일반 핸드폰 게임과 똑같이 추구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바일 3D게임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 가지 더 생각해야 하는 것이 있다. 첫 번째로는 3D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를 결정하는 것이다. 즉, '비쥬얼적인 부분에서만 3D를 활용할 것인지' '3D적인 공간감을 플레이방식에 직접 활용할 것인지'는 초기 기획단계에서 결정되어야 한다.

두 번째, 3D의 특징을 살릴 수 있는 장면 연출을 생각해야 한다. 아무리 게임 데이터를 3D로 제작했다고 해도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하거나 아무런 연출 없는 장면 전환을 사용하면 2D게임과 비교해 별 차별성이 없는 3D게임이 되어 버리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모바일 3D이기 때문에 고려해야 하는 것은 사운드의 활용이다. 게임 진행의 모든 장면들이 애니메이션과 같은 화면 연출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3D게임에서 사운드가 차지하는 비중은 기존 2D게임 때보다 더욱 높다. 따라서 전체 게임 용량을 설정할 때 사운드 용량을 부족하지 않게 세워두는 것이 좋다.


ㅁ 3D게임을 기획할 때 많이 하는 실수는 '3D여서 더 재미있는 것은 무엇일까?'을 너무 고민하다가 게이머가 플레이하기 어려운 게임을 만들어 버리는 것이다.

오히려 '3D를 적절한 활용'하는 것, 그것이 3D게임 기획의 KEY 포인트다.


(3) 모바일 3D게임 제작 프로세스



1. 초기 기획

어떤 게임을 제작할지 최초로 정의하는 단계이다. 이때 결정되어야 할 사항은 '게임에 대한 정의' 외에도 게임의 매출 목표와 타겟, 일정, 출시망 등을 결정하고 그 우선순위를 결정해야 한다.

ㅇ 게임의 정의 : 게임의 정의는 매우 구체적일수록 좋다. 예를 들어 '재미있는 골프 게임'이라 정의하기 보다는 '캐릭터를 젊어지게 하는 재미의 골프게임' 등으로 구체적인 문구와 단어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ㅇ 목표와 타겟 : 누구를 타겟으로 이 게임을 만들 것이며 어느 정도의 성과를 거둘 것인지에 대한 목표를 정해야 한다. 결정한 목표는 게임 개발 중에 작업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매우 중요한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월드컵 시즌과 맞추어 전체 연령을 대상으로 원 버튼 프리킥 게임을 만들겠다고 목표했다면 월드컵이 시작되는 시점에서 게임이 출시되는 것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개발 중 일정이 지연이 될만한 위험 요소들이 발생하면 제거하거나 시도하지 않는 방향으로 개발하도록 해야 한다.

ㅇ 출시망과 3D엔진 결정 : 게임의 목표를 결정했다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어느 이동통신망에 서비스를 할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가능하면 여러 이동통신사에 모두 서비스를 할 수 있는 것이 좋겠지만 게임의 장르나 퀄리티에 따라 제안된 망에 게임을 출시하는 것이 더욱 유리한 경우도 있다.

그리고 어떤 3D엔진을 사용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엔진 선택시에는 '목표한 망을 모두 커버할 수 있는가?' '기획한 게임을 만들기 위한 기능들을 엔진에서 지원하는가?'등을 고려하게 된다.

2. 세부기획

기획자가 초기기획에서 결정된 사항을 중심으로 개발에 기본이 되는 기획을 세운다. 기획자는 초기 기획서를 메인 프로그래머와 함께 기획 내용을 검토해 제작상의 무리가 되는 기획은 없는지, 더 확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는지, 개발 일정에 맞는 수준의 기획인지 등을 검토한다. 메인 프로그래머와 기획 검토가 끝나면, 그래픽디자이너, 사운드 담당자와 기획내용을 검토한다. 이때에는 게임에 사용될 그래픽 디자인의 양이 목표 기한 내로 제작이 가능한지, 예상되는 데이터 사이즈는 얼마인지 등을 검토한다. 기획자는 각 개발진들과 검토한 결과를 반영해 최종적인 기획내용을 결정한다.

3. 작업 스케줄 작성

기획이 결정되면 기획자가 작업스케줄을 작성한다. 작업스케줄은 몇가지 분야로 나뉘어진다.

ㅇ 프로그램 작업 스케줄? 프로그래머가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스케줄로써, 게임의 전체 흐름을 알 수 있는 Flow나 게임룰, 게임시스템 등이 상세하게 적혀 있어야 한다.

ㅇ 3D 데이터 작업 스케줄? '어떠한 캐릭터를 어느 정도의 폴리곤 수로 만들 것인가', '어느 캐릭터에 어떠한 액션으로 만들 것인가'가 적혀있어야 한다.

ㅇ 2D 데이터 작업 스케줄? 인터페이스의 아이콘이나 메뉴구성표, 화면 사이즈 등이 적혀 있어야 한다. 2D디자이너가 원화나 배경작업을 같이하는 경우 이에 대한 내용까지 포함되어 있어야 한다.

ㅇ 사운드 데이터 작업 스케줄? 몇 개의 BGM을 준비 할 것인가, 몇 개의 SE 데이터를 준비할 것인가가 적혀 있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사운드 데이터 사이즈의 기준도 지정해 주는 것이고, 사운드 데이터는 음질이나 데이터 형식에 따라 데이터 사이즈가 크게 변하므로 'BGM은 10곡에 50KB정도' 등으로 사운드 용량을 설정해 주는 것이 좋다.

4. 게임 개발

작업 스케줄에 따라 본격적으로 개발이 진행되면 데모와 테스트 등의 과정을 거치면서 게임을 완성시켜 간다. 개발 중에 기획자와 프로그래머는 항상 전체 스케줄과 게임의 데이터 사이즈를 파악해야 한다.

특히 3D는 텍스처 데이터가 직접 어플리케이션 사이즈에 영향을 끼치므로, 사전에 기준이 되는 데이터 사이즈를 생각해 두고 그것에 맞출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사이즈를 맞추기 위해서는 텍스처 사이즈를 256x256에서 128x128사이즈로 변경하거나 텍스처의 수 자체를 줄이는 등의 대응이 필요하다.

5. 게임의 출시

게임이 어느 정도 완성되었다면 게임 출시를 위한 작업을 하게 된다. 게임에 버그가 없는지 밸런싱은 잘 잡혀있는지 계속 테스트를 진행하면서 각 이동통신사들이 요구하는 표준 메뉴를 만드는 작업을 한다. 또 기획자는 마케팅팀과 상의해 게임의 홍보를 어떻게 진행할 것인지 상의하고 그래픽디자이너 들과 홍보용 영상이나 이미지를 제작한다. 특히 출시를 준비하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 이동통신사의 검수 프로세스를 체크하는 일이다. 이동통신사의 검수를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게임의 런칭 일정이 늦어지기 되어 결국 목표일정이 지연되는 결과를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4) 모바일 3D게임의 발전 방향

모바일 3D게임은 이제 겨우 걸음마를 시작한 단계이다. 2D모바일 게임이 그래 왔듯이 초기에는 질적인 성장보다는 양적인 성장 중심으로 게임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장르의 게임들이 만들어 지게 되면 게임 개발사들은 게임의 퀄리티 싸움을 하게 될 것이다. 용량의 최적화도 빠르게 진행되어 같은 1메가바이트의 게임이라도 지금의 게임보다는 질적으로 그리고 양적으로 훨씬 나은 수준의 게임들이 만들어 질 것이다. 아마 1년 후에는 TV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지 핸드폰을 연결해서 친구와 게임을 즐기는 장면이 당연하게 여겨 질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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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준 컴투스 3D 기획팀장
현재 '포춘골프' 외에 새로운 장르의
3D 모바일 게임을 제작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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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자료 : HI사의 Development Flow, Reakosys의 GIGA2.0 기술 교육 교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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