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주얼 게임이 진화하고 있다

요사이 PC방에 가보면, 예전과는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 '스타크래프트'나 MMORPG, 혹은 1인칭

슈팅 게임을 즐기는 것이 대부분이었던 과거와는 달리 이제는 '카트라이더'나 '프리스타일' 같은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이 대거 늘어나 있는 것. 그만큼 이제는 게임을 즐기는 층이 다양화 되고 캐주얼 게임을 많이 즐긴다는 의미다. 이것은 근래 다양한 캐주얼 게임을 제작하고 서비스 하는 몇몇 회사들의 수치적 데이터를 보면 잘 나와 있다.

캐주얼 게임의 명가라 불리는 넥슨의 경우 '카트라이더'는 이제 천 만 명이 함께 즐기는 '국민게임'으로 서서히 자리잡아가고 있으며, 그 결과 프로게이머 리그도 개최되고 중국에서는 오픈 베타 테스트 시작 2달 만에 동시접속자 50만 명이라는 놀라운 수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그리고 '카트라이더' 만큼은 아니지만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길거리 농구게임인 '프리스타일'도 꾸준히 게이머들에게 인기를 받았으며 최근에는 06 버전으로 업데이트 하면서 게임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이다. 이외에도 많은 캐주얼 게임들이 인기 몰이를 하고 있다.

이렇게 캐주얼 게임이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캐주얼'이라는 단어의 뜻과 같이 '쉽고 간편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 캐주얼 게임의 이런 탁월한 접근성은 골수 게이머들뿐만 아니라 게임이 어려워서 못하는 여성들이나 어른들까지 끌어들이고 있으며, 재미있는 캐주얼 게임의 경우 빠른 입소문을 통해 붐을 이루고 있어 MMORPG 만큼이나 수익성이 좋다고 평가되고 있다.

이런 평가는 결국 너도나도 '캐주얼 게임을 개발하자'라는 돌풍을 게임업계에 불러일으켰으며 그 결과 수많은 종류의 캐주얼 게임이 시장에 등장하게 만든 이유가 됐다. 하지만 캐주얼 게임의 '간단하다'라는 특성상 대부분의 게임들이 비슷한 게임방식을 띄고 있어 캐주얼 게임도 나날이 치열한 경쟁이 이뤄지는 시장이 되어 버렸다. 결국 게임회사들은 단순히 '캐주얼 게임을 만든다'에서 이제는 '더 재미있는 방식' '더 새로운 방식'으로 게임을 진화시켜야 했으며 기존의 쉽고 간편하다는 특징만이 아니라 새로운 요소들을 추가하면서 캐주얼 게임의 다각화를 시도 하고 있는 것이다.

< 기존에 없었던 장르로 게이머들 유혹>

캐주얼 게임 시장이라는 새로운 황금어장을 두고 벌어진 개발사들 간의 치열한 전투, 이 와중에 캐주얼 게임에서는 다양한 장르의 온라인 게임들이 쏟아져 나오기 시작했다.

그래텍에서 내놓은 '젬파이터'나 윈디소프트의 '겟앰프드'는 대전 액션 장르를 캐주얼화해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또 열림커뮤니케이션의 '소환대전 큐이'와 싸이더스가 서비스하는 '배틀존 온라인'도 1인칭 슈팅 게임을 쉽게 즐길 수 있도록 캐주얼화해 게이머들의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게임이다.

이외에도 스타이리아에서 서비스하는 '러브포티'나 플레이엔씨에서 서비스하는 '스매쉬스타' 등 캐주얼 스포츠 게임도 등장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포키포키'나 '노라바'와 같이 미니 게임을 즐기면서 커뮤니티를 나누는 옴니버스식 캐주얼 게임도 등장하고 있다.

이렇듯 캐주얼 게임도 등장 초기에는 단순히 '캐주얼 게임'으로 분류했었지만 이제는 다양한 장르의 게임들이 발매되면서 캐주얼 게임 역시 세부적인 장르 구분이 이루어지고 있다. 단순히 캐주얼 게임이라고 하면 일반인들이 접했을 때 게임의 특징을 파악하기 힘들기 때문에, 이를 피하기 위해서 개발사들은 '엽기베이비들의 캐주얼 코믹 레이싱 게임 컴온베이비!'라던가 '이제 FPS도 간편하게 즐긴다 캐주얼 FPS 게임 배틀존 온라인' 등 같은 홍보 문구를 사용하고 있다.


< 캐주얼 게임의 복잡화 : 캐주얼 게임이 캐주얼하지 않다?>

장르의 다양화와 더불어 캐주얼 게임들의 또 다른 변화 중의 하나는 바로 캐주얼 게임이 점점 복잡하게 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즉, 쉽고 간편하다는 특징을 가진 캐주얼 게임이 각 게임마다 조금씩 복잡한 요소를 삽입하거나 새로운 시스템을 추가하면서 각 장르에 맞게 전문화가 진행되고 있다.

액토즈소프트에서 개발 및 서비스하는 캐주얼 롤플레잉 온라인 게임 '라테일'의 경우 35파츠라는 엄청난 숫자로 나뉘어 진 자신의 캐릭터를 다양한 아이템으로 꾸밀 수 있다. 웬만한 MMORPG 게임의 캐릭터가 장비할 수 있는 아이템의 몇 배나 되는 개수를 장착할 수 있는 것. 더불어 게임에 접속을 하면 하루에 30분씩 다양한 랜덤 효과를 부가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게이머들을 사로잡고 있다.

KTH의 포털 사이트 '파란'을 통해 서비스하는 '큐링온라인'의 경우 이렇다 할 캐릭터 성장 시스템은 없지만, 캐릭터가 익힌 스킬을 단순히 단축키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이동키와 공격키를 입력해야만 사용할 수 있는 시스템을 선보이기도 했다. 캐주얼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꽤나 복잡한 조작성을 요구하는 것이다. 이 외에도 캐주얼 대전 액션 게임 '젬파이터'나 '겟앰프드'의 경우 사용하는 키가 많은 것은 아니지만 아케이드 게임에 버금갈 정도로 빠른 손놀림을 필요로 하며 캐주얼 슈팅 게임 '건스터' '빅샷' 역시 상당한 수준의 컨트롤을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은 캐주얼 게임들의 '변신'은 게이머들의 입맛에 따른 변화로 보인다. 캐주얼 게임의 특징에 많은 게이머들이 몰렸지만, 이제는 단순히 쉽고 재미난 것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하는 것이다.

물론 일반 1인칭 슈팅 게임이라던가 MMORPG만큼의 깊이 있는 게임성과 높은 난이도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제는 게이머들도 어느 정도 좀 더 어렵고 도전할 수 있는 게임을 원하게 되었다. 이를 위해서 '카트라이더'의 경우에도 게이머들이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신규 트랙을 추가하거나 성능은 좋지만 조작하기 어려운 새로운 '카트'를 업데이트 하고 있다. 근래의 캐주얼 게임들은 기본적인 간편한 게임성은 유지하되, 게이머들의 도전 욕구를 자극할 수 있는 보다 다양한 즐길 거리로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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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은 고추가 매운 법, 캐주얼 게임이라고 얕보지 말아라>

캐주얼 게임이라고 하면 보통 귀여운 캐릭터와 간편한 조작 방법, 그리고 접근하기 쉬운 게임성을 떠올리기 마련이다. 따라서 다른 온라인 게임에 비하면 개발이 쉽고 적은 제작비로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지금처럼 전쟁을 방불케 하는 캐주얼 게임 시장에서 적은 투자비에 짧은 제작 기간으로 만든 게임이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게임을 발매하는 것은 어렵지 않겠지만 게이머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그만큼 캐주얼 게임을 즐기는 게이머들의 입맛이 점점 높아지고 있고, 이제는 그저 단순한 캐주얼 게임으로서는 살아남을 수 없는 시장이 되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캐주얼 게임 역시 탄탄한 기획과 오랜 개발 기간, 그리고 막대한 투자비로 확실한 게임성을 확보하는데 노력하고 있다.

현재 캐주얼 게임 시장에서 성공 주자로 손꼽히는 있는 '큐링온라인'이나 '귀혼'의 경우 캐주얼 게임이라는 표현이 무색할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게임들이며, 무엇보다도 두 게임 모두 2년이 넘는 제작 기간과 수십 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됐다.

'큐링온라인'을 개발한 그리곤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그동안 우리가 가지고 있던 모든 노하우는 물론, 그동안 실현하지 못했던 기획까지 '큐링온라인'에 투자했다. 캐주얼 게임이라고 해서 가벼운 마음으로 만들 생각은 없다"라고 말했다.

그만큼 캐주얼 게임도 점점 높은 완성도를 갖추지 않으면 시장에서 살아남기 어렵게 되었고, '쉽게 만들어서 대충 인기를 끄는' 게임보다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완성도 높은 게임성을 가진' 게임으로 거듭나고 있다.


< 앞으로도 진화는 계속된다>

2005년부터 캐주얼 게임의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으면서 많은 개발사들이 캐주얼 게임 개발에 동참했다. 그만큼 캐주얼 게임 사이의 경쟁이 가속화 되고 있고, 이 과정에서 다양한 시도와 함께 캐주얼 게임의 진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앞으로 캐주얼 게임이 단순히 유행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카트라이더'와 같이 세계의 게이머들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게임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계속해서 게이머들이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요소를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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