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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게임 전쟁(3부) 그래픽보다는 게임성을 추구하는 Wii

김동현

2006년 12월2일 일본의 한 게임기 매장 앞. 길게 줄을 선 사람들은 무언가를 기다리듯 초조해 보인다. 몇 일전부터 줄을 서서 기다리던 사람들도 있고, 담요로 몸을 감싸고 있는 사람도 보이는 이 장면은 한가해보이기까지 했던 PS3의 발매 때의 모습과는 사뭇 대조적이기까지 하다. 예정된 시간이 됐다는 종소리와 함께 매장의 문이 열리자 순식간에 그곳으로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했고, 한바탕의 폭풍이 지나간 후 매장에는 'SOLD OUT'이라는 안내 문구만이 남았다. 그렇다. 이 장면은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Wii의 발매일 풍경이다.

저렴한 가격 때문일까? 아니면 닌텐도의 저력인가? 소니의 PS2에게 제왕의 자리를 내준 후 왕좌의 재탈환을 노리던 닌텐도의 반격은 생각보다 무서웠다. 소니와 닌텐도의 1차전이었던 PSP와 NDS의 대결에서 압승을 거둔 닌텐도는 차세대 게임기 전쟁에서도 쾌승을 거두며 1년 선행 발매된 Xbox360의 뒤를 발 빠르게 쫓아갔다. 현재까지 판매된 Wii의 전 세계 판매량은 600만대, 단시간에 일본 내수 판매 200만대를 넘긴 기록부터 시작해 Wii가 세운 기록들은 놀라울 뿐이다. 도대체 무엇 때문에 게이머들은 Wii를 구매하는 것일까?

* 닌텐도가 출시한 차세대 게임기는 다르다?

지난 2006년 E3에서 처음 그 실기가 공개된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 Wii는 그때 당시 무선 리모콘을 통한 입체적인 조작성과 이 조작성을 통한 체험성 게임 타이틀, 미려한 디자인으로 큰 호평을 받았다. 특히 리모콘을 통한 조작은 화면에 자신이 원하는데로 움직이면 인식이 되는 간단한 방식으로 게임을 전혀 모르는 사람도 무리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강점이 있었으며, 닌텐도가 추구해온 재미 위주의 게임성들이 녹아 있는 타이틀이 대거 등장한 점도 세간의 관심을 끌 수 있게 한 원인이기도 했다. 또한 약간 작은 DVD 플레이어 같은 느낌의 Wii 디자인은 전형적인 게임기처럼 생긴 게임큐브의 디자인과 다르게 세련된 느낌이 강했으며, 최근 유행하는 크리스털 스타일의 데코 디자인과 잘 어울리는 색감과 외형을 선보여 많은 사람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런 디자인적인 변화는 닌텐도가 추구하던 뛰어난 게임성과 시각적인 만족감까지 더해 Wii에 대한 기대감을 높여줬다. 그동안 닌텐도는 디자인적인 면보다는 편한 조작성과 게임성으로 승부는 거는 경우가 많았다. 게임큐브나 N64, NDS, 게임보이 등의 디자인들을 잘 생각해본다면 이번 Wii 디자인은 정말 많이 변한 것이다. 이는 단순히 닌텐도의 게임기가 게임만 재미있는 것이 아니라 디자인적인 측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의미가 된다. 즉 단순히 게임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Wii는 그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모두 갖추게 됐다는 것이다.

* Wii는 게이머와 개발자 모두가 반긴다

사람들이 Wii를 주목하는 이유는 그동안 게임성의 변화를 이끌어온 닌텐도의 차세대 게임기라는 점이다. 닌텐도는 그동안 특이하면서도 편한 인터페이스를 주 무기로 심플한 조작 체계를 선호했다. 닌텐도의 이와타 대표가 모 매체와 한 인터뷰에서 닌텐도가 추구하는 점을 잘 느낄 수 있다.

이와타 대표는 "일정한 시기마다 고객을 놀라게 하지 못하면 오락은 그 가치를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게임은 장르뿐만 아니라 인터페이스부터 모든 면이 계속적으로 변화, 발전해야 하고, 이를 위해 연구를 게을리 하지 않으면 안됩니다. Wii도 이런 연구의 연장선상에 있는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가진 닌텐도에서 만든 Wii는 파격적인 조작차계 변화를 통해 색다른 변화를 추구했다. 무선 리모콘을 통한 화면에 직접적으로 조작을 하는 방식을 선택한 Wii의 조작은 자신이 원하는 형태로 직관적인 조작을 내릴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개 시 게이머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에게도 화제가 됐었다. 게이머들은 Wii를 통해 투수의 공을 치는 타자처럼 스윙을 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볼링볼을 굴릴 수 있으며, 총을 겨누고 직접적으로 적을 공격할 수 있다. 이 조작체계의 변경은 Xbox360과 PS3보다 Wii에 대한 기대감을 불러일으키기 충분했으며, 기대감은 전 세계 600만대 판매라는 거대한 수치로 나타났다.

또한 조작체계의 변경이 가지고 온 점은 단순히 게이머들만 들뜨게 한 것이 아니라 게임을 제작하는 개발자들까지 기쁘게 만들었다. 그동안 몇 가지로 이루어진 조작체계에서 한정적인 장르를 개발해야했던 개발사 입장에서 Wii의 등장은 새로운 게임성을 뽐낼 수 있는 좋은 환경인 것이다. 그리고 이 결과물들은 Wii의 퍼스트라인업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다. '젤다 - 황혼의 공주'에서는 게이머가 리모콘을 휘두르기만 해도 화려한 공격을 사용할 수 있으며, '초집도 카두케이스'에서는 수술을 하는 의사가 돼 환자의 몸을 만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검과 총을 동시에 사용할 수 있는 '레드스틸'과 시원한 해머 공격이 압권이 'SD건담 스쿼드해머' 등도 호평 받은 게임이다.

* Wii는 차세대 게임기가 아니다?

하지만 Wii를 보는 시각이 모두 만족스러운 건 아니다. 실제로 Wii를 즐겨본 많은 사람들이 조작이 생각보다 어렵다는 것을 토로했으며, 한 두 번의 플레이는 재미있지만 장시간 플레이할 게임들이 많이 부족하다고 했다. 또한 다른 차세대 게임기에 비해 그래픽적인 사양 부분에서도 떨어지는 점도 문제가 됐다.

먼저 Wii가 출시되면서 등장한 퍼스트 라인 게임들은 생각보다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젤다 - 황혼의 공주'를 제외한 대부분의 게임들이 좋지 않은 평가를 받은 이유는 Wii의 조작성을 잘 살리지 못한 단순한 형태의 게임 위주였다는 점과 차세대 게임기치고는 조금 저조한 그래픽 때문이었다. 실제로 Wii의 성능과 PS3, Xbox360의 그래픽 처리 능력은 상당히 차이가 있다보니 차세대 게임기보다 게임큐브의 1.5버전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이는 멀티플랫폼으로 나오는 게임들의 스크린샷을 비교해보면 잘 알 수 있다) 또한 롤플레잉이나 어드벤처 등의 오랜 시간을 요구하는 플레이에서 리모콘 조작 방식은 불편했으며, 섬세한 조작을 요구하는 게임에서도 그리 만족스러운 움직임을 느낄 수가 없다. 이러다보니 게임의 평가는 게이머 또는 리뷰어에 따라 극과 극으로 나누어졌다.

이런 문제 외에도 Wii에는 현재 타이틀 부족이라는 안 좋은 이름까지 같이 가지고 있다. 현재까지 Wii로 발매된 게임은 24개. 이중 번들 형태의 타이틀을 제외하면 22개 정도로 하락된다. 그러나 대부분이 파티형 게임이거나 조작체계를 활용한 독특한 장르의 게임이다보니 혼자서 게임을 즐기기 좋아하는 게이머들에게 어필하지 못하고 있다. 계속 야구 배트처럼 휘두르고만 있을 수는 없지 않는가? 물론 많은 장르의 타이틀이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게이머들에게 필요한 건 지금이며, 당장 즐길 수 있는 게임인 것 같다.

또한 Wii는 돌비 디지털 5.1 채널 사운드를 지원하지 못한다. 그래픽 환경에서 16:9 비율은 지원하고 있는 반면, 사운드는 그에 걸맞지 못하다는 뜻이다. 물론 게임 하나 즐기면서 그정도가 뭐 대수냐, 또는 5.1채널 환경을 구성하는 것이 비싸지 않는가? 라는 의견이 있지만 5.1 채널 스피커의 가격대는 상당히 낮아졌으며, HDTV 구매 시 저렴한 가격으로 홈시어터까지 장면할 기회가 많아져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볼 수 있다. 특히 Wii의 이런 사운드 제약은 향후 추가적인 기능을 지원할 Xbox360이나 PS3에 비해 아쉬움이 느껴진다.

이 외에도 다양한 고전 게임 구매나 채팅 등이 가능한 온라인 기능 역시 먼저 시작한 Xbox360과 PS3에 비하면 조금 부족함이 느껴진다. 아직 기능을 절반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점이나, 메뉴 선택 시 느린 화면 전환 등으로 타 플랫폼에 비해 상쾌함이 떨어진다. 또한 기본 베이스로 유선 인터넷 연결을 지워할 것으로 생각했지만 현재 Wii는 무선을 통한 인터넷만 지원하고 있으며, 유선 연결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장비 구입이 필요하다. 많은 사람들이 무선을 사용하고 있기도 하지만 아직까지는 유선 기능을 쓰는 게이머들이 많으니 이에 맞춰 기능을 지원해줬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 Wii 한국 출시가 기대된다

하지만 Wii는 저렴한 가격과 독특한 소프트로 충분한 구매력을 보여주고 있다. 이는 한국에서도 마찬가지. 한국닌텐도의 등장은 단순히 지사의 설립의 의미를 넘어 그동안 접하기 어려웠던 닌텐도 게임의 정식 발매와 한글화, 그리고 차세대 게임기 Wii의 정식 발매를 기대하게 만들었다. 그뿐만이 아니라 Wii의 기능 중 하나인 온라인 기능이 세계 최대의 온라인 인프라를 가진 한국에 최적화돼 등장한다면 이 또한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현재까지 전문가들은 Wii가 올 연말 쯤 국내에 정식 발매될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한국닌텐도는 일단은 NDSL과 NDS용 소프트에 주력하고 있는 상황이며, 물량 부족 등의 문제로 해외 수급이 완료되면 그때쯤 국내 출시를 고려할 수 있다는 것이다.

닌텐도의 새로움을 뜻하는 차세대 게임기 Wii가 북미와 일본 시장에 선전에 이어 국내에서도 빠르게 자리 잡을 수 있을지, 그리고 국내 차세대 게임기 시장 전쟁에서 승기를 잡을 수 있을지 기대가 된다. 국내 차세대 게임기 전쟁은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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