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의 장벽만 극복하면 재미있는 게임...

오스칼 lwtgo@hanmail.net

소설에 이어 3부작 영화로 제작되었던 반지의 제왕. 시너지 효과를 의식하여 게임발매일과 영화개봉일을 비슷하게 맞춰서 몇 개의 게임을 발매한 적도 있어 반지의 제왕을 소재로 한 게임은 낯설지 않다.(어떤 매체든 기존작품의 인기를 그대로 업고 가겠다는 생각에 요즘은 게임의 영화화나 영화의 게임화와 같이 영화와 게임간의 상호 교환적 전개가 많다.)영화 최종편인 3편이 개봉된지 2년 이상의 세월이 흘러 반지의 제왕이란 소재가 머릿속에서 희미해질 무렵 느닷없이 PSP로 등장한 반지의 제왕-TACTICS-(이하 반지의 제왕).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번 반지의 제왕은 전략적인 면을 강조한 게임이다. PSP로 즐기는 전략형 반지의 제왕. 그 요모조모를 살펴보자.

독특한 턴 방식의 전투.
보통 턴 방식의 전투는 아군이 행동할 차례가 되면 이동 후에 공격까지 한 타이밍에 끝내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렇게 자기의 행동 턴이 끝나면 적이 움직일 차례가 되는 것이고 사이좋게 한 타씩 주고받음으로써 한 턴이 끝난다. 하지만 반지의 제왕은 이동파트와 공격파트로 나누어져 있으며 양측의 진형이 동시에 움직인다. 이게 뭔 소린가 하면 한 캐릭터를 어디로 이동하리라 설정을 마친다 해도, 아군의 모든 턴이 끝나거나 강제 턴 종료를 하지 않는 이상 앞으로 움직일 경로만 표시될 뿐 움직이지 않는다. 이렇게 대기시킨 뒤 턴 종료를 승인(파이널퓨전!!)하면 한 캐릭터씩 움직이는 것이 아닌 떼거지로 스르륵 이동하는 것이다. 여기서 재미있는 상황이 발생하는데 적과 움직이는 위치가 근접하게 될 경우 목표지점까지 가는 것이 아니라 서로 조우한 곳에서 대치상황에 들어간다. 이런 점이 플레이어로 하여금 여러 가지 상황을 생각하게 만들어 전략성을 높이게 된다.(아군캐릭터가 체력이 없는데 강력한 적 근접공격 유닛이 붙어 있다면 이동파트 때 체력이 약한 유닛을 뒤로 빼면서 적을 붙들어 놓을 수 있는 이동루트를 찾는다.)
공격파트는 동시에 이곳 저곳에서 전투가 일어나는 것은 아니지만 공격 역시 일단 모든 캐릭터의 행동을 지정해놓고 해야 하는지라 적의 잔량 HP까지 신경 쓰면서 전투를 해야 한다. 행여나 HP 20 남은 캐릭터에게 아군 4명이 집중공격을 하게 했는데 첫 번째 공격했던 아군이 20의 대미지를 줘서 적을 물리쳤으면 뒤의 3명은 남아있는 적을 자동으로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그대로 공격 턴은 끝나버린다. 이것 역시 플레이어에게 적의 레벨이나 아군의 공격력 등의 데이터를 참고하여 생각하게 만드는 플레이를 하게 한다. 이런 전원이동과 공격 시스템 덕분에 위치나 공격타임의 계산을 요구하는 부분이 커져서 파티전투를 한다는 느낌이 더욱더 잘 살아있는 게임이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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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과 이동 두 개의 파트로 나누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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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명령을 끝내기 전까지 움직이지 않고 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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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령이 끝나면 전 캐릭터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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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턱대고 집중공격을 하면 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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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형을 신중히 생각하며 진행하는 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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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격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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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를 토대로 한 전개. 영어는 싫어.
PSP용 반지의 제왕은 영화를 토대로 스토리를 전개해 나가면서 전투를 하나하나 클리어해가는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영화의 내용을 편집하여 영상으로 보여주고 그 상황에 맞는 전투를 하기에 영화를 본 사람이라면 아~ 이 싸움! 하면서 추억을 되새기게 하는 맛이 있다. 하지만 커다란 문제점이 있었으니 한글화가 되지 않은 게임이라는 것이다. 영어자막만 지원하기 때문에 처음으로 반지의 제왕을 접하는 사람이라면 이게 무슨 소린지 어떤 장면인지 이해하지 못하며, 봤던 사람이라도 순 영어만 있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애로 사항이 있는 것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 게다가 전투를 즐기는 것만 해도 시작 전의 승리조건과 패배조건 전투팁, 아이템 설명을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사게 되지 않을까? 분명 게임 내에선 "영어권유저"라면 편안하게 플레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지만 여긴 영어가 모국어가 아닌 대한민국이기에 한글이 없으면 그것은 퇴색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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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속 장면을 보여주면서 자연스럽게 전투에 돌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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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전투를 보면 떠오르는 장면이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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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 전에 친절하게 팁이나 목적을 알려준다. 영!어!로!


간편한 게임진행...?
위에서도 잠시 언급했지만 이 게임은 영화편집영상으로 보여주는 스토리전개 이후에 전투의 방식을 택하고 있다. RPG같이 마을을 돌아다니거나 하는 요소는 포함되지 않았다. 보통의 가정용 게임이었다면 좋게 말하면 간편한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성의 없다 라 표현할 수 있겠지만 적어도 PSP라는 플랫폼에서는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노선을 택한 것이 탁월한 선택이었다. 휴대용 게임의 특성상 진득하니 앉아서 즐기는 것보다 짧은 시간동안 즐기는 경우가 많다.(집에서 즐길 때도 있지만;)이때 괜히 이리저리 맵을 돌아다녀야 했다면 아까 어디까지 했더라?? 하는 일이 생기기 일쑤다. 그럴 바엔 차라리 간략화 시키는 것이 낫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
전투시의 인터페이스도 쉬워서 몇 차례 전투만 하다보면 쉽게 적응할 수 있다. 영어라서 괜히 거부감이 느껴지지만 막상 해보면 인터페이스 자체는 간단하다. 캐릭터의 성장도 자연스럽게 전투를 통해 레벨이 올라가고 전투에서 번 돈으로 스킬을 사는 형식이라 이것저것 머리 아프게 생각할 필요가 없는 것도 손쉽게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아이템의 속성이나 스킬의 효과가 영어 이해정도에 따라 달라진다는 것.(-_-;) 그리고 한 가지 더 말하자면 맵 상에 표시된 커서가 맵의 고저차나 장해물이 있을 경우 질러서 이동하지 못하고 돌아서 가야하는 것은 어떤 이유에서였는지 의문점이다. 이렇다보니, 자동 캐릭터 옮김인 R1을 사용하지 않고 수동으로 다른 캐릭터의 정보를 보기 위해서나 선택 때문에 이동할 때 불편함이 따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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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를 하면 경험치와 돈을 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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얻은 돈으로 아이템이나 스킬을 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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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론 몇 명의 캐릭을 선택하는 전투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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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곳에서 그냥 좌우로 움직이면 편할 텐데
커서까지 계단을 타고 내려 가야한다......-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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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은 만족, 사운드는 글쎄...
역시 휴대용게임기 중 최고의 스펙을 자랑하는 만큼 그래픽은 상당한 퀄리티를 보여주고 있다. 뭐 영화와 거의 흡사한 캐릭터 모델링을 보여주는 것은 아니지만 납득할 만한 정도로 살려내고 있기에 큰 불만은 없는 편이다. 배경도 전투가 벌어지는 환경에 따라 낮, 밤, 숲, 황야, 마을과 같이 다양한 장소를 보기 좋게 표현했으며 마법이나 캐릭터가 전투를 벌이는 하나하나의 동작도 괜찮다. 약간의 단점이라면 프레임유지가 좀 불안정한 탓인지 모션이 부드럽지 못하고 끊어지는 듯한 느낌이 든다. 사운드부분은 영화관에서 느낀 웅장한 음악 때문에 큰 기대를 하게 만든 부분이지만 그렇게 귀에 들어오는 기분은 맛볼 수 없었다. 전쟁터라는 느낌이 들게끔 혼잡한 잡소리(?)같은 것의 표현으로 나름대로 현장감을 살리려 했으나 너무 밋밋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고, BGM도 왠지 소심한 듯 나긋나긋하게 흐르는 게 불만스러웠다.(이어폰으로 집중해서 들으면 좀 달라 질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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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달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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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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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은 좋다.


한글화가 아쉬운 게임.
요즘 들어 한글화가 아쉬운 게임을 자주 접하는 듯 하다. 분명히 재밌는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언어의 장벽으로 다가가기 힘들게 발매되는 게임들. 그런 게임을 볼 때마다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수 없다. 반지의 제왕이란 대 서사시를 한 게임에 압축해서 담아 전투를 즐기는 것으로 팬들에게는 참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었겠지만 언어문제로 인해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전투도 재미나지만 언어문제로 인해 다시 생각해볼 수밖에... 보고 싶다 한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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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투클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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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전투를 경험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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