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벨업에 지친 그대, 몬스터로 변해 일탈을 즐겨라

최근 많은 온라인 게임들이 쏟아져나오면서 개발자들에게는 "어떻게 하면 게이머들이 오랫동안 질리지 않고 게임을 즐길 수 있게 하는가"라는 과제가 떨어졌다. 워낙 다양한 게임들이 서비스되고 있다보니 왠만한 특색으로는 게이머들의 입맛을 오랫동안 사로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화려한 스킬도 몇 번 보면 지겨워지고, 다양한 퀘스트도 결국에는 배달 아니면 사냥이라 신작 게임이 나왔다는 소식에 잠깐 플레이하다가도, 다시 예전에 플레이했던 게임으로 돌아가는 경우가 많다.

이렇다보니 신작 게임에서는 다른 게임에서는 얻을 수 없는 색다른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싸움의 무대를 공중으로 옮기기도 하고, 캐릭터 이외의 육성의 재미를 추가하기도 했으며, 학살의 대상이었던 몬스터로 변신해 캐릭터를 학살하는 발상의 전환을 꾀한 게임도 많다. 특히 몬스터 플레이는 PvP 대결에 당위성을 부여한 진화형 대결 방식으로 최근 온라인 게임 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중이다.

최근 오픈한 엠게임의 홀릭2는 이 몬스터 플레이를 메인 콘텐츠로 내세운 대표적인 게임이다. 홀릭2에서는 보스 몬스터 사냥해 얻을 수 있는 아이템을 활용해 보스 몬스터로 변신할 수 있다.

보스 몬스터로 변신하면 그 몬스터가 가지고 있는 총 16개의 몬스터 스킬 중 4개를 선택해 사용할 수 있으며, 필드를 돌아다니며 몬스터는 물론 다른 게이머들까지 사냥할 수 있다. 게다가 변신 중에는 공격력도 강해질뿐더러 더 많은 경험치를 얻을 수 있고, 레어 아이템을 얻을 수 있는 확률까지 올라가는 혜택을 얻기도 한다.

재미있는 점은 게이머가 보스 몬스터로 변신하는 순간 그 정보가 모든 게이머들에게 알려진다는 것이다. 때문에 고레벨 게이머들이 보스 몬스터로 변신하는 게이머들을 쫓아다니면서 사냥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두 명 이상의 게이머가 보스 몬스터로 변신해 싸우면 필드에서 갑자기 괴수 대격돌 영화가 펼쳐지기도 한다.

또한, 게이머가 직접 던전을 만들 수 있는 홀릭2의 UCD 시스템을 활용하면 자신이 던전을 만들고, 그곳에서 보스 몬스터로 변신해 영웅들을 기다리는 역발상적인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엠게임의 발표에 따르면 전체 사용자 중 30% 정도가 몬스터로 변신해본 경험이 있을 정도로 홀릭2를 즐기는 게이머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중이다.

최근 2차 알파 테스트를 성공리에 마친 이야인터렉티브의 아이리스 온라인도 몬스터 플레이를 지원한다. 아이리스 온라인의 몬스터 플레이는 게임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타로 카드를 활용한 것으로, 퀘스트나 몬스터 사냥을 통해 얻은 변신 카드 아이템을 사용하거나, 타로 점괘 결과를 통해 몬스터로 변신할 수 있다.

몬스터로 변신하면 공격력, 체력 등 능력치가 대폭 상승되며, 해당 몬스터의 스킬은 물론 몬스터의 변신 전용 스킬을 사용할 수 있다. 지난 2차 알파 테스트에서도 많은 게이머들이 필드에 돌아다는 몬스터와 똑같은 모습으로 사냥을 즐겨, 게이머와 몬스터가 구별이 안되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한게임에서 서비스하는 반지의 제왕에서는 캐릭터 레벨이 10 이상이 되면 따로 몬스터 캐릭터를 만들어 다른 게이머들을 사냥하고 다닐 수 있다. 영화에서 프로도 일행을 공포에 떨게 했던 우르크 하이 같은 괴물 캐릭터를 만들어서 플레이하는 것으로, 반지의 제왕 세계관을 해치지 않고 게이머들끼리의 대결을 지원하는 반지의 제왕 온라인만의 독특한 PvP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다.

몬스터 캐릭터는 퀘스트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운명 점수를 활용해 다양한 기술을 습득할 수 있으며, 마을에 난입해 사루만 세력을 위협하기 위해 열심히 레벨업중인 나쁜(?) 영웅들과 전투를 벌일 수도 있다.


MMORPG는 아니지만 넥슨의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이하 카스온라인)에서도 비슷한 요소를 지원한다. 카스온라인이 국내에 자리잡는데 일등 공신이 된 좀비 모드가 바로 그것이다.

좀비 모드에서는 게이머가 직접 좀비가 돼 총을 든 특수부대 요원들을 사냥할 수 있다. 좀비에게 죽은 게이머는 좀비로 변신하는 설정이라, 그 방에 있는 모든 게이머가 좀비가 되거나 모든 좀비가 사냥당하면 끝나는 방식이다.

얼핏 생각하면 총을 든 인간쪽이 좀 더 유리해보이지만 실제 게임에서는 정 반대다. 좀비는 총이 없는 대신 인간보다 빠른 속도와 높은 점프, 그리고 높은 생명력을 가지고 있어, 대부분의 방에서 좀비에게 쫓겨다니는 인간들의 모습을 볼 수 있다. 덕분에 총을 든 인간으로 시작했다가도 죽은 뒤 좀비로 변신해 플레이하는 것을 더 즐기는 이들도 있다.


홀릭2 오상근 운영 팀장은 "많은 게이머들로부터 몬스터 플레이에 관련된 변신 시간, 아이템사용법, 아이템을 획득하는 방법 등 다양하고 많은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며 "레벨업에서 벗어나 다른 게이머들과의 독특한 대결을 펼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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