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에 대한 관심이 불러온 웃지 못 할 사건들

예전 BBQ에서, 자사의 치킨을 구매하는 사람들에게 인기 아이돌 그룹 동방신기의 콘서트 티켓 응모권을 제공하는 이벤트를 벌인 적이 있다. 콘서트 티켓을 얻기 위해 치킨을 100마리나 먹었다는 사람이 나올 정도로 이 이벤트는 그야말로 폭발적인 반응을 불러 일으켰다. 또한 마찬가지로 치킨을 구매하는 고객에게 소녀시대의 달력을 주는 굽네치킨의 이벤트는 당시 유행하던 조류독감에도 불구하고 해당 회사가 설립 4년 만에 500호점을 돌파할 정도로 큰 매출을 올렸다. 모두 소녀시대 달력을 얻기 위해 팬들이 닭을 주문하면서 생긴 현상이었다.

뿐만 아니라, 인기 가수인 서태지의 콘서트의 티켓을 예매하기 위해 수많은 팬들이 예매시작과 동시에 예매 사이트에 접속, 사이트가 다운된 일도 유명한 이야기다. 이렇듯, 사람은 자신이 원하는 재화를 손에 넣기 위해서 노력과 시간은 물론 금전적인 손실도 불사하는 경우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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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물긴 하지만 게임 시장에서도 이런 경우를 찾을 수 있다. 지난 2월에 발매된 스트리트 파이터4의 경우는 발매와 동시에 게임이 매진되면서 게이머들이 게임을 구하기 위해 용산과 국제전자상가 등지의 모든 매장을 헤매고 다니는 수고를 아끼지 않을 정도였다.

사실, '스트리트 파이터4'의 경우는 국내 게임 시장에서 굉장히 보기 드문 사례이다. 하지만 시장 규모가 큰 해외 게임 시장에서는 드물지 않게 발생하는 사태이며, 때로는 게임 발매에 맞춰 웃지 못 할 사건과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노골적인 성인 콘텐츠를 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한 GTA 4 (Grand Theft Auto 4) 미국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출마했을 당시, 폭력성 콘텐츠를 담고 있는 GTA 4가 몰고 올 사회적 파장을 우려하는 발언을 했을 정도로 전 세계적으로 큰 영향을 미친 작품이다. 하지만 저런 사회 지도층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GTA 4는 영국에서 발매 당일에만 PS3, XBOX360 양 기종으로 600,000장이 넘는 판매고를 올리며 게임사에 한 획을 그었다.

영국에서는 많은 게이머들이 GTA 4를 빨리 구입하기 위해 발매일에 맞춰 게임 매장 앞에서 철야를 불사하며 긴 행렬을 이뤘으며, 이 와중에 새치기를 하던 한 남성과 이를 제지하던 남성 사이에 말다툼이 일어나며 새치기를 시도한 남성이 칼에 찔리는 불상사가 일어나기도 했다. 또한 GTA 4를 구입하는데 성공한 한 청소년을 강도가 폭행하고 GTA 4를 훔쳐서 도주하는 사태가 외신을 통해 보도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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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TA 4보다 앞서 등장한 가정용 게임기 PS3와 XBOX360 역시 발매일에 이에 못지 않은 사건과 사고를 겪어야만 했다. 미국의 대형 할인 매장에서 며칠 밤을 새며 기다린 끝에 힘들게 XBOX360을 구입한 한 남성이 권총을 든 노상 강도에게 XBOX360을 강탈 당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PS3도 2006년 11월 17일 미국 발매 당시, PS3를 손에 넣기 위해 총격전이 벌어지기도 했으며, 일부 판매 상정들이 구매 열기에 놀라 판매를 중단하는 등 혼란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게임 발매일에 저런 유혈 사태만 발생하는 것은 아니다. 웃어야 할 지 울어야 할 지 모를 난감한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 것이 게임 발매일의 풍경이라 할 수 있겠다.

미국에선 유명 정치인이 남들보다 먼저 PS3를 손에 넣으려다가 자신의 정치 이미지에 손상을 입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다. 미국 대선의 민주당 대통령 경선 후보였던 존 애드워즈가 PS3를 구입하려고 발매일 며칠 전부터 철야를 하며 기다리던 게이머들보다 먼저 PS3를 손에 넣기 위해, 자신의 수행원에게 PS3를 사올 것을 지시했고 이 수행원은 월마트의 직원에게 자신들에게 남들보다 먼저 PS3를 판매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월마트 측에서 이를 거절하고 즉각 존 애드워즈를 비판하는 성명을 내는 바람에 존 에드워즈가 망신을 당했던 것. 때마침 존 에드워즈가 전날 월마트 직원들의 복리후생 향상에 관련된 운동을 개시한 직후라 사건이 일파만파 퍼져나가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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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지역에서 선행 발매되며 엄청난 인기를 얻고 있던 Wii의 일본 발매일에도 웃지 못 할 사건이 있었다. 한 매장에 닌텐도의 인기 게임인 '슈퍼마리오'에 등장하는 캐릭터인 '루이지'가 등장해서, 매장 직원과 함께 발매 기념 행사를 진행하고 게이머들에게 직접 판매까지 한 것. 하지만 이 '루이지'는 매장 측 직원도 아니었고 발매일 이벤트를 위해 매장으로 파견된 닌텐도의 직원도 아니었다. 그저 닌텐도를 좋아하는 일반인이 인형 옷을 입고 매장에 등장했던 것. 결국 매장 경비 직원들이 '루이지'를 연행하는 것으로 이 사건은 작은 해프닝으로 끝났다.

콘솔용 FPS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으며 시리즈 누적 2400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헤일로 시리즈의 마지막 작품, '헤일로 3'의 발매일에도 작은 해프닝이 발생했다. 이전부터 하버드 대학과 라이벌 관계에 있던 MIT 대학의 학생들이 헤일로 3의 발매일에 하버드 대학에 몰래 침투, 하버드 대학의 도서 기증자인 존 P. 하버드의 동상에 헤일로 시리즈의 주인공인 마스터 치프의 헬멧을 씌우고 무기를 들려놓은 것이다. MIT 학생들이 자신들의 장난을 촬영한 후, 다음 날 오전 8시에 동상을 원래 모습으로 돌려놓으며 이 익살스러운 사건은 일단락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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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게임 시장에서는 위에 언급한 사건과 같은 일들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시장의 규모와 게임에 대한 인식이 해외 시장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물론, 절도나 폭력 같은 불상사는 없어야하지만, 국내의 게임 시장이 더욱 커진다면 앞서 언급한 Wii나 헤일로 3 발매일에 생긴 해프닝처럼 작은 웃음을 지을 수 있는 일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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