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N 신재명부장 '수십억게임마케팅 소용없어'

경기도 분당 서현역 근처의 저녁 시간. 말쑥한 차림의 신사분이 카페에 들어왔다. 올해 한게임의 게임 마케팅을 총괄하고 있는 신재명 코어게임사업팀 부장이었다. 대단한 카리스마로 한게임의 게임 마케팅을 진두지휘한다는 그였지만, 의외로 첫인상은 다정다감한 모습이었다.

"게임 마케팅이란 고객 분들에게 아주 짧은 시간 안에 게임을 판단토록 해야 합니다. 그래서 대작의 경우 수십억 원의 마케팅 비용이 쓰여졌었지요. 하지만 이미 포화상태인 게임 시장에서는 소용이 없습니다. 마케팅 코스트만 점점 늘어갈 뿐이죠"


나직하면서도 힘있는 목소리, 신재명 부장은 기존의 마케팅만을 강조하는 사고 방식에 일침을 가하는 것으로 인터뷰의 첫 스타트를 끊었다. 많은 회사들이 게임을 처음 선 보일 때 수십억 원씩 '펑펑' 쓰곤 했지만, 그렇게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났다는 게 요지였다. 그러한 얘기는 '마케팅 몇 십억 투여하는 것 보다 꾸준한 홍보가 훨씬 중요하다'는 키워드로 이어졌다.

"'인지도'가 높다면 대단위의 마케팅을 초월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지속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게이머들 사이에서 '입소문'을 만들어내는 거죠. '헬게이트 런던'이나 유명 대작들이 만들어냈던 인지도 쌓기는 지속적인 홍보의 파괴력을 보여준 단적인 예입니다"

신재명 부장은 인지도 쌓기나 입소문이란 기존처럼 무작정 보도자료를 뿌리는 방식이 아니라고 했다. 게이머들이 스스로 즐거워할 수 있는 다양한 관심 거리를 끊임없이 던져주었을 때, 그것이 입소문을 타고 수백 배의 효과로 다가온다는 것. 그래서 그는 웹진과의 관계와 PC방의 중요성에 대해서 몇번이고 강조하고 또 강조했다.

"많은 분들이 한게임의 장점을 네이버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물론 그렇습니다. 하지만 네이버 광고를 하더라도 각 게임 전문 웹진에서 흥미가 있는 콘텐츠가 쏟아진다면 훨씬 효과가 좋을 겁니다. 또한 PC방에도 많이 깔려 있다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지겠지요"


실제로 최근 한게임에서는 신작 '씨나인'의 비공개 시범 서비스 모집을 홈페이지에서 실시간 경쟁률로 표시되게 해 게이머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았다. 또 다른 때와는 다르게 올해 초에 '한게임 인비테이셔널'을 열면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인지도 쌓기'라는 측면에서 신재명 부장의 노림수가 절묘하게 맞아 들어간 셈이다.

"한게임은 올해가 되어서야 비로소 제 궤도를 걷게 되었습니다. '씨나인''테라' 등 대형작품들이 2~3년의 노력 끝에 결실을 맺게 되었지요. 탄탄한 준비 아래 향후의 라인업을 갖출 수 있는 시스템이 이제서야 갖추어진 느낌입니다"

'4대천왕'이라 불리우는 올해 발표작들과, 이후 차기작에 대한 질문을 해보니 신재명 부장은 뭔가 감회에 사로잡힌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그는 준비 기간이 많이 필요한 '퍼블리싱' 사업을 총괄하면서, 여러 회사가 커뮤니케이션 코드를 맞추고, 성공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매우 바쁘고 어려운 과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리고 이제 진짜 한게임을 지켜봐달라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저는 이제서야 알게 되었습니다. '게임이 어렵거나 불편해도, 게이머들이 참을거야. 익숙해질거야'라는 망상은 버려야 한다는 것을요. 그래서 게이머들에게 더욱 더 초점을 맞추고, 열심히 해나갈 예정입니다. 지켜봐 주십시오"

한 카페에서, 처음 만나 다소 서투르게 시작됐던 인터뷰는 신재명 부장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는 것으로 즐겁게 마무리됐다. 그가 펼치는 한게임의 마케팅, 그리고 올해 거대한 출사표를 던지는 한게임이 정말로 게이머들에게 더욱 큰 사랑을 얻게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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