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틀필드 온라인의 대중화, 실현 가능한 목표인가

네오위즈 게임즈의 2010년을 이끌 쌍두마차 중 하나 '배틀필드 온라인'이 오랜 준비 기간을 마치고 드디어 게이머들 앞에 나섰다.

업계의 예상보다 훨씬 더 오랜 시간이 걸려 나왔기 때문에 발표 당시의 뜨거운 분위기가 그대로 이어지지는 못했지만 이는 원작의 명성을 그대로 잇기 위해서는 그만큼의 준비가 필요하다는 네오위즈게임즈의 도약을 위한 움츠림이었기에 이를 단순히 '실'이라고 보기에는 힘들다.


3번의 테스트를 걸쳐 게이머들 앞에 본격적으로 나선 배틀필드 온라인은 배틀필드라는 유명 원작을 어떻게 하면 온라인 게이머들의 입맛에 맞출 수 있을지 고민한 흔적이 역력한 게임이다.

개발자들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누누이 강조한 튜토리얼 시스템 뿐만 아니라, 100이라는 대규모 인원이 맞붙는 전투 시스템, 다양한 탈것, 분대장전 모드, 대규모 전장 시스템을 즐기는데 있어 심각한 페널티가 될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한 AI 시스템 등 많은 부분이 원작의 매력을 그대로 살리면서 편의성까지 강화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는 점을 보여준다.

특히, 100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동시전투는 네오위즈게임즈가 고생한 흔적이 가장 많이 드러나는 부분이다. 기존 온라인 FPS 게임에서는 볼 수 없었던 요소를 배틀필드 온라인에서 현실화시켰다는 것도 대단하지만, 원작에 만족하지 않고 최대 인원을 64명에서 100명으로 늘렸다는 점을 더욱 칭찬하고 싶다. 물론 첫날에 다소 문제점이 있기는 했지만 충분히 해결할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에 크게 걱정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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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지난 30일 오픈 베타 테스트에 돌입한 배틀필드 온라인의 첫출발은 성공적이라는 단어로 포장하기에 약간 무리가 있다. 타 게임처럼 오픈 첫날의 동시접속자 수가 발표될 만큼 뜨거운 분위기도 아니며, 게시판에도 불만을 토로하는 글이 굉장히 많은 편이다.

그럼 이것이 배틀필드 온라인의 실패를 의미할까? 그건 아니다. 게이머들이 원하는 것은 단순히 재미있는 FPS가 아니라 전세계 게이머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던 배틀필드 시리즈의 온라인 버전인 만큼 타 게임과 비교할 수도 없을만큼의 기대감이 이런 형태로 표출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시판의 내용 대부분이 원작과의 비교, 즉 "원작은 이런데 왜 배틀필드 온라인은 그렇지 못한가"이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속이 쓰리겠지만 배틀필드 온라인이 원작을 잇는 정통작이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 하는 과정이며, 게이머들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의견을 표출해야 배틀필드 온라인이 진짜 재미있는 게임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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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한가지 걱정스러운 측면은 지적이 대부분 원작을 즐겨본, 다시 말해 고수 게이머들의 입에서 나오고 있다는 점이다. 원작을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에게서 얼마나 좋은 지적이 나올 수 있겠냐는 반문이 나올 수도 있지만 배틀필드 온라인은 기존의 FPS 게임들과 너무나도 다른 게임이고, 고수 게이머들은 모든 게이머들이 원작을 이해하고 있다는 가정 하에 의견을 표출하고 있다. 배틀필드 온라인이 대중화를 노리는 게임인 만큼 이는 독으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다.

실제로 현재 시스템 역시 초보자를 배려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 배려가 진짜 초보자들에게 완벽하게 전달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 튜토리얼 시스템은 분명 자세하게 만들어졌지만, 초보자들에게 이 게임의 시스템을 완벽하게 이해시켜주고 있다고 물으면 물음표를 달 수 밖에 없는 수준이다.

탈것을 조정하는 튜토리얼은 공중 유닛으로 넘어가는 순간 급작스럽게 난이도가 올라가며, 기본 튜토리얼을 거쳐도 분대장은 뭘 하고, 분대원은 뭘 해야 하는지 알기 힘들다. 이 같은 문제는 튜토리얼이 기능 설명은 잘 하고 있지만, 실제 게임에서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제대로 보여주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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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대에서도 기본 교육을 받은 군인이 실제적으로 써먹을 수 있을 정도의 수준이 되려면 최소 6개월 이상의 기간이 소요된다고 한다. 때문에 정식으로 부대에 배치된 이후에도 상당 기간 병아리라고 불리며, 다시 수습 기간을 거친다.

배틀필드 온라인에서 튜토리얼을 거친 게이머들은 병아리 상태라고 볼 수 있다. 교육은 받았지만 써먹지는 못하는... 결국 실제로 게임을 즐기면서 다시 교육을 받아야 한다. 그런데 이 과정이 만만치 않다. 초보 게이머 입장에서는 뭐가 뭔지 모르니 무슨 행동을 하던 욕을 먹기 마련이고, 고수 게이머 입장에서는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올 때마다 다시 설명을 해줘야 할뿐더러, 새로 들어온 사람의 돌발 행동 때문에 전세가 흐트러지지 않을까 걱정을 해야 한다.

단적으로 눈 앞에 헬기가 보여 탔는데 조종을 잘 못해서 욕을 먹는다면, 그리고 어떤 초보 게이머가 헬기를 언덕에 쳐박아서 그 전투에서 졌다면 양쪽 모두 그 게임이 재미있었다고 느낄 수 있을까?

이런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서는 일단 튜토리얼 시스템이 좀 더 실전적으로 바뀔 필요가 있다. 실제로 AI를 이끄는 분대장 역할을 경험하게 하고, 분대장의 지시를 수행하는 분대원 역할도 경험하게 해야 하며, 각종 탈 것에 대한 튜토리얼도 단순히 조작키를 보여주는 것보다는 실제 동영상을 통해 그것을 똑같이 재현하고, 그를 통해 임무를 성공시키는 방식이 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또한, 고수들이 초보 게이머들을 이끄는 형태가 자연스럽게 이뤄지길 기대하지는 말아야 한다. 네오위즈게임즈 측은 캠페인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그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할 것이 뻔하다. 이것은 생판 모르는 남 사이에서는 기대하기 힘든 상황인 만큼 기존 게임의 길드 형태를 더욱 발전시킨 커뮤니티를 구축해 남이 아닌 친구가 친구를 도와주는 형태로 만들어가는 것이 더욱 현실적인 선택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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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적으로 현재의 배틀필드 온라인은 성공을 위해 대중화를 노려야 하지만, 그것까지 도달하기 위해 많은 진통을 겪고 있는 단계라고 할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들어와서 즐기게 만드는 것만이 아니라 계속 남아있게 만들어야 하며, 또 원작을 즐겨본 팬들과 아무런 위화감 없이 어울릴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하기에 더 어려움이 많다. 물론 이제 시작단계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이 될 수도 있지만 현재까지의 결과물은 많은 사람들이 들어오게 만드는 것 이후에 대한 고민이 조금 부족해 보인다. 배틀필드 온라인의 대중화는 단순히 진입장벽을 낮춰서 많은 게이머들이 게임을 접하도록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게이머들을 모두 고수로 만들어야 이뤄지는 것이라는 점을 개발진이 명심하고 있기를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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