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게임업체들, HD 리메이크로 불황 이겨낸다

<리메이크>(Remake), 말 그대로 다시 만든다는 뜻을 지닌 단어이다. 과거의 명작 영화나 음악을 요즘 세대의 입맛에 맞게 수정을 하는 이 작업을 통해 원작을 뛰어넘는 생명력을 갖게 된 작품은 손 꼽을 수 없이 많다.

이러한 움직임은 게임 업계에서도 예외는 아니어서, 그간 다양한 작품들이 리메이크 되어 왔다. 하지만 게임업계의 리메이크와 영화, 음악 시장의 리메이크에는 차이가 있다. 기존의 콘텐츠를 크게 비틀어버리는 경우도 쉽게 찾을 수 있는 영화, 음악의 리메이크와는 달리 게임의 경우는 음악이나 영화와는 달리 게임의 전체적인 콘텐츠를 손보는 것 보다 게임의 그래픽을 향상시키는 작업에 열중하는 경우가 많다.

2D에서 3D로 게임 그래픽의 시류가 바뀐 이후로, 16비트 시절에 출시됐던 다양한 작품들이 3D 그래픽의 힘을 빌어 새롭게 등장했으며, 이러한 흐름은 계속 이어져 최근에는 과거에 등장했던 게임들이 최근 대세가 된 HD 디스플레이 환경에 맞게 더욱 높은 해상도라는 옷을 입고 새롭게 등장하고 있는 추세이다.

이러한 HD 리메이크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장점은 명작이라 불리는 게임들을 보다 깔끔한 화면으로 다시 한 번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HD 디스플레이가 보급되기 이전에 발매된 게임들을 HD로 즐길 경우에는 해상도 차이 때문에 게임 그래픽이 유난히 지저분하게 보인다거나 하는 단점이 생기기 때문에, 과거 명작을 다시 즐기기 원하는 이들에게 이러한 HD 리메이크 작품들은 큰 환영을 받고 있다.

HD 리메이크 행보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단연 일본의 게임업체들이다. 캡콤은 바이오하자드 시리즈 중 가장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는 <바이오하자드: 코드 베로니카 완전판>과 <바이오하자드 4>를 HD 그래픽으로 리메이크하고 이를 하나의 디스크에 담은 <바이오하자드 리바이벌 셀렉션>을 출시했다.

또한 플레이스테이션의 네트워크 서비스인 PSN을 통해 <스트리트파이터 3 3rd 스트라이크 OE>를 선보였다. 이 작품은 2D 격투게임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스트리트파이터3 3rd 스트라이크>를 HD 해상도에 맞게 다시 그려내고, 온라인 대전 기능을 추가한 작품으로 대전게임 마니아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최근 지난 9월 15일부터 일본 도쿄에서 진행 중인 도쿄게임쇼에서 PS비타의 정보를 공개하며 화재의 중심에 서 있는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이하 SCE) 역시 HD 리메이크라는 대세에 동참했다. SCE는 갓오브워 1, 2를 HD 해상도에 맞게 그려내고 이를 한 장의 디스크에 담은 갓오브워 콜렉션을 발매한 바 있으며, PSP로 출시된 바 있는 <갓오브워: 체인 오브 올림푸스>와 <갓오브워: 고스트 오브 스파르타> 역시 HD로 리메이크하고 한글화 작업을 거쳐 한 장의 디스크로 발매할 예정이다.

SCE는 이번 도쿄게임쇼 2011에서 PS2 초창기 시절의 명작인 <이코>와 <완다와 거상>의 HD 리메이크 버전의 스크린샷을 공개해 게이머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다.

코나미 역시 자사의 대표작인 메탈기어 솔리드 2, 3와 존 오브 엔더스 1, 2를 HD 리메이크 할 것이라고 도쿄게임쇼 2011에서 밝혀 눈길을 끌었다. 특히 수 년간 리메이크를 요구하는 게이머들의 목소리가 드높았던 존 오브 엔더스 1, 2가 리메이크 된다는 소식을 이번 도쿄게임쇼 2011의 <핫이슈>로 지목하는 이들도 있을 정도로 코나미의 HD 리메이크 소식은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HD 리메이크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는 일본업체들과는 달리 북미 업계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눈길을 끄는 작품이 있으니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Xbox 진영을 대표하는 FPS 게임인 <헤일로>가 그 주인공이다.

MS는 지난 2001년에 발매된 후, 콘솔 FPS 게임의 새로운 지평을 연 게임으로 이름을 드높인 헤일로 1편을 HD 그래픽으로 리메이크해 오는 11월 15일에 발매할 계획이다.

이 작품은 <헤일로: 컴뱃 이볼브드>의 그래픽을 향상시킨 것은 물론 <헤일로: 리치>의 멀티플레이 맵에 원작의 멀티플레이 맵을 추가해 더욱 다양한 멀티플레이를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또한 게임 중 컨트롤러의 특정 버튼을 눌러 과거의 그래픽과 HD 그래픽으로 언제든지 전환시키며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능도 눈길을 끈다.

앞서 언급한대로 게이머들은 많은 게이머들이 이러한 HD 리메이크 바람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과거에 게임을 즐겨본 이들은 더욱 향상된 그래픽으로 다시 한 번 즐거움을 맛볼 수 있으며, 뒤늦게 게임의 존재를 알고 게임을 즐기고 싶어도 그래픽 때문에 망설였던 이들도 부담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에 우려의 목소리를 내는 이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특히 일본게임 업계 내부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지 않고, 과거의 추억을 판매하는 이러한 행동이 반복되다 보면 결국 일본 게임산업의 경쟁력이 저하될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차적으로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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