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3, 첫 등장부터 심의통과까지 무슨 일 있었나?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디아블로3의 이용등급이 드디어 정해졌다. 게임물등급위원회가 금일(13일) 실시된 제4회 등급분류 심의회의에서 디아블로3의 등급을 '청소년이용불가'등급으로 결정한 것이다.

디아블로3는 최종적으로 다섯 차례의 심의 연기를 거쳐 여섯 번째에 심의를 통과하게 됐다. 한때 국내 출시가 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하기도 했던 게이머들은 이번 심의회의에서 디아블로3의 등급이 결정됨에 따라 드디어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됐다는 기대를 보이고 있다.

2008년에 처음으로 그 모습을 드러낸 이후 5년의 시간이 지나서야 출시를 앞두게 된 디아블로3. 디아블로3가 첫 공개부터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살펴보자.

디아블로3는 2008년 프랑스에서 개최된 월드와이드인비테이셔널(World Wide Invitational, WWI)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WWI 현장에서 디아블로3의 영상이 공개되는 순간, 모든 참석자들은 현장이 떠나갈 듯한 환호를 내지르기 시작했다. 그도 그럴 것이 2000년 6월에 디아블로2가 출시된 이후 약 8년만에 디아블로3의 정체가 드러나는 순간이었기 때문이다.

이후 블리자드는 해마다 디아블로3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며 게이머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마치 전문 낚시꾼이 낚시를 하기 전에 강이나 바다에 밑밥을 뿌려가며 물고기들을 모으듯이 말이다.

블리자드는 자사의 자체 게임쇼 블리즈컨을 통해 디아블로3의 새로운 정보를 조금씩 공개했다. 2009년에는 디아블로3의 신규 직업 '수도승'을 공개했으며, 2010년에는 신규 직업 '악마사냥꾼'과 PvP 투기장 시스템을 선보여 게이머들을 열광하게 만들었다.

매년 디아블로3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공개하던 블리자드는 2011년 8월에 전세계 게임업계를 들썩이게 만드는 충격적인 정보를 공개한다. 추후 디아블로3의 국내 등급심의에서 혼선을 빚게 만든 그 요소, '아이템 현금 거래시스템'을 게임에 도입한다는 것이었다.

해당 소식에 게임업계, 특히 국내 게임업계는 크게 들썩였다. 대단히 민감한 사안인 현금을 통한 아이템 거래가 게임에 정식으로 도입될 시에는 국내 실정 상 게임의 국내 출시가 아예 불가능할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결국 이러한 우려는 현실로 다가왔다. 2011년 12월 2일, 블리자드코리아가 게임위에 디아블로3의 심의를 신청했지만, 게임위는 실제 게임빌드와 게임 설명서의 내용이 일치하지 않는다면 심의를 보류한 것이다. 모든 이들이 우려했던 대로 게임의 현금거래 시스템이 문제가 되자 게이머들은 "어쩌면 게임이 국내에 출시되지 않는 것 아니냐"는 걱정스러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하지만 심의가 보류된 지 6일이 지난 12월 22일에 블리자드코리아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게임 내 현금거래 시스템이 삭제된 빌드를 게임위에 제출했다. 이때만 하더라도 문제가 된 부분이 완벽하게 삭제됐으니 이제 게임의 등급이 나오기만을 기다리면 한 것 같은 분위기가 무르익었다.

그러나 게임위는 또 다시 여러 차례에 걸쳐 게임의 심의를 연기했다. 2011년 12월 28일, 2012년 1월 4일, 1월 6일, 1월 11일에 심의회의가 진행됐지만 디아블로3의 심의는 계속해서 미뤄졌다. 특히 1월 4일과 6일에는 디아블로3의 등급분류 심의가 상정조차 되지 않았던 것으로 밝혀져 게임위를 비판하는 게이머들의 목소리로 각종 게임 관련 커뮤니티가 시끌벅적하기도 했다.

결국, 금일(13일) 게임위는 디아블로3에 '18세이상 이용가' 등급을 책정했다. 블리자드코리아가 디아블로3의 심의를 신청한 지 40여일이 지나서야 나온 등급 판정이었다.

한편, 이번 디아블로3의 이용등급이 결정된 이후 추후 이 작품에 업데이트를 통해 아이템 현금 거래 시스템이 추가될 수 있을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과거 블리자드의 마이크 모하임 대표가 아이템 현금 거래 시스템이 도입된 버전을 전세계에서 공통적으로 서비스 하겠다는 강력한 의사를 밝힌 바가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이러한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만약 블리자드가 디아블로3에 현금 경매장 시스템을 업데이트 할 시에는 게임의 등급심사를 다시 받아야 하기 때문이다. 즉, 해당 시스템이 추가될 경우 게임의 국내 서비스가 차단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한편, 게이머들이 가장 큰 관심을 보이고 있는 디아블로3의 국내 베타테스트와 국내 출시일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디아블로3의 심의 사태에 대해 업계의 한 관계자는 "결과적으로 잘 해결되긴 했지만, 이번 사태에서 드러난 게임위의 태도는 한 동안 게이머들의 입방아에 오를 것"이라며, "자신들의 행동에 대한 이렇다 할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심의를 지연하기만 하는 것은 스스로의 신뢰를 깎아 내리는 행동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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