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AME DONGA

유령과 게임한판!

shims

둥근 보름달이 밝게 빛나던 어느 날, 당신은 칸터빌 성에 도착한다. 그곳은 음산한 분위기가 물씬 나는 낡은 벽과 높은 탑으로 이뤄진 폐허같은 성이다. 성문에는 무수히 많은 박쥐떼들이 영화같이 쏟아져 나오고, 그 앞에는 기분 나쁜 미소를 흘리는 유령 한 마리가 서있다. 그 유령은 당신에게 윙크를 하고 천천히 사라져간다. 도대체 저 녀석의 정체는 무엇인가? 지금부터 당신이 고스트체이스에서 이룩해야 할 목표다.

고스트체이스, 말 그대로 유령을 추적하는 게임이다. 꽤나 낭만적인 스토리를 리뷰의 목적에 맞게 일목요연하게 정리하면 위와 같다. 어찌되었건, 음산한 분위기보다는 고스트바스터즈의 그것처럼 코믹한 유령잡기 게임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

그러고 보니, 유령을 잡는다? 패키지게임에서야 영화와 동명의 게임인 고스트바스터즈나 GC용 루이지맨션, PS2 령제로와 같은 게임이 있지만, 이것이야 컴퓨터가 조종하는 유령을 잡는 게임이니 위의 게임을 플레이 해보지 않았더라도 어렵지 않게 상상할 수 있지만, 사람끼리 플레이하는 보드게임에서 유령을 어떻게 잡는지 궁금할 것이다. 보다 흥미로운 진행을 위해 눈 딱 감고 30초만 생각해보자.

뭐, 정답은 알고 보면 간단하다. 그래서 30초만 할애한 것이다. 바로, 잡아야 할 유령은 플레이어 중의 한 사람이 진행하면 그만인 것이다. 일종의 술래잡기와 같이, 한명이 유령을 하고 나머지 플레이어는 유령을 잡는 역할을 수행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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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체이스 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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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촐하나 깔끔하게 정리되는 콤포넌트

710mm(가로) * 520mm(세로) 사이즈의 널찍한 보드판을 펼치면, 코믹한 분위기가 묻어 나오는 커다란 성의 단면을 볼 수 있다. 50개가 넘는 방으로 이뤄진 고성은 뭔가 있음직해 보인다. 이곳을 무대로 유령 맥스와 유령잡이들이 술래놀이를 펼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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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에서 유령과의 대추격전이 펼쳐진다

자, 그럼 본격적으로 게임 진행에 대해 살펴보겠다. 이 게임은 2명부터 5명까지 즐길 수 있다. 인원수에 따라 사용하는 카드등이 다르나, 그중에 한명은 유령 맥스의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은 동일하다. 나머지 인원은 유령잡이 역할을 하는데, 사람 수에 따라 활동하는 유령잡이 수와 전체 게임 진행 턴이 다르다. 예를 들어, 2명이 게임을 진행하면 1명이 유령 맥스 역할을 하고, 나머지 한명은 3명의 유령잡이 말을 모두 움직이게 되며, 총 23턴을 진행하게 된다. 5명이 게임을 진행하면, 역시 1명이 유령 맥스이고, 나머지 4명은 각각 1명의 유령잡이 말을 움직이고, 총 20턴 미만을 진행하게 된다. 아무래도, 사람수가 많을수록 유령잡이쪽에 유리한 게임 진행이므로, 실제 게임 진행 턴을 줄이는 것으로 유령 맥스에 이롭게 하는 형태다. 전체 턴동안 유령 맥스가 잡히지 않아야 유령이 승리하니 말이다.

뭔소리 하는지 애매모호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지금까지 다른 보드게임 리뷰가 그러했듯이, 쭉 내용을 따라 오다보면 게임의 흐름을 누구나 따를 수 있기 때문이다.

게임인원이 결정되면, 우선 커다란 성 보드판을 바닥에 깔고, 누가 유령 역할을 할지를 결정한다. 결정되었으면, 유령 역할을 하는 플레이어에게 유령 맥스 말과 54장의 방이 그려진 방카드, 치트 카드 2장, 휴식 카드 2장을 준다. 나머지 플레이어는 유령잡이 역할을 하게 되며, 유령잡이 말을 받게 되고, 턴의 흐름을 알 수 있게 하는 동물틀을 받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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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 기준, 게임 세팅 장면이다. 모든 옵션룰을 적용한 상태에서 게임을
진행하겠다. 보드 주변으로 5종류의 동물들이 있고, 현재 유령 맥스가
위치한 방 카드가 바닥에 펼쳐져 있다.

게임은 유령 맥스를 시작으로 해서, 유령 맥스가 방카드 한 장을 사용해서 인접한 다른 방으로 몰래 이동하고, 나머지 유령잡이들이 정해진 순서에 따라 역시 자신의 말을 인접한 다른 방으로 이동하는 것을 한턴으로 한다. 한턴이 끝나면, 성보드판 주변에 깔린 여러 동물들 중에서 한마리를 가져와 그 동물에 해당하는 동물틀에 끼워 넣는다. 하나의 틀이 가득찰 때까지는 계속 동일한 동물을 가져와야 하며, 동물이 가득차면 유령 맥스가 모습을 드러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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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령 맥스가 37번 방에서 시작한다. 맥스는 완전
대각선 방향인 27, 45번 방을 제외한 인접한
모든 방들(26,35,36,38,39,43)을 모두 갈 수 있다.
반면에, 노란 유령잡이는 통로로
연결된 인접한 방(점선으로 표시되었다)인
26, 38번 방만 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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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는 카드를 뒤집어서 안보이게 이동하고,
유령잡이 들은 순서대로 이동한다. 한턴이
끝나면 동물 한마리(여기서는 부엉이)를
데려오는 것으로 한턴이 종료한다. 화면은
2턴이 완전히 끝난 후의 모습이다.

자, 평상시에는 유령 맥스는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가, 동물틀이 가득차는 순간 자신의 위치를 모두에게 드러내는 것이다. 이때를 기준으로 다른 유령잡이들은 앞으로 유령이 어떻게 이동할지를 계산해가며, 길목에 버티고 서있거나 직접 유령이 있을 법한 방으로 쳐들어가는 것이 이 게임의 핵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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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틀에 부엉이가 가득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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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는 지금까지 뒤집어놓은 카드를 전부
공개한다. 유령잡이들은 맥스가 제대로
이동했는지를 체크하고, 그와 동시에 이동한 방을
머리 속에 기억해둔다. 이것으로 대략
1라운드가 종료한 셈이다.

얼핏 말로만 들어서는 유령 맥스가 상당히 불리하게 들릴 것이다. 사실, 그도 그럴것이 유령 맥스는 치트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게임도중 같은 방을 두 번 들어갈 수 없으며, 휴식 카드를 사용하지 않는 이상 가만히 제자리에 서있을 수도 없다. 또한,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부터 모습을 드러내는데다, 4~6턴마다 한번씩 모습을 드러내어 위기상황을 스스로 만들게 된다. 사실, 이것이 없으면 게임 진행이 불가능하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실상은 또 유령이 그리 불리하지만은 않다. 일단, 꽤나 강력한 치트카드와 속임수 카드를 사용할 수 있고, 유령잡이와는 달리 아주 자유롭게 방을 건너 다닐 수 있다. 즉, 유령이기 때문에 벽을 뚫고 이동하는 것이 가능한데, 유령잡이는 인접한 방이라도 반드시 통로로 연결된 지역으로만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 엄청난 차이점이다. 아예 성을 가로지르는 비밀통로도 유령 맥스만이 사용할 수 있다. 또한, 더욱 유령을 강력하게 해주는 굴뚝 카드(굴뚝을 이용한 방 사이 이동을 가능케 한다)와 특정한 방문을 잠그는 문 카드를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다. 물론, 이에 방어하는 유령잡이용 카드인 덫카드(유령이 해당 방을 지나갈때 모습을 드러내도록 한다)를 옵션으로 사용할 수 있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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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유령잡이들은 쥐틀을 선택했다. 앞서와 마찬가지로, 게임은 계속 진행한다.
조금전 1라운드 마지막에 유령 맥스가 있었던 18방 카드만 바닥에 오픈해둔채 게임은
진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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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드 주변에 동물의 수가 눈에 띄게 줄어간다.
이를 통해 게임의 시간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고,
이제 거의 막바지로 치닫는 중이다.
모든 동물들이 사라지면 게임은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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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가 방문을 잠궈버렸다. 화면 아래의
카드에 문이 있는 방이 표시되었고,
이곳에 표식을 놓음으로써 유령잡이가 이곳을
통해 이동하는 것을 막아버렸다.

조금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일단 유령은 자신의 모습을 만인에게 공개한 후 턴을 시작한다. 시작 지점의 방카드를 바닥에 오픈해서 깔아놓고, 이동할 인접한 방에 해당하는 방카드를 뒤집어서 보이지 않게 내려놓는다. 이제 유령잡이들은 순서에 따라 가만있거나(유령잡이는 가만있어도 된다)통로로 연결된 인접한 방으로 슬슬 이동해간다. 이것으로 한턴은 끝나고, 성 주변에 깔린 동물들중 아무거나 한마리(여기서는 고슴도치)를 가져온다. 고슴도치틀에 고슴도치 한 마리를 넣고 이제 다시 유령 맥스가 이동방 카드를 뒤집어놓는 것으로 똑같이 진행한다. 결국 6턴이 지나면 고슴도치 틀은 가득차고, 유령 맥스는 지금까지 뒤집어놓았던 카드를 모두 오픈해서 만인에게 보여주며, 이동 경로를 알려준다. 최종 위치 카드만 남기고, 나머지 카드는 전부 박스로 버리는 것으로 틀이 가득차는 것까지 마무리 짓는다. 이제, 처음 게임을 시작했던 것처럼 다시 유령이 움직이고, 유령잡이가 움직이는 것으로 또다시 진행한다.

게임이 흘러가면, 유령 맥스는 당연히 기존에 들렀던 방카드를 박스에 버렸기 때문에 이동 가능한 지역에 제한이 생긴다. 박스에 버려진 카드는 비공개이기 때문에, 유령잡이들이 이것을 제대로 이용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카드를 들렀는지를 외우고 있어야 한다. 사람이 많을수록 유령 맥스가 들렀던 지역을 외우는 것이 수월할 것이다. 바로, 이 부분이 비슷한 형태를 다루고 있는 또다른 추적게임 스코틀랜드야드와 극명하게 갈리는 부분인데, 기억하기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스트체이스에 후한 점수를 줄 것이고, 단순히 논리적이고 허세싸움을 즐긴다면 스코틀랜드야드에 훨씬 후한 점수를 줄 것이다.(차후에 스코틀랜드야드도 소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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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이제 마지막 라운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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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가 치트카드를 사용했다. 이 게임에서
치트카드는 이미 들렀던 방을
다시 들를 수 있게 해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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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모든 동물이 보드에서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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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스의 최종 경로를 살펴보고, 게임은
끝났다. 이로써, 유령 맥스가 승리했다~

결국, 유령 맥스가 인접한 방카드를 전부 사용하거나 또는 이동 가능한 방에 유령잡이가 있는 등의 이유로 더이상 움직일 방이 없거나, 아예 유령 맥스 자리에 유령잡이가 직접 쳐들어온 경우 유령잡이가 승리한다. 그렇지 않고, 모든 동물들이 가득차서 게임이 종료되는 순간까지 살아남았다면, 유령 맥스가 승리한다.

고스트 체이스는 이렇게 진행되고 끝난다. 리뷰 상으로 얼마나 게임의 느낌이 살았을지 모르겠으나, 이 게임 역시 다른 게임들과는 상당히 다른 독특한 느낌과 진행을 보이는 게임이다. 그다지 인지도가 높지 않음에도 이렇게 초기에 소개하는 까닭이기도 하다. 또한, 고스트 체이스는 누군가 1명이 승리하는 형태가 아닌, 팀원이 힘을 합쳐 승리하는 팀플레이 게임이기도 하다. 물론, 유령 맥스는 고독하게 혼자서 승리하는 캐릭터 역할을 하기 때문에 완전한 형태의 팀플레이 게임은 아니다. 하지만, 여럿이서 유령잡이를 플레이하면서 유령 맥스를 잡아가는 진행 과정은 팀플레이 게임이 상당히 매력적이라는 사실을 몸소 체험케 할 것이다. 게다가 멋진 일러스트와 단촐하지만 튼튼하고 깔끔한 콤포넌트는 고스트 체이스의 소장가치를 더욱 높여준다. 게임 진행이 단순 기억력에 의지하는 부분이 있어, 사람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도 있겠으나, 단란한 가족이 함께하기에는 상당히 좋은 게임으로 추천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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